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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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기본 정보

주연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육성재
장르
로맨스, 판타지, 코미디
시청 등급
15세
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
촬영 장소
한국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스튜디오드래곤
방송 국가
한국
방송 언어
한국어
방송 채널
tvN
방송 시간
금/토요일 밤 8:00
방송 기간
2016년12월2일 – 2017년1월21일
방송 횟수
16부작

줄거리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1]

명대사

    제1화

    도깨비
    그는 물이고 불이고 바람이며, 빛이자 어둠이다.
    그리고 한때, 인간이었다.
    그는 적의 칼날은 정확하게 보았지만, 자신을 향한 어린 왕의 질투와 두려움은 보지 못했다.
    그것이…자신에게 겨눠진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었음을…
    그는 알지 못했다.
    인간이 짐승보다 못하면 어찌 되는지 아느냐?
    분노한 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너 대체 뭐야? 뭔데 보통 보여야 되는 게 아무것도 안 보여?
    뭐가 보여야 되는데요? ——지은탁
    스무 살, 서른 살, 너의 미래.
    없나 보죠, 미래가. ——지은탁
    나 붙잡은 거야, 지금?
    아, 더는 안 되겠다, 아 뜨거워. 파랗길래 차가운 줄 알았어요. ——지은탁
    본디 파란 불 온도가 제일 높다, 문과생.
    10원어치 나아지고 싶다며?
    네 그지 같은 상황을 10원어치 정도 걱정하는 사람.
    현실에 살라고, 소문에 살지 말고.
    넌 도깨비 신부가 아니니까.
    지은탁
    설마 여기서 비까지 오는 건가요?
    이건 소나기인가요, 장마인가요?
    비가 그치긴 하는 건가요?
    우산도 두 개 밖에 없는데 왜 비는 자꾸 오고 난리신데요?!
    울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사전을 갖고 태어난나고.
    내 사전에는, 아무리 뒤져도 ‘행복’, ‘행운’…그런 단어는 코빼기도 안 보이거든요.
    아저씨 진짜 수호신 맞아요?
    종류가 뭔데요?
    뭐, 망신, 근긴, 내신, 당신?
    나 알았어요! 어떻게 부르는지 알았어요.
    그래도 여기서 부르는 건 좀 아니지 않니? ——도깨비
    왜 불꽃으로 화르륵 안 가고 걸어가요?
    여기서 안 돼. 일종의 비무장 지대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도깨비
    여기가 진짜 캐나다고 아저씨 능력이 이 정도면…저 결심했어요.
    뭘? ——도깨비
    마음먹었어요, 제가.
    뭐, 뭘? ——도깨비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
    어린 지은탁
    소원 안 빌 거야.
    하나도 안 빌 거야.
    아무도 안 들어주는데, 누구한테 빌어?

    제2화

    도깨비
    이 삶이 상이라 생각한 적도 있으나, 결국 나의 생은…벌이었다.
    그 누구의 죽음도…잊히지 않았다.
    신기하지?
    저승사자도 그저 신기한 걸 그 아이 했단 말이지.
    뭐, 누구? 누가 뭘 했는데?
    다시 해.
    더 바짝 붙어? ——저승사자
    무슨 짓이야?
    왜?! 뭐?!
    승부욕이야. 어디로 가? ——저승사자
    난 그냥 욕이야, 꺼져.
    멀리 가, 멀리.
    꺼져!
    네가 그러고 들어가면 내가 뭐가 돼?!
    뭔데? 내가 뭘 못 하는데?! ——저승사자
    무엇보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퍽 난감하군.
    호기심은 항상 품위를 이기는 법…
    매우 궁금하네, 가서 물어봐야겠다.
    그 핸드폰 걸고 받고 약속하고 만날 생각은 없니? 문명인답게?
    전 이대로 괜찮은데. ——지은탁
    내가 안 괜찮아. 내 생각은 안 해?
    생각해도 안 오던데요, 뭐. ——지은탁
    이 옷이 더 낫지?
    무슨 옷? ——저승사자
    아까 입었던 옷이랑, 솔직히.
    옷을…갈아입었어? ——저승사자
    아이, 그럼 이 옷이랑 이 책은 어울려? 아무래도 계속 부를 기세야. 언제 어디서든 지적이고 빈틈없는 모습이고 싶어.
    누구한테? ——저승사자
    아, 제발 집중 좀 해! 내가 이 집 떠날 때 입을 옷이라고 생각해, 그럼 쉬울 거야.
    멋져, 막 눈부셔! 최고! ——저승사자
    이 옷은 아니라는 얘기군.
    이 LP가 나아, 이 CD가 나아?
    클래식부터 케이 팝까지 편견 없이 듣는 설정이야.
    요새 애들 다 file로 들어. ——저승사자
    야, 이 그림이 나아, 이 그림이 나아?
    나가. ——저승사자
    포스트모더니즘이랑 인상주의까지 아루르는 설정인데.
    너 이러고 자?
    왜? 난 이렇게 자야 편해. ——저승사자
    하지 마! 이게 방이야? 영안실이지, 화환은 안 필요해?
    그냥 좀 자자~ ——저승사자
    어떤 사자도 도깨비에게 시잡오겠다는 애를 데려갈 순 없어.
    그것도 도깨비 눈앞에서.
    상처받을 거 없어. 외려 다행이라 여겨.
    네가 나에게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넌 날 아주 많이 원망했을 거다.
    포크 내려놔.
    네 나이프부터 내려놔. ——저승사자
    지은탁
    나는 뭐, 돈도 없고, 여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이렇게 막 또 호흡이 막 불안정하지만, 혼자 기다려야겠죠.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
    모르겠는데. ——도깨비
    한~ 10달러만~ 빌려줄 수 없겠냐는 뜻이죠.
    아저씨가 저를 버릴 수도 있고, 뭐,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그럼 제가 대사관에 전하라도 해야 되는데…
    내가 너 버리면 소환해. 대사관보다 그게 빨라, 넌. ——도깨비
    뭐가 좋아요? 비 오면 손님도 없는데.
    비 안 와도 손님은 없어. 어차피 안 올 거, 비라도 오니까 좋잖아. ——써니
    저승사자
    도깨비 빤쓰는 튼튼해요~
    질기고도 튼튼해요~
    하지 마. ——도깨비
    아, 이게 네 노래였어? 몰랐지, 난.
    어쩐지 되게 몰입되더라.
    도깨비 빤쓰는 더러워요~
    냄새나고 더러워요~
    도대체 빤쓰에 뭔 짓을 했길래…
    씁, 이게 이렇게 노래로 남을 정도면…
    대체 빤쓰에 뭔 짓을 하면 노래로 남지?
    나는 내 생사에 관여하는 도깨비랑은 같이 못 살아.
    네가 나가는 아주 쉬운 방법도 있어. 출구는 저쪽이야. ——도깨비
    써니
    그런 멘트는 사장 전용이냐, 알바생. 넌 나 없을 때 땡땡이치고 놀면 돼.
    에이, 사장님 안 계시다고 땡땡이치면 어떡해요, 알바생이. 안 보일 때 더 열심히 해야죠. ——지은탁
    안 보일 때 더 열심히 하면, 사장은 몰라, 알바생.
    놀아.
    그니까 살이란 살은 다 꼈어, 나잇살까지.
    나 살 빼야겠죠?
    유덕화
    혹시 뭐, 생활하시는 데 불편하신 점 없으신가 해서.
    갑자기 막~ 습해진다든지, 문밖이 막~ 환해진다든지…
    난 그저 그쪽 삼촌이 갑자기 막~ 집만 나가 줬으면 좋겠거든? ——저승사자

    제3화

    도깨비
    오시였다. 하루 중 가장 화창한…
    눈이 시려서, 끊임없이 누구가를 원망했는데…
    왕이었는지 신이었는지, 나였는지…
    그건 잊었다.
    쟤야?
    그냥 봐서 모른다고, 손이 닿아야 알지. ——저승사자
    쟤지? 쟤라고 해.
    나 용서할 준비가 된 것 같아.
    천년의 분노라며? ——저승사자
    다 사정이 있었겠지. 너도 알다시피 분노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으며…
    어디 가?
    전생이 뭐가 중요해?
    난 네가 전생에 뭐였든 뭘 했든 하나도 안 중요해.
    진짜? ——저승사자
    어, 네가 뭘 했든 난 한결같이 네가 싫거든.
    지은탁
    두 분이 이렇게 친하실 줄은 몰랐네요.
    살려 달라는 사람한테 저승사자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오백 한 해 줄 거야.
    아, 깜짝이야. ‘고백 안 해 줄 거야’라고 들었어. ——도깨비
    근데, 저 아저씨 되게 쓸데없이 잘생기지 않았어요?
    잘생겨야 사람들이 잘 따라가니까, 업무상 그런 사람만 뽑은 건가?
    저승사자들은 원래 다 잘생겼어요?
    저게 잘생긴 거야? ——도깨비
    네, 저게 바로 잘생긴 거예요.
    그럼 난? ——도깨비
    아저씨는…음, 그냥 생긴 거죠?
    울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고, 갈 때를 알고 떠나야 한다고.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
    모르겠는데. ——도깨비
    우린 여기까지란 뜻이죠.
    저승사자
    짐은?
    막 던진다, 뭐, 왕이었어? ——도깨비
    짐 다 쌌냐고.
    아, 그 짐. ——도깨비
    잘 가고.
    전화할게. ——도깨비
    나 전화 없잖아.
    그래서 한 말이야. ——도깨비
    짐은?
    낮에도 물어봤잖아. ——도깨비
    자꾸 듣고 싶어서 그래, 행복해지니까.
    유덕화
    삼촌, 어디 아파?
    이게 벌이야? 금이지.
    아니 무슨 벌을 금으로 줘?
    나는?
    넌 수고했고. ——도깨비
    아, 왜 나는!
    나는 왜 이걸 못 받는데, 어?
    나 죄 되게 많이 짓지 않았어?
    나 진짜 천벌 받아 마땅하지 않아?!
    금방 가실 거예요.
    그래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네가 금방 가실 테니까, 어딘가로. ——저승사자
    그때 왜, 삼촌 우울해서 거실에서 구름 끼고 번개 치고 그랬을 때, 끝 방 삼촌 나오길래 나 약간 식겁했거든?
    이야, 근데 그 삼촌 표정 안 변하더라.
    그리고 나 다 있는 데서 뭐, 저승사자의 예지력이 뭐고, 다 말했잖아, 삼촌들이.
    그뿐이야?
    얼굴은 하얘 가지고 입술은 또 빨게 가지고 옷은 까매 가지고…
    난 무슨 연예인인 줄, 그럼 전 이만…

    제4화

    도깨비
    죽음이 날 부르고 있어.
    초인종까지 누를 정도면 친절한 죽음이야. ——저승사자
    이건 신경 쇠약, 이건 조울증, 이건 불면증…
    그니까 그걸 왜 먹냐고? ——유덕화
    나는 지금 몹시 신경이 날카롭고, 기뻤다 슬펐다 쓸쓸했다 찬란했다. 잠을 못 자서.
    쓸쓸했다 찬란은 왜 하는데? ——유덕화
    살이 빠졌더구나.
    근데 너 돈도 없는 애가 이 많은 초가 다 어디서 났냐?
    유덕화 오빠가. ——지은탁
    이 자식…
    저 그냥 아저씨 집에서 살면 안 돼요? 빈방도 많드만. ——지은탁
    네가 방이 비었는지 차 있는지 어떻게 알아?
    유덕화 오빠가. ——지은탁
    이 자식이…
    저승사자
    정확히 기분이 어떻게 아닌데?
    뭐, 꺠가 검을 봐서 기쁜 거야, 두려운 거야?
    모르겠어. 이제 이 지겨운 불멸을 끝낼 수 있구나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뭐, 맨날 지겹지는 않았는데 아직 더 살아 보자 싶기도 하고… ——도깨비
    유 회장
    넌 알 거 없으니, 그저 불편하지 않게 편안히 모시는 데만 신경 쓰거라.
    아주 중요한 게 그분 손에 달렸다.
    중요한 거? 중요한 거 뭐? ——유덕화
    네 카드~
    어이가 없네.
    아니, 내가 재벌인데, 왜 내 카드가 생판 처음 보는 고딩 손에 달렸냐고. ——유덕화

    제5화

    도깨비
    이쯤에는 바로크풍 의자를 두는 게 좋겠어.
    사진관이냐? 심신을 안정시키는 파스텔 톤의 데이 베드가 좋아. ——저승사자
    유치원이냐?! 여긴 19세기 낭만파 그림을 걸고, 여긴 벽난로가 좋겠군.
    펜션이냐? 저쪽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벽지를 바르고… ——저승사자
    모델 하우스냐? 내 손님이야!
    내 집이야! ——저승사자
    제 방이에요. ——지은탁
    신이 정말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 주는 거라면…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건 아닌가 싶다.
    전화를 하란 얘기인 걸까?
    우리가 핸드폰 없는 거 알고…무시하는 거 아닐까? ——저승사자
    넌 꿈이 뭐니?
    뭐가 되고 싶어?
    이렇게 많이 먹으면서 검도 안 빼 주고 공부만 하는 넌 꿈이 뭐냐고.
    야, 암만 그래도, 어?
    내가 명색이 물이고 불이고, 있다가도 없는 그건데…
    현금 박치기를 어떻게 해? 상스럽게.
    아유, 제가 다 고급지게 받죠. ——지은탁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대표적인 화가 렘브란트 판 렌인의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배합한 ‘야경’이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졌지만, 으음.
    사실 ‘프란스 반닝 코크 대장과 빌렘 반 로이텐부르그의 민방위대’가 제목인 이 그림을 어디에 걸면 좋을까?
    스물아홉의 너는, 계속 환하구나.
    하지만 네 옆에…나는 없구나.
    나의 생은 결국…불멸을 끝냈구나.
    내 죽은 뒤에…그 시간의 뒤에 앉아 있는 너는…
    내가 사라진 너의 생은…나를 잊고 완벽히, 완성되었구나.
    나는 사라져야겠다.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지은탁
    내가 그렇게 싫어요?
    뭐가 어떻게 싫으면, 이렇게 슬플 수가 있어요?
    올라오실 거였는데 이거 다 저한테 들려 보내신 거예요?
    내 손은 좀 쉬어야 해서.
    이거, 이거…돈 많이 쓴 손이라, 이 손이.
    아, 이 손이 썼나? ——도깨비
    직접 하신 거예요,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걸 다~ 직접 하는 마음으로 부탁했어. ——도깨비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말도 좀 섞고…
    사람? 네가 같이 사는 것들 중에 사람이 있나 봐라!
    나 여기 검 좀 봐라, 어?! ——도깨비
    어머! 아저씨 지금 내 머리카락 쳤어요?
    아, 그러니까 가슴에 검이 꽃히지, 사람이 이런 게 꽃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요.
    너 어떻게 그렇게 사람 아픈 델 콕콕 찔러?
    사이코패스야? ——도깨비
    나 위할 거면 남친이나 내놔요!
    알바, 이모네, 남친!
    무슨 수호신이 이래? 안 이루어졌잖아요, 남친!
    여기 있잖아, 네 남친! ——도깨비
    여기 어디요?! 여기 어디?!
    여기! 네 앞에! 나! ——도깨비
    저승사자
    이거 무슨 뜻이야?
    내가 침대에서 잘 터이니 내 걱정은 말고, 소파에서 편히 자도록 해. ——도깨비
    와, 이 도깨비 말 참 이상하게 하네.
    절대 안 돼, 내 침대야, 부정 타.
    알아, 마음 쓰지 말래도. ——도깨비
    거실 소파 있잖아.
    나 소파에서 못 자, 애 막 왔다 갔다 할 텐데. ——도깨비
    그럼 호텔 가서 자.
    나 호텔에서 못자, 애 저 방에 혼자 있는데…어딜 가? ——도깨비
    기타 누락자 화단에 재울 거야.
    오백…해 줘, 어떻게 그걸 아직…냉혈한.
    오백…해 줘.
    너 발음 좀 똑바로 해, 놀랬잖아. ——두깨비
    ‘오백 해 줘’라고 하셨는데요. ——지은탁
    누구는, 이름이 없어서 전화도 못 하고 있는데…
    지들은 아주…
    누구는, 이름이 없어서 전화도 못 하고 있는데…
    지들은 아주…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 아니야, 별로야.
    좀 거칠게 나가 볼까?
    뭐 해? 내 목소리 몰라?
    잊을 만한 목소리가 아닌데!
    아, 이것도 아니야.
    이간처럼 보여야 하니 걸어가자.
    타시죠, 인간이면 인천까지 걸어서 못 가요. ——유덕화
    써니
    이거 뭐예요? 이거 우연이에요?
    난 아니에요.
    왜 전화 안 했어요? 기다렸는데, 한다면서요!
    하겠습니다, 가서, 지금. ——저승사자
    어디 가서요?
    뭐, 어디 공중전화라도 찾으러 가요?
    집에 전화가 있어서, 집에 금방 전화… ——저승사자
    아, 웃겨. 우리가 이렇게 마주쳤는데?
    아, 반가웠어요. ——저승사자
    미치겠다.
    금방 전화 말고 금방 커피 어때요?
    서울에 널린 게 카페고, 나 시간 많거든요.
    저기요, 우리 이렇게 계속 커피만 마셔요? 해 다 졌는데.
    아, 해가 참 짧죠? ——저승사자
    안 짧았어요. 한 시간째 계속 그러고 계셨거든요.
    인사 안 해요, 우리? 안부 안 묻고요? 얘기는 안 하나요?
    아,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저승사자
    네, 그쪽도 잘 지내셨어요? 제 반지는 잘 있고요? 여전히 핸드폰은 없으세요?
    네, 잘 지냈습니다. 반지 잘 있습니다. 핸드폰 없습니다. ——저승사자
    솔직히 말해 보세요. 제 이름 까먹었죠?
    선희요. ——저승사자
    선희 아니고 써니요!
    벌써 헤어지는 거예요, 우리?
    잠깐 커피라고, 다 마셨고. ——저승사자
    하, 기막혀.
    근데 저기, 아까 커피 리필하신다고 빌려 가신 영수증 안 돌려주셨는데요… ——저승사자
    내가 커피를 왜 리필했는데요?
    커피를 매우 좋아하십니까?
    영수증은 꼭 좀, 저희 회사가 워낙 철저해서요. ——저승사자
    ‘아, 네’ 다음에 뭐 더 없어요? 하실 말씀 더 있지 않나요?
    예를 들면… ——저승사자
    아침, 점심, 저녁 중 언제 만나야 제일 편하겠냐, 뭐, 그런 거?
    아침, 점심, 저녁 중 언제가 제일 편하십니까? ——저승사자
    저야 아침에 만나서 저녁에 헤어지는 게 제일 편하죠.
    유덕화
    이거 스마트 폰이라고 하는 건데…
    난 괜찮으니 설명은 이런 거 처음 본 이자에게만. ——도깨비
    이자 말이 맞다, 나에게만 하면 된다. ——저승사자
    삼촌 진짜 쓸 줄 알아? 얘가 괸장히 스마트한데?
    몰라서 안 썼겠느냐? 다 필요 없어서 안 쓰… ——도깨비
    그, 드라마를 보니, 서로 얼굴을 보고 통화하던데. ——저승사자
    야, 그렇게 급하면 300년 전에 사지 그랬어. ——도깨비
    아, 삼촌들 진짜…그건 이따 알려 드릴 거고요.
    자, 그럼 일단 플레이 스토어부터 가 봅니다.
    지금? ——저승사자
    네? 왜 일어나?
    Play Store 가자며? 멀어?
    뭐 해? 옷 입고 와. ——도깨비
    설마 진짜 현빈, 원빈, 김우빈…그런 거로 짓는 건 아니겠지?
    그러시는 분 이름도 유덕화잖아요. ——지은탁
    그게 또 아주 깊게 열받는 사연이 있어요.
    아, 왜 하필 삼촌은 92년도에 유덕화한테 꽃혀 가지고…
    나 그래서 ‘무간도’도 아직 안 봤어.
    보이콧이야.

    제6화

    도깨비
    그럼 이제…나 예뻐지게 해 주면 안 될까?
    네. 그건 안 되겠어요.
    그래, 잘 생각…어?
    아유, 나쁘다.
    아저씨, 900년을 매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럼 900년을 매일 절실했겠네요?
    아저씨 너무 불쌍하다. ——지은탁
    아니 그…언행일치를 좀 해 주면 안 될까?
    아니, 그냥 이 말 저 말 하다가 울더라. 나 불쌍하다고.
    그래서 내가 기대했잖아.
    뭐, 일단 슬퍼서 울긴 했는데, 검은 안 빼 주겠대.
    아, 뭐, 지만 울었어?
    너 울었어? 기타 누락자 앞에서? ——저승사자
    살짝 옆이었어, 비스듬했어.
    한심하다. 넌 이제 끝났어.
    여자는 틱틱대고 눈 안 마주치고 무관심한 그런 남자 좋아해.
    어디서 눈물이야, 아휴. ——저승사자
    그래서 넌 처음 보자마자 울었어?
    셰익스피어 그 친구, 참.
    죽느냐 사느냐만 얘기했더니 그런 걸작을 써내더라.
    생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죽음이 나에게로 걸어오다.
    생으로 사로, 너는…지치지도 않고 걸어온다.
    그러면 나는…이렇게 말하고야 마는 것이다.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 하고.
    900년 그까짓 거, 뭐?
    너 왜 자꾸 나이 줄이냐? 939년이면서. ——저승사자
    야, 사실 내가 빠른 년생이라, 원래 한 살 적어.
    야…끊자, 널 위해 끊는 거야.
    신에게 전할 말 있으면 미리 문자 하고.
    나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버러져도…네 잘못이 아니다.
    지은탁
    난 벌써 말했었는데, 전직 무신이시라 그런지 암기 쪽은 별로신가 보다.
    야,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어?
    너 그거 직업 비하야! ——도깨비
    인생이란 게, 원래 잠깐 빌리고 잠깐 머물다 가는 거죠.
    지옥이란 게, 지옥에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가만히 좀 있으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더 당황스럽거든요?
    야, 가만있잖아! 지금보다 어떻게 더 가만히 있어? ——도깨비
    저승사자
    조증이야, 울증이야?
    통증이야.
    내 입이 뱉은 말들이 다 다시 나한테 돌아와…인간의 생사에 관여한 부작용이 너무 크다.
    큰사람으로서 못나기가 이를 데가 없다. ——도깨비
    그냥 키만 컸지, 뭐.
    이쯤 살았으면, 주워 담지 못할 말들은 안 뱉고 살 만도 한데.
    죽어도 싼가? ——도깨비
    급한 대로…안겨 볼래?

    제7화

    도깨비
    우리 사이에 무슨 우정이 있다고 우정 타령이야! 나 죽으라고 응원하는 게 그게 우정이야?
    이 봐, 너 좋아, 지금, 안 죽어서. ——저승사자
    아니야! 단지 지킬 약속이 있어! 계약서에 사인을 했는데 어떻게 해?
    남아일언은 중천금인데, 그냥 단지 약속을 지키려는 것뿐이야. 남자답게.
    나한테 집문서 줄 땐 남자 아니었나 봐? ——저승사자
    머리를 헝클더라, 손목을 부러뜨릴 뻔.
    몸을 배배 꼬더라, 꽈배기인 줄.
    그냥 피아노 치게 뒀어야 했는데, 그랬어야 둘이 안 만나는 건데.
    이 봐라, 이 봐라.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사본인지 알 수가 없구나.
    이 와중에 재능 있다 칭찬할 수도 없고.
    저거 진짜 커서 뭐 될라고?
    지은탁
    나 지금 눈에 뵈는 게 없거든요?
    이 상황에서 만지지도 못하면, 아저씨가 나 보고 다 토해 내라고 할 텐데.
    이 위기에서 제가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
    너 뭐야, 지금 이 세속적인 태도는?
    그, 안 되면 어쩌려고? ——도깨비
    이번에도 안 되면, 딱 한 가지죠.
    뭔데? ——도깨비
    진정한 사랑이요.
    아니요, 전 안 보낼 거니까, 아저씨가 그냥 저 버리고 가세요.
    진짜 신부 나타나면…아니, 그 전에 저 나갈 거니까.
    그냥 저 없을 때 가시라고요, 저 모르게.
    아, 저는 이제 입주민도 아니고, ‘이거’예요?
    아, 예, 이거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저승사자
    누구는 명함이 없어서 전화도 못 하고 있는데…
    지들은 아주…
    전화 좀 받아 줘. 더 피하면 날 죽일지도 몰라.
    근데, 아직 명함이 없어서 받을 수가 없어.
    받아서 할 말이 없어, 한 번만…
    왜 할 말이 없어?
    ‘내 목소리 몰라? 잊을 만한 목소리가 아닌데’해.
    핫도그 하나 다 드셨는데, 과식은 만병의 근원인데.
    와…나 제일 병들게 하는 분 여기 계시네요. ——써니
    써니
    과장이에요, 그 사람?
    아…부장님이십니다. ——지은탁
    무슨 회사인지 1초 만에 승진을 하네요?
    유덕화
    아, 왜? 나도 영화 보고 팝콘 먹고…
    와~ 이럴 거면 나 왜 불렀는데? 수능이고 뭐고 다 핑계 아니야?
    둘이 영화 한번 보자고 수능 만든 거면 인정해 주자. ——저승사자
    너 아직도 그 집에서 콩쥐야?
    네, 도깨비 씨는 계모고요.
    인생에 계보가 몇이야, 진짜.
    태희
    아버님이셔?
    자네, 말이 심하군.
    말이 심한 자, 이름이 뭔가? ——저승사자

    제8화

    도깨비
    내가 할 수 없는 건 내 죽음밖에 없어.
    내가 그 아이 때문에 이세상 모든 인간들의 생사에 한번 관여해 볼까?
    무로 돌아간다는 거, 대체 뭘까 싶어서.
    먼지나 바람이나 비로 흩어지는 걸까?
    세상 어딘가로.
    나의 생이자, 나의 사인 너를…
    내가…좋아한다.
    때문에 비밀을 품고, 하늘에 허락을 구해 본다.
    하루라도 더 모르게, 그렇게 백 년만 모르게…
    첫사랑이었다, 고백할 수 있기를…
    하늘에 허락을…구해본다.
    저승사자
    오호, 미리 약속이 돼 있었던 만남이 건가?
    그 약속의 현장을 내가 덮친 건가?
    우연히…
    이기적이어서 미안한데, 오늘 저녁은 닭…
    닥쳐. ——도깨비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얘기해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검 뽑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가능한면 더 숨기려고. 한 80년 정도 더. ——도깨비
    딱 인간의 수명이군. 현재 19세인 한 소녀가 맥시멈으로 살 수 있는.
    그러고 싶은데…그렇게 될까? 안 될까? ——도깨비
    유덕화
    아니, 무슨 부부 싸움을 어떻게 했길래 차를 30대나 때려 부숴?
    나랑 끝 방 삼촌이 얼마나 개고생했는 줄 알아?
    우리 삼촌 가슴에 검이 꽃혀 있어?
    아, 아는 게 뭐예요? ——저승사자
    아, 검 뭔데?! 너 이렇게 검성검성 얘기하면 나 검플렉스 생기거든?
    삼촌들, 나 알아.
    알 것 같애.
    끝 방 삼촌이 삼촌 여동생의 환생 아니야?
    ‘오라버니’ 한번 해 봐요, 끝 방 삼촌.
    죽는다! ——도깨비&저승사자
    삼신 헐머니
    걘 네 검을 빼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어.
    아니, 네가 그 운명으로 태어나게 했지.
    도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사라져, 존재의 이유가 없이니까.
    때문에 검을 안 빼면, 그 아이 앞에 자꾸 죽음이 닥쳐 올거야.

    제9화

    도깨비
    미쳤어? 그걸 얘기하면 어떡해? 나보고 절대 얘기하지 말라더니.
    그랬는데, 이번에도 역시 난 기타 누락자랑 같은 편이라. ——저승사자
    뭔 오지랖이야? 뭐가 같은 편인데?
    네가 죽는 걸, 원하지 않아.
    다른 뜻은 없어. 그저 네가 무로 돌아가면 조금 심심할 것 같아서.
    화내도 돼. ——저승사자
    화를 어떻게 내, 화를!
    나 죽으라고 고사 지내던 자가 죽지 말랬는데, 먹는 무가 안 된단 보장도 없고!
    너무 무섭다.
    그래서 네가 계속…필요하다고 했으면 좋겠어.
    그것까지 하라고 했으면 좋겠어.
    그런 허락 같은 핑계가…생겼으면 좋겠어.
    그 핑계로 내가…계속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너와 같이.
    어, 유회장, 나일세.
    자네 인맥으로 누굴 좀 신속히 잘라 줬으면 하는데, 안 그럼 내가 스키장 눈 다 녹여 볼까 하네, 신속히.
    와~ 인간의 간절함은 못 여는 문이 없구나.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저승사자
    안 보이는 신도 믿으면서, 보이는 인간의 간절함은 왜 못 믿어?
    그게 인간의 의지라는 거다. 스스로 운명을 바꾸는 힘.
    망자의 찻집에 인간의 영역 표시라니…
    이 사유서는 또 어떻게 써야 돼?!
    앉아, 이것도 네가 써. 너 때문에 부정 탔어. ——저승사자
    집에 가서 덕화 시키면 되잖아.
    지은탁
    여기도…우리 집이 아니었구나.
    이번 생엔…집이 없나 보다.
    가방, 향수, 오…
    오백은 없어, 그걸로 등록금 냈어. ——도깨비
    아저씨.
    너무 감동하지 마, 빌려주는 거니까. ——도깨비
    그니까요, 왜 처음엔 그냥 줘 놓고 지금은 빌려줘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변해요?
    이 집에 사람 너벆에 없는데 그걸 아직도 모르면 어떡해? ——도깨비
    저승사자
    샌드위치를 든다, 먹는다, 먹으며서 깨닫는다.
    ‘아~ 내 아부가 과했구나~ 닥치자~’
    실시.
    써니
    그럼 그만할까요, 우리?
    길 안쪽으로 몰아넣는 것도, 제도샤프로 수학 문제 푸는 것도 귀엽고…
    다 좋은데…더는 안 되겠네요.
    그냥 내가 차일게요.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
    우연히 마주쳐도 인사하지 말고요.
    해피 뉴 이어.
    유덕화
    이봐, 김신 씨.
    슈퍼 문에 안개에, 그거다 삼촌이지?
    아니, 무슨 집 나간 여고생 찾은 걸 ‘세상에 이런 일이’로 해?
    나 이러다가 진짜 나사에서 삼촌 잡아갈까 봐 너무 겁나.
    유 회장
    방탄소년단? 이 소년들은 뭘 하는 소년들인고?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흔드는 건데♪ ——김 비서
    오…마음을 흔드는 일을 하는 게로구먼.
    요즘 많이 흔들고 있습니다. ——김 비서
    엑소? 엑소는 술인가?
    아닙니다. ♪으르롱 으르롱 으르렁대. 으르롱 으르롱 으르렁대♪ ——김 비서
    비서는 참으로 극한 직업이지, 그럼, 그럼.
    항상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김 비서

    제10화

    도깨비
    너 왜 자꾸 남친 물고 늘어져?
    태희인가 머시긴가 다리 몽둥이를 확~ 부러뜨려서 확인시켜 줘?
    내가 네 남친인지 아닌지?!
    뭐 하나 부러뜨려 놔야 네가 ‘아~ 내 남친이 성격 괴팍한 도깨비였구나’ 하지, 어주!
    떡국에 대파 없으면 퍽 난감하지.
    대파 중요하지…가볼까? ——저승사자
    어디 한번 그래 볼까?
    저자가 인도로 다니라고 지금 새해 덕담을 한 것 같은데.
    덕담이 고마우니 해코지는 않겠네. 새해 복 많이 받게! ——저승사자
    우린 멋지니까. 해피 뉴 이어!
    두사람 오늘 전체적으로 노른자와 흰자 같네, 계란후라이.
    지은탁
    ‘닭 한 마리에 얼마냐?’ 아주 가게를 통째로 사니 마니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 닭값 저승 아저씨가 냈잖아요.
    그 부분은 내가 경황이 없어서. ——도깨비
    아, 뭔 경황이 그렇게 내내 없었을까?
    저승사자
    그래도 알면 낫잖아. 후회 없도록 알려 주는 게 낫지 않겠어?
    죽음 앞에선 어떤 것도 다 후회야. ——도깨비
    은탁 이모
    당신, 사람 잘못 봤어. 내가 어두운 쪽으로 지인들이 쫙 있거든?
    사람은 아줌마가 잘못 봤어. 어두운 쪽은, 내가 더 잘 알거든? ——김 비서

    제11화

    도깨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절대 안 돼. 내 누이한테서 떨어져!
    물 있으면 확 끼얹는 건데.
    나 이 드라마 아는데.
    아침에 많이 봤는데. ——저승사자
    미안해, 이런 운명에 끼어들게 해서.
    하지만 우린 이걸 통과해 가야 돼.
    어떤 문을 열게 될지 모르겠지만, 네 손 절대 안 놓을게, 약속할게.
    그러니까 나 믿어,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사람일지도 모르니.
    지은탁
    좋은 건 원래 늦게 찾아오나 봐요, 아저씨처럼.
    아저씨, 그냥 내가 죽을래요.
    아저씨는 계속 계속 살 테니까, 내가 환생해서 아저씨 만나러 올게요.
    여기 꼭 있어요, 내가 찾아올게요.
    약속할게요.
    내일 죽더라도 전 오늘을 살아야죠.
    알바를 가고 대학 입학 준비를 하고, 늘 걷던 길을 걷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고요.
    그게…삶이라는 거니까.
    아니, 가로등이 깜빡깜빡하는 게 너무 위험해서…
    아니, 저 남자 너무 잘생겼잖아요, 잘생긴 남잔 너무 위험해서…
    아니~ 저 옷 너무 심하게 예뻐, 예쁜 옷은 내 통장이 위험해서…
    아니~ 아저씨가 너무 보고 싶어서 숨이 안 쉬어져서, 너무 위험해서…
    저승사자
    그러려고 사 온 거라.
    제가 누구든, 한 번쯤은 꽃이라는 걸 주고 싶어서.
    저는…저승사자입니다.
    안 될 줄 알면서…해피 엔딩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역시…비극이네요.
    써니
    그래요, 뭐, 들어나 봅시다.
    내 전생이 뭐였는데요?
    고려의 황후이었다, 나는 무신이었고. ——도깨비
    아…고려?
    기억이 난 것이냐? ——도깨비
    딱 기억나네…곤고구마값 5000원 딱 내놔요.
    전생? 황후? 믿으려도 진짜.
    나가, 안 나가?
    이 관계 정말 답 없네요.
    안 그러길 바랬는데, 결론이 자꾸 비극 쪽이네.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이렇게 말도 안 되니까, 또 모든 게 말이 되고.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름이 왜 없었는지, 왜 그렇게 모든 게 오답이었는지…
    나한테 뭔 짓 했었죠, 전에?
    지금은 하지 마요, 그게 뭐든.
    안 하겠습니다.
    그냥…들킬게요. ——저승사자

    제12화

    도깨비
    이렇게 좁고 비좁으니 몹시 곤란하군.
    ‘좁고 비좁으니’는 같은 말이군.
    매일 오고 싶군.
    지은탁
    그러니까, 남은 사람은 또 열심히 살아야 돼요.
    가끔 울게는 되지만,또 많이 웃고…또 씩씩하게.
    그게…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예요.
    저승사자
    알아, 아는데도…
    이 그리움의 한 발 한 발이 어디로 가 닿을지 너무 두려운데도…
    나는…자꾸 그게 그립네.
    그렇다면 나는 왕여…혹은 박중헌이 아닐까, 여기까지가 내 생각이야.
    근데, 둘 중 누구든 난…김신 그자의 원수겠지.
    둘 중 누구든 난…써니 씨와는…못 만나겠지.
    제가 누구일지 몰라, 두려운 마음으로, 물러섭니다.
    모든 게 오답인 제가, 제발 이건 정답이길 바랍니다.
    당신의 전생에 내가 무엇이었을지 두렵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억만 기억하길…
    잠깐 내 눈을 좀 보시겠어요?
    행복으로 반짝거리던 순간들만 남기고…힘들고, 슬픈 순간들은 다 잊어요.
    전생이든, 현생이든.
    그리고…나도 잊어요.
    당신만은 이렇게라도 해핑 엔딩이길.
    역시 나는, 가장 나쁜 기억인 모양이다.
    당신에게서도, 김신 그자에게서도.
    써니
    어떻게 맨날 7잔 똑떨어지지?
    이렇게 7잔 똑떨어질 걸 알면서도 나는 ‘만나고 싶다’로 시작했네.
    만나고 싶다, 안 만나고 싶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 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그대들이 찾아라.

    제13화

    도깨비
    900년 만에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내 눈을 가린 것이 900년의 세월인지, 신의 미움인지.
    너를 지척에 두고도 못 알아보았구나.
    네가…왕여구나.
    결국…내가 그인가?
    내가…왕여인가?
    어리고 어리석었던 그 얼굴이…
    결국, 나인가? ——저승사자
    너라니까.
    네가 그랬어, 네가 다 죽였어.
    죽이다 죽이다 너는…너까지 죽였어.
    너는 네 여인도, 네 충신도, 네 고려도, 너 조차도.
    단 하나도 지키지 못했어.
    선이가, 그 어린 내 누이가 목숨으로 지킨 너였어.
    넌 살았어야 했어, 끝까지 살아남아서 내 칼에 죽었어야 했어.
    그래서 네가 내게 씌운 역모라는 그 죄를…넌 죽음으로 증명했어야 했다.
    누이는 알았을 거야, 박중헌 입에서 김신이 나왔을 때, 그 다음은 김선이 나올 거라는 걸, 너를 옥죌 빌미가 될 거라는 걸.
    그래서 그 못난이, 너에게 약점이 되느니 그 자리에서 역적의 누이로 죽어 간 거야.
    너 살리려고.
    선황께선 널 돌보지 않음으로 돌보았다고.
    너의 이복형이었던 선황제에게, 너의 정인이었던 내 누이에게, 너의 고려를 지켰던 나에게…
    넌 사랑받았다고.
    그러니 한 말씀만 내리라고, ‘분노와 염려를 담아 검을 내릴 테니, 박중헌을 베어라’.
    그 한 말씀만.
    그 검이…내 가슴에 꽃힐지는 몰랐던 거지.
    널 만나 내 생은…상이었다.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
    그것만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신께 빌어 볼게.
    저승사자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무슨 기억을 지운 겁니까?
    무슨 선택을 한 겁니까?
    난 대체…어디까지 비겁했던 겁니까?
    써니
    자꾸 헷갈린다.
    갈가리 찢기던 심장의 고통을 느낀 게 나인지, 아니면 전생의 나인지.
    그도 슬펐을까? 나는 등 돌린 뒷모습만 봤네.
    행복했던 순간만 간직하랬는데, 난 그조차도 다 좋았나 봐.
    이렇게 다 기억하는 걸 보면.
    행복했던 순간들만 남기라 해 놓고 당신을 잊으라니, 순서가 안 맞지.
    당신이 있는 모든 순간이 슬프고 힘들었던 것조차 다, 그조차도 나는 다 좋았네요.
    그래서, 내가 죽음으로써 당신을 지킨 게, 당신에게 해피 엔딩이 되었난요?
    진짜 헤어져요, 우리.
    이번 생에는 안 반할래.
    내가 당싱한테 줄 수 있는 벌이, 이것밖에 없어.

    제14화

    도깨비
    나 5000원만, 돈 갚게.
    나 10000원만, 책 사게.
    나 10만원만, 고기 사게…요.
    널 내 기억에 그대로 둔 신의 뜻이 있겠지.
    그렇게까지 얘기하니 몹시 곤란하군. 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
    옛날 생각 해서 ‘감 나와라, 뚝딱’ 안 된다.
    고유 번호 있어서 내다 팔지도 못한다, 그거. ——저승사자
    혼란스럽군…그럼 역시 그 방법뿐인가?
    저승사자
    너무 늦었지만…많이 늦었지만…
    9년 전에 했어야 했지만, 900년 전에 했어야 했지만…
    이제야 하는 이 말을, 용서해 주길 바래.
    나의 정인을, 나의 고려를 지킨 너를, 지키지 못한 죄를 용서해 줘.
    사랑받았으나…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은 죄를…용서해 줘.
    유덕화
    근데 왜 술병은 두 병인가요? 누구 왔어요?
    내가 양손에 한 병씩 쥐고 마시는 걸 선호해서. ——저승사자
    그럼 소파 뒤에 있는 저 발뒤꿈치는 뭐예요?

    제15화

    도깨비
    내가 본 미래가 맞았구나.
    넌 기어이 대표님이란 자식을 만났구나.
    웃음을 감출 수 없으니 퍽 난감하군.
    오늘 날이 좀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계속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또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이 고려 남자의 신부가 되어 줄래?
    지은탁
    나 참, 바보야? 고딩이야?
    단풍잎 잡는다고 사랑 이루어진단 걸 믿어?
    어유, 여자 작업에 딱 걸린 건데 그것도 모르고.
    어유, 바보네, 바보.
    첫사랑이란 본디 추억 속에서 미화되고 보정돼서 다시 보면 되게 별로라던데.
    아니에요, 여전히 이뻐요. ——도깨비
    여전히 예쁜 거 말고, 이제 막 예쁜 건 어떠세요?
    저 요세 이제 막 예쁜데 물론 제 생각이구요.
    나는 인간인지라 여기서 택시 타고 공항 가서, 출입구 기록 남겨야 돼요.
    안 그럼 쇠고랑 차요.
    면회 갈게. ——도깨비
    오~ 9년 전에 들고 있던 책 또 들고 있는 것 봐, 이건 언제 다 읽는 거예요?
    무릇 대장부란 겉은 책을 백 번 읽고 백 번 쓰며… ——도깨비
    저승사자
    그만해, 더 갈 데도 없잖아, 이제.
    못 간 곳이 딱 한 곳이 있지, 그 아이가 있는 곳. ——도깨비
    그럼 거기로 가, 내가 허할게.
    가도 될까? 거기까지 가서 그 아이에게 혼란을 줘도 될까? ——도깨비
    나한테는 혼란 줘도 되냐? 정신 사나워 죽겠다고.
    미친 거야?!
    아니, 애도 되게 오래 살았대. ——도깨비
    빨리 안 갖다 놔? 국제적 분쟁 일어나가 전에 빨리 갖다 놔.
    가래, 가자, 아휴. 쟤 화나면 되게 무서워. ——도깨비
    써니
    지가 뭔데, 어? 누구 마음대로?
    저거 보여?
    내 가게에선 신도 물은 셀프야, 내 인생도 셀프고.
    내 기억이고 내 인생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왜 지 마음대로 배려야?
    눈 마주친 순간 알았죠, 당신도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때문에 이 생에서 우린…각자의 해피 엔딩 속에서 이 비극을 모른 척해야 한다는 걸.
    부디 다음 생에서 우린…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지길 빌어요.
    유덕화
    왜 나만 모르는 것 같지?
    물론 재벌이라 함은 응당 기억 상실 정도는 겪어 줘야…
    아, 근데…그 사이에서 내가 뭔가 되게 중요한 사람이었을 것 같은데?
    끝 방 삼촌, 그 시계 뭐예요? 탐난다.
    직업상 시간이 정확해야 해서…
    저승사자는 시크한 블랙이지. 마음에 들어.
    이건 네 아침, 마음에 들어? ——저승사자
    저 봐, 저, 어?
    예나 지금이나 부주의한 저승사자.
    너 네가 뭐라고 떠드는지 알고는 떠드냐?
    너 방금 덕화한테 딱 들켰어. ——도깨비
    삼촌이 더 먼저 들켰는데요, 나한테.
    그때 우리 집 왔을 때 몸에서 푸른 불이 막…하, 난 자연 발화인 줄.
    아유, 칠칠치 못한 도깨비.
    덕화야, 믿기 힘든 얘기겠지만, 이제는 너도 알아야…
    뭐요? 삼촌은 도깨비고, 끝 방 삼촌은 저승사자인 거요?
    너 어떻게 알았어? ——도깨비
    방금 우리가 말했잖아! ——저승사자

    제16화

    도깨비
    내가 널 위해 이 상스러운 걸 만져 봤는데, 좀 먹는 게 어때?
    사과가 토끼인데도?
    나의 누이도, 나의 벗도, 나의 신부도…떠났다.
    그리고 여전히, 난 이렇게 홀로 남겨져 있다.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를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지은탁
    이 쓸쓸한 남자의 신부가 될게요.
    이 찬란한 남자의…처음이자 마지막 신부가 될게요.
    꼭 그럴게요.
    무엇보다, 인간은 언젠가 죽으니까요.
    그래서 생이 더 아름다운 거고..
    그래서, 기억 돌아오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이 기억이 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기억이다’.
    ‘그러니 매 순간, 죽어라 살고 사랑해야겠다’.
    그랬어요.
    아저씨, 내 소원 세 개 중에 하나 안 들어줬잖아요.
    지금 들어주면 안 돼요?
    너무 오래 마음 아파하지 말고, 또 만나려 올 거니까.
    나 잘 기다리고.
    비 너무 많이 오게 하지 말고, 시민들 불편하니까.
    하나인데 왜 세 개 말해? 너 없이 나 어떻게 살아? ——도깨비
    잠깐만 없을게요, 약속할게요.
    이번엔…내가 올게요.
    내가 꼭…당신 찾아갈게요.
    다음 생엔 꼭 생명 가득하게 태어나서, 오래오래 당신 곁에 있을게요.
    그렇게 해 달라고, 저 위에 가서 제가 졸라 볼게요.
    저승사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선 모두 같은 차 한 잔이야.
    당신의 그 시계는 이미 멈췄고, 당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저 문을 넘지 못해.
    이승에선 힘센 사람으로 잘 살았어?
    하지만 저 문을 넘는 순간 알게 될 거야.
    눈으로 지은 죄, 입으로 지은 죄, 손발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힘이 센지.
    네놈을 지옥의 어느 바닥까지 끌어당기는지.
    그들을 기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 죄와 마주해 보려고.
    누가 좀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 우리한테.
    ‘그만 되었다’, ‘그만하면 되었다’하고. ——도깨비
    너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 주려고.
    잔생에 큰 죄를 지으면 저승사자가 된다는데, 그 죄가 무엇인지.
    우리가 지은 큰 죄는…스스로 생을 버린 죄야.
    스스로 생을 버린 자들을, 저승사자로 눈 뜨게 해.
    수많은 죽음을 인도하며,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존재로 살게 한 이유가 뭘까?
    이름도 없는 자가, 기억도 없는 자가. 집도 필요하고, 먹을 것도 필요하게 한 이유 말이야.
    그 질문들의 답을 찾다 어느 날 문득…
    우리가 포기한 것들이 이름이, 우리가 버린 생이, 갖고 싶어지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이 간절해지면 우리의 벌이 끝나는 건 아닐까.
    그러니 다 잊어. 잊고 살아.
    망자들의 마지막을 잘 배웅하며, 그렇게 속죄하며 살아.
    너도 너를, 용서하게 되길 바란다.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을 용서하여 생의 간절함을 까닫는 것일 테니.
    인간의 희생은 신이 계산할 수 없는 영역이고, 내다볼 수조차 없겠지.
    그건 그 순간의 본능이고, 온전히 한 인간의 선택이니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선택이니까.
    지독히도 못된 신의 질문에, 지독히도 슬픈 대답을 했구나, 기타 누락자.
    써니
    소식…안 전할 거예요.
    이 생에서는…다신 못 볼 거예요.
    한 번만…안아 봐도 될까요?
    김 비서
    덕화 군은 아직 세상사에 주변인에 관심은 없으시죠?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화 군의 질문들을, 진짜 어른의 질문들을.
    세상에 대해 주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
    우리 뭐예요?
    뭐가요? ——이혁
    아니 뭐, ‘사귀자’, ‘만나자’, ‘좋아한다’…뭐 이런 거 언제 할 거냐고요. 안 할 거냐고?!
    내가 먼저 해야 됩니까? ——이혁
    그럼 내가 먼저 해요? 나 명색이 여배운데? 먼저 좋아한 것도 약 오르는데?
    누가 그래요? 먼저 좋아했다고? ——이혁
    다 그래요,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혁
    뭐가요?
    내가 먼저 좋아했어요, 이게 내 진술…아, 아니, 내 진심입니다. ——이혁
    참, 즈금만 늦었어도, 내가 먼저 좋아할 뻔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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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2160p-AppleTor
E01-E16
2160p-Deresisi
E01-E16
2160p-Once
E01-E16
2160p-TVING
E01-E16
1080p-Xiaomi (다언어 자막 포함됨)
E01-E16
1080p-LeON (한국어 자막 포함됨)
E01-E08 E09-E16
720p-NEXT
E01-E16
자막
중국어 간체
AREA11
중국어 번체
AREA11
한국어
LeON/Xiaomi
일본어
CasStudio
영어
NEXT LeON/Xiaomi
OST
Google Drive MEGA
©지니뮤직, Stone Music Entertainment
    수록곡
  • Stay With Me찬열&펀치(Punch)
  • 내 눈에만 보여10CM
  • HushLasse Lindh(라쎄린드)
  • BeautifulCrush
  • 이쁘다니까에디킴(Eddy Kim)
  • Who Are You샘김(Sam Kim)
  • I Miss You소유(SOYOU)
  • 첫 눈정준일
  •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에일리(Ailee)
  • 소원어반자카파
  • And I’m here김경희
  • Winter is coming한수지
  • Stuck in love김경희
  • HEAVEN로이킴&김이지
  • LOVE마마무(Mamamoo)
  • Round And Round (feat. 한수지)헤이즈(Heize)
앞 내용 출처[2-15]

참고 문헌

도깨비 – 프로그램 소개
TVING[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2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3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4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5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6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7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8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9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0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1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2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3
Bugs![2023년7월11일 접속]
도깨비 OST Part.14
Bugs![2023년7월11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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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
드라마를 보면서 명대사를 메모하는 게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