기본 정보
- 주연
- 박형식, 전소니, 표예진, 윤종석, 이태선, 허원서
- 장르
- 가상역사, 로맨스, 추리
- 시청 등급
- 15세
- 연출
- 이종재, 김정욱
- 극본
- 정현정
- 촬영 장소
- 한국
- 제작사
- 글앤그림
- 방송 국가
- 한국
- 방송 언어
- 한국어
- 방송 채널
- tvN
- 방송 시간
- 월/화요일 밤 8:50
- 방송 기간
- 2023년2월6일 – 2023년4월11일
- 방송 분량
- 70분
- 방송 횟수
- 20부작
줄거리
갑작스런 형님의 죽음으로 세자의 자리에 오른 이환!
세자 책봉례를 치른 그날, 동궁전에 홀연히 나타난 ‘귀신의 서(書)’.
생의 온갖 저주를 담은 한 장의 부적이 그의 목을 옥죄어갈 때…
이 세상에 귀신은 없다고 단언하는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는…조선최고 명문가의 종손인 한성온과 혼인을 앞둔 사흘 전…
부모와 오라비를 처참하게 독살하고 사라진 여인 민재이!
저주 받은 왕세자와 살인자의 누명을 쓴 여인이 만나 운명에 맞선다!
누명을 벗겨줄 남자와 저주를 풀어줄 여자.
그들은 서로를 서로의 운명으로부터 구원해낼 수 있을 것인가?![1]
명대사
- 이환
- 국본의 자리는 타협하는 자리가 아니다. 탁월해야 하는 자리지.
- 정녕 귀신이란 것이 있어, 내가 그 저주를 받았다 해도…
-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 민재이
- 주인의 명이다.
- 그 명, 못 받습니다. ——장가람
- 벗이 우정으로 하는 말이다.
- 자매의 정으로 내 너를 염혀해서 하는…부탁이다.
- 장가람
- 다시 만날 날이…올까요?
- 믿어도 돼. 내가 꼭 그렇게 만들 테니까. ——민재이
- 조원보
- 생각을 마세요.
- 생각은 이 사람이 합니다.
- 이 사람의 생각이 마마의 생각이어야 합니다.
- 이환
- 내게 형님은…감히 오르지 못할 나무였고, 벗이었고, 스승이었다.
- 하물며 내가 형님의 자리를…
- 내 국본의 자리는 단 한 순간도 탐내 본 적이 없다.
- 민재이
- 저하께서 진실을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저를 믿을 수 있을 것이고.
- 저와 함께 귀신의 뒤에 숨은 인간의 속임수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한낱 누명을 쓰고 쫓기는 계집인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겠느냐?
- 아니, 내가 조선에서 계집으로 태어난 그 손간부터 나에게 허락된 일이 무엇이냐?
- 조선이 계집에게 ‘된다’, ‘하라’, ‘해 보라’ 그렇게 말한 적이 있느냐?!
- 이런 나의 절박함을 외면하는 놈이라면…차라리 네 옆에서 죽겠다.
- 어차피 죽을 목숨이다.
- 김명진
- 어허! 기분이 몹시 나쁜 놈일세.
- 그러니까, 네 혼자 나를 스승으로 삼고자 했다가 네 혼자 나를 깐 것이냐?
- 아니된다!
- 내 지금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느냐?
- 내 너를 내 제자로 삼을 것이다. 따르거라.
- 내가 만들지 못하는 걸 찾는 게 더 빠를 것이다.
- 이제 잘 알겠느냐?
- 내가 간은 좀 작을지 몰라도, 이 능력과 인품 하나는 모든 이들이 알아줄 만큼 좋다, 어?
- 스승으로서 완벽하지 않느냐, 어?
제1회
제2화
- 이환
- 조선이 여인에게 ‘된다’, ‘그리하라’, ‘해 보아라’ 하지 않는다고 하였느냐?
- 내 첫 백성이 될 너에게 그 모든 것을 허락할 것이다.
- 동궁전으로 오거라.
- 단,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 ‘된다’, ‘그리하라’, ‘해 보아라’.
- 누구와 손을 잡고, 누구의 손을 놔야 하지?
- 나는 말 타는 법을 형님께 배워서 그런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 그러니 너도, 내게 배우면 무섭지 않을 것이다.
- 민재이
- 사내여야…사내여야 그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 이 모습이어야 세상에 제 목소리가 닿을 게 아닙니까?
- 치마저고리 입은 계집의 말을 세상이 들어 주기나 합니까?
- 저는 몸을 의탁할 곳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 편안히 살 곳을 찾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 저는 그저…다시 태양 아래 떳떳하개 서서 제 가족의 한을 깨끗이 풀고, 정혼자에게 돌아가기만을 바랄 뿐이옵니다.
- 해가 뜨는 방향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 뛰어오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 동궁이요.
- 해가 뜨는 자리에 있으니 제일 먼저 해를 보는 궁이 아니옵니까?
- 해가 뜨는 자리에 저하가 계시다니,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 저하께서는 자만해도 될 만한 순간에는 반드시 놓치지 않고 자만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 한중언
- 혈통이 곧 자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군주의 자질은 신하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 군주에게 공맹의 도를 강하는 경연에서 어째서 대신들이 함께하겠느냐?
- 훌륭한 군주란 천하의 인재 가운데 선발된 재상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세자 저하께서는 벗인 너조차도 믿지 않으심을 모르겠느냐?
- 민호승 (재이부)
- 네가 사내 옷을 입는다는 것은 세상의 법도에 맞서는 일이다. 세상과 싸우는 일이다.
- 네가 안채를 벗어나 무언가를 시작하면, 세상의 벽이 너를 막아 세울 것이다.
- 또한 높은 문턱이 끊임없이 너의 걸음 앞에 놓일 것이다.
- 견딜 수 있겠느냐?
- 포기하지 않고 걸어 나갈 수 있겠느냐?
- 그런 것들이 무서워 안채에 저 자신을 묶어 두기에는, 저는…세상이 좋습니다, 아버지.
- 문턱이 있으면 넘어설 겁니다.
- 세상이 재미있고 궁금합니다.
- 저는 달릴 수 있을 때까지 힘껏 뛰어, 세상의 구석구석을…다 보고 싶습니다. ——민재이
- 이환
- 나는 자만할 순간을 놓치지 않지만, 칭찬할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 또한, 상을 줄 순간도 놓치지 않느니라.
- 능금은 서연을 잘 치른 상이다. 대구에서 올라온 귀한 과실이니라.
- 민재이
- 가위 없을까요? 이것 좀 자르게.
- 자르다니! ——김내관&차내관
- 아니, 가위…
- 씁! 네놈이 정녕 내관이 맞기는 한 것이냐? ——차내관
- 제가 내관이 아니면 대관절 무엇이란 말입니까?
- 어머, 얘 봐라. 내관에게는 절대 해선 안 되는 말이 있다는 걸 모르느냐? ——김내관
- 저하께서 진정 이 수레를 저 혼자 끌라 명하신 게 확실합니까?
- 허면 나더러 끌라 하셨겠느냐? ——태강
- 아, 나는 왜 저하의 명이 달랐을 것 같지?
- 네가 앞에서 끌고, ‘순돌이는 뒤에서 밀기만 해라’, 나는 저하가 이랬을 것 같은데?
- 장가라
- 아, 좀 기다려 보십시오!
- 뭔 놈의 참을성이 뒷집 개보다 없으십니까?
- 한중언
- 사사로운 것에 먼저 마음을 얽매인다면, 어찌…충신이 될 수 있을까?
제3화
제4화
- 이환
- 가, 가슴이 왜, 왜 뛴단 말이냐. 내 가슴은 안 뛴다.
- 난 세자가 되면서 벗 따위는 가지지 않기로 하였다.
- 동궁전의 사람이다.
- 내가 믿는 자이니, 이자의 몸에 손댈 수 있는 자는 오직 나뿐이다.
- 민재이
- 아무나 김치를 찢어 주는 게 아닙니다. 다 제 마음입니다.
- 술자리에서는 법도를 지키는 것보다 그냥 법도 같은 거 없이 떠들며 놀며 읏으며 울며, 그래야지 즐거운 것입니다.
- 저는 스스로 배웠습니다.
- 술자리가 아무리 즐거워도 술자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 술자리가 끝나고 나면, 다시 살아 내야 할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 제 가슴은 엄청 뜁니다.
- 저는 무서우면 막 가슴이 뛰는데, 그럴 때 두려운 마음이 반, 재미있는 마음이 반입니다.
- 저는 제 심장이 뛰는 게 너무 좋습니다.
- 지금…엄청 뜁니다.
- 한성온
- 저하와 저는…군신 관계의 인전에…벗이옵니다.
- 장가람
- 아니, 제대로 꼼꼼! 힘을 좀 주십시오!
- 아이, 주고 있어. ——이환
- 우리 박 선비님 서툴라면 무덤 다 파는 데만 섣달 열흘이 걸리겠소이다. ——김명진
- 김명진
- 보십시오, 에? 이 놈은 제게 애지석지의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 이환
- 내 너를 믿은지…오래되었다.
- 그림자가 있다면 그 그림자의 끝엔 반드시 그림자의 주인이 있는 법.
- 이 모든 그림자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여기저기 저주가 완성되기 전에.
- 내가 미쳐서 조선 팔도를 홀로 떠돌기 전에.
- 그놈들의 목적이 여기 적혀있지 않느냐?!
- 생민탈렴, 여지관포…백성들이 너를 끌어내려 폐위시킬 것이며…
- 저하, 제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 결단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민재이
- 민재이
- 저주와는 싸울 수 있습니다.
- 이 종이가 주는 공포애 속지 마십시오.
- 저하, 저하의 운명은 이 종이가 아니라 저하께서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 제가 저하의 곁에 있어 드리겠습니다.
- 저를 염려하시는 것입니까? 허면, 박선비님을 불러주시겠습니까?
- 그자가 네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이환
- 삽질도 못하고 장국밥의 맛도 모르고…
- 쓸모가 없는 자였단 말이냐? ——이환
- 차내관
- 저하께서 또! 고순돌을 찾으시요?
제5화
제6화
- 이환
- 민재이, 나는 너를 믿었다.
- 나는…누구라도 믿을 사람이 필요했다.
- 나는 너에게 의지했다.
- 너는…내가 오랬동안…기다려 왔던 사람이었으니까.
- 내가 기다린 사람이…민재이 너라고 생각했다.
- 그 사람이 내게 왔다고 믿었다.
- 그런 너라서 난 믿었다.
- 구중궁궐 깊은 곳에서 홀로 외롭게 버티던 내게…너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만든 한 줄기 빛과 같았으니까.
- 그 약조를 믿었다.
- 헌데, 그 모든 것이 진정…다 거짓이었단 말이냐?
- 고순돌은…어제 잘 잤다더냐?
- 그것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태강
- 응?
- 예? 그, 저하께서 그 놈을 쫓아내라 명하셔서 저도 서고의 문을 잠가 버렸습니다. ——태강
- 잠그다니?
- 말 그대로 아예 못 들어오게, 서고에서도 쫓아내고, 자물쇠로 꽉 채, 채웠습니다. ——태강
- 민재이
- 집만 크면 뭐 하냐? 속은 간장 종지만도 못한 게.
- 진짜 내가 기가 막힉고 코가 막혀서…
- 아니, 강무장의 화살이나 축문까지 내 짓이라니.
- 세상 사람들이 다 나한테 개성의 살인자라고 해도, 너는 그러면 안 되지!
- 너는 나를 믿었어야지.
- 믿는다고 했잖아!
- 한성온
- 영산한문의 사당에 고하고 납채서를 보냈고, 안동민문의 답서를 받았습니다.
- 설령 정인과 놀아난 부도덕한 여인이라 할지라도, 제가 이 허혼서를 태우지 않는 한…민재이는 제가 지켜야 할 제 여인입니다.
- 김명진
- 나는 말이오, 이 임금이 되려면 세상을 먼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오. 사형 생각은 어떻소?
- 삽질도 못 하는 자가 뭘 알겠소. ——이환
- 그것도 그렇소.
- 갓 쓰고 도포 입고, 어? 팔자걸음만 걷는다고 선비요?
- 선비도 세상을 알아야 하오.
- 이 삽질도 좀 해 보고, 어?
- 사형, 야금모행도 좀 해 보고, 어?
- 사형, 얼씨구 절씨구도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 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 난 사형이…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 왕
- 난 천한 무수리의 자식이다.
- 넌 천한 무수리의 손자니라, 우리에게는…아무도 없다.
-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면 그날로 죽게 될 것이다.
- 아무도 믿지 마라, 그 누구도.
- 때로는 이 아비도 믿어선 아니 된다.
- 나도 내 자리를 지키려면 사사로운 감정보다, 종묘사직을 먼저 생각해야겠지.
- 나 또한 아무도 믿지 않는다.
- 이 궐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래야 하느니라.
- 인과 덕을 바탕으로 한 군주가 돼라.
- 네 스승들인 신료들이 그렇게 가르치더냐?
- 옳은 말이다.
- 허나, 인과 덕을 베풀려면 먼저 살아남아야 하느니라.
- 기필코 살아남아…네 자리를 스스로 지켜내거라.
- 이환
- 내 네 욕을 다 듣지 않았느냐?
- 웃전의 뒤에서 차마 입으로 옮기지도 못할 욕을 하다니…내 그런 내관을 어찌 동궁전에 두겠느냐?
- 그럼…서고의 문은 열어 주실 수… ——민재이
- 으음, 그것도 아니 된다.
- 만연당에서도 웃전의 흉을 보며 잘 지내고 있었지 않았느냐?
- 오갈 데가 없긴 왜 없단 말이냐?
- 동궁전과 서고엔 얼씬도 말거라.
- 안됐구나. 응원하는 병조가 져서 세 냥이나 잃다니…쯫쯫쯫.
- 민재이
- 누가 듣고 마음의 상처를 받으라고 한 말은 아니고.
- 제 가슴이 하도 답답해서…빈 연못에다가 대고 그저 혼잣말을 한 것뿐입니다.
- 연못이 아주 상처를 많이 받았겠구나. ——이환
- 연못에 무슨 귀가 있습니까?
- 믿음만은, 믿음만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
- 그래야 나라를 지킬 것이 아니냐?
- 나라를 지키는 것과 사람을 지키는 것이 어찌 다르겠씁니까?
- 믿음이 없이, 사람이 어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 병조가 이길 것인데 뭐 어떻습니까?
- 한성온
- 내 너에게 실망하였다.
- 너는 동궁전을 나와도 저하의 사람이더구나.
- 무슨 말씀이십니까?
- 입으로만 병조를 응원하고 눈은 내내 저하께 가 있지 않았더냐?
- 제가 그랬습니까?
-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 ——민재이
- 내 다음 시합에는 네가 누구를 진심으로 응원하는지 제대로 지켜볼 것이다.
제7화
제8화
- 이환
- ‘그건 아니된다’, 내 그리 말했다 하더라도…
- 네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구나.
- 그저 모든 사람들이 ‘저하’, ‘저하’ 이리 떠받드니, 낮은 사람의 마음을 알 도리가 있겠소?
- 정말 저하는 문제가 많은 분이라 생각하오.
- 다시…나와 벗이 되어 주겠느냐?
- 저하, 저는…저하와 벗이 아니었던 적이 없습니다. ——한성온
- 민재이
- 저하께서 출전하신다기에 냉큼 바꿔 익위사에 걸었습니다.
- 제가 순발력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은 여인입니다.
- 허면… ——이환
- 하지만 이 돈도 성의를 봐서라도 받아 두겠습니다.
- 저는 돈을 좋아합니다.
- 기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의지하고 믿는 것.
- 그래, 그것이 기적이구나. ——한성온
- 내 이제 날마다 그런 기적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 벗을 가지고, 그 벗을 믿으며.
- 또한, 지킬 것이다. ——이환
- 김명진
- 감히 내 벗과 제자…를 건드리다니, 넌 이제 죽은 목숨이다, 이놈아.
- 아무리 저하의 밀명이라고 하나 이것도 인간의 일…
- 공짜가 어디 있겠소?
- 저하께선 어찌 허구한 날 날로 디시려는 건지…
- 허면 제가 궁으로 가서 도련님의 말씀을 그대로~ 저하께 전해도 괜찮을지? ——민재이
- 딱 때에 맞췄네!
- 내 사형이 살 줄 알고 미리 부탁을 해 놓았소.
- 조원보
- 어찌 없겠느냐? 위기는 곧 기회인 것을…
- 이환
- 민재이, 보고 싶었다.
- 너는 어땠느냐?
- 만연당에서 지내며 내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겠지.
- 나는 네가 내 옆에 없으니 동궁전이 텅 빈 느낌이었다.
- 아무리 사내복을 입었다지만 네가 여인이라는 것을…내 영영 잊지 않았다.
- 나는 내 마음 가는 대로 할 것이다.
- 아니, 누굴 좋아하고 싫어하고 이런 게, 뭐 계획한다고 되는 일이냐?
- 그러니까 네 말은 지금 영원히 내 곁에 있겠다는 것이냐?
- 어라?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 저하께서 숙식도 제공해 주시지, 녹봉도 따박따박 나오고.
- 저하의 성정도 이제 너무 잘 아니 호통을 치셔도 정겹고.
- 그리고 후일, 저하께서 임금님이 되시면…저는 상선 어른이 될 게 아닙니까? ——민재이
- 누구 마음대로?
- 아니, 누구 마음대로 상선이 된단 말이냐?
- 상선이 아무나 되는 줄 아느냐?!
- 민재이
- 그게 끝입니까?
- 너무 짧고 간간했습니다.
- 길고 복잡하게, 세세하게, 다시 제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 ‘나는 네가 필요하다’, ‘네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
- 딱! 제대로 말씀해 보십시오.
- 제대로 사과하기가 그렇게 힘드십니까?
- 내 속으로 말했다, 속으로.
- 너도 혼잣말을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나는 속의 말을 좀 해 보았다. ——이환
- 말도 안 돼. 저하께서는 제 혼잣말을 엿들으셨지 않습니까?
- 그러면 저도 저하의 속의 말을 들어야 공평하지 않습니까?
- 혼인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 생각해 보십시오. 가문과 가문의 약조로 치르는 것이 혼례인데, 이왕이면 싫어하는 것보다야 좋아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 저는 정랑 나리를 좋아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 저하께서도 곧 국혼을 치르실 터이니, 그리 마음먹으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 다음에 임금님이 되시면 꼭 국법을 바꾸십시오.
- 일단 정이 오간 다음에 혼례를 치르는 새 국법을 만드는 겁니다. 좋지 않습니까?
- 사계절은 만나 봐야지.
- 혼인 전에 손도 잡아 보고, 냄새도 맡아 보고.
- 냄새라니? ——이환
- 입도 한번 맞춰 봐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그래야지 내가 이 사람이랑 맞는지 아닌지 알 것이고.
- 그걸 알아야지 한 이부자리에 들어갈 것이…
- 에이, 별 흉칙한 소릴 다 듣겠구나.
- 세상이 망하지 않고서야 어찌 네 말처럼 되겠느냐?
- 저는 곧 그런 세상이 올 것 같은데? 조만간.
- 만약 그 이후의 시간이 제게 주어진다면…그래도 정랑 나리와 혼인하지 않겠습니다.
- 이렇게 내관으로 사는 게 훨씬 행복하겠습니다.
- 시집을 가 봤자 정랑 나리 버선짝이나 꿰매고 있지 않겠습니까?
- 이렇게 능력 있는 나를, 그냥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부엌에나 가둬 두다니…
- 그리고, 언젠가 정랑 나리께서 축첩이라도 하신다면…
- 저하께서도 제 성질머리를 아시지 않습니까?
- 저는 틀림없이 투기를 하다 쫓겨날 것입니다.
- 그래, 너라면 그러고도 남겠구나. ——이환
- 저는 지금이 딱 좋습니다.
- 저는 이 일이 적성에 맞습니다.
- 시집을 안 가고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이렇게 딱 있는 줄 알았으면, 저는 애초에 혼인 같은 거 생각조차 안 했을 것입니다.
- 저하께서는 임금님이 되시고, 저는 상선이 되고 이 얼마나 좋습니까?
제9화
제10화
- 이환
- 대체…뭘 하는 것이냐?
- 저하께서 부딪히실까 하여 제가 이 돌을 옮기려는데…
- 하여 몸으로 막고 있습니다. ——민재이
- 내가 이리 큰 돌도 못 볼까 봐?
- 내 발 앞만 보고, 네 발 앞은 안 보느냐?
- 제발이 뭣이 중합니까?
- 어찌하여 목적지도 없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시옵니까?
- 소인에게 목적지를 알려 주시면…
- 혹…그저 걷고 싶으신 것이옵니까? ——민재이
- 내 백성들이…나를 그렇게 저주하는 거라면…
- 정영 슬픈 일이지 않겠느냐?
- 봄바람이 부는데 눈보라가 휘날리니, 정녕 가관이구나.
- 불쌍한 마음을 가지는 것과 달려가 그 사람을 구하는 것은 다릅니다.
-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행하기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 허면 소자는…무얼 해야 하옵니까?
- 허면 소자는…그저 자리만 지키고 앉아 허수아비로 살아야 하옵니까?
- 허수아비로 앉아 있다면…의미가 없는 자리가 아니옵니까?
- 제 것이 아닌 자리에 앉았기에…
- 감히! 형님의 자리에 앉았기에…
- 적어도…적어도 형님에겐 부끄럽지 않은 국본이 되고 싶어서, 그리 아바마마의 말을 따르고 애썼던 것인데…
- 소자는 지금 부끄럽사옵니다.
- 허수아비처럼 앉아만 있는 제가…부끄럽사옵니다.
- 어찌 아바마마께서는! 저를 이리 부끄럽게 만드신 겁니까?
- 세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그 어떤 것도…
-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
- 이런 내가 어찌 세자겠느냐?
- 나는 이미…폐세자가 아니냐?
- 장가람
- 혼담이 오가던 여인에게 채였습니다. 잔인하고 비참하게.
- 아직 며칠 지나지 않은 일이라…
- 오락가락, 괜찮았다가 또 이상했다가.
- 아니, 또 멀쩡했다가 또 미쳤다가.
- 돌았다가 하십니다.
- 이환
- 내가 곤란을 겪으면…네 마음이 아프겠느냐?
- 어찌 안 그렇겠습니까? 저 때문에 저하께서 곤란을 겪으시면…저는 단장의 고통으로 죽고 말 것입니다. ——민재이
- 나도 그리될 것이다. 허니, 나는 너를 지키고, 너는 나를 지키면 되겠구나.
- 우리는 서로를 위해 잘못되면 아니 되겠습니다. ——민재이
- 그런 것이 탐이 났다면, 내게 말하지 그했느냐?
- 탐이 났다 한들 제가 어떻게 저하께 그런 말씀을 드린단 말입니까?
- 네가 내게 말했다면…10개고 100개고 사주었을 것이다.
- 난 좀 일이 있었소, 집안일 때문에.
- 집안일? ——김명진
- 삽질을 좀 하느라…
- 아, 무슨 삽질을 한 달 동안이나…아니, 그래서 뭐, 그 삽질은 좀 느셨습니까? ——장가라
- 늘다마다 지금 당장 산이라도 퍼 옮길 수 있을 것이다.
- 장가라
- 아, 스승님! 제게 거짓말을 하신 것이니까?
- 어쩐지, 연설이 길다 했습니다.
- 헛, 타고난 천재의 고독한 운명은 무슨!
- 김명진
- 이 성균관이 날 쫓아낸 게 아니라, 내가 내 인생에서 성균관을 빼버린 것이다.
- 오래전부터 명진이의 마음에는 세상 만물을 알고자 하는 큰나큰 뜻이 있었다.
- 그 큰 뜻을 담아내기에 성균관은 충분치 아니 하였지.
- 좁은 담장에 갇혀 이 천금과도 같은 시간을 흘려보내니…이 박차고 이 세상 속으로 뛰쳐나와야만 했다!
- 세상 만물을 연구하고 탐구하고, 그래야만 숨을 쉴 수가 있었던 것이다!
- 아…명진아, 천재의 운명이란 이처럼 고독한 것을…
- 조원보
- 인사드리거라.
- 우리 그…아이, 나 참.
- 재종조부님이시다.
- 그래, 작고하신 조부님의…사촌 아우님이시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조부님.
- 김안직
- 그래서 말입니다, 부인.
- 이 조정이 어지로우니, 그만 사직하고 낙향하여, 그 농사나 지었으면 하는데…
제11화
제12화
- 이환
- 오고 싶지 않았다.
- 올 수도 없었고.
- 형님이 훙서하신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내가 복숭아를 드려 형님을 죽였다는 악랄한 소문도 듣기 싫었고.
- 무엇보다…내가 세자가 된 게 싫었다.
- 형님보다 훈륭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 그랬던 내가…지금 여기에 와 있구나.
- 네가 내 곁에 왔기 때문에…여기에 올 수 있었다.
- 네가 내 곁에 왔기 때문에…난 내 운명에 맞서 싸울 힘을 얻었다.
- 네 덕분에…세상 밖으로 나와 백성들을 만날 수도 있어지.
- 백성들도 내가 지켜야 할…내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다.
- 지킬 것이다, 내 사람들을.
- 그리고…만들어 갈 것이다, 형님이 꿈꾸시던 조선을.
- 너와 함께 말이다.
- 그러니 너도…힘이 들거든 내게 기대거라.
- 나를 의지해다오.
- 내 기꺼이…온 힘을 다해 너를 지킬 것이다.
- 민재이
- 그때 기뻤습니다…저하께서 제가 여인이라는 걸 잊지 않으셔서.
- 상선은 핑계였습니다.
- 저하의 곁에 오래 있고 싶어서…괜히 핑계를 댄 것입니다.
- 무사하셔야 합니다.
- 저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그러니…저를 위해서…살아 계셔야 합니다.
- 만약에…만약에 저하께서 무사하시고, 저희를 기다리고 계신다면…동쪽입니다.
- 태양이 뜨는 곳, 저하께서 계신 곳은 동쪽입니다.
- 제가 압니다.
- 장가라
- 댓뎌구리, 내 너의 그 높은 콧대를 제대로 뭉개 주마.
- 김명진
- 명진아, 넌 지금 도망가는 중이 아니다. 그저 다리의 힘을 기르고 있는 중이다.
- 태강
- 지금 내가 뭐 하는지 숨어서 봤던 거냐?
- 남이사 보든 말든 내 눈으로 내가 보는데. ——민재이
- 왜 기분 나쁘게 숨어서 보냐고?!
- 그럼 의심 가는 나쁜 자식을 숨어서 보지, 대놓고 보냐? ——민재이
- 이환
- 정랑에게 갈 수 없는 몸이라니?
- 저는…연모하는 사람이…따로 있습니다. ——민재이
- 아니, 이건 또 무슨…
- 은애 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정항 나리께 갈 수 없습니다. ——민재이
- 아니, 연…연모라니…은애라니…
- 지금 이 내관복을 입고 다른 사내를 만났단 말이냐?
- 아, 이런…이 고약한 녀석을 보았나.
- 연모는 마음으로 하는 일인데, 옷차림이 무슨 상관입니까? ——민재이
- 어, 이 놈이 그래도, 쯫, 정녕 마음에 둔 사내가 있단 말이냐?
- 그럼 여인이 있겠습니까? ——민재이
- 누구냐? 설마…내관은 아니겠지?
- 제가 바보입니까? 내관을 은애 하게? ——민재이
- 아이, 그럼 누구냐? 궐 내에 내관, 아니면 궁녀, 아니면…
- 혹…궐 밖에 있는 자냐?
- 궐 밖에도 있다가 안에도 있다가 왔다 갔다 하는 자입니다. ——민재이
- 이름을 대거라.
- 맞혀 보십시오, 아주 멍청한 자입니다.
- 제가 맨날 은애의 눈빛으로 불꽃을 팡팡 튀어 내는데도, 전혀 모르는 자입니다.
- 머리는 좋은데, 눈치, 코치가 없는 띨빵한 놈이라고나 할까?
-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내가 왜 그분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재이
- 응, 잘됐구나, 그만두거라. 아, 그리 한심한 놈을 왜 좋아하는 것이냐?
- 내 마음입니다. 제 마음이니 제 것입니다. 상관 마십시오. ——민재이
- 이 이야기의 어느 대목에서 그리, 기분이 좋아진 게요?
- 민재이
- 저는…이제 언제 어디서든 저하께서 계신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나도 이제…어디서 너를 기다려 할지 알겠구나. ——이환
- 제가 정녕…정랑 나리와 혼인을 해도…괜찮겠사옵니까?
- 처음부터 나를 찾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이환
- 저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
- 다시 시간을 되돌려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저는 저하께 왔을 것입니다.
- 여인으로 태어나 제가 한 선택 중 가장…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 제가 위험하다면 저하께서도 위험합니다.
- 저 안전하자고 위험 속에 저하를 홀로 두고 가라니요.
- 어찌 그리 제 마음 아픈 말만 골라서 하십니까?
- 영원히 저하의 곁에 있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 때가 되면, 반드시 저하의 곁을 떠나야 할 사람이라는 거…잘 압니다.
- 그때가 지금은 아닙니다.
- 아직은 저하께 제가 필요합니다.
- 저에게 저하가 필요한 것처럼.
- 마침 오늘 제가 녹봉을 받은 날이기도 하니, 박 선비님께 제가 달달한 엿을 사 드리겠습니다.
- 그니까 지금 나보고 엿이나 먹으라는 게지?
- 왜? 그때 먹인 엿으로 분인 풀리지 않는 것이냐?
- 난 되었다. 너나 혼자 많이 먹거라. ——이환
제13화
제14화
- 이환
- 그렇게 혼자 살면…가끔 내 생각도 하겠느냐?
- 동쪽에서 해만 떠도 저하 생각이 날 것입니다. 저하는 동쪽에 계신 분이니까요.
- 해는 매일 뜨니 저는 매일매일 저하 생각을 하게 될 텐데, 저하께서도 가끔은…제 생각을 하시겠지요?
- 가끔은, 뭐, 생각날 수도 있겠구나.
- 허둥지둥 뛰어 다니는 소환을 보게 되거나, 욕을 잘하는 내관을 보게 되거나, 웃전한태 대드는 버르장머리 없는 내관을 보게 된다면…음…네가 생각나긴 하겠구나.
- 사사로운 감정일 뿐이다.
- 입 밖으로 내지 못할 마음이 무슨 소용이며…전해 주지 못할 물건이 무슨 소용이겠느냐?
- 이제…다 되었다.
- 너는 말이 많아 시끄럽다.
- 너는 고집이 세 내게 같은 말을 두 번, 세 번 반복하게 한다.
- 손은 야물지 못해 실수가 잦다.
- 넌 네 머릿속의 생각만 중요하지, 웃전을 모시는 일에 정성이라고는 없다.
- 또한, 너는 여인의 덕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 술 마시질 않아, 천박한 말을 함부로 내뱉질 않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음탕한 생각을 함부로 드러내질 않나…
- 게다가 내관복을 입고도 은애하는 사람이 있다질 않아…
- 달릴 때, 걸을 때도 구분하지 못하고 함부로 덤벼들질 않아…
- 그러니 자꾸 다치는 게 아니냐!
- 파주에선 다리를 다치고, 충성 시험에선 얼굴을 다치고…
- 너의 안위를 걱정하는 웃전의 말은 콧등으로도 안 듣고…
- 정랑에게 가라는데 가지도 않고!
- 은애하는 자가 도대체 누구냐?!
- 그게 왜 그리도 궁금하십니까? 그자에게 시집이라도 보내시게요? ——민재이
- 그래, 그자에게라도 가거라.
- 재이야, 나도 매일매일 네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
- 나는 서고에 가면 네가 생각날 것이다.
- 네가 머물던 방에 가도…네 생각이 날 것이다.
- 내 자리에 앉아 있어도…네가 생각날 것이다.
- 키가 작고 마른 내관을 보아도, 의복을 갖출 때에도…
- 넓은 궐, 어느 곳을 걷더라도…나는 네가 생각날 것이다.
- 재이야, 네가 이 집에 살게 되면…나는 궁에 혼자 남게 될 것이다.
- 네가 내 곁을 떠나고 나면…
- 누가 있어 나의 진심을 터놓겠으며, 누가 있어 의지할 수 있겠으며, 누가 있어…내가 웃게 되겠느냐?
- 민재이
- 한양에서 살아야, 살다가 한 번쯤 보위에 오르신 저하의 행차를 볼 수 있을 게 아닙니까?
- 임금님이 된 저하의 얼술을 볼 수 있다면, 10리 길이라도…달려가 행차를 볼 것입니다.
- 소내관
- 무엇을 버리셨습니까?
- 내 마음이다. ——이환
- 명진모
- 아니, 저놈이 집 들어왔는데 어미한테 인사도 없이 어딜 쏘나가?
- 두시오. ——김안직
- 이 밤에 어딜 가는 게냐?
- 두시오, 부인. ——김안직
- 아니, 저 망할 놈의 김가 놈이…
- 어허, 나도 김가요. 참으시요. ——김안직
- 아유, 저 망할 놈의 종자가!
- 거 내 앞에서 그개 할 말이오? ——김안직
- 이환
- 혹 순돌이가 다른 사내를 만나는 걸 본 적이 있느냐?
- 예? 뭐 그 녀석이 만날 자들이야 궁녀들 아니면 내관이니…뭐, 내관도 사내라면 사내가 아니겠습니까? ——태강
- 그니까 내 말은…은밀히, 꾸준하게, 사사로이, 따로 단 둘이, 한 사내만 만나는 걸 본적이 있냐 말이다.
- 아, 봤습니다! ——태강
- 누구냐, 그자가?
- 저하와 늘 같이 있지 않사옵니까? ——태강
- 그니까 나 말고, 엄청 멍청한 자, 머리는 똑똑한데…눈치, 코치가 없는 그 띨빵한 자!
- 누구냐?! 네가 연모하던 그 띨빵한 자가?
- 또 그 말씀이십니까? ——민재이
- 네가 하는 것이 연모는 확실하더냐? 대체 어떤 자이길래 연모를 하게 되었는지, 어디 한번 말해 보거라.
- 내 그자에게 너를 보내려면 어떤 자인지 알아야 할 것이 아니냐?
- 네가 말한 대로 멍청하고 띨빵한 자라면, 총명한 네가 연모하게 되었겠느냐?
- 그자의 이름을 댈 수 없거든, 그자를 은애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어디 한번 말해 보거라.
- 그런 사내가 대체 어디 있단 말이냐? 저자에 떠도는 패관소설에나 나올 법한 사내가 아니니?
- 있습니다, 그런 사내. 자신이 그런 사내라는 걸 모르는 사내라는 것이 띨빵하다는 겁니다. ——민재이
- 내 오늘 너에게 아주 큰 선물을 하사하려 했는데, 미워서 도저히 아니 되겠다.
-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주시려던 건 주셔야 지요. ——민재이
- 태강
- 이 몸은 정 7품 좌부수, 네 놈은 정 8품 상지에, 감히 어따 댈고 야야야가?!
- 만덕
- 왜 길을 막고 서 있습니까?
- 아니, 이리로 지나가면 될 것을… ——태강
- 우리 항상 이집 담으로 붙어 다녀서. ——복순
제15화
제16화
- 이환
- ‘방패수사단’?
- 그게 무슨 뜻입니까? ——민재이
- 우리는 세자 저하를 온몸으로 지켜내는..방패!…라는 뜻이오. ——김명진
- 아니 뭐, 이런 걸로 수장이 되는 거라면 근거지를 옮깁시다. 내 더 좋은 곳으로 마련하겠소.
- 아니, 그런다고, 이 삽질도 못 하는 자를 수장으로 앉히는 게 말이 되오? ——김명진
- 내 언젠가, 그 반드시 삽질을 제대로 보여 주겠소.
- 어쨋든 내가 수장이오. 이 무조건 내가 수장이오!
- 아, 저하께도 그렇게 고하시오. 이 명진이가 방패수사단의 수장이라고. ——김명진
- 민재이
- 앞이 캄캄할 때에는 가설도 중요합니다.
- 가설로부터 출발해 수많은 가설들을 하나씩 지워가다 보면, 진실에 이를 수 있을 겁니다.
- 중전
- 세자…어찌하여 내 배에서 태어나지 않으신 겝니까?
- 내 배에서 난…내 자식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 이환
- 밖에서 열리는 문인데 저렇게 의자를 갖다 놓은들 그게 방비가 되겠느냐? 이 멍청한 녀석아.
- 내 오늘은 든든한 경비가 되어 줄 터이니, 안심하고 들어가 자거라.
- 소인 잠시 여기 앉아도 되겠사옵니까? ——민재이
- 잠이 안 온다면 그리하거라.
- 너를 혼자 궐 밖으로 보내진 않을 것이다.
- 위험하니 혼자 다니지 말거라.
- 내 어디든 너와 함께 움직일 것이다.
- 내 어찌 그 약조를 지킬 수 있겠느냐? 여인은 물건이 아니 것을…
- 허혼서가 있다 한들, 자신의 의지가 있는 여인을…어찌 너에게 강제로 끌고 가, 묶어 둘 수가 있겠느냐?
- 법과 도리를 아는 여인이라면…스스로 제게 올 것입니다. ——한성온
- 민재이
- 여기에 있는 책이 머릿속에 다 있으신 분이 왜 이 시각에…
- 혹, 그럴 리는 없겠지만…낮에 있었던 일로 제가 무서워할까 염려가 되시어…?
- 저를 지켜 주시려고…?
- 나으리, 저는…내관복을 벗는 날이 온다 하여도…
- 나으리의 정혼자인 민재이로는…돌아갈 수 없습니다.
- 혹…저하를? 아니오, 듣고 싶지 않소. 한성온
- 허나, 우리는…이미 납채서와 허혼서가 오간 사이오.
- 혼인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사이란 말이오.
- 허혼서가 있는 한…낭자는 내 여인이오. ——한성온
- 그런 것으로 저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나으리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 더이상…저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나으리.
- 세로운 이연을 만나, 행복해지십시오.
- 이것이…제가 나으리께 드릴 수 있는…진심의 전부입니다.
- 김명진
- 난 사형이 누군지 알아도…차라리 모르고 싶다.
-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사형께 알리고 싶지 않다.
- 그리되면, 이 삽질도 못하는 그자를, 어? 열렬히 떠받치며 살아야 한다.
- 내 사형과 그리 지내고 싶지 않다.
- 암! 절대로, 결단코, 한사코! 이 사형은 쭉 사형이어야만 한다!
제17화
제18화
- 이환
- 네가 죽는다면…
- 네가 내 곁에 없다면…
- 이 모든 일이…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 내가 밉지 않느냐?
- 나는 그 여인이 내게 왔는데도…너에게 보내지 않았다.
- 미웠습니다.
- 저하께서 좀 더 일찍 제게 터놓으셨거라면, 저하의 마음이 훨씬 가벼우셨을 것 아닙니까?
- 그 짐을 홀로 지지 않아도 되었을 것 아니옵니까?
- 민재이
- 죽는 건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 아버지, 어머니, 오라버리…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거니까요.
- 다만, 한 가지…제 연정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는 것…
- 그것 하나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계속 궁금해하지 않으셨습니까?
- 제가 연모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저하께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 제가 연모하는 사람은…
- 제가…마음에 담은…그 사람은…
- 바로…
- 저하십니다.
- 감히 품어서는 안 되는 분을 마음에 품었으니…
- 영원히 저 혼자 가져가야 할 연정이었습니다.
- 허나…마지막으로…
- 저하께…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 ‘저하를 만나…저하를 연모할 수 있어서’…
- ‘참으로…벅차고, 행복했었다’고.
- 태강
- 형님이 어떠한 벌을 받게 되더라도, 그것은 공정한 벌일 것입니다.
- 저하시라면, 옳은 판단을 내려 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구하러 온 줄도 모르고…하여간 성질머리는…
- 진작 말을 할 것이지.
- 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칼을 들고 다가오는데, 가만히 있냐?
- 나는, 절대로! ——민재이
- ‘나는 절대로 참지 않아!’ 그래, 잘 안다, 너 못 참는 놈인 거.
- 송수찬 (벽천 대장장이)
-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는 걸 내가 아오.
- 착한 사람이 스스로 죽는 세상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오.
- 착한 사람을 살리고 싶소.
- 이환
- 이 세자의 신표가 아직 나에게 있다는 것은 내게 여전히 이 나리의 국본의 권위가 있다는 것이며…
- 세자의 자리가 아직 비어 있는 것은 내가 이 나라의 유일한 세자로서 복위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니 나를 믿어다오.
- 내 기필코….너희를 구할 것이다.
- 세자는 도망치지 않았소.
- 이 삽을 가지러 갔다 온 것뿐이오. 오랜만에 삽질을 좀 할까 하여.
- 아니, 갑자기 웬 삽질을… ——만덕
- 내가 삽질에 일가견이 있소, 해서 내 우물을 한번 파 볼까 하오.
- 내 너희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으나, 물은 먹여 줄 수 있지 않겠느냐?
-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 것이다.
- 내 입으로 아무리 수많은 약조를 한다 한들, 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느냐?
- 저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내 마음을 먼저 보여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 허니, 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 볼 수밖에.
- 맞습니다. 마음은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 말로 보여 주는 것이 아닙니다. ——민재이
- 그 마음, 내가 안다.
- 내 마음도, 네가 알지 않느냐?
- 하지만 재이야, 그 잘못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였느냐?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느냐?
- 저들이 고향에서 살지 못하게 핍박하고, 쫓아내고, 10년을 떠돌게 하며, 그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염원만을 가지게 만든 자들이, 따로 있지 않느냐?
- 대군에게 복숭아를 준 건 조원보인데, 어찌 아무것도 모른 채 복숭아 심부름을 한 대군을 원망할 수 있겠느냐?
- 진정으로 나쁜 자들은 따로 있는데, 상처받고, 잃은 자들이 서로 원망하는 악순환…그것이 나쁜 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니까.
- 나는 그걸 끊어내고 싶은 것이다.
- 사관, 사관에 이런 것은 적지 말게.
- 어허, 거 적지 말래도!
- 시끄럽다, 상사병이라니!
- 아니다…
- 아니래도!
- 전하, 아닐 리가 없사옵니다. ——모두들
- 아니라니까, 이 사람들이…
- 전하, 아닐 리가 없사옵니다. ——소내관
- 아니야, 그…그만 적게. 아니래도 왜들 이러는 건지 잘 모르겠네.
- 전하, 아닐 리가…아닐 리가 없사옵니다. ——모두들
- 전하, 확실하옵니다. ——어의
- 난 잘 못 지냈다.
- 네가 없는 궐이 너무 조용해서, 사람 사는 곳 같지가 않더구나.
- 나와 함께 가자.
- 정말 약조라도 지키시게요? 상선, 시켜 준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 아니, 세상 어느 내관이 저런 걸 탄다더냐?
- 늦었지만, 그날 너의 고백에 대한…나의 답이다.
- 민재이
- 나도 처음엔 내왕골로 가서 벽천 사람들을 살리겠다는 저하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
- 나쁜 사람들에세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저들을 용서해 보겠습니다.
- 말 빙빙 돌리지 말고, 딱 제대로 말씀하십시오.
- 늦으신 만큼 전하의 대답을 꼭 말로 들어야겠습니다.
- 저만 고백하고 또 이렇게나 늦으셨는데…
-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않고서야, 절대.
- 연모한다…
- 나도 널…연모한다, 재이야. ——이환
- 조원보
- 네년이 왕대비가 되고, 대왕대비가 되어야 한다.
- 그래야 내가…왕 위의 왕이 될 게 아니냐?
- 김안직
- 음흥! 내 더 이상 참아 줄 수가 없구나!
- 너는 이제 우리 집 자식이 아니다!
- 내가 너를 족보에서 파낼 것이니, 앞으로는 어디 가서 내 아들이라고 입도 뻥긋 말거라!
- 허면, 전 누구의 아들 김명진입니까?
- 어디를 함부로 그 이름을 쓰려고 하느냐?
- 이름도 버리고 네 마음대로 살 거라.
- 내 오늘 너를 버리러 왔다. ——명진모
- 가십시다, 부인!
- 태산
- 강아, 내 너가 되어 살 때…참 사람답게…웃을 일이 많았었다.
제19화
제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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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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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확정
-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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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CD1
CD2 |
앞 내용 출처[2]
참고 문헌
- 청춘월담 – 기획 의도
- TVING[2023년2월14일 접속]
- 청춘월담 OST Special
- Bugs![2023년6월19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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