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주연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장르
사극, 로맨스
시청 등급
15세
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촬영 장소
한국
제작사
KBS 미디어,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방송 국가
한국
방송 언어
한국어
방송 채널
KBS 2TV
방송 시간
월/화요일 밤 10:00
방송 기간
2016년8월22일 – 2016년10월18일
방송 분량
70분
방송 횟수
18부작

줄거리

조선의 희망, 백성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세자.

궁중 최고 날라리로 알려져 똥궁전의 주인, 이영.

그리고 이름과 정체를 감춰 먹고살던 연애 전문가.

어쩌다 궐까지 팔려 버려 내시가 된 여인, 홍라온.

예측불가한 심쿵 궁궐 로맨스가 펼쳐진다![1]

명대사

    제1장 달빛 인연
    이영
    제필종사라기에 스승님 말씀을 들었을 뿐인데…어째 매듭만 더 꼬인 느낌입니다.
    아니, 어? 아, 참, 제자를 가르쳐야지, 어?
    가르치는 척을 해선 안되는 것인데?
    누구냐? 이런 돼 먹지 못한 거짓말로 내 누이를 홀리는 놈이?
    ‘이 봄이 가기 전에 만나고 싶습니다.’
    ‘목멱산 기슭, 그때 그 나무 아래에서 기다려도 되…’
    되겠니? 안 되겠니?
    아니되옵니다. ——월희
    그럼, 명은이에게 뭐라 전해야겠느냐?
    절대로 나가시면 아니된다고. ——월희
    나가고 싶을 텐데.
    세자 저하께서 근심이 크시다고? ——월희
    나를 원망할 게다.
    아무런 답신도 받지 못했노라고? ——월희
    그게 좋겠구나, 그만 가 보거라.
    심한 욕설을 들으면서 웃는 연유가 무엇이냐?
    농이십니까? ——홍라온
    질문이다.
    아유, 참, 답답하셔라.
    저게 무슨 욕입니까?
    할머니 생각나게 하는 정이고 그 사람 사는 냄새고 다 그런 거지. ——홍라온
    홍라온
    늘 주위를 맴돌던 사내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궁굼해하지 않은 여인은 없죠.
    갈 데가 어디 있다고 자꾸 떠나래?! 어?
    난리통에 주어다 길렀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책임은 못 지고 짐만 되니까 하는 소리 아니여?! ——꼭두쇠
    아까 다 들었습니다. 나오면 저 후회하게 만드신다고.
    농이었다, 농!
    야! 너, 내가 감히 누군인 줄 알고 이딴 짓을…!
    다시 만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이영
    예, 내 선생과 다시 만나면 시키는 건 뭐든 하리다!
    댁네 개라도 되라면, 제가 되겠습니다!
    장내관
    저하, 기침하셨사옵니까?
    저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상황이 너무 급박하여 더이상 아뢸 수가 없음을 통촉하여 주시 옵소서…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가! 가! 가! 가! 가!
    너무하긴 했소.
    그 웃전 앞에서 냄새 풍길까 봐, 파 마늘도 안 들어간 이 밍밍한 반찬에데가, 쓰디쓴 정향까지 씹어 가면서 뫼시는데…
    정말 섭하오.
    제2장 너에게로 통(通)하는 길
    이영
    반갑다, 멍멍아.
    그렇게 슬금슬금 가봐야 여긴 똥구덩이도, 뱀이도 없단 말이다.
    강아지 때리고 그러면 못 쓴다.
    살살 달래면서 데리고 놀아 줘야지.
    홍라온
    그땐 고생 많으셨죠? 제가 발 빠른 자를 구해서 보내 드렸사온데…
    그랬느냐? 발은 빠른데 눈이 어둡고 귀가 먹었는지, 근처에 와서도 목이 쉬도록 고함을 치고서야 겨우 구덩일 찾더구나. ——이영
    보아하니, 마음 상한 일이 있었나 본데…
    그럴 때 배까지 고프면 더 처량하고 서럽지 않습니까?
    배고픈 적은 없었는지 몰라도 마음이 고픈 적은 많았던 같은데요?
    배고픈 자를 위로하는 것은 아주 쉽죠?
    헌데, 마음이 고픈 사람은 위로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곧잘 괜찮은 척 거짓말을 하거든요.
    마음이 부자인 자한테 정을 쪼끔만 나눠 받아 보시겠습니까?
    혹시, 그 세자 저하 별명이…뭔지 아시오?
    뭔데? 꽃, 꽃세자? ——이영
    똥궁전. ——김병연
    역시, 거 모르는 사람이 없다더니…그럼 다른 거는?
    반인반수. ——김병연
    맞습니다. 그 세자 안에 인간과 짐승의 피가 그 반반씩 흐르고 있다 하여…
    아~ 그리고 또 그 짖을 때 안 짖을 때 사리분별을 못한다 하여, 미친 개…
    아 근데, 진짜 그렇게 성질이 포악하고 못돼 처먹었습니까?
    성내관
    내가 여기 그냥 앉아 있는 것 같아 보여도 보여, 다 보여.
    쓸데없는 짓 하다가 걸리면 아주 그냥…
    박성열
    자내 지금 혹시…이 궁이 싫은 게요?
    궁 싫어? 그래서 궁시렁궁시렁…어우, 나 이 궁 싫엉.
    궁시렁궁시렁…
    허튼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목숨 부지하기 힘들지.
    그러나, 웃전의 사랑은 다 내관 하기 나름 아니겠소?
    여기가 똥궁전 안이겠소, 밖이겠소?
    바, 밖… ——홍라온&도기
    제3장 後(후)我(아)有(유)
    너의 뒤에 내가 있다
    이영
    이상해.
    가만 보면, 너는 꼭 네가 돋보이는 쪽으로 훈련을 구성하는 버릇이 있어.
    갓병연.
    어차피 곧 알게 될 테니까.
    그리되면 난 많은 신하들 그 중 하나를 더 얻게 되겠지.
    그 녀석이 저런 얼굴로 나를 보면, 꽤 섭섭할 거 같거든.
    내 일전에 이미, 그 녀석에게 해답을 들었다.
    닭다리.
    태어나 보니 이곳이 집인 사람은…무슨 자격이 있어 궐에 살았겠느냐?
    세자가 되는 건 선택할 수 없었죠.
    하지만, 어떤 세자가 되는냐는 제 마음 아니겠습니까, 전하?
    실와 같은 기대마저 싹둑 잘라 버렸구나…네가.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아무것도 못 하시는 겁니다.
    아니, 안 하시는 겁니까?!
    그때,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그러셨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이 자리에서 제게…!
    기다리라고만 하셨죠?
    나서 봐도 달라질 것이 없어다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 해도!
    이렇게 숨을 떨고만 계실 게 아니라, 뭐라도 하셨어야 했습니다!
    이 나라 조선의…왕이시니까요.
    전하의 짐을 제가 나누어 지겠습니다.
    내일 조일 때 제게 대리청정을 명하십시오.
    대신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제기 약해지고, 두려워질 때, 기댈 수 있는…아버지요.
    홍라온
    통이요? 통?
    불통이 아니라, 통?
    아니, 아니, 왜요?
    아니, 제, 제가 이 빈 답지를 냈는데…왜 통입니까, 왜?
    또 물지도 모르니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지금 기분이 몹시 안 좋아 위험합니다.
    나는 한번도 내 집이라는 거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 집이라는 말 해 본 적도 없네.
    진짜 끈질긴 풀이죠?
    이리야 살아남으니 그렀습니다.
    햇빛 한 줄 물 한 모금 해도 쑥쑥 잘 자라야 살 수 있거든요, 얘네는.
    제가 벗으로서 걱정되어 드리는 말이니, 거 좀 새겨 들으십시오.
    벗이라? 아니, 너와 내가 어느새 벗이 되었느냐? ——이영
    뭐, 벗이 아니면 우리가 무슨 사이입니까?
    주인과 멍멍이. ——이영
    저 홍…홍삼놈이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거든요.
    삼놈이가 멀쩡한 이름이냐? ——이영
    김병연
    누군들 궁이 좋은 곳이겠냐?
    궁에 있는 누군가가 좋아지면…비로소 살만한 곳이 되는 거고.
    나는! 나는 아무것도 못 해!
    아무것도 해서는 안돼!
    그래야 다치지 않는다…네가.
    못난 내가, 내 사람을 잃지 않는 방법은…그것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제4장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이영
    너, 내 이름 뭐냐고 물었었지?
    이영이다, 내 이름.
    둘이 있을 땐 변함없이, 나를 벗으로 대해도 좋다.
    아니, 그리하라. 알겠느냐?
    나갈 채비를 하거라. 내 큰 마음먹고 궐 밖 구경을 시켜줄 터이니.
    참말입니까?!
    어쩜 이리…장내관님이 하신 말씀 그대로일까요?
    절대 안 됩니다.
    감언이설에 속아 따라 나가거나, 저하를 놓쳤다간 아주 그냥 혼쭐이 날 거다!
    신신당부하였습니다. ——홍라온
    하긴, 궐밖에 나서는 순간, 나만한 불청객이 또 있겠느냐?
    누군지 모르겠지만 함께 있는 연인에게 전하거라.
    자리를 피해줄 터이니, 그리 도깨비를 본듯 놀랄것 까진 없다고 말이다.
    춤과 노래로 무릎 꿇릴 수 있다면, 굳이 칼까지 뽑을 필요…없겠죠.
    홍라온
    저하, 죽여 주시옵소서.
    진심이냐? ——이영
    예? 아, 아니요. 살려 주십시오, 저하.
    죽이느냐 살리느냐? 선택지가 고작 그 두개 뿐이겠느냐?
    명색이…벗인데. ——이영
    진짜 어이없어.
    뭣이? 어이가 없어?
    홍내관, 당장 어이를 들라 하라!
    지금 농하실 때입니까? ——박성열
    김병연
    그만해라, 기둥 상한다.
    이 기둥만도 못한 것이…감이 세자 저하께 그런 건방을 떨었으니… ——홍라온
    중전 윤씨(영모)
    중전은, 세자는…왜 늘 그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까?
    우리가 맨발로 비 좀 맞으면 국법에 어긋난다고, 누가 그래요?
    제5장 소원을 말해봐
    이영
    이렇게 불덩이 같은 몸으로 놀러 갈 생각이나 하고 있고.
    이깟 고뿔쯤 끄떡없으니, 제가 놀건 말건, 아무 걱정 하지 마십시오. ——홍라온
    걱정? 누가?
    아니, 너 오늘 자현당에 콕 처박혀서 꼼짝도 하지 마.
    내게 고뿔을 옮겼다간 국벅으로 엄히 다스릴 테니!
    꼭꼭 씹어 먹거라.
    너의 김형보다 효과가 열곱절은 좋을 테니.
    그래. 네 소원 이루어 달라는 게 내 소원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거 잘 아는데…
    왜 자꾸 네게서 다른 사람이 보이는지 모르겠다.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홍라온
    엄마와 헤어지던 날 꿈을 꾸웠습니다.
    슬픈 꿈을 꿈꿨구나. ——이영
    행복한 꿈입니다.
    그렇게라도 엄마를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제 소원과 저하의 소원 둘 중에 하나만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저하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김윤성
    홍내관은 내게 비밀이 들켰다…그리 생각하시지요?
    내가 홍내관의 비밀을 나눠 가졌다…그리 생각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여 든든하다…그리 믿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저 때문에 마음 졸이지 마십시오.
    절 피하지도 마시고요.
    장내관
    아니, 근데…요즘 우리 똥궁전 왜 그래?
    아니, 무슨 세자가 소환한테 휴가까지 챙기고…
    어우, 멋있어.
    제6장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말하고 싶어질 때
    이영
    기방나들이는 즐거웠느냐?
    그래, 내 잠시 잊었던 거 같구나…네가 사내라는 걸.
    아니, 내관도 아름다운 여인을 품에 안고 싶어하는 사내라는 걸 말이다.
    지난 밤 내 말은 신경쓰지 말거라.
    더 이상…너를 다른 이로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네가 그런 걸 왜 생각해?
    네가 뭐라고 도대체!
    대체 왜 이렇게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이냐?
    하나만 약조하거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참지 않겠다고.
    그게 나를 위한 거라면 더더욱.
    지금도 그렇다, 너를 보면 화가 나.
    헌데 안되겠다.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나 미칠 거 같았거든.
    그러니…내 곁에 있어라.
    홍라온
    고작 내관 하나 때문에 세자저하의 권력을 남용하시면 됩니까?
    남용해도 된다.
    왕세자쯤 되면. ——이영
    저하, 저 때문에 아직도…화나셨습니까?
    너 때문이 아니다.
    너를 보면 화가나 견딜 수가 없는…나 때문이다. ——이영
    제가…가겠습니다.
    나와의 약조를 잊은 것이냐? ——이영
    제게 참지 말라 하셨죠? 저하를 위해선 더더욱.
    하여, 참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하께선 참으셔야 합니다…제가 아닌 백성을 위해.
    이 나라의 세자시니까요.
    이대로 끌려가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나도 두려웠다…늦을까 봐. ——이영
    김병연
    저 혼자 합니다. 물러나 계십시오.
    그런 말은 칼 뽑기 전에 했어야지. ——이영
    제7장 고백
    이영
    두지럽지 않느냐?
    마음을 안다 한들, 달라질 게 없는데.
    하늘에 닿을 거라 생각하고 손을 뻗는 게 아닙니다.
    소용없다는 거 아는데…자꾸 좋아지는 걸 어쩝니까?
    달라지는 거 하나 없어도, 내 마음을 좀 알아 줬으면 좋겠는데. ——홍라온
    제 마음 편하자고 떠날 사람에게 고백이라…
    참 이기적인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게 고백하면 아니 됩니까?
    잘 보내 주는 것도 연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이지요.
    사랑 받았던 기억이…평생을 사는 힘이 될지…누가 압니까?
    저하께선 그런 마음 절대 이해 못 하시겠지만요. ——홍라온
    너는 내 사람이다.
    너와 나 사이에 거리를 누가 제맘대로 정할 수 있단 말이냐?
    내가 거짓말을 하였다.
    내 곁에 있으라는 말은 내관의 자리를 듯한 것이 아니야.
    그럼 난…왜 너에게 그런 얘기를 했을까?
    이 말도 안되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매일 밤…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해답을 찾았다.
    난 세자이기 전엔 한 사람이고, 한 사내다.
    내가, 너를 연모하고 있다는 거…
    그게 내 답이야.
    내 마음을 틀렸다 말 하지 말거라.
    네가 그러지 않았느냐?
    제멋대로 가 버린 마음을…어찌 맞다 틸리다 할수 있겠고냐.
    예, 하지만…
    사랑에도 착한 사랑이 있고 못된 사랑이 있는 법인데.
    이건 누가 봐도…누구한테도 응원받지 못할…
    아니, 절대 절대 해서는 안될… ——홍라온
    그래, 알아.
    헌데, 내가 한번 해보려 한다…
    그 못된 사랑.
    홍라온
    김형, 저 말입니다.
    궐이 더 좋아질 거 같아, 걱정입니다.
    잡념을 털어 버리는 데는 이 바늘질 만한 게 없는데, 좀 도와 주실…
    김윤성
    기다리겠습니다.
    홍내관이 진짜 원하는 걸…알게 될 때까지.
    조하연
    괜찮으시다면 서책은 두고 저와 잠시 걷지 않으시겠습니까, 저하?
    ‘아니 될 듯하오, 특별한 이유는 없소’?
    어우, 기분 나빠!
    아니, 그러면서 웃긴 왜 웃어?
    설레게.
    제8장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영
    누구도 알지 못하게 덮어두려 했던 마음이다.
    너를 곁에 두기 위해, 결코 드러내선 안된다 생각했기에…
    너의 말에 용기를 내보려한다.
    내가 위험해질 수도…너를 잃을 수도 있는 이 고백…
    알게 해줘 고맙구나.
    사람의 진심이 기적을 만든다는 걸.
    무겁다. 이리 내거라.
    안됩니다. 제 일입니다, 저하.
    지켜보는 눈이 많습니다. ——홍라온
    허면, 햇빛 좀 맞아도 괜찮으니, 그냥 치워라.
    이 작은 손이 어찌 이리 거칠단 말이냐?
    사내 손이 다 그렇지요, 뭐. ——홍라온
    그래, 너의 눈도, 코도, 입술도, 영락없이 늠름한 사내로구나.
    내 너의 그런 강인함에…반했느니라.
    한번 뱉은 말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지는 것이지.
    너라면 어찌하겠느냐?
    마주하기 힘든 상대가 생겼을 때, 너라면 어찌하겠냐고.
    싸워야 할 상대라면, 힘껏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도 안된다면, 흐름에 순응해야 겠죠. ——홍라온
    맞구나, 특효약.
    아직 드시지도 않아 놓고선… ——홍라온
    너 말이다.
    세상에서, 내가 딱 하 사람을 믿어야 한다면…
    그거 너다, 알고 있지?
    있다 하지 않았느냐, 지금 연모하고 있는 여인.
    바로 내 앞에.
    이젠…세상에사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그리해도 되겠느냐?
    홍라온
    저…나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참 이상하죠?
    아무리 생각해도, 같은 마음입니다.
    여기…조금만 더 있고 싶습니다.
    저를 다 안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다 안다 말한 적 없다.
    좀 쉬라 했지. ——이영
    저하, 저한테 너무 잘해 주지 마십시오.
    자꾸만 기대고 싶어져서, 안되겠습니다.
    아무리 동궁전 내관이지만, 제 마음까지 저하 건 아니지 않습니까?
    김병연
    무슨 일이 있었냐?
    김형,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 ——홍라온
    내가?
    아니, 그 아무 일 없었던 사람한테 무슨 일 있냐는 거…
    그, 그건 좀 실래죠. ——홍라온
    제9장 마음의 빗장이 열리는 순간
    이영
    이젠…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바람도 막아 주고, 햇빛도 가려 주며, 너를 아껴 줄 것이다.
    그리해도 되겠느냐?
    길을 열었으면 길 끝에 난 문도 열어야지요.
    어차피 합격자가 내정된 시험을 어찌 기회라 할 수 있겠습니까?
    모르겠느냐?
    내관이 아닌 네 모습 그대로…한 걸음 다가와 주길 바란다는 것을.
    그러면 저하야 말로 정녕 모르십니까?
    비천한 제가, 사내 행세로 궁중의 법도마저 어지럽힌 제가…
    내관이 아닌 무엇으로…제하의 곁에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홍라온
    내가 없는 시각, 내가 없는 곳으로만 잘도 피해 다니는구나.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너이니, 숨자고 들면…이겨낼 방도가 없다.
    저하를 지켜보는 눈, 저하께 향해진 귀가 하도 많아…
    저와 함께 계시면, 한 시도 편할 날이 없으실 것입니다. ——홍라온
    허면, 너와 함께 있지 않는 나는…편할 거 같으냐?
    정말 네가 원하는 게, 그것이냐?
    예. ——홍라온
    네게 해줄 수 있고, 또 해주고 싶은 것들이 수백, 수천 가지인데…
    고작 내게 바라는 것이 그것이란 말이냐?
    숨고 도망가서 나를 안 보고 살겠다는 것이,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한 네 바람이냐 말이다!
    그러하옵니다. ——홍라온
    후회했다.
    끝까지 모른척 할것을.
    틈만 보이면 도망갈 궁리부터 한다는 걸 내 미리 알았다면…
    그랬다면, 내관이냐 여인이냐를 두고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너를 조금 더…오래…곁에 두는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너를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해…미안하구나.
    헌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 줄 수는 없겠느냐?
    다른 곳이 아니라, 여기…
    내 옆에서.
    영상께 약조 드리지요.
    앞으로도 쭉 원리원칙 입각해, 어떠한 부정도 편법 용납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인재를 가려 뽑을 것을요.
    내가 너를 좋아한다.
    아니…연모한다.
    그러니 제발…떠나지 말고…내 곁에 있어라.
    여인인 너를 뭐라 부르면 좋겠느냐?
    홍…라온입니다, 저하. ——홍라온
    홍라온
    저는 저하를 보피려 하는 내관이니,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허나, 사내가 정인에게 할 짓은 아니지. ——이영
    뭔지 모르지만, 전 아기씨 마음 조금 알 것 같아요.
    왜냐면, 저도 아직 갇혀 있으니까요.
    억지로 숨어 있는데, 누가 문 열까 봐…들킬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요.
    우리는 언제쯤…우리 손으로,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요?
    저하, 내관으로 저하의 곁에 있을 땐…제가, 열에 하나쯤은 쓸모있는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헌데, 지금은 아닙니다.
    혹 저 때문에 곤경에 처하시지 않을까, 해를 입으시지 않을까…
    마음 졸이느라, 한 걸음 다가오기가 두렵습니다.
    상선, 내가 이리 무능한 왕이 된 까닭이 뭔지 안가?
    사람이 없기 때문이네, 나의 사람이.
    아니, 이 궁 어디에도 진정한 나의 사람은 없네.
    육조의 판서도 용호행의 별장도, 삼사의 간관들까지…죄다 영상의 사람들이 아닌가?
    세자를 나처럼 만들 순 없네.
    아니, 만들어야 하네, 온전한 세자의 사람을.
    김헌(영상)
    그래, 처음엔 누구나 정다운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하지.
    허나, 옳은 일만이 백성을 잘 살게 하는 것은 아니야.
    솔직히, 동의하지 못 하겠습니다.
    우리 가문이 세를 넓히는 것이, 백성들의 행복에 무슨 도움이 되단 말씀이십니까? ——김윤성
    정치란 백성과 동무가 되는 일이 아니야.
    힘이 있는 자가 통치를 하고, 백성을 인도하는 일이야.
    장내관
    저하, 이, 이게 뭐하는 것이옵니까?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뜻이다. ——이영
    아, 예, 저하.
    제10장 동화처럼
    이영
    연애 전문가로서 말해 보거라, 왕세자와의 사랑은 모든 여인들이 꿈꾸는 바가 아니겠느냐?
    소자 세 확장을 위한 도구로 평생의 반려자를 맞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저의 방식으로, 제 사람들을 모을 것입니다.
    그러니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걱정 말거라.
    나고 자란 이 궐에서,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쯤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알고 있으니.
    왜 모르는 척 하였느냐?
    아니…왜 괜찮은 척하는 것이냐?
    저하,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노력해도 방법이 없는 것을…
    그럼 계속 울고만 계실 겁니까? ——홍라온
    왜? 이렇게 아무일 없는 척 웃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작정이었느냐?
    너를 여인으로 내 곁에 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네가 해 준 이야기 마음에 안 들어.
    내가 그 이야기 바꿀 것이다.
    그 두 사람, 아주 오래오래…잘 먹고 잘 살았다더구나.
    우리처럼.
    홍라온
    헌데, 계속 그리 부르실 겁니까?
    라온이를 라온이라 부르겠다는데, 왜? ——이영
    누가 들으면 어쩝니까?
    둘이 있을 때만 부르마, 라온아.
    그동안 부르지 못한 것까지 아낌없이 부를 것이다. ——이영
    참말 장원이십니까?
    그래, 참말이네, 그 나 역시도 믿을 수가 없네.
    그 장원 급체도 아니고, 그 장원급제라니. ——정덕호
    저하, 자현당에 다 와가니, 이제 그만 내려 주십시오.
    아니다, 동궁전까지 다시 가자. ——이영
    예? 저하, 그럼 동궁전 앞에서 꼭 내려 주시는 겁니다.
    아니, 자현당까지 다시 올 것이다. ——이영
    김윤성
    모른 척하고 싶었는데…
    홍내관 얼굴이 너무 티가 나,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럼 저는, 바쁜 티 좀 내겠습니다.
    마음껏 슬퍼하십시오.
    울 만큼 울고 아플 만큼 아프고 나서…
    제게 오시면 됩니다.
    김헌(영상)
    불안은 원래 가장 약한 곳을 찾아 스며들게 되어 있습니다.
    약한 내가, 대리청정을 하여 불안이 찾아 왔다? ——이영
    변화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실상은 혼란만 야기시키고 계시니까요.
    어려울 때일수록 노련하고 경험 많은 신하의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그냥 못 이기시는 척하고 소신의 나무 밑으로 피신하신 게 어떻겠습니까?
    글쎄, 그늘 아래 있다고 발아래가 진창인 걸 못 봤어야 되겠습니까? ——이영
    정덕호
    저하, 소신 앞으로 나라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진충갈력하며, 백골이 진토 되어, 그 넋이라도!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 ——이영
    제11장 약조(約條)
    이영
    듣기 싫소!
    열살 아이가 글보다 세작 노릇을 배운 것이 사실이라면, 엄중 문책 받아야할 사람은, 나와 그대들이다.
    그 아이를 당장 풀어 두시오!
    라온아, 눈에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 건지…
    옳다고 생각한 것이 틀렸으면 어쩌나?
    모든 게 어려울 땐 어떻게 해야겠느냐?
    저하, 우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마음이 슬프면 모든 일이 의심스럽다’하였습니다. ——홍라온
    ‘마음이 슬프면 모든 일이 의심스럽다’…
    허면, 네가 필요하구나.
    즐거움으로 내 의심 좀 거둬다오.
    벌써 동궁전까지 자현당을 몇 번째 왔다갔다 하는 건지, 나와 헤어지기가 그리도 싫으냐?
    내가 너를 위해 그런 나라를 만들 때까지…기다려 줄 수 있겠느냐?
    내가 만든 새로운 조선에…네가, 내 첫 번째 사람이다.
    만약에 말이다.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아니된다…
    약조할 수 있겠느냐?
    홍라온
    재미 있으십니까?
    내 마음이다. ——이영
    이게 저하의 마음이라고요?
    오래전부터 내 너를…점을 찍어 두었느니라, 그렇게. ——이영
    요즘 제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아십니까?
    저하께서 ‘라온아’하고 불러 주실 때입니다.
    나와 같구나.
    나도 그때가 제일 행복하다.
    이름을 부르면, 네가 내 눈앞에 와 있지 않느냐? ——이영
    헌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더는 욕심내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더 욕심낼 것이다.
    좋아하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이영
    중전 윤씨(영모)
    난 세자가 눈이 밝은 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높은 자리에 있다 보면, 낮은 자리의 사람이 보이지 않기 마련이지요?
    귀가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큰 소리 치는 사람의 말만 들으면 안되니까요.
    한 명 한 명이 세자의 단 하나뿐인 백성인 것처럼 지켜주세요.
    꼭 그런 왕이 되겠다고, 이 어미와 약조해 주겠습니까?
    제12장 마음은 그대로 운명이 된다
    이영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허나, 나 없이도 궐 밖에서 잘 지낼 것처럼 말하니…괜히 서운하구나.
    걱정 마십시오, 저하.
    제가 저하의 허락 없이 어디 가겠습니까? ——홍라온
    눈을 감아도 내가 보이는 것이냐?
    잠에서도 그리 웃는 걸 보니.
    고작 그런 말에 흔들릴 마음이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무엄하다.
    내 허락 없이 네 행복을 빼앗아 갈 자는 없느니라.
    그러니 울지 마라.
    이 손…절대 놓지 않을 테니.
    홍라온
    저하,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지우산이라도 챙겨 오겠습니다.
    그리하라…라고 할 사람이더냐? 내가? ——이영
    궐에서 왕세자가 뛰는 일은 없지요?
    없다, 절대.
    예, 알고 있습니다.
    헌데 뭐, 왕세자가 내시를 좋아하는 일은 있었겠느냐?
    다 어쩌다 보니 그리 된게지. ——이영
    무섭습니다…너무 좋아서요.
    다른 이에게 갈 행복까지 제게 온 것이면 어쩝니까?
    하여, 곧 도로 빼앗아 가 버리면 어쩝니까?
    저하, 너무 좋아서 무섭다고 했던 말…기억하시지요?
    저하께서 쓰러지실 때…너무 두려웠습니다.
    결국, 이 행복을…도로 빼앗아 가 버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제 손 절대 놓지 마십시오…저도, 절대 놓지 않을 테니.
    정약용(다산 선생)
    만약 그 아이가 어미를 만나는 것이 저하께 큰 위험이 된다면 어찌 하시겠습니까?
    그냥 모른 채 덮어 두시면, 저하와 라온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위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 하나 때문에 천륜을 막아고 싶진 않습니다. ——이영
    제13장 다정하게, 안녕히
    이영
    그리 나를 독차지하고 싶어하면, 허락하마.
    부탁 같은 거 하지 말거라.
    무엇이든, 따라 줄 것이니.
    언젠가부터 너를 오르지 널만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헌데, 내게 향해진 검을 맨손으로 받아 내는 너를 보고, 미안했다.
    나만 너를 두고 너무 많은 생각을 했던 거 아인지…
    난 아무런 마음도 줄 수가 없는데.
    다른 정인을 품고 있는 사내에게 애정을 구걸할 만큼 한심한 여자 아닙니다, 저도. ——조하연
    허면, 이런 냉대를 감수하고라도 세자빈이 되어야 할 까닭이 뭐요?
    제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지요. ——조하연
    가문이 흥할지는 모르나, 그대는 한없이 왜로울 거요.
    상관없습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거래일 뿐이니까요. ——조하연
    홍라온
    엄마, 나 보내 줘.
    금방 올게, 제발. 응?
    기다리신단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고.
    늘 보고, 늘 하던 일도…문득, 아주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습니까?
    마지막이라 생각할 때, 그렇지. ——이영
    예, 맞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아 시시했던 일들도,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허면, 저하, 어느 날, 제가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신다 해도…
    저를 만난 걸,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을…한 번쯤은…그리워해 주시겠습니까?
    김윤성
    지금 이 순간부터는 기다리고, 배려하고, 부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릴 생각 없다. 해볼 만큼 해본 뒤에야, 체념도 할 수 있는 법이니. ——이영
    화가 나긴 했습니다, 늘 한발 늦는 제 자신에게.
    헌데 이번은, 절대 늦어서는 안될 거 같습니다.
    제가 아니라, 홍내관 때문에요.
    나가셔야 합니다, 여기서.
    떠나셔야 합니다, 저하의 곁에서도.
    조하연
    저하께는 결국 통하지 않았네, 나의 진심이.
    하여, 이제부터는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네.
    저하의 곁에 있기 위해.
    그리하면, 저하가 아끼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하께 도움되는 사람은 될 수 있거든.
    제14장 안갯길
    이영
    백성들은 부덕한 관리들의 패단으로 죽은 자도 세금을 내는 판국인데…
    이 나라의 뿌리를 자칭하는 사대부들은 어찌 이정도의 엄살을 부린단 말이오!
    이러고도 그대들이 정년! 나라의 녹을 먹을 자격들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어릴 땐 난, 이 궐이 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거든.
    조선에서 가장 높고 귀하고 좁은 우물이…내가 자란 이 궐이다.
    제가 낫네요. 조선에서 가장 낮고 하찮지만, 전 큰물에서만 놀았는데. ——홍라온
    라온아, 궐에서 보든 반촌에서 보든, 달은 그저 달이지 않느냐?
    내가 세자고 네가 무엇이든, 언제 어디에 있든, 우리의 마음만 같으면 된다.
    저 달처럼.
    홍라온
    저…나리를 보는 게 너무 함이 듭니다.
    저하를 자꾸 묻고 싶어지니까요.
    잊어야 하는데, 몰라야 하는데, 자꾸 알고 싶어집니다.
    잘 드시고, 잘 주무시는지, 아프신 덴 없는지…
    제게 이렇게 잘해 주시는 나리께 자꾸 이런 걸 묻고 싶어지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그러니 오지 마십시오, 제발.
    김윤성
    뭔가 알고 있다 해도, 어차피 공유할 수 없는 사이 아닙니까?
    저하와 저.
    하여 묻지 않는 것뿐입니다.
    난 아닌데.
    아무 소용없다 해도, 난 묻고 싶다.
    혹시 네가 아는 게 있는지…그게 뭐든. ——이영
    송구합니다, 저하. 도움 드리지 못해…
    모르면 모른다 할 것이고, 알아도 모른다 할 것이다…그리 들리는구나. ——이영
    예, 맞습니다. 그리할 것입니다.
    조하연
    부럽습니다, 저하가.
    저도 저하를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봐도 못 본 척, 무심히 지나칠 수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제15장 그 모든 진짜 같던 거짓말
    이영
    네 말만 들을 것이다.
    어떤 거짓말을 해도…믿을 것이다.
    내게 보여준 네 모든 것들이…진심이었느냐?
    어짜다 라온이를…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되었느냐, 내가.
    뭐라 하든…다 믿어 준다 하지 않았느냐?
    네 거짓말.
    알았으니 그만하거라.
    다시는…다시는 만나자 하지 않을 것이니.
    홍라온
    저하, 제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지 마십시오.
    저에 대한 어떤 소식을 들어도, 흔들리지 마십시오.
    저도 이제…그리할 것입니다.
    저하의 곁에 있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때이죠.
    저하의 명령 한 마디면…당장 끌려가야 할 처지가 아닙니까?
    내려 놓거라.
    ‘내 입으로…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야겠느냐? ——이영
    김윤성
    여인이든 사람이든, 심지어 자식일지라도. 필요할 땐 품고, 쓰임이 다 하면 내치고…
    그것이 우리 가문의 전통입니까?
    정녕, 소손도 그리 살면 되겠습니까?
    제16장 당신이 꿈꾸는 세상
    이영
    그리운 사람은 만나야지요.
    날이 흐려 달이 뜨지 않았다.
    내 홀로 그 어두운 길을 어찌 걸어가겠느냐?
    그러니…조금만 더 있다가 가마.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가 서로 다른 처지로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아무도 모르는…이 곳에 있는 지붕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마주보고 있자.
    라온아.
    내가 꿈꾸는 세상과 당신이 꿈꾸는 세상은 다른 것이 아니오.
    단, 현재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의 차이일 뿐.
    어쩌면, 피 흘리지 않고 찾을 수도 있지 않겠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맞추는 그 길을.
    홍라온
    만에 하나,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상선 어른, 온 백성이 다 아는 아버지를, 저만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아니…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저하께서 저 때문에 위험해지시는 일을, 절대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 말 말거라.
    너와 내가 알지도 못할 때에, 이미 꼬여 버린 운명이 아니냐? ——이영
    저하, 지금 이 순간부터, 소녀를 사랑하지 마십시오.
    그저…역적의 딸로만 기억해 주십시오.
    사랑하지 여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 끔찍한 고통을…
    저하께 남겨 드리고 싶지 않사옵니다.
    조하연
    그 팔지를 나눠 끼면, 헤어지더라도 돌고 돌아 결국에 다시 만나는, 인연이 된다지요?
    요즘 저잣거리 상인들은 그런 말을 참 잘도 지어냅니다.
    거짓인 걸 알면서도…그리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아는 거겠지? ——이영
    홍경래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오.
    백성에 의한 정치지.
    당신처럼 하늘이 내린 왕은, 스스로를 태양이라고 생각하겠지, 절대적으로 빛나는 존재.
    하지만, 백성이 내린 왕은 다르오.
    자신과 백성을 똑같이 여기지.
    사람이라오.
    사람이 사람이 되길 꿈꾼다, 참 우습지 않소?
    아, 그런 뜻이었소?
    당신들이 말하는 반역, 배반, 모반이!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 인정하지.
    또한, 나와 함께 대역의 죄를 도모한 공범들이! 이 자리에 있다.
    백성들에게는 과한 세금을 걷고, 그 열에 아홉을 빼돌려, 자기들만의 뱃속을 채운 세도가들!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선동하여 사지로 불러모은 나, 홍경래!
    끝까지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버티던 그들의 희망을, 그 생명을…폭약과 함께 날려버린 왕!
    저들을 나와 같이 참형에 처해주시오.
    그렇게라도 수천의 백성들이 흘린 피에 보답하는 것이오!
    제17장 시작을 위한 끝
    이영
    거두지 마라.
    그 칼을 거두는 순간…나는 너를 잊는다.
    그 칼 거두지 마!
    명이다.
    병연아, 잊지 마라.
    만약 내가…세상에서 딱 사람만 믿어야 된다면…
    지금도 변함없이…그건 너다.
    김병연
    무례를…용서하십시오, 저하.
    백운회가 바라는 세상이…저하께서 꿈꾸는 조선과,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저하와 백성 사이의 그 벽 넘어…
    저하께서 만들어 갈 나라…꼭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 순간은 오직…벗일 수 있기를…
    김윤성
    철모르는 어릴 땐, 저하께 많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기세등등한 세도가라 해도, 결국 신하인 것은 만찬가지 아닙니까?
    알고 있다.
    하여, 난 늘 동무가 고팠던 거 아니겠느냐?
    아무리 친한 척 한다 한들, 너희에겐… ——이영
    결국엔 고개 숙여야 하는 세자 저하시니까요.
    그래서 우린,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었던 건가?
    너, 병연이, 그리고 나…
    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이영
    할아버지로부터, 김씨 가문의 적장자 자리로부터…
    늘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믿는다.
    나 역시 버릴 수 있다면…버리고 싶었던 적 많았으니까. ——이영
    혹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미안하단 생각을 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저하도, 저도.
    서로 모르고 시작한 일이 아니니까요.
    김헌(영상)
    폐위되는 것이 꼭 불해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폐위된 후, 매사냥이나 즐기면서 장수한 대군들도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어좌를 차지하는 것보다…그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몹시 끌리긴 하나, 딱 하나…
    내 발걸음을 잡는 게 있소.
    바로…영상입니다.
    영상을 조정에 남겨 두고는, 도저히 내 발길이 떨어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이영
    장내관
    저하, 기침하셨사옵니까?
    저하~ 기침, 하셨사옵니까?
    저하~ 기침하신 것이옵니까?
    저, 저하…
    기침하실 수가 없으시겠지요, 아니 계시니까.
    뭐 서강도 아니 가실 테고…
    괜찮습니다.
    불호령이 떨어지면 뭐, 제가 다~ 받으면 되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불호령 받으러 가자.
    제18장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
    눈을 떴는데…네가 아닐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붙잡았는데…네가 아닐까 봐 한참을 망설였다.
    오래오래 모른척해 줄 테니, 내 곁에 있어라.
    내가 다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죽을 땐 죽더라도, 한번 실컷 울어는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아이도.
    추국장의 죄인도 살려 달라 억울하다 할 말이 많은데, 이 아인 할 줄 아는 게…우는 것뿐이지 않습니까?
    죽기 전에 제대로 한번, 울게는 해 줘야지요?
    끔찍하게 저를 버리려는…어미 앞에서.
    네가 누구더냐?
    전하께서 만들어 가실 나라의…그 첫번째 백성 말입니까?
    어쩌다 내관의 모습으로 전하께 간 첫번째 정인?
    허면, 제가 누굽니까? ——홍라온
    넌, 내 세상을 가득 채운…라온이니라.
    홍라온
    저하, 저화와 헤어지던 날을 꿈을 꾸웠습니다.
    행복한 꿈이겠죠?
    그렇게라도 저하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나으리는 항상 저를 웃게 해주셨는데…이리 아프게만 해 드려서 송구합니다.
    좀 봐 주십시오, 전하.
    그 표지에 따라 판매량이 확확 바뀌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내 톡톡히 값을 받아 낼 것이다. ——이영
    여기서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어?
    서책 한권당 한푼.
    함부로 쓰일 미모가 아니지 않느냐? ——이영
    김병연
    홀로 빛나는 태양이 아닌…백성들 사이에 있을 때 비로소 빛나는 달빛과도 같은 군주…
    전하께선 그런 분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하를 위해, 구름으로 남겠다, 이 말인가? ——홍경래
    김윤성
    울지 마십시오.
    여인을 울리는 시시한 사내로 남고 싶지 않습니다.
    슬퍼하지도 마십시오.
    늘…그리고 싶었던 그림입니다, 당신은.
    그리는 순간…행복했으면 그만입니다.
    그러니…당신은 부디, 행복하십시오.
    정약용(다산 선생)
    전하, 어찌 어좌를 놔 두시고?
    앞으로 계속 이리할 것이오.
    백성들과 과인 사이의 높고 낮음, 그대들과의 거리,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한 단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알아 주길 바라네. ——이영
    중전 김씨
    그저 대군을 낳고 싶었습니다.
    아니 낳은 척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아버님께.
    아무리 성이 안 차도 전 아버님 핏줄입니다.
    단 한번도 없었습니까?
    제가…자식으로서 눈에 밟혔던 적이?
    중전의 자리를 지키고자 지 새끼까지 없애는 애미로서는 할 말이 아니지요? ——김헌(영상)
    예, 말씀을 들으니…핏줄이 맞긴 하네요.
    걸림돌이 되면, 그 누구든 버리고, 죽일 수 있는…아주 쏙 빼닮았지요?
    중전 윤씨(영모)
    이 어미가 목숨으로 지키고자 한 세자의 자리는 내 아들의 권력이 아니라, 조선의 희망이었음을 잊지 말아 주세요.
    어린 김윤성
    제가 곤룡포를 입는다하여 세자가 됩니까?
    아니, 옷을 바꿔 입는다하여 그리 될 순 없겠지.
    하지만,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느냐? ——어린 이영
    제 옷을 입으셨을 땐, 어떤 마음이 드셨습니까?
    응…윤성이 네 옷도, 내 곤룡포 만큼이나, 무겁더구나. ——어린 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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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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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1
  • 잠은 다 잤나봐요소유 (SOYOU)&유승우
  • 마음을 삼킨다산들
  • 구르미 그린 달빛거미
  • 안갯길
  • 다정하게, 안녕히성시경
  • 녹는다케이윌
  • 별처럼 빛나는 사랑에디킴(Eddy Kim)
  • 그리워 그리워서 (라온 Ver.)베이지(Beige)
  • Love Is Over백지영
  • 깍지이적
  • 내 사람박보검
  • 그리워 그리워서 (이영 Ver.)황치열
  • 그리워 그리워서 (Humming Ver.)베이지(Beige)
    CD 2
  • 달빛이 흐른다두번째달
  • 별후광음(別後光陰)두번째달
  • 내 손을 잡아요두번째달
  • 영의 왈츠Various Artists
  • 불허한다Various Artists
  • 그대와 내가 내리는 달빛 아래서 눈물을 흘릴 때Various Artists
  • 라온의 노래Various Artists
  • 월광Various Artists
  • 바라만 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Various Artists
  • 저 구름 너머에 있는Various Artists
  • 내 사람입니다Various Artists
  • 아버지가 되어주십시오Various Artists
  • 동무, 그리고 지금 우린…Various Artists
  • 민란Various Artists
  • 연등축제에서 우리 두 사람Various Artists
  • 운명의 빛Various Artists
앞 내용 출처[2]

참고 문헌

구르미 그린 달빛 –
N/A[2023년?월?일 접속]
구르미 그린 달빛 OST Special
Bugs![2023년7월7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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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
드라마를 보면서 명대사를 메모하는 게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