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 주연
-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이승협
- 장르
- 타임슬립, 판타지, 청춘, 로맨스
- 시청 등급
- 15세
- 연출
- 윤종호, 김태엽
- 극본
- 이시은
- 촬영 장소
- 한국
- 제작사
- 본팩토리
- 방송 국가
- 한국
- 방송 언어
- 한국어
- 방송 채널
- tvN
- 방송 시간
- 월/화요일 밤 8:50
- 방송 기간
- 2024년4월8일 – 2024년5월28일
- 방송 분량
- 70분
- 방송 횟수
- 16부작
줄거리
과거는 돌이킬 수 없다기에 ‘만약’이라는 말은 언제나 슬프게 느껴진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의 시간’이라는 걸 알아본다면!
최애 아티스트 ‘류선재’를 살리기 위해 ‘임솔’이라는 열성팬의 시간 여행이 시작한다…
다른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처럼 닿을 수 없던 두 사람이 열아홉, 그리고 스물…
과거에 아무렇게나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다시 겪으면서 특별한 순간들을 되찾아보는데 …[1]
명대사
- 임솔
- 같이 가 줄게, 내가 너 가는 길 외롭지 않게. 근데 불쌍한 우리 엄마 어떡하지? 엄마, 할머니!
- 아니지, 아직 이 다리 안 건넜으니까 방법 있을 거야. 우리 같이 돌아가자. 이 다리, 절대 건너지 마.
- 집에 가려면 건너야 되거든? ——류선재
- 류선재
- 고마워요, 살아있어 줘서.
- 이렇게 살아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할 거예요, 곁에 있는 사람은. 그러니까, 오늘은…살아 봐요, 날이 너무 좋으니까.
- 내일은 비가 온대요, 그럼,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또 살아 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간 사는 게 괜찮아질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 임솔
- 내가 수영 팬이야. 내가 그랬지? 내 개가 수영을 잘했다고. 그니까 자연스럽게 수영도 좋아지고, 경기 영상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수영부 에이스인 너도 알게 되고.
- 알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응원해 주려고 갔지. 갔는데 또 너 수영하는 모습 보니까 자연스럽게 내 개가 생각나서 울컥하고.
- 사랑한다는 소리도 그래서 자연스럽게…
- 응, 하나도 안 자연스러워. ——류선재
- 야! 이게 얼마 만이야! 고3 때 정신 못 차리고 쫓아댕겼었는데. 아니, 그땐 세상 멋있더니 지금 보니까 촌시럽다, 촌시러워.
- 야, 그땐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몰랐었는데, 너 완전 날라리였구나?! 담배나 피우고 말이야, 응?
- 아, 맞다, 있잖아. 내가 어떤 애랑 꼭 친해져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 누구랑 마음 터놓고 친해져 본 게 너무 오래 전이라, 방법을 모르겠네.
- 일단 첫인상이 중요해. ——이현주
- ‘첫인상’? 최악이었는데?
- 그러면 두 번째 인상이라도 좋아야겠네. ——이현주
- 더 최악이었는데?
- 포기해. ——이현주
- 자, 맡아볼래? 담배 피우는 시람은 요 손에도 냄새가 밴대, 맡아 봐. 봐, 응? 안 나지?
- 그래, 안 나네. ——류선재
- 거길 왜 기어들어 가, 왜?!
- 나도 예전엔 그런 줄 알았거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 자식이 아프면 부모 마음은…이 열 손가락이 다 뽑히는 것 같대.
- 자식 우는 소리가 천둥소리 같다고, 우리 엄마가 그랬어.
- 그니까, 부모님 맘 아프지 않게, 다치지도 말고 아프지도 마. 응?
- 류선재 <
- 너 왜 자꾸 나 보고 우는 건데? 어제도 울었잖아.
- 아, 그게…너 보니까 누가 생각나서. 내가 정말 좋아했던… ——임솔
- 좋아했던?
- 강아지. ——임솔
- 강아지? 개 닮았다고?
- 그, 그, 그게 아니라, 그…어, 그…그 개가 수영을 잘했어. ——임솔
- 아니, 그니까, 수영 잘하는 개를 닮았다는 거네?
- 그렇게 되네? ——임솔
- 백인혁
- 야, 너 이거 콘센트가 아니라 코센트냐, 어?
- 오, 220볼트.
제1화
제2화
- 임솔
-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는 걸까? 바꿀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필연 같은 것 말이야.
- 만약 그렇다고 해도, 선재야, 난 널 믿어 보고 싶어.
- 난 지구 반대편까지도 쫓아갈 수 있어. 아니, 너가 다른 시간 속에 있다 해도, 다 뛰어넘어서 널 보러 갈 거야. 내가 네 팬이라고 했잖아.
- 그래서 언제까지 내 팬 하려고? 난…이제 네가 내 팬 안 했으면 좋겠어. ——류선재
- 왜?
- 나…너 좋… ——류선재
- 그럼 친구 할래?! 나랑 친구 하자!
- 운명은 바뀌지 않았다. 내 간절함을 너의 안간힘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지없이 이렇게…
- 선재야, 너 갑자기 다운돼 있으니까 좀…벽이 느껴진다?
- 뭐? ——류선재
- 완벽.
- 이건 무슨 술주정이지? ——류선재
- 네 능력 솔직히 거픔이거든?
- 하지 마. ——류선재
- 언빌리버블.
- 야, 하지 말라 그랬지? ——류선재
- 뭘 그렇게 싫어하냐? 징하다, 징해.
- 아, 그건 진짜… ——류선재
- 어메이징!
- 류선재
- 나 너한테…(고백, 그…고백하려고, 고백을…)
- 500원 있어? ——임솔
- 고백원?
- 어? ——임솔
- 어?!
- 500원. ——임솔
- 어? 어, 고, 오…고, 아, 오, 오, 500원! 아, 그…오, 500원.
- 우와! ——임솔
- 500원은 왜?
- 저거 찍으려고. ——임솔
- 나 사진 찍는 거 별로 안 좋아해.
- 그렇구나. 그럼 할 수 없지. ——임솔
- 햇빛이! 와! 너무 뜨겁네! 아, 잠깐 들어가지, 뭐.
- 아, 나, 참…야 울 아버지가, 나 첫 걸음마 때 신랑 입장하는 줄 알았댔어. 너무 잘 걸어서. ——류선재
- 그게 뭐? ——백인혁
- 안 해 봐도 잘한다고.
- 다행이네, 한 쪽은 멀쩡해서.
- 좋아해. 내가…너 좋아한다고.
- 계속 이렇게 웃어 주라. 내가…옆에 있어 줄게. 힘들 때 외롭지 않게, 무서운 생각 안 나게, 그렇게 평생 있어 줄 테니까, 오래오래 살아 줘. ——임솔
- 저쪽 위험해. 어, 이쪽으로 다녀와.
- 어? ——임솔
- 빨리 갔다 와, 내가 여기서 망봐줄 테니까.
- ‘망’? 에이, 망했어! ——임솔
- 류근덕
- 너 비디오는 내가 반나했어. 볼 거면 DVD 빌려다가 당당하게 봐. 왜 몰래 비디오 빌려 가지고선, 씨. 연체료가 15000원씩이나.
- 아니, 아버지, 그게 아니라… ——류선재
- 아이고, 옘병할 놈의 여편네는 무슨 연체료 모아 가지고, 영화를 한 편 제작해도 되겄어.
- 아니, 나 진짜 안 봤어요, 아버지! ——류선재
- 임솔
- 어제 너를 기억했으면 좋았을걸.
- 그랬다면…널 붙잡고 보내 주지 않았을 텐데. 널 혼자 두지 않았을 텐데.
- 자, 인혁아, 잘 생각을 해 봐, 응? 선재같이 잘생긴 애 달고 가면, 죽기 살기로 오디션 본 너는 똑 떨어지고 따라간 선재만 붙는다? 왠 줄 아니? 굴러들어온 돌보다 숨겨진 보석을 찾고 싶은 게 제작자 마인드거든.
- 하긴. ——백인혁
- 그치.
- 뭐야? 그럼 난 돌이고 선잰 보석이냐?! ——백인혁
- 어! 어우, 배야! 아, 저 좀 잠깐 화장실 좀…
- 얼른 집에 가서 싸요! 집이 코앞인데. 어어, 잠깐만. 어어, 화장실 얘기 하니깐 나도 급해지네, 어, 배야. 아, 아, 배야! 아, 배야! 아! ——류근덕
- 왜? 네 생각엔 내 인생이 힘들어질 것 같애?
-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한 번은 와. 꼭 세상이 날 등진 것 같은 그런 순간이.
- 근데 전에 누가 그러더라? 오늘은 날이 너무 좋으니까 한번 살아 보라고. 비가 오면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한번 살아 보라고.
- (그러니까 선재야, 죽고 싶은 순간에 딱 하루만이라도 더 견뎌 봐. 그래야 내가 돌아가서 널 살릴 수 있잖아.) ——임솔
- 내가 잃어버렸던 건, 기억이었을까? 아니면…너였을까?
- 류선재
- 이제 설명 좀 해보지 그래?
- 그게….이거 전해 주려고… ——임솔
- 왔는데, 왜 태명하게 잠을 자고 있지?
- 잠을 자려고 한 건 아니고… ——임솔
- 아, 참, 그걸 믿으라고?
-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야. 그리고 또 믿기지 않겠지만, 나 정말 도덕적이고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데, 본의 아니게 네 앞에서 별꼴을…다 보인다? ——임솔
- 그니까, 왜 내 앞에서 별꼴을 다 보이냐고.
- 그 별꼴들…다 잊어 주면 안 돼? ——임솔
- 수영장 일까지 다 잊자고? 넌 그게 쉽냐?!
- ‘수영장 일’? 너 설마 그때부터 화났었어? ——임솔
- 너한텐 그게 아무 일 아닐지 몰라도, 난 아니거든?!
- 미안해, 선재야. 그날 술주정 많이 부렸어? 혹시 나, 막 개 됐어? 실은 그날 필름이 끊겨서 아무 기억이 안 나. ——임솔
- 뭐?
- 미안, 내가 담금주에 좀 약해서. ——임솔
- 아니, 그니까,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그래, 차라리 다행이네. 야, 다, 다, 다행이다, 진짜!
- 잘 지내자고? 뭘 어떻게 잘 지낼까?
- 그게, 그… ——임솔
- 나 여자랑 친구 안 해. 남녀 사이에 친구는 어디 있냐? 내가 언제 위로 같은 거 해 달래? 챙겨 달란 적 있어? 솔직히 널 보면, 내 좌절, 절망 다 들킨 것 같아서 쪽팔리고 껄끄러워! 차라리 전처럼 모른 척하지, 갑자기 왜 아러는 건데?
-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될까? 같잖은 위로밖에 해 줄 수 있는 게 없는데. 지금 너한텐 와닿지도 않을 저런 책들이나 사 모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두 다리는 자유로워졌는데, 입과 손은 다 묶인 것 같아서,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해, 나도! ——임솔
- 그래, 맞아. 내가 정말 바라는 건 네가 해 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답답한데 굳이 나랑 잘 지내보려고 애쓰지 말고. 가, 이제.
- 임금
- 내 앞니 어쩔 거냐고?!
- 좀! 삼촌한테 말해 놨다고 했잖아요! ——이현주
- 야, 야, 야, 야, 너희 삼촌 치과는 얼마나 바쁘길래 이렇게 오래 걸리냐? 차라리 새로 태어나서 유치가 나는 게 빠르겠다, 유치가!
- 감독
- 컷! 앞니 빠진 치과의사가 어디 있냐?! 어?! 교체! 아이, 씨!
- 임솔
- 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다.
- 나에게 선재는 하늘의 별처럼 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존재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로 뒤덮인…내 10대의 끝자락에.
-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선재가 있었다는 걸. 매일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길을 걷고. 내 이름을 알고…나를 구했다는 사실을,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연의 순간들을 놓지고 살아왔는지, 나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 어쩌면, 놓지지 말아야 할 순간들은 어딘가에서 찬란한 빛을 내며,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호를 놓지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이곳에 온 이유…너와 내가 다시 만난 이유이지 않을까?
- 근데 이제 나 안 피하네? 여자랑은 친구 안 한다더니.
- 누가 너랑 친구 한대? ——류선재
- (그럼 친구 사이라고 해명했던 열애설들 다 진짜였겠네. 연애 되게 많이 하셨구먼.) 그래, 그럼 넌 내 생명의 은인네, 난 은혜 갚는 까치 할게.
- 제비 아니였냐? ——류선재
- 그랬나?
-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만약 우리가 서로 안 보고 살고 있어도, 그날은 꼭 나와 주라. 동창회 나가는 마음으로, 응? 옛친구 만난다 생가하고. 누가 너랑 친구 한댔냐고?! ——류선재
- 넌 이래서 어디 체육선생 하겠어? 자질 부족이구만! 난 원래 ‘잘한다, 잘한다’ 해야 더 잘하거든?!
- 그래? 다, 다시 해 볼까? 어, 어, 어, 잘한다! 어, 잘, 잘한다! 오, 잘 잘한다…잘…어? 넘어졌다. 야, 이게 잘…그래, 잘 넘어졌네. ——류선재
- 지금 이 순간, 아마도 내가 놓지지 말아야 할 순간.
- 내가 불편하든 말든! 너야말로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해?!
- 왜? 난 너 걱정하면 안 돼? ——류선재
- 어, 하지 마. 남 걱정하지 말고 다른 사람 위하지도 마. 힘든 내색 한번 안 하고 삭이고 참고, 그러다 여기저기서 마음 긁히고 또 참고. 잠도 못 잘 정도로 혼자 끙끙 앓다가 다 놔버릴 거잖아, 너. 그러니까 그러지 말라고.
- 대체 무슨 소리인데? 이거 하나 준 게 뭐라고 이러냐? ——류선재
- 난 네가 너밖에 모르는 애였으면 좋겠어. 이럴 시간에 어떻게 하면 네 자신이 더 행복해질까, 더 잘 살까, 그것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 내 생각만 하라고? 그래 볼까? ——류선재
- 류선재
- 뭐가 궁금한데?
- 궁금한 거? 수영선수들은 헤엄치는 게 더 빨라? 달리는 게 더 빨라? 거북이들은 바다에선 빠른데, 육지에선 느려 터졌잖아. 너도 그래? ——김태성
- 난 열아홉에 수영 못 하게 될 걸 미리 알았더라도, 수영했을 거야.
- 생각해 보면, 수영하는 동안 진짜 행복했거든. 그 행복은 안 해 보곤 절대 가질 수 없었던 거잖아. 그래서 난 후회 안 해. 수영을 시작한 것도, 못 하게 된 지금도.
- 그러니까 ‘나 괜찮다’, 이 말이야.
- 나한테…체육교사 자질이 있나 없나 네가 한번 봐 보든가.
- 근데 나 못 탄다고 막 무섭게 혼내는 거 아니야? 막 버럭버럭 구박하고? ——임솔
- 선수일 때 내 강점이 뭐였는 줄 알아?
- 뭔데? ——임솔
- 평, 정, 심.
- 자, 봐 봐. 왼발 구르자마자 바로 오른발 구르면서 핸들로 중심 딱 잡고 이게 동시에 안 되나!
- 그게 되면 내가 이 나이에 너한테 왜 배우고 있겠어? 성질은…평정심 내다 팔았나 봐! ——임솔
- 네가 내 생각만 하라고 했지?
- 너 헤어질래? 내가 바라면, 그럴 수 있어?
- 그럼 김태성이랑 헤어져.
- 김태성
- 좀 갈아입지?
- 내가 왜? ——류선재
- 무슨 자신감이지? 너 이러면 나랑 비교당해.
- 네 입으로 그런 말 하면 안 쪽팔려? ——류선재
- 임솔
- 누가 누구를 흔드는 건지 모르겠다.
- 아주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증말.
- ‘태성아, 우리 사랑 뽀레버’. ‘태성아, 우리 사랑 뽀레버’.
- 그냥 뽀레버 할까? 우리? ——김태성
- 아니! (아무래도 내 인생의 빌런은 과거의 나다.)
- 왜 자꾸 떠올라? 아, 왜 이러는 거야, 진짜!
- 너야말로 왜 이러는 거여? ——정말자 (임솔 할머니)
- 어?
- 양파한테 왜 그냐? 너 아까부터 왜 그러는 거여? 뭔 일 있냐?! ——정말자 (임솔 할머니)
- 류선재
- 울지 마! 그 개자식 때문에 네가 왜 울어야 되는데?
- 뭐?! 뭔 소리야? 이거, 이거 양파 때문에… ——임솔
- ‘양파’?! 김태성이 양파냐?
- 뭐?! ——임솔
- 술은 또 뭔데? 벌써부터 힘들다고 술로 견디려고 해? 차라리! 나한테 기대! 툭하면 무슨 술이야, 술은!
- 아니, 이건 그, 이게 그, 그게 아니라, 선재야, 그… ——임솔
- 내놔.
- 아, 뭐야, 이거 놔! ——임솔
- 안 돼, 너 망가지는 꼴 못 봐.
- 아, 뭐가 망가지긴 무슨…뭔 소리야, 내놔! ——임솔
- 아, 싫어! 아무리 힘들어도 이건 아니지.
- 내놓으라니까, 선재야! 내놓으라니까?! ——임솔
- 아, 너 진짜 이럴 거야?! 아, 이럴 거냐고, 진짜!
- 아, 너 왜 이래, 진짜! ——임솔
- 이거 버릴 거야.
- 야, 뭐 하는 거야? 야, 이거 할머니 심부름이라고! ——임솔
- 내가 다 외우면 어쩔 건데? 네가 분명 다 외우면 간다 했다? 하루 만에 다 외운다, 내가.
- 너…혹시 알아?
- 어? ——임솔
- 누치챘냐고?
- 뭐, 뭐, 뭘? ——임솔
- 내가…단어 다 외운 거.
- 어? ——임솔
- 아니, 단어 다 외우면 야구 결승전 응원하러 같이 가준다며?
- 좀 더 기다리려고 했는데, 이제 못 숨길 것 같아서.
- 내가 제일 싫어했던 게 뭔 줄 알아?
- 비오는 거.
- 하루 종일 수영장 속에 있다 나왔는데, 축축하게 비까지 내리면 그렇게 짜증 나고 싫더라고.
- 근데, 너 처음 본 날 비가 왔거든?
- 그날은 좋았어.
- 평생 싫어했던 게 어떻게 한순간에 좋아져? ‘그날뿐이었겠지’ 했는데, 아니야.
- 지금도 안 싫어. 앞으로도 싫어질 것 같지가 않아.
- 비 오는 것도, 너도.
- 솔아, 내가 너…많이 좋아해.
- 김태성
- 뭐냐, 너?
- 너, 차였냐?
- 나 놀리냐?
- 소개팅 잘해라. Fighting.
- 류근덕
- 아이고, 우리 아들, 이…
- 이런 상놈의 새끼를 봤나…네 눈엔 이게 잡초야?! 어?! 어?!
- 왜 멀쩡한 고추를 잡아 뽑아서 흔들고 옘병?!
- 절로 가! 절로 가! 이 새끼가 도와주는 거야, 깽판을 치는 거야? 망할 놈의 새끼 그냥, 아니고.
- 임솔
- 이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 이게 어쩔 수 없는 내 운명이라고?
- 아니, 고소를 왜 안 해? 싹 다 잡아서 선처도 해 주지 말고 쇠고랑 채워야지!
- 어우, 진짜! 아직도 그렇게 마음 약하고 착해 빠져 가지고 진짜…
- 아니, 고소하라고 좀 해 주시면 안 돼요, 네?
-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도,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도리는 없다.
- 주거 침입이요?! 아, 비싼 아파트는 입구에만 서 있어도 막 잡아가요?
- 입구라니요. 류선재 씨 집 현관문 따려고 했잖아요. 그, 비밀번호 어떻게 알아냈어요? ——형사
- 네?! 아니, 누가 감히 선재 집 문을 따요?! 소토커인가?! 미친 거 아니야?! 어떤 개쓰레기 같은 게!
- 네, 그니까 그게 본인이시잖아요. ——형사
- 본인 아니라니까요.
- 아니, 그 미친, 그 개쓰레기, 그게 본인이세요. ——형사
- 고마워 선재야, 살아 있어 줘서.
- 네가 살아 있어서 좋아. 넘치게 행복해.
- 정말 그런데…그게 맞는데 말이야…
- 보고 싶어.
- 류선재
- 야, 여기가 목욕탕이냐? 왜 툭하면 여기서 씻지?
- 니네 집 욕조가 죽이잖아, 야경도 보이고. 야, 내가 월세 낼게, 나 데리고 살아라. ——백인혁
- 1분 준다, 나와.
- 근데 여기 왜 이러고 서 있어? 차 고장 났어?
- 아니…너 기다렸어. ——임솔
- 내가 여기로 올 줄 어떻게 알고 기다려?
- 올 것 같았어. (근데 오지 않았으면 했어.) ——임솔
- 형사
- 하시는 일은요?
- 회사원이요. 눈 떠보니 영화 제작사 직원이 되어 있더라고요? 실은 제가 영화감독이 꿈이었거든요. 와, 참 신기해요. 순간의 다른 선택으로 이렇게 다른 삶을 살게 된 거잖아요. 감히 꿈꿀 수도 없었던 삶에서 꿈을 좇는 삶으로… 역시 의지만 있으면 바꿀 수 없는 운명이란 없나 봐요, 그렇죠? ——임솔
- 콩밥 먹을 수 있는 운명은 그게 바꿀 수가 없는 거 같은데 이거 어떡하나?
- 임솔
- 다시 흘러 가는 시간…이게 내 선물이야.
- 이 선물이 정말 미래의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 부디 그러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 만약 네가 이걸 보고 있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
- 선재야, 고마워, 살아있어 줘서.
- 우와, 야경 너무 멋지다. 어? 저기 남산타워 보이는데 여기 남향인가?
- 서향. ——류선재
- 그렇구나.
- 어머! 어머! 이건 무슨 나무야, 이거?! 음! 피톤치드 향 너무 좋다.
- 조화야. ——류선재
- 그렇구나. 하, 하하하…아니, 아니, 꼭 진짜 같아서 착각했네.
-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네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던…그 아픈 시간을?
- 너 이런 취미가 있었구나?
- 아니야! ——류선재
- 이해해.
- 이해하지 마, 아니야! 야, 날 뭘로 보고…아, 그니까 이게, 이게 뭐냐면, 그니까 분명한 건 내 소유는 아니라는 거야. 나, 나도 집에 들어오기 전까진 이깐 게! 있는 줄 정말 몰랐거든?! ——류선재
- 에이, 괜찮아. 혼자 사는 남자 집에…이런 거 하나쯤은 있을 수도 있지, 뭐. 어?
- 아, 내 거 아니라니까?! 아, 야, 일단 나가서 얘기해. ——류선재
- 아, 왜? 구경 좀 하자.
- 아, 뭐, 아, 하지 마. 내 거 아니라니까? ——류선재
- 그 나무…없었졌던데?
- 미리 찾아 놨었어. ——류선재
- 그랬구나. 그럼 혹시 1월 1일 밤에?
- 갔었어. 그날…난 갔었다고. ——류선재
- 나도 갔었어, 그날, 너 마나러. 내가 좀 늦었거든, 엇갈렸었나 봐.
- 그래, 그랬나 보네. ——류선재<
- 그리고 있잖아, 나도…너 좋아했어. 그때 내 마음 말 못해서, 상처 줘서 미안해.
- 이제 와서 이런 말 와닿진 않겠지만, 그래도 미안해. 근데 그땐 내도 어쩔 수가 없었어. 정말 어쩔 수가 없어서, 괴롭고 아팠어.
- 언젠가 널 다시 만나게 되면, 말하고 싶었어. 나도 너 좋아했다고, 보고 싶었다고.
- 정말정말 간절하게 보고 싶었어, 선재야…지금 이 모습.
- 류선재
- 그, 동석아, 누굴 만나기로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안 나타나면 바람맞은 거냐?
- 한 시간이요? 아, 그 정도면 잊은 건데. 언제 약속했는데요? ——박동석
- 15년 전.
- 유감이네요. 애초에 15년 뒤에 만나자고 한 거면 그냥 평생 보지 말잔 뜻이에요..아, 왜 순수한 척이야? ——박동석
- 그런 뜻이야?
- 아, 거기서 팬 미팅 할 생각 아니면 빨리 들어가요. 그러다 사진 찍혀서…올라왔네요 벌써. 아니, 이거 알은 또 어디서 난 거야? ——박동석
- 보는 눈 없이,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어.
- 선재야. 그래, 내가 오늘 밤 같이 있자고 했지, 했어, 했는데…근데 내가 말한 그 밤이 그 밤은…그, 그러니까, 그…뜨밤을 얘기한 건 아니었거든. ——임솔
- ‘뜨밤’?
- 응, ‘뜨거운 밤’. 아, 물론 너랑 내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과거에 썸 비슷한 그런 것도 있긴 했지. 뭐, 어떤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난 동창끼리 뜻이 맞으면 서론, 본론 건너뛰고 결론부터 짓고 보는 경우도 있다고 그러긴 하더라, 근데…미안하지만 난 좀 보수적인 편이거든. ——임솔
-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
- 그렇다고! 그런 쪽으로 생각한 널 비난하는 건 절대 아니야. 가치관이 다른 것뿐이지, 성인 남녀가 이런 데 와서 분위기 좋고 그러면 뭐! 하하,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내가 오늘 밤 같이 있자고 한 건…정말 뜨거운 밤을 보내자는 그런 뜻은 아니야, 미안해. ——임솔
- 미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 아이, 그래도 괜한 오해 하게 해서 미안히지. ——임솔
- 분위기 좋은 자리로 안내해 주세요.
- 망했어. ——임솔
- 하, 이게 무슨 상황이지?
- 무슨 상황이긴, 내가 운전하고 넌 옆에 타 있지. ——임솔
- 그러니까. 갑자기 왜 끌고 탄 거냐고? 무슨 보쌈 하는 것도 아니고.
- 에이, 어떻게 스토커도 있는 연예인을 혼자 보내, 차도 없는데. ——임솔
- 매니저 와 있었는데?
- 어머! 어머, 그랬어?! 못 봤네?! ——임솔
- 근데, 내 걱정을 왜 하는 건데, 이제 와서?
- 그러게, 이제 와서…피곤할 텐데 쉬지도 못하게 했다, 미안. 이거 치우고 이만 갈게. ——임솔
- 가지 마.
- 그러니까 네 말은…그때…너도 나랑 같은 마음이었다는 거잖아. 맞아?
- 너 나 보고 싶었다며?
- 그래서? 지금은?
- 이상하네. 네 얘기 듣고 보니까, 지금껏 멈춰 있던 시간이…이제야 제대로 흐르는 것 같아서.
- 백인혁
- 절대 안 왜! 야, 임솔은 걔는 절대 안 된다고.
- 아니, 옛날에 뭔 일 있었어요? ——박동석
- 뭔 일? 있긴 했지. 기껏 살려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아, 여튼! 걘 절대 안 돼.
- 아니, 류선재 이놈도 그래, 아니, 십몇 년 만에 보자마자 벨도 없이 홀라당 넘어가?! 아이씨, 이거 또 호구처럼 밥상까지 차려 바치고 있는 거 아니야?
- 아, 솔직히 임솔 걔가 그렇게 예쁘냐? 야, 난 정밀 모르겠다? 야, 네 주변에 걔보다 이쁜 애들이 한둘이냐? 야, 널렸다, 널렸어, 어?! 근데, 뭐 좋다고 여태 못 잊고 있냐고, 미련하게!
- 아니라니까… ——류선재
- 아니긴! 야, 너 술만 취했다 하면 무슨 진상을 떨었는지 기억 못 하냐?!
- 야, 네가 연어냐? 여기 알 낳으러 와? 아, 무슨 회귀본능이냐고, 이게?
- 야, 술만 마시면 임솔 집터 찾아와서 청승떤 게 10년이다, 10년!
- 이현주
- 그래, 운명이 바뀌었다 치자. 근데 바뀐 삶이 더 낫다고 어떻게 확신해?
- 당장 오늘은 행복할 수도 있겠지. 근데 내일은? 갑자기 온갖 나쁜 일이 터질지 누가 알아?
- 어차피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고, 살아보기 전엔 모르는 거야.
- 임솔
- 너 왜 왔어?
- 그러니까 위험하게 이런 데서 뻗냐, 뻗길. ——류선재
- 왜 왔냐고.
- 그럼 신경 쓰이게 하질 말든가?! ——류선재
- 왜 따라와?! 왜 자꾸 와?! 왜?!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잖아. 근데 왜 나 걱정해? 너 바보야? 어? 너 진짜 바보냐고! 내가 너만 생각하라고 했잖아. 나같은 거, ‘못돼 먹은 애’라고 실컷 욕하고 마음에서 치워버리지. 왜 미련하게 굴어서 그런 일을 당해, 왜?
- ‘그런 일’? ——류선재
- 제발…제발 선재야, 제발…
- 그래, 알았, 알았어. 미안해, 다 미안해, 그니까 울지 마, 응? ——류선재
- 그냥 나 좀 모른 척해. 걱정하지도 말고, 내가 어디서 뭘 하든 무슨 일이 생기든 제발…제발 나 좀 그냥 내버려 두라.
- 류선재
- 전엔 나 보면 쌩하고 피했거든? 근데 이번엔 후다닥 도망치더라?
- 자, 이제 뭐가 다른지 말해줄래? ——백인혁
- 분명 달랐어. 도망치는 찰나의 순간에 내가 느꼈거든? 뒷모습에 뭔가…좀 감정이 실려 있었달까? 얼굴이 살짝 빨갰던 것 같기도 하고. 어때?
- 자, 내가 깔끔하게 정리해 줄게. 쌩하고 피한 건 네가 싫은 거야. 근데 후다닥 도망친 건? ——백인혁
- ‘마음의 동요’, 뭐, 그런 건가?
- 아주 징글징글하게 싫은 거야. ——백인혁
- 나 피해서 도망가려는 거잖아. 다 봤어, 오늘 계속 나 피해 다닌 거. 이렇게까지 도망쳐야겠냐?
- 야! 넌 내가 그렇게 싫냐?! 나랑 마주치기도 싫어서 이러는 거냐고.
-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나 때문에 네가…죽을지도 모르니까.) ——임솔
- 너 어디 가는데?
- 아, 그게… ——임솔
- 네 시간으로 돌아가는 거야?
- 너 누구야? 정말…미래에서 왔어?
- 김원철 (김태성 아버지)
- 야, 태성야! 아, 근데 팬티 가져오라니까 이게 뭐야?!
- 팬티가 팬티지 그럼! 어? ——김태성
- 임솔
- 거짓말해서 미안해. 근데 선재야, 나는 네 마음을 잃는 것보다 또다시 널 영영 잃을 게 더 두려워서, 이렇게 비겁하세 밀어내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
- 류선재
- 왜? 내가 또 네 마음 착각하고 고백이라도 할까 봐? 그거 때문이면 힘들게 짐 싸 들고 도망갈 필요 없어. 나 휴학하고 미국 가.
- 뭐? ——임솔
- 재활 다시 해 보려고. 너 불편하지 않게 내가 떠나줄게. 그리고, 마주쳐도 내가 먼저 모른 척할 테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대지 마라.
- 기분이 어때? 아무렇지도 않아?
- 뭐, 뭐가? ——임솔
- 화 안 나냐고. 내가 여자랑 키스하는 거 봐도.
- 내가 화낼 게 뭐 있어? ——임솔
- 그럼 넌…내가 멀리 떠난다는데도 정말 괜찮아? 하루라도 더 빨리 보내버리고 싶을 만큼?
- 그래, 알았어. 근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자. 시간 여행이고 뭐고 난 다 모르겠고, 네가 어느 시간에서 왔건 하나도 안 중요해. 나한테는 과거의 너나 미래의 너나 다 똑같이 너니까. 근데 넌? 네가 살아온 모든 시간 속에서, 나를 좋아했던 넌 없어? 단 한 순간도 없었어?
- (널 좋아할 자격이 없어.) 응, 없어. ——임솔
- 아아! 이런 개자식이!
- 야, 나 그냥 딱 한 입만 먹으려고 한 거야. ——김초롱 (류선재 체교과 친구)
- 뭔 생각을 하는 거냐, 찌찔하게.
- ‘찌질’…야, 야, 그래, 미안하다, 어? 찌질해서 미안하다, 아휴 진짜. ——김초롱 (류선재 체교과 친구)
- 너 나 좋아하잖아.
- 다 알았어…네가 왜 자꾸 날 밀어내는지. 다…알았다고. 그래서, 내가 너 붙잡으려고 왔어.
- 너 나 살리러 온 거잖아. 2023년에…나 죽는 거지? 내가…혹시…너 때문에 죽나? 너 구하다가?
- 그 이유 때문이라면…솔아, 이제 동망치지 말고…그냥 나 좋아해라. 너 구하고 죽는 거면…난 괜찮아, 상관없어.
- 임솔
- 선재야, 걱정하지 마. 내가 너 꼭 지킬 거니까.
- 그게 아니라, 너네 어머님이 나 안 좋게 보시면 어떡하지? ——류선재
- 뭐?!
- 그냥 너라고 말할까? 그럼 더 화내시려나? ——류선재
- 야, 너는 그거 걱정하고 있었어? 그게 중요해?
- 엄청 중요하지. ——류선재
- 넌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 왜? 15 뒤에 죽는 거 알게 된 사람은 웃으면 안 돼? ——류선재
- 넌 어떻게 그 말을 그렇게 쉽게 해? 난 입에 담으면 현실이 될까 봐 무서워서,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겠는데 너는…
- 나 그렇게 빨리 안 죽어. 그러니까 앞으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마. ——류선재
- 너 노래하는 거, 좋아했어. 그땐 정말 행복해 보였는데.
- 정말? ——류선재
- 그래서 내가 네 행복을 빼앗은 걸까 봐, 나 때문에 네가 다시는 무대에서 노래할 수 없을까 봐, 걱정돼.
- 혹시 미래로 돌아갔는데 내가 가수가 안 되어 있으면 실망 할 거야? ——류선재
- 그런 게 어딨어? 난 너만 행복하면 돼.
- 행복한 백수가 되어 있으면?
- 너만 행복하다면, 내가 먹여 살려야지, 뭐.
- 든든하네. ——류선재
- 류선재
- 안 갈 순 없어?
- 가야 하는구나…
- 그럼! 한 달 뒤에 너 돌아가면…거기서 만나. 부지런히 달려갈게, 네가 있는 2023년으로.
- 바다 보러 가자, 너 돌아가기 전에.
- 그래. 꼭 가자. ——임솔
- 우리도 1분 전으로 돌아갈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면 내가 잘해볼게…
- 됐거든? 네가 아까 길에서 막 뽀뽀하고 도망가고 그러니까 내가 착각하는 거 아니야. 영화나 봐, 어서. ——임솔
- 아, 아쉽다.
- 나 안 잤는데?
- 안 잤다고?! ——임솔
- 잠을 어떻게 자냐?
- 왜? 나 코 골았어? ——임솔
- 아니다. 근데 갑자기 부채질은 왜?
- 어? 아, 그…너…너…더, 더, 더울까 봐. ——임솔
- 뭐? 아니, 멱살은 왜 잡지?
- 하하하하하…아, 뭐가, 뭐가 묻은 것 같아서. ——임솔
- 침 흘렸어? 괜찮아.
- 아니야. ——임솔
- 제가 빌리긴 했는데, 보진 않았습니다.
- 하! 음주는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임금
- 보세요! 저희 집은 DVD플레이어라 비디오는 틀어 볼 수가 없습니다!
- 아니, 그럼 우째 빌렸는가? ——정말자 (임솔 할머니)
- 아, 그건 그때…아, 너무 떨려가지고 막 아무거나 집어 들고나오다 보니까…
- 아, 비디오 빌리러 와서 떨긴 왜 떨어?! 뭐, 수전증 있어?! ——박복순
- 아, 그…카운터에 솔이가 너무 예뻐 가지고.
- 박복순
- ‘순수’?! ‘산소 같은 남자’?!
- 이 변태 새끼야! ——임금
- 그만! 내 겁니다. 이거 다 내 거라고. ——류근덕
- 그게 말이 돼요?
- 내 심장은 아직 뜨거우니까! ——류근덕
- 류근덕
- 내 아들도 귀해요, 어?! 아니, 우리 순진한 아들을 어떻게 꼬드겼길래 미국도 못 가게 발목을 잡아?!
- 발목을 잡긴 누가 발목을 잡아?! 우리 딸내미 꼬시려고 우리 집 물난이 났을 때 머슴처럼 물 퍼 날랐던 게, 그쪽 아들내미예요! 모르고는 무슨…그리고 우리 솔이는 그쪽한테 관심 하나도 없었구만! ——박복순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야, 너 진짜야?!
- 어, 그, 내가 매달렸어. ——류선재
- 거 봐! ——박복순
- 그 입 다물어, 이놈의 새끼…
- 임솔
- 너 충격 다시 받고 싶냐?! 너가 아직도 충격을 덜 받았지?! 목 대, 아, 목 대!
- 내, 내려놔라! ——임금
- 넌 사과로 뭐 어쩔 건데?!
- 던진다! ——이현주
- 나도 던질 수 있거든?!
- 근데, 너는 린스 안 써도 되겠다.
- 린스 있지도 않던데? ——류선재
- 프린스니까.
- 어째 잠잠하다 했다. ——류선재
- 어?! 너 서슴이세요?
- 뭔데? ——류선재
- 왜 자꾸 내 마음을 녹용.
- 민망하니까 그만해라. ——류선재
- 어, 안 웃네? 음, 너한테 좋은 향 난다?
- 네 취향? ——류선재
- 오, 정답.
- 이게 재미있어? ——류선재
- 너 재미있으라고. 이게 너 웃음버튼이었다니까 그러네?
- 좋아해. 이 말…또 안 하고 가면 후회할까 봐.
- 좋아해, 선재야.
- 사랑해. 사랑해, 솔아. ——류선재
- 류선재
-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바뀌지 않는 운명이 있다면, 그건 선택이 바뀌지 않는 거야.
-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하는 선택도 있잖아. 어쩔 수 없이 좋아해서.
- 장난해? 더 안 밟냐?
- 야, 돌이라도 튀어서 써니 몸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니? ——김태성
- 이래서 어느 세월에 가니? 이럴 거면 뭐 하러 새 차를 뽑았어? 아끼가 똥 된다.
-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 성잘 첨 급해, 마음에 여유가 없어. 경치도 좀 보고 해. ——김태성
- ‘경치’? 그, 경운기보단 빨라야 되지 않겠냐?
- (거짓말. 나 지키려고 말 안 할 거면서.)
- (그런데, 솔아, 네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난, 그날 너한테 갈 거야.)
- (이건…어쩔 수 없는 내 선택이야.)
- 어디서 자?
- 아까 여기…손님 방에서 자라고 하시던데? 잘 자. ——임솔
- 그럼 난…어디서 자?
- 너? 어! 여기 텐트에서 자면 되겠다. ——임솔
- 나도 손님인데?
- 왜 네가 넘고 그래?
- 넘어가 버렸네? ——임솔
- 넘어오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 그럼 이제 이 팔 네 거인가? ——임솔
- 내 거지.
- 자, 가져가. 근데 어떻게 가져가? 뚝 자를 수도 없고? ——임솔
- 아, 안 되겠네. 그냥 다 내 거 하지, 뭐.
- 솔아, 얼마나 남았지?
- 글쎄. ——임솔
-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 시간에 갇혀서 못 돌아갔으면 좋겠어.
- 난…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어. ——임솔
- 시계 확 망가뜨려 볼까?
- 그래 볼까? ——임솔
- 그래 보자.
- 김태성
- 어때? 죽이지? 자, 우리 써니를 소개할게.
- ‘써니’는 무슨…차 자랑하려고 태워준다고 했냐? ——류선재
- 당연하지, 자랑도 안 할 거면 왜 태워줘?
- 백인혁
- 죽긴 누가 죽어? 씨. 야! 너네 땜에 아끼는 튜브 나 내려갔잖아! 갑자기 나타나서 왜 난리야, 이것들아!
- 임금
- 동생아, 깔끔하게 이렇게 하자! 나도 너네 교제 허락할게, 너도 우리 교제 허락해라.
- 굳이 허락 안 하셔도, 저희는 안 헤어집니다. ——류선재
- 이게 어디 형님한테 따박따박 말대꾸지?
- 어디 감히 선재한테 형님 노릇이야?! ——임솔
- 류근덕
- 에이, 이건 아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 내 눈이 타들어 가는 한이 있어도, 이건 아니야.
- 여기요! 사람이 닫혔어요!
- 야! 그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 야, 이 개새끼야!
- 이렇게 시끄러운데 들리 리가 있나, 씨. 공사도 하고 개새끼도 짖고…
- 빨리 119 좀 불러줘요!
- 이거 그냥 부수면 안 돼요? ——벅복순
- 아씨, 언 부서지니까 그러죠! 해병대 출신인 이 단단한 몸으로 그거 부수려더가…어깨가 아작난 거 같애요.
- 알았어요, 알았어요, 저기 뒤로 좀 물러나 봐요! ——벅복순
- 임솔
- 선재야, 너의 세상은 아직도…밤이니?
- 도준 씨, 우리 영화 제목이 뭐예요, 응? ‘키스할래요’잖아요. 어떻게 키스 신을 빼?!
- ‘키스할래요’지, ‘키스했어요’? 아니잖아. ——박도준
- 멜로 영화에 키스 신이 빠지면 어떡해요? 크림빵이라고 해서 샀는데 크림이 없어 봐, 얼마나 황당해?!
- 아, 붕어빵에 붕어 들어가요? 곰국에 곰 들어가나? ——박도준
- 그 곰은 곰이 아니라…
- 선재야, 어쩌면 우린…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몰라.
- 아니…만나지 말았어야 돼.
- 류선재
- 내가 더 고마워, 태어나 줘서. 긴 시간을 거슬러 내 앞에 나타나 줘서. 그래서 널 붙잡을 수 있게 해줘서. 진짜 고마워.
- 선재야, 지금의 넌 모르겠지만, 날 살려준 사람도, 다시 살고 싶게 해 준 사람도…다 너야. ——임솔
- 내가 그랬어?
- 그러니까, 내가 더 고마워할게. ——임솔
- 눈 감아 봐. 눈 감으면 깜깜해.
- 깼어? ——임솔
- 아니, 안 깼어. 내 세상은 아직 밤이야.
- 치, 뭐야, 그게? ——임솔
-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 뜨기 전까진 내일이 오지 않을 거야.
- 진짜 계속 감고 있어 볼까? 그럼 어떻게 돼? ——임솔
- 이 순간이 영원하겠지?
- 임솔
-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류선재 씨보다 멜로를 더 잘하는 배우가 낫겠다 싶구요.
- 또 있어요? ——류선재
- 신선한 배우를 찾을 생각입니다.
- 난 식상하고?! ——류선재
- 아무래도 신선함은 좀 떨어지죠.
- 아니, 장 봐요? 생선 고릅니까? 신선함은 무슨… ——류선재
-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늘이 반대해요, 절대 안 된대요, 류선재 씨는.
- 죽을 수도…나랑 엮이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해도…할 생각이에요?
- 당신이랑 엮이려면, 죽을 각오 정돈 해야 되는 겁니까? ——류선재
- 그렇다면요?
- 그 순간 생각했다, 우리의 운명은 계속 같은 자리를 둘고 도는 이 관람차 같다고.
- 류선재
- 동석아, 나…지금 울고 있냐?
- 아, 그런 거 같은데요? ——박동석
- 이거 눈물 맞지?
- 눈에서 나온 물이니까, 일단 콧물은 아니겠죠? ——박동석
- 임솔 씨는 운명, 그런 걸 믿어요?
- 네, 전 믿어요. 운명이 뜯어말리는 일은 절대 안 할 거예요. 이제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믿고, 이만 가 볼게요. ——임솔
- 이런 오픈된 장소에서 이러고 있다가 열애설이라도 나면, 책임질 겁니까?
- 아무도 없는데요? ——임솔
- 조심해야죠, 스캔들 나면 곤란하거든요. 내가 멜, 로 전문 배우라.
- 언제부터요?! ——임솔
- 자, 내 눈 봐요. 나 멜로 눈깔이란 소리 꽤나 듣는데?
- 네? ——임솔
- 어?! 마침 딱 지나가네. 봤죠? 광고주가 인정한 신, 선, 한 이미지.
- 지금 혹시 제 작품 하고 싶어서 어필하시는 건가요? ——임솔
- 전혀요. 단지 팩트를 말해주는 것뿐입니다. 아직도 신선하고 멜로까지 되는 사람이라고요, 내가. 나 놓치면 그쪽만 손해라고.
- 근데, 그 무당 돌팔이 아니에요? 본 적이 있든 없든, 이 정도 인연이면 운명 아닌가?
- 근데, 정말 그렇게 끝나요?
- 뭐가요? ——임솔
- 결말이요. 그남잔 정말 사랑했던 여자에 대한 모든 걸 잊고, 그렇게 사는 건가요?
- 네. ——임솔
- 새드엔딩이네.
- 해피엔딩이죠, 여자 입장에선. 남자를 살렸잖아요. ——임솔
- 대신 사랑을 잃었죠. 사랑을 잃은 여자는 행복합니까? 거 봐, 새드엔딩이라니까. 결말은 마음에 안 드네요.
- 임솔
- 류선재
- 으아! 아니, 이런! 약을 두고 가다니…아픈 사람이 약을 두고 가면 어쩌나? 이거 상당히 큰일인데?
- 상당히 어색한데? 그리고 그렇게 큰일까진 아닌 것 같은데요? ——박동석
- 뭐? 이게 큰일이 아니야?! 너 항생제 복용법 몰라? ‘처방받은 항생제는 중단하지 말고 끝까지’! 다 이거 나았다 하더라도 빼먹지 말고 꼬박꼬박 먹어야 된다고!
- 아, 아, 그래요? 대박. ——박동석
- 야, 맘대로 중단하면 내성 생겨. 그래서 다음에 아플 때 먹으면 약발 안 들어서. 임솔 씨한테 이, 위독한 상황이라도 생기면! 내가 영 찜찜하지 않을까?
- 아이, 무슨…약 몇 개 빼먹었다고 위급한 상황이 생겨요, 설마? ——박동석
- 설마가 사람 잡는다? 안 되겠어, 내가 굉장히 피곤해서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없이 갖다 줘야겠어.
- 그럼 쉬세요, 제가 가는 길에 잘 전달할게요. ——박동석
- 네가 왜 가?
- 형 굉장히 피곤하시다면서요? 아이, 안 돼요, 안 돼. 눈 풀렸구만, 제가 갈게요. ——박동석
- 동석아, 형이 너한테 이런 잔심부름 따윈 시키고 싶지가 않아. 두고 퇴근해.
- 아니에요, 뭐, 한두 번도 아니고. 제가 갈게요. ——박동석
- 동석아, 나인 투 식스 지켜주려고 하잖아, 형이.
- 이미 8시인데 뭔…저 퇴근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박동석
- 아, 돌아버리겠네, 진짜…아, 뭐라고 하지?
- 가다지나…아니, 지다가다 들렀어요. 아, 바보냐?
- 의사가…이 약 꼭 갖다 주라고 해서 귀찮지만 할 수 없이 왔습니다…아, 이거 너무 싸가지 없나?
- 너무 힘주고 왔나? 누가 보면…잘 보이려고 발악을 한 줄 알겠네.
- 임솔
- 류선재
- 2160p-Zero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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