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 주연
-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 장르
- 사극, 로맨스
- 시청 등급
- 15세
- 연출
- 김성윤, 백상훈
- 극본
- 김민정, 임예진
- 촬영 장소
- 한국
- 제작사
- KBS 미디어,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 방송 국가
- 한국
- 방송 언어
- 한국어
- 방송 채널
- KBS 2TV
- 방송 시간
- 월/화요일 밤 10:00
- 방송 기간
- 2016년8월22일 – 2016년10월18일
- 방송 분량
- 70분
- 방송 횟수
- 18부작
줄거리
조선의 희망, 백성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세자.
궁중 최고 날라리로 알려져 똥궁전의 주인, 이영.
그리고 이름과 정체를 감춰 먹고살던 연애 전문가.
어쩌다 궐까지 팔려 버려 내시가 된 여인, 홍라온.
예측불가한 심쿵 궁궐 로맨스가 펼쳐진다![1]
명대사
- 이영
- 제필종사라기에 스승님 말씀을 들었을 뿐인데…어째 매듭만 더 꼬인 느낌입니다.
- 아니, 어? 아, 참, 제자를 가르쳐야지, 어?
- 가르치는 척을 해선 안되는 것인데?
- 누구냐? 이런 돼 먹지 못한 거짓말로 내 누이를 홀리는 놈이?
- ‘이 봄이 가기 전에 만나고 싶습니다.’
- ‘목멱산 기슭, 그때 그 나무 아래에서 기다려도 되…’
- 되겠니? 안 되겠니?
- 아니되옵니다. ——월희
- 그럼, 명은이에게 뭐라 전해야겠느냐?
- 절대로 나가시면 아니된다고. ——월희
- 나가고 싶을 텐데.
- 세자 저하께서 근심이 크시다고? ——월희
- 나를 원망할 게다.
- 아무런 답신도 받지 못했노라고? ——월희
- 그게 좋겠구나, 그만 가 보거라.
- 심한 욕설을 들으면서 웃는 연유가 무엇이냐?
- 농이십니까? ——홍라온
- 질문이다.
- 아유, 참, 답답하셔라.
- 저게 무슨 욕입니까?
- 할머니 생각나게 하는 정이고 그 사람 사는 냄새고 다 그런 거지. ——홍라온
- 홍라온
- 늘 주위를 맴돌던 사내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궁굼해하지 않은 여인은 없죠.
- 갈 데가 어디 있다고 자꾸 떠나래?! 어?
- 난리통에 주어다 길렀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 책임은 못 지고 짐만 되니까 하는 소리 아니여?! ——꼭두쇠
- 아까 다 들었습니다. 나오면 저 후회하게 만드신다고.
- 농이었다, 농!
- 야! 너, 내가 감히 누군인 줄 알고 이딴 짓을…!
- 다시 만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이영
- 예, 내 선생과 다시 만나면 시키는 건 뭐든 하리다!
- 댁네 개라도 되라면, 제가 되겠습니다!
- 장내관
- 저하, 기침하셨사옵니까?
- 저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상황이 너무 급박하여 더이상 아뢸 수가 없음을 통촉하여 주시 옵소서…
-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 가! 가! 가! 가! 가!
- 너무하긴 했소.
- 그 웃전 앞에서 냄새 풍길까 봐, 파 마늘도 안 들어간 이 밍밍한 반찬에데가, 쓰디쓴 정향까지 씹어 가면서 뫼시는데…
- 정말 섭하오.
- 이영
- 반갑다, 멍멍아.
- 그렇게 슬금슬금 가봐야 여긴 똥구덩이도, 뱀이도 없단 말이다.
- 강아지 때리고 그러면 못 쓴다.
- 살살 달래면서 데리고 놀아 줘야지.
- 홍라온
- 그땐 고생 많으셨죠? 제가 발 빠른 자를 구해서 보내 드렸사온데…
- 그랬느냐? 발은 빠른데 눈이 어둡고 귀가 먹었는지, 근처에 와서도 목이 쉬도록 고함을 치고서야 겨우 구덩일 찾더구나. ——이영
- 보아하니, 마음 상한 일이 있었나 본데…
- 그럴 때 배까지 고프면 더 처량하고 서럽지 않습니까?
- 배고픈 적은 없었는지 몰라도 마음이 고픈 적은 많았던 같은데요?
- 배고픈 자를 위로하는 것은 아주 쉽죠?
- 헌데, 마음이 고픈 사람은 위로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 그들은 곧잘 괜찮은 척 거짓말을 하거든요.
- 마음이 부자인 자한테 정을 쪼끔만 나눠 받아 보시겠습니까?
- 혹시, 그 세자 저하 별명이…뭔지 아시오?
- 뭔데? 꽃, 꽃세자? ——이영
- 똥궁전. ——김병연
- 역시, 거 모르는 사람이 없다더니…그럼 다른 거는?
- 반인반수. ——김병연
- 맞습니다. 그 세자 안에 인간과 짐승의 피가 그 반반씩 흐르고 있다 하여…
- 아~ 그리고 또 그 짖을 때 안 짖을 때 사리분별을 못한다 하여, 미친 개…
- 아 근데, 진짜 그렇게 성질이 포악하고 못돼 처먹었습니까?
- 성내관
- 내가 여기 그냥 앉아 있는 것 같아 보여도 보여, 다 보여.
- 쓸데없는 짓 하다가 걸리면 아주 그냥…
- 박성열
- 자내 지금 혹시…이 궁이 싫은 게요?
- 궁 싫어? 그래서 궁시렁궁시렁…어우, 나 이 궁 싫엉.
- 궁시렁궁시렁…
- 허튼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목숨 부지하기 힘들지.
- 그러나, 웃전의 사랑은 다 내관 하기 나름 아니겠소?
- 여기가 똥궁전 안이겠소, 밖이겠소?
- 바, 밖… ——홍라온&도기
제1장
달빛 인연
제2장
너에게로 통(通)하는 길
- 이영
- 이상해.
- 가만 보면, 너는 꼭 네가 돋보이는 쪽으로 훈련을 구성하는 버릇이 있어.
- 갓병연.
- 어차피 곧 알게 될 테니까.
- 그리되면 난 많은 신하들 그 중 하나를 더 얻게 되겠지.
- 그 녀석이 저런 얼굴로 나를 보면, 꽤 섭섭할 거 같거든.
- 내 일전에 이미, 그 녀석에게 해답을 들었다.
- 닭다리.
- 태어나 보니 이곳이 집인 사람은…무슨 자격이 있어 궐에 살았겠느냐?
- 세자가 되는 건 선택할 수 없었죠.
- 하지만, 어떤 세자가 되는냐는 제 마음 아니겠습니까, 전하?
- 실와 같은 기대마저 싹둑 잘라 버렸구나…네가.
-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아무것도 못 하시는 겁니다.
- 아니, 안 하시는 겁니까?!
- 그때,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그러셨죠?
-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이 자리에서 제게…!
- 기다리라고만 하셨죠?
- 나서 봐도 달라질 것이 없어다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 해도!
- 이렇게 숨을 떨고만 계실 게 아니라, 뭐라도 하셨어야 했습니다!
- 이 나라 조선의…왕이시니까요.
- 전하의 짐을 제가 나누어 지겠습니다.
- 내일 조일 때 제게 대리청정을 명하십시오.
- 대신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 제기 약해지고, 두려워질 때, 기댈 수 있는…아버지요.
- 홍라온
- 통이요? 통?
- 불통이 아니라, 통?
- 아니, 아니, 왜요?
- 아니, 제, 제가 이 빈 답지를 냈는데…왜 통입니까, 왜?
- 또 물지도 모르니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 지금 기분이 몹시 안 좋아 위험합니다.
- 나는 한번도 내 집이라는 거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러고 보니, 내 집이라는 말 해 본 적도 없네.
- 진짜 끈질긴 풀이죠?
- 이리야 살아남으니 그렀습니다.
- 햇빛 한 줄 물 한 모금 해도 쑥쑥 잘 자라야 살 수 있거든요, 얘네는.
- 제가 벗으로서 걱정되어 드리는 말이니, 거 좀 새겨 들으십시오.
- 벗이라? 아니, 너와 내가 어느새 벗이 되었느냐? ——이영
- 뭐, 벗이 아니면 우리가 무슨 사이입니까?
- 주인과 멍멍이. ——이영
- 저 홍…홍삼놈이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거든요.
- 삼놈이가 멀쩡한 이름이냐? ——이영
- 김병연
- 누군들 궁이 좋은 곳이겠냐?
- 궁에 있는 누군가가 좋아지면…비로소 살만한 곳이 되는 거고.
- 왕
- 나는! 나는 아무것도 못 해!
- 아무것도 해서는 안돼!
- 그래야 다치지 않는다…네가.
- 못난 내가, 내 사람을 잃지 않는 방법은…그것 뿐이다.
- 아무것도 하지…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 이영
- 너, 내 이름 뭐냐고 물었었지?
- 이영이다, 내 이름.
- 둘이 있을 땐 변함없이, 나를 벗으로 대해도 좋다.
- 아니, 그리하라. 알겠느냐?
- 나갈 채비를 하거라. 내 큰 마음먹고 궐 밖 구경을 시켜줄 터이니.
- 참말입니까?!
- 어쩜 이리…장내관님이 하신 말씀 그대로일까요?
- 절대 안 됩니다.
- 감언이설에 속아 따라 나가거나, 저하를 놓쳤다간 아주 그냥 혼쭐이 날 거다!
- 신신당부하였습니다. ——홍라온
- 하긴, 궐밖에 나서는 순간, 나만한 불청객이 또 있겠느냐?
- 누군지 모르겠지만 함께 있는 연인에게 전하거라.
- 자리를 피해줄 터이니, 그리 도깨비를 본듯 놀랄것 까진 없다고 말이다.
- 춤과 노래로 무릎 꿇릴 수 있다면, 굳이 칼까지 뽑을 필요…없겠죠.
- 홍라온
- 저하, 죽여 주시옵소서.
- 진심이냐? ——이영
- 예? 아, 아니요. 살려 주십시오, 저하.
- 죽이느냐 살리느냐? 선택지가 고작 그 두개 뿐이겠느냐?
- 명색이…벗인데. ——이영
- 진짜 어이없어.
- 뭣이? 어이가 없어?
- 홍내관, 당장 어이를 들라 하라!
- 지금 농하실 때입니까? ——박성열
- 김병연
- 그만해라, 기둥 상한다.
- 이 기둥만도 못한 것이…감이 세자 저하께 그런 건방을 떨었으니… ——홍라온
- 중전 윤씨(영모)
- 중전은, 세자는…왜 늘 그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까?
- 우리가 맨발로 비 좀 맞으면 국법에 어긋난다고, 누가 그래요?
제3장
後(후)我(아)有(유)
너의 뒤에 내가 있다
너의 뒤에 내가 있다
제4장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이영
- 이렇게 불덩이 같은 몸으로 놀러 갈 생각이나 하고 있고.
- 이깟 고뿔쯤 끄떡없으니, 제가 놀건 말건, 아무 걱정 하지 마십시오. ——홍라온
- 걱정? 누가?
- 아니, 너 오늘 자현당에 콕 처박혀서 꼼짝도 하지 마.
- 내게 고뿔을 옮겼다간 국벅으로 엄히 다스릴 테니!
- 꼭꼭 씹어 먹거라.
- 너의 김형보다 효과가 열곱절은 좋을 테니.
- 그래. 네 소원 이루어 달라는 게 내 소원이다.
-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거 잘 아는데…
- 왜 자꾸 네게서 다른 사람이 보이는지 모르겠다.
- 불허한다.
- 내 사람이다.
- 홍라온
- 엄마와 헤어지던 날 꿈을 꾸웠습니다.
- 슬픈 꿈을 꿈꿨구나. ——이영
- 행복한 꿈입니다.
- 그렇게라도 엄마를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 제 소원과 저하의 소원 둘 중에 하나만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저하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 김윤성
- 홍내관은 내게 비밀이 들켰다…그리 생각하시지요?
- 내가 홍내관의 비밀을 나눠 가졌다…그리 생각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 하여 든든하다…그리 믿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 저 때문에 마음 졸이지 마십시오.
- 절 피하지도 마시고요.
- 장내관
- 아니, 근데…요즘 우리 똥궁전 왜 그래?
- 아니, 무슨 세자가 소환한테 휴가까지 챙기고…
- 어우, 멋있어.
- 이영
- 기방나들이는 즐거웠느냐?
- 그래, 내 잠시 잊었던 거 같구나…네가 사내라는 걸.
- 아니, 내관도 아름다운 여인을 품에 안고 싶어하는 사내라는 걸 말이다.
- 지난 밤 내 말은 신경쓰지 말거라.
- 더 이상…너를 다른 이로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네가 그런 걸 왜 생각해?
- 네가 뭐라고 도대체!
- 대체 왜 이렇게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이냐?
- 하나만 약조하거라.
-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참지 않겠다고.
- 그게 나를 위한 거라면 더더욱.
- 지금도 그렇다, 너를 보면 화가 나.
- 헌데 안되겠다.
- 보이지 않으니, 더 화가나 미칠 거 같았거든.
- 그러니…내 곁에 있어라.
- 홍라온
- 고작 내관 하나 때문에 세자저하의 권력을 남용하시면 됩니까?
- 남용해도 된다.
- 왕세자쯤 되면. ——이영
- 저하, 저 때문에 아직도…화나셨습니까?
- 너 때문이 아니다.
- 너를 보면 화가나 견딜 수가 없는…나 때문이다. ——이영
- 제가…가겠습니다.
- 나와의 약조를 잊은 것이냐? ——이영
- 제게 참지 말라 하셨죠? 저하를 위해선 더더욱.
- 하여, 참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저하께선 참으셔야 합니다…제가 아닌 백성을 위해.
- 이 나라의 세자시니까요.
- 이대로 끌려가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 나도 두려웠다…늦을까 봐. ——이영
- 김병연
- 저 혼자 합니다. 물러나 계십시오.
- 그런 말은 칼 뽑기 전에 했어야지. ——이영
제5장
소원을 말해봐
제6장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말하고 싶어질 때
- 이영
- 두지럽지 않느냐?
- 마음을 안다 한들, 달라질 게 없는데.
- 하늘에 닿을 거라 생각하고 손을 뻗는 게 아닙니다.
- 소용없다는 거 아는데…자꾸 좋아지는 걸 어쩝니까?
- 달라지는 거 하나 없어도, 내 마음을 좀 알아 줬으면 좋겠는데. ——홍라온
- 제 마음 편하자고 떠날 사람에게 고백이라…
- 참 이기적인구나.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게 고백하면 아니 됩니까?
- 잘 보내 주는 것도 연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이지요.
- 사랑 받았던 기억이…평생을 사는 힘이 될지…누가 압니까?
- 저하께선 그런 마음 절대 이해 못 하시겠지만요. ——홍라온
- 너는 내 사람이다.
- 너와 나 사이에 거리를 누가 제맘대로 정할 수 있단 말이냐?
- 내가 거짓말을 하였다.
- 내 곁에 있으라는 말은 내관의 자리를 듯한 것이 아니야.
- 그럼 난…왜 너에게 그런 얘기를 했을까?
- 이 말도 안되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매일 밤…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해답을 찾았다.
- 난 세자이기 전엔 한 사람이고, 한 사내다.
- 내가, 너를 연모하고 있다는 거…
- 그게 내 답이야.
- 내 마음을 틀렸다 말 하지 말거라.
- 네가 그러지 않았느냐?
- 제멋대로 가 버린 마음을…어찌 맞다 틸리다 할수 있겠고냐.
- 예, 하지만…
- 사랑에도 착한 사랑이 있고 못된 사랑이 있는 법인데.
- 이건 누가 봐도…누구한테도 응원받지 못할…
- 아니, 절대 절대 해서는 안될… ——홍라온
- 그래, 알아.
- 헌데, 내가 한번 해보려 한다…
- 그 못된 사랑.
- 홍라온
- 김형, 저 말입니다.
- 궐이 더 좋아질 거 같아, 걱정입니다.
- 잡념을 털어 버리는 데는 이 바늘질 만한 게 없는데, 좀 도와 주실…
- 김윤성
- 기다리겠습니다.
- 홍내관이 진짜 원하는 걸…알게 될 때까지.
- 조하연
- 괜찮으시다면 서책은 두고 저와 잠시 걷지 않으시겠습니까, 저하?
- ‘아니 될 듯하오, 특별한 이유는 없소’?
- 어우, 기분 나빠!
- 아니, 그러면서 웃긴 왜 웃어?
- 설레게.
- 이영
- 누구도 알지 못하게 덮어두려 했던 마음이다.
- 너를 곁에 두기 위해, 결코 드러내선 안된다 생각했기에…
- 너의 말에 용기를 내보려한다.
- 내가 위험해질 수도…너를 잃을 수도 있는 이 고백…
- 알게 해줘 고맙구나.
- 사람의 진심이 기적을 만든다는 걸.
- 무겁다. 이리 내거라.
- 안됩니다. 제 일입니다, 저하.
- 지켜보는 눈이 많습니다. ——홍라온
- 허면, 햇빛 좀 맞아도 괜찮으니, 그냥 치워라.
- 이 작은 손이 어찌 이리 거칠단 말이냐?
- 사내 손이 다 그렇지요, 뭐. ——홍라온
- 그래, 너의 눈도, 코도, 입술도, 영락없이 늠름한 사내로구나.
- 내 너의 그런 강인함에…반했느니라.
- 한번 뱉은 말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
- 책임을 지는 것이지.
- 너라면 어찌하겠느냐?
- 마주하기 힘든 상대가 생겼을 때, 너라면 어찌하겠냐고.
- 싸워야 할 상대라면, 힘껏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 그러고도 안된다면, 흐름에 순응해야 겠죠. ——홍라온
- 맞구나, 특효약.
- 아직 드시지도 않아 놓고선… ——홍라온
- 너 말이다.
- 세상에서, 내가 딱 하 사람을 믿어야 한다면…
- 그거 너다, 알고 있지?
- 있다 하지 않았느냐, 지금 연모하고 있는 여인.
- 바로 내 앞에.
- 이젠…세상에사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 그리해도 되겠느냐?
- 홍라온
- 저…나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 참 이상하죠?
- 아무리 생각해도, 같은 마음입니다.
- 여기…조금만 더 있고 싶습니다.
- 저를 다 안다 생각하지 마십시오.
- 다 안다 말한 적 없다.
- 좀 쉬라 했지. ——이영
- 저하, 저한테 너무 잘해 주지 마십시오.
- 자꾸만 기대고 싶어져서, 안되겠습니다.
- 아무리 동궁전 내관이지만, 제 마음까지 저하 건 아니지 않습니까?
- 김병연
- 무슨 일이 있었냐?
- 김형,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 ——홍라온
- 내가?
- 아니, 그 아무 일 없었던 사람한테 무슨 일 있냐는 거…
- 그, 그건 좀 실래죠. ——홍라온
제7장
고백
제8장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이영
- 이젠…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 바람도 막아 주고, 햇빛도 가려 주며, 너를 아껴 줄 것이다.
- 그리해도 되겠느냐?
- 길을 열었으면 길 끝에 난 문도 열어야지요.
- 어차피 합격자가 내정된 시험을 어찌 기회라 할 수 있겠습니까?
- 모르겠느냐?
- 내관이 아닌 네 모습 그대로…한 걸음 다가와 주길 바란다는 것을.
- 그러면 저하야 말로 정녕 모르십니까?
- 비천한 제가, 사내 행세로 궁중의 법도마저 어지럽힌 제가…
- 내관이 아닌 무엇으로…제하의 곁에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홍라온
- 내가 없는 시각, 내가 없는 곳으로만 잘도 피해 다니는구나.
-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너이니, 숨자고 들면…이겨낼 방도가 없다.
- 저하를 지켜보는 눈, 저하께 향해진 귀가 하도 많아…
- 저와 함께 계시면, 한 시도 편할 날이 없으실 것입니다. ——홍라온
- 허면, 너와 함께 있지 않는 나는…편할 거 같으냐?
- 정말 네가 원하는 게, 그것이냐?
- 예. ——홍라온
- 네게 해줄 수 있고, 또 해주고 싶은 것들이 수백, 수천 가지인데…
- 고작 내게 바라는 것이 그것이란 말이냐?
- 숨고 도망가서 나를 안 보고 살겠다는 것이,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한 네 바람이냐 말이다!
- 그러하옵니다. ——홍라온
- 후회했다.
- 끝까지 모른척 할것을.
- 틈만 보이면 도망갈 궁리부터 한다는 걸 내 미리 알았다면…
- 그랬다면, 내관이냐 여인이냐를 두고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 그저 너를 조금 더…오래…곁에 두는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 너를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해…미안하구나.
- 헌데 말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 줄 수는 없겠느냐?
- 다른 곳이 아니라, 여기…
- 내 옆에서.
- 영상께 약조 드리지요.
- 앞으로도 쭉 원리원칙 입각해, 어떠한 부정도 편법 용납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인재를 가려 뽑을 것을요.
- 내가 너를 좋아한다.
- 아니…연모한다.
- 그러니 제발…떠나지 말고…내 곁에 있어라.
- 여인인 너를 뭐라 부르면 좋겠느냐?
- 홍…라온입니다, 저하. ——홍라온
- 홍라온
- 저는 저하를 보피려 하는 내관이니,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 허나, 사내가 정인에게 할 짓은 아니지. ——이영
- 뭔지 모르지만, 전 아기씨 마음 조금 알 것 같아요.
- 왜냐면, 저도 아직 갇혀 있으니까요.
- 억지로 숨어 있는데, 누가 문 열까 봐…들킬까 봐…
- 두려움에 떨면서요.
- 우리는 언제쯤…우리 손으로,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요?
- 저하, 내관으로 저하의 곁에 있을 땐…제가, 열에 하나쯤은 쓸모있는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 헌데, 지금은 아닙니다.
- 혹 저 때문에 곤경에 처하시지 않을까, 해를 입으시지 않을까…
- 마음 졸이느라, 한 걸음 다가오기가 두렵습니다.
- 왕
- 상선, 내가 이리 무능한 왕이 된 까닭이 뭔지 안가?
- 사람이 없기 때문이네, 나의 사람이.
- 아니, 이 궁 어디에도 진정한 나의 사람은 없네.
- 육조의 판서도 용호행의 별장도, 삼사의 간관들까지…죄다 영상의 사람들이 아닌가?
- 세자를 나처럼 만들 순 없네.
- 아니, 만들어야 하네, 온전한 세자의 사람을.
- 김헌(영상)
- 그래, 처음엔 누구나 정다운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하지.
- 허나, 옳은 일만이 백성을 잘 살게 하는 것은 아니야.
- 솔직히, 동의하지 못 하겠습니다.
- 우리 가문이 세를 넓히는 것이, 백성들의 행복에 무슨 도움이 되단 말씀이십니까? ——김윤성
- 정치란 백성과 동무가 되는 일이 아니야.
- 힘이 있는 자가 통치를 하고, 백성을 인도하는 일이야.
- 장내관
- 저하, 이, 이게 뭐하는 것이옵니까?
-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뜻이다. ——이영
- 아, 예, 저하.
- 이영
- 연애 전문가로서 말해 보거라, 왕세자와의 사랑은 모든 여인들이 꿈꾸는 바가 아니겠느냐?
- 소자 세 확장을 위한 도구로 평생의 반려자를 맞고 싶진 않습니다.
- 저는 저의 방식으로, 제 사람들을 모을 것입니다.
- 그러니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 걱정 말거라.
- 나고 자란 이 궐에서,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쯤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알고 있으니.
- 왜 모르는 척 하였느냐?
- 아니…왜 괜찮은 척하는 것이냐?
- 저하,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 노력해도 방법이 없는 것을…
- 그럼 계속 울고만 계실 겁니까? ——홍라온
- 왜? 이렇게 아무일 없는 척 웃다가…
- 물거품처럼 사라질 작정이었느냐?
- 너를 여인으로 내 곁에 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 네가 해 준 이야기 마음에 안 들어.
- 내가 그 이야기 바꿀 것이다.
- 그 두 사람, 아주 오래오래…잘 먹고 잘 살았다더구나.
- 우리처럼.
- 홍라온
- 헌데, 계속 그리 부르실 겁니까?
- 라온이를 라온이라 부르겠다는데, 왜? ——이영
- 누가 들으면 어쩝니까?
- 둘이 있을 때만 부르마, 라온아.
- 그동안 부르지 못한 것까지 아낌없이 부를 것이다. ——이영
- 참말 장원이십니까?
- 그래, 참말이네, 그 나 역시도 믿을 수가 없네.
- 그 장원 급체도 아니고, 그 장원급제라니. ——정덕호
- 저하, 자현당에 다 와가니, 이제 그만 내려 주십시오.
- 아니다, 동궁전까지 다시 가자. ——이영
- 예? 저하, 그럼 동궁전 앞에서 꼭 내려 주시는 겁니다.
- 아니, 자현당까지 다시 올 것이다. ——이영
- 김윤성
- 모른 척하고 싶었는데…
- 홍내관 얼굴이 너무 티가 나, 어쩔 수가 없네요.
- 그럼 저는, 바쁜 티 좀 내겠습니다.
- 마음껏 슬퍼하십시오.
- 울 만큼 울고 아플 만큼 아프고 나서…
- 제게 오시면 됩니다.
- 김헌(영상)
- 불안은 원래 가장 약한 곳을 찾아 스며들게 되어 있습니다.
- 약한 내가, 대리청정을 하여 불안이 찾아 왔다? ——이영
- 변화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실상은 혼란만 야기시키고 계시니까요.
- 어려울 때일수록 노련하고 경험 많은 신하의 도움이 필요할 겁니다.
- 그냥 못 이기시는 척하고 소신의 나무 밑으로 피신하신 게 어떻겠습니까?
- 글쎄, 그늘 아래 있다고 발아래가 진창인 걸 못 봤어야 되겠습니까? ——이영
- 정덕호
- 저하, 소신 앞으로 나라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진충갈력하며, 백골이 진토 되어, 그 넋이라도!
- 그렇게까지 안해도 된다. ——이영
제9장
마음의 빗장이 열리는 순간
제10장
동화처럼
- 이영
- 듣기 싫소!
- 열살 아이가 글보다 세작 노릇을 배운 것이 사실이라면, 엄중 문책 받아야할 사람은, 나와 그대들이다.
- 그 아이를 당장 풀어 두시오!
- 라온아, 눈에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 건지…
- 옳다고 생각한 것이 틀렸으면 어쩌나?
- 모든 게 어려울 땐 어떻게 해야겠느냐?
- 저하, 우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마음이 슬프면 모든 일이 의심스럽다’하였습니다. ——홍라온
- ‘마음이 슬프면 모든 일이 의심스럽다’…
- 허면, 네가 필요하구나.
- 즐거움으로 내 의심 좀 거둬다오.
- 벌써 동궁전까지 자현당을 몇 번째 왔다갔다 하는 건지, 나와 헤어지기가 그리도 싫으냐?
- 내가 너를 위해 그런 나라를 만들 때까지…기다려 줄 수 있겠느냐?
- 내가 만든 새로운 조선에…네가, 내 첫 번째 사람이다.
- 만약에 말이다.
-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아니된다…
- 약조할 수 있겠느냐?
- 홍라온
- 재미 있으십니까?
- 내 마음이다. ——이영
- 이게 저하의 마음이라고요?
- 오래전부터 내 너를…점을 찍어 두었느니라, 그렇게. ——이영
- 요즘 제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아십니까?
- 저하께서 ‘라온아’하고 불러 주실 때입니다.
- 나와 같구나.
- 나도 그때가 제일 행복하다.
- 이름을 부르면, 네가 내 눈앞에 와 있지 않느냐? ——이영
- 헌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 더는 욕심내지 않을 것입니다.
- 나는, 더 욕심낼 것이다.
- 좋아하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이영
- 중전 윤씨(영모)
- 난 세자가 눈이 밝은 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너무 높은 자리에 있다 보면, 낮은 자리의 사람이 보이지 않기 마련이지요?
- 귀가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앞에서 큰 소리 치는 사람의 말만 들으면 안되니까요.
- 한 명 한 명이 세자의 단 하나뿐인 백성인 것처럼 지켜주세요.
- 꼭 그런 왕이 되겠다고, 이 어미와 약조해 주겠습니까?
- 이영
-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 허나, 나 없이도 궐 밖에서 잘 지낼 것처럼 말하니…괜히 서운하구나.
- 걱정 마십시오, 저하.
- 제가 저하의 허락 없이 어디 가겠습니까? ——홍라온
- 눈을 감아도 내가 보이는 것이냐?
- 잠에서도 그리 웃는 걸 보니.
- 고작 그런 말에 흔들릴 마음이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 무엄하다.
- 내 허락 없이 네 행복을 빼앗아 갈 자는 없느니라.
- 그러니 울지 마라.
- 이 손…절대 놓지 않을 테니.
- 홍라온
- 저하, 여기서 잠시 기다리십시오. 지우산이라도 챙겨 오겠습니다.
- 그리하라…라고 할 사람이더냐? 내가? ——이영
- 궐에서 왕세자가 뛰는 일은 없지요?
- 없다, 절대.
- 예, 알고 있습니다.
- 헌데 뭐, 왕세자가 내시를 좋아하는 일은 있었겠느냐?
- 다 어쩌다 보니 그리 된게지. ——이영
- 무섭습니다…너무 좋아서요.
- 다른 이에게 갈 행복까지 제게 온 것이면 어쩝니까?
- 하여, 곧 도로 빼앗아 가 버리면 어쩝니까?
- 저하, 너무 좋아서 무섭다고 했던 말…기억하시지요?
- 저하께서 쓰러지실 때…너무 두려웠습니다.
- 결국, 이 행복을…도로 빼앗아 가 버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 제 손 절대 놓지 마십시오…저도, 절대 놓지 않을 테니.
- 정약용(다산 선생)
- 만약 그 아이가 어미를 만나는 것이 저하께 큰 위험이 된다면 어찌 하시겠습니까?
- 그냥 모른 채 덮어 두시면, 저하와 라온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 그 위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 하나 때문에 천륜을 막아고 싶진 않습니다. ——이영
제11장
약조(約條)
제12장
마음은 그대로 운명이 된다
- 이영
- 그리 나를 독차지하고 싶어하면, 허락하마.
- 부탁 같은 거 하지 말거라.
- 무엇이든, 따라 줄 것이니.
- 언젠가부터 너를 오르지 널만 볼 수가 없게 되었다.
- 헌데, 내게 향해진 검을 맨손으로 받아 내는 너를 보고, 미안했다.
- 나만 너를 두고 너무 많은 생각을 했던 거 아인지…
- 난 아무런 마음도 줄 수가 없는데.
- 다른 정인을 품고 있는 사내에게 애정을 구걸할 만큼 한심한 여자 아닙니다, 저도. ——조하연
- 허면, 이런 냉대를 감수하고라도 세자빈이 되어야 할 까닭이 뭐요?
- 제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지요. ——조하연
- 가문이 흥할지는 모르나, 그대는 한없이 왜로울 거요.
- 상관없습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거래일 뿐이니까요. ——조하연
- 홍라온
- 엄마, 나 보내 줘.
- 금방 올게, 제발. 응?
- 기다리신단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고.
- 늘 보고, 늘 하던 일도…문득, 아주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습니까?
- 마지막이라 생각할 때, 그렇지. ——이영
- 예, 맞습니다.
-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아 시시했던 일들도,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요?
-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 허면, 저하, 어느 날, 제가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신다 해도…
- 저를 만난 걸,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 지금, 이 순간을…한 번쯤은…그리워해 주시겠습니까?
- 김윤성
- 지금 이 순간부터는 기다리고, 배려하고, 부탁하지 않을 것입니다.
- 말릴 생각 없다. 해볼 만큼 해본 뒤에야, 체념도 할 수 있는 법이니. ——이영
- 화가 나긴 했습니다, 늘 한발 늦는 제 자신에게.
- 헌데 이번은, 절대 늦어서는 안될 거 같습니다.
- 제가 아니라, 홍내관 때문에요.
- 나가셔야 합니다, 여기서.
- 떠나셔야 합니다, 저하의 곁에서도.
- 조하연
- 저하께는 결국 통하지 않았네, 나의 진심이.
- 하여, 이제부터는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네.
- 저하의 곁에 있기 위해.
- 그리하면, 저하가 아끼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하께 도움되는 사람은 될 수 있거든.
- 이영
- 백성들은 부덕한 관리들의 패단으로 죽은 자도 세금을 내는 판국인데…
- 이 나라의 뿌리를 자칭하는 사대부들은 어찌 이정도의 엄살을 부린단 말이오!
- 이러고도 그대들이 정년! 나라의 녹을 먹을 자격들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 어릴 땐 난, 이 궐이 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거든.
- 조선에서 가장 높고 귀하고 좁은 우물이…내가 자란 이 궐이다.
- 제가 낫네요. 조선에서 가장 낮고 하찮지만, 전 큰물에서만 놀았는데. ——홍라온
- 라온아, 궐에서 보든 반촌에서 보든, 달은 그저 달이지 않느냐?
- 내가 세자고 네가 무엇이든, 언제 어디에 있든, 우리의 마음만 같으면 된다.
- 저 달처럼.
- 홍라온
- 저…나리를 보는 게 너무 함이 듭니다.
- 저하를 자꾸 묻고 싶어지니까요.
- 잊어야 하는데, 몰라야 하는데, 자꾸 알고 싶어집니다.
- 잘 드시고, 잘 주무시는지, 아프신 덴 없는지…
- 제게 이렇게 잘해 주시는 나리께 자꾸 이런 걸 묻고 싶어지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 그러니 오지 마십시오, 제발.
- 김윤성
- 뭔가 알고 있다 해도, 어차피 공유할 수 없는 사이 아닙니까?
- 저하와 저.
- 하여 묻지 않는 것뿐입니다.
- 난 아닌데.
- 아무 소용없다 해도, 난 묻고 싶다.
- 혹시 네가 아는 게 있는지…그게 뭐든. ——이영
- 송구합니다, 저하. 도움 드리지 못해…
- 모르면 모른다 할 것이고, 알아도 모른다 할 것이다…그리 들리는구나. ——이영
- 예, 맞습니다. 그리할 것입니다.
- 조하연
- 부럽습니다, 저하가.
- 저도 저하를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 봐도 못 본 척, 무심히 지나칠 수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제13장
다정하게, 안녕히
제14장
안갯길
- 이영
- 네 말만 들을 것이다.
- 어떤 거짓말을 해도…믿을 것이다.
- 내게 보여준 네 모든 것들이…진심이었느냐?
- 어짜다 라온이를…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되었느냐, 내가.
- 뭐라 하든…다 믿어 준다 하지 않았느냐?
- 네 거짓말.
- 알았으니 그만하거라.
- 다시는…다시는 만나자 하지 않을 것이니.
- 홍라온
- 저하, 제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하지 마십시오.
- 저에 대한 어떤 소식을 들어도, 흔들리지 마십시오.
- 저도 이제…그리할 것입니다.
- 저하의 곁에 있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때이죠.
- 저하의 명령 한 마디면…당장 끌려가야 할 처지가 아닙니까?
- 내려 놓거라.
- ‘내 입으로…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야겠느냐? ——이영
- 김윤성
- 여인이든 사람이든, 심지어 자식일지라도. 필요할 땐 품고, 쓰임이 다 하면 내치고…
- 그것이 우리 가문의 전통입니까?
- 정녕, 소손도 그리 살면 되겠습니까?
- 이영
- 그리운 사람은 만나야지요.
- 날이 흐려 달이 뜨지 않았다.
- 내 홀로 그 어두운 길을 어찌 걸어가겠느냐?
- 그러니…조금만 더 있다가 가마.
-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가 서로 다른 처지로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 아무도 모르는…이 곳에 있는 지붕만이라도…
- 아무 생각 없이, 마주보고 있자.
- 라온아.
- 내가 꿈꾸는 세상과 당신이 꿈꾸는 세상은 다른 것이 아니오.
- 단, 현재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의 차이일 뿐.
- 어쩌면, 피 흘리지 않고 찾을 수도 있지 않겠소?
-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맞추는 그 길을.
- 홍라온
- 만에 하나,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 상선 어른, 온 백성이 다 아는 아버지를, 저만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아니…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 저하께서 저 때문에 위험해지시는 일을, 절대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데…
- 그런 말 말거라.
- 너와 내가 알지도 못할 때에, 이미 꼬여 버린 운명이 아니냐? ——이영
- 저하, 지금 이 순간부터, 소녀를 사랑하지 마십시오.
- 그저…역적의 딸로만 기억해 주십시오.
- 사랑하지 여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 끔찍한 고통을…
- 저하께 남겨 드리고 싶지 않사옵니다.
- 조하연
- 그 팔지를 나눠 끼면, 헤어지더라도 돌고 돌아 결국에 다시 만나는, 인연이 된다지요?
- 요즘 저잣거리 상인들은 그런 말을 참 잘도 지어냅니다.
- 거짓인 걸 알면서도…그리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아는 거겠지? ——이영
- 홍경래
-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오.
- 백성에 의한 정치지.
- 당신처럼 하늘이 내린 왕은, 스스로를 태양이라고 생각하겠지, 절대적으로 빛나는 존재.
- 하지만, 백성이 내린 왕은 다르오.
- 자신과 백성을 똑같이 여기지.
- 사람이라오.
- 사람이 사람이 되길 꿈꾼다, 참 우습지 않소?
- 아, 그런 뜻이었소?
- 당신들이 말하는 반역, 배반, 모반이!
-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 인정하지.
- 또한, 나와 함께 대역의 죄를 도모한 공범들이! 이 자리에 있다.
- 백성들에게는 과한 세금을 걷고, 그 열에 아홉을 빼돌려, 자기들만의 뱃속을 채운 세도가들!
-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선동하여 사지로 불러모은 나, 홍경래!
- 끝까지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버티던 그들의 희망을, 그 생명을…폭약과 함께 날려버린 왕!
- 저들을 나와 같이 참형에 처해주시오.
- 그렇게라도 수천의 백성들이 흘린 피에 보답하는 것이오!
제15장
그 모든 진짜 같던 거짓말
제16장
당신이 꿈꾸는 세상
- 이영
- 거두지 마라.
- 그 칼을 거두는 순간…나는 너를 잊는다.
- 그 칼 거두지 마!
- 명이다.
- 병연아, 잊지 마라.
- 만약 내가…세상에서 딱 사람만 믿어야 된다면…
- 지금도 변함없이…그건 너다.
- 김병연
- 무례를…용서하십시오, 저하.
- 백운회가 바라는 세상이…저하께서 꿈꾸는 조선과,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 저하와 백성 사이의 그 벽 넘어…
- 저하께서 만들어 갈 나라…꼭 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 순간은 오직…벗일 수 있기를…
- 김윤성
- 철모르는 어릴 땐, 저하께 많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 아무리 기세등등한 세도가라 해도, 결국 신하인 것은 만찬가지 아닙니까?
- 알고 있다.
- 하여, 난 늘 동무가 고팠던 거 아니겠느냐?
- 아무리 친한 척 한다 한들, 너희에겐… ——이영
- 결국엔 고개 숙여야 하는 세자 저하시니까요.
- 그래서 우린,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었던 건가?
- 너, 병연이, 그리고 나…
- 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이영
- 할아버지로부터, 김씨 가문의 적장자 자리로부터…
- 늘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 믿는다.
- 나 역시 버릴 수 있다면…버리고 싶었던 적 많았으니까. ——이영
- 혹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미안하단 생각을 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 저하도, 저도.
- 서로 모르고 시작한 일이 아니니까요.
- 김헌(영상)
- 폐위되는 것이 꼭 불해한 것만은 아닙니다.
- 오히려 폐위된 후, 매사냥이나 즐기면서 장수한 대군들도 있었습니다.
- 어찌 보면, 어좌를 차지하는 것보다…그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 몹시 끌리긴 하나, 딱 하나…
- 내 발걸음을 잡는 게 있소.
- 바로…영상입니다.
- 영상을 조정에 남겨 두고는, 도저히 내 발길이 떨어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이영
- 장내관
- 저하, 기침하셨사옵니까?
- 저하~ 기침, 하셨사옵니까?
- 저하~ 기침하신 것이옵니까?
- 저, 저하…
- 기침하실 수가 없으시겠지요, 아니 계시니까.
- 뭐 서강도 아니 가실 테고…
- 괜찮습니다.
- 불호령이 떨어지면 뭐, 제가 다~ 받으면 되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 불호령 받으러 가자.
- 이영
- 눈을 떴는데…네가 아닐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 붙잡았는데…네가 아닐까 봐 한참을 망설였다.
- 오래오래 모른척해 줄 테니, 내 곁에 있어라.
- 내가 다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 죽을 땐 죽더라도, 한번 실컷 울어는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아이도.
- 추국장의 죄인도 살려 달라 억울하다 할 말이 많은데, 이 아인 할 줄 아는 게…우는 것뿐이지 않습니까?
- 죽기 전에 제대로 한번, 울게는 해 줘야지요?
- 끔찍하게 저를 버리려는…어미 앞에서.
- 네가 누구더냐?
- 전하께서 만들어 가실 나라의…그 첫번째 백성 말입니까?
- 어쩌다 내관의 모습으로 전하께 간 첫번째 정인?
- 허면, 제가 누굽니까? ——홍라온
- 넌, 내 세상을 가득 채운…라온이니라.
- 홍라온
- 저하, 저화와 헤어지던 날을 꿈을 꾸웠습니다.
- 행복한 꿈이겠죠?
- 그렇게라도 저하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 나으리는 항상 저를 웃게 해주셨는데…이리 아프게만 해 드려서 송구합니다.
- 좀 봐 주십시오, 전하.
- 그 표지에 따라 판매량이 확확 바뀌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 내 톡톡히 값을 받아 낼 것이다. ——이영
- 여기서요?
-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어?
- 서책 한권당 한푼.
- 함부로 쓰일 미모가 아니지 않느냐? ——이영
- 김병연
- 홀로 빛나는 태양이 아닌…백성들 사이에 있을 때 비로소 빛나는 달빛과도 같은 군주…
- 전하께선 그런 분이신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전하를 위해, 구름으로 남겠다, 이 말인가? ——홍경래
- 김윤성
- 울지 마십시오.
- 여인을 울리는 시시한 사내로 남고 싶지 않습니다.
- 슬퍼하지도 마십시오.
- 늘…그리고 싶었던 그림입니다, 당신은.
- 그리는 순간…행복했으면 그만입니다.
- 그러니…당신은 부디, 행복하십시오.
- 정약용(다산 선생)
- 전하, 어찌 어좌를 놔 두시고?
- 앞으로 계속 이리할 것이오.
- 백성들과 과인 사이의 높고 낮음, 그대들과의 거리,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한 단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알아 주길 바라네. ——이영
- 중전 김씨
- 그저 대군을 낳고 싶었습니다.
- 아니 낳은 척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아버님께.
- 아무리 성이 안 차도 전 아버님 핏줄입니다.
- 단 한번도 없었습니까?
- 제가…자식으로서 눈에 밟혔던 적이?
- 중전의 자리를 지키고자 지 새끼까지 없애는 애미로서는 할 말이 아니지요? ——김헌(영상)
- 예, 말씀을 들으니…핏줄이 맞긴 하네요.
- 걸림돌이 되면, 그 누구든 버리고, 죽일 수 있는…아주 쏙 빼닮았지요?
- 중전 윤씨(영모)
- 이 어미가 목숨으로 지키고자 한 세자의 자리는 내 아들의 권력이 아니라, 조선의 희망이었음을 잊지 말아 주세요.
- 어린 김윤성
- 제가 곤룡포를 입는다하여 세자가 됩니까?
- 아니, 옷을 바꿔 입는다하여 그리 될 순 없겠지.
- 하지만,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느냐? ——어린 이영
- 제 옷을 입으셨을 땐, 어떤 마음이 드셨습니까?
- 응…윤성이 네 옷도, 내 곤룡포 만큼이나, 무겁더구나. ——어린 이영
제17장
시작을 위한 끝
제18장
구르미 그린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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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내용 출처[2]
참고 문헌
- 구르미 그린 달빛 –
- N/A[2023년?월?일 접속]
- 구르미 그린 달빛 OST Special
- Bugs![2023년7월7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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