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주연
조보아, 로운, 하준, 유라
장르
로맨스, 코미디, 판타지
시청 등급
15세
연출
남기훈, 김재한
극본
노지설
촬영 장소
한국
제작사
SLL, 씨제스 스튜디오
방송 국가
한국
방송 언어
한국어
방송 채널
JTBC
방송 시간
수/목요일 밤 10:30
방송 기간
2023년8월23일 – 2023년10월12일
방송 분량
70분
방송 횟수
16부작

줄거리

3백여 년 전 철저히 봉인되었던 금서를 얻게 된 9급 공무원 이홍조와 그 금서의 희생양이 된 변호사 장신유의 불가항력적 로맨스.[1]

명대사

    제1회

    이홍조
    요즘 저승사자는 최신 휴대폰으로 영혼을 거두나 봐.
    데리고 갈 거면 그때 데리고 가지, 왜 자꾸 따라다녀요?
    이 엘리베이터에는 내가 먼저 타고 있었고 그쪽이 나중에 탔는데, 따라다닌다는 말이 성립이 되나? ——장신유
    내가 이 엘리베이터 탈 걸 예상했을 수도 있잖아요…어어, 아직은 안 돼요! 가고 싶지 않아!
    비켜요. ——장신유
    왜요?
    내릴 거라. ——장신유
    사람이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계속 좋은 아침이고 싶으면 나가요. ——장신유
    재수 없어.
    재수 없는 건 그쪽이죠? 난 성격이 좋은 편이고 유머 감각도 있어서, 주로 멍뭉미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그쪽은 내가 굉장히 예민해지는 날만 찾아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재수는, 그쪽이 없는 거고. ——장신유
    여기가 요양 병원인 거예요?
    고용 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상담 센터. 전화 걸어서 상담부터 하고, 병원 이름은 뒷장에 적어 뒀으니까 알아서 하고. ——장신유
    장신유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욱이 네 방에도 여자가 있어?
    뭔 여자? ——김욱
    내가 아까 누구랑 얘기했을 거 같아?
    저기, 김 변은 어때? 생긴 건 이래도 스윗한 편. 바로 옆방인데 자꾸 내 방에만 오지 말고.
    왜 안 가요? 잘생긴 저승사자랑 같이 찻집 가고 싶어요?
    있어 주길 바래요? 가 주길 바래요?
    가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이홍조
    난…같이 가 주면 좋겠는데.
    김욱
    너 지금 누구랑 대화하냐?
    있어, 나 좀 좋아하는 애. ——장신유
    설마…바람피우는 거?
    진도 거기까지 안 갔어. 아직 얼굴을 못 봤거든. ——장신유
    수면 부족이 이렇게나 무서운 거야. 3시다, 얼른 처자라.
    공서구
    어떻게, 웰컴 드링크라도 한잔 줄까?
    괜찮습니다. ——이홍조
    그래, 괜찮겠지. 발령 첫날부터 모닝 술을 한잔 때리고 왔나? 얼굴이…
    아, 그, 제가…스트레스성 홍조가 조금 있습니다. ——이홍조
    시청의 그 많고 많은 부서 중에 하필 녹지과에, 하필 공서구가 팀장인 공원관리팀에 들어와 가지고, 이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 뜻이 아니라, 원래… ——이홍조
    원래 인생이 공평한 거 아니겠어? 나도 이홍조 주무관 덕분에 스트레스성 치질 수술도 했고.
    잘 먹고 와. 우리는 구내식당 갈 거니까. 매일매일 달라지는 균형 잡힌 삭단이 마음에 쑥 글거든.
    아, 그럼 저도 구내식당 가겠습니다. ——이홍조
    아이, 그라믄 안 되지. 이, 함흥냉면 먹고 싶어하는 애를 구내식당으로 데꼬 가는 거는 꼰대들이나 하는 짓이지. 요즘 젊은 애들 혼밥 좋아하잖아. 점심시간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 나는 그런 MZ 세대의 자유로움을 보장해 주자는 젊은 마인드.
    내 동기들 다 과장 달았는데 내만 팀장이다. 왜? 이홍조 주무관 때문에. 내년 진급도 물먹을 기미가 보인다. 왜? 이홍조 주무관 때문에.
    죄송합니다. ——이홍조
    죄송할 짓을 하지 마! 아니, 내가 이홍조 주무관님께 시킨 게 뭐 있어, 어? 녹지대 잡초를 뽑으랬나, 꽃 다리를 만들랬나? 심지어 점심 메뉴 고르는 거까지 빼 주면서, 그거 하나 철거, 그거, 딱 하나 해결하라고 그렇게 배려를 했는데! 왜 그걸 못 하는데? 어? 내 고발할 때 그 산속함을 얻다 두고 왔어?
    장세헌
    변호사라는 놈이 사기나 당하고.
    그 사기꾼을 추천한 건 아버지세요. ——장신유
    너 그 신당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몰라? 정기적으로 들러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을 했었야지!
    로펌 들어가 일주일에 100시간 넘게 일했습니다. 코앞에 있는 집도 못 들어가는데 온주산 신당을 어떻게 관리하겠어요? ——장신유
    그따위 로펌 당장 때려쳐!
    정민
    아니, 진짜, 씨. 미친놈도 가지가지 한다. 아니, 호수에서 메기매운탕을 끓여 먹으려고 했던 거야?

    제2회

    이홍조
    안 연 게 아니라 못 연 거예요. 도끼로 확 찍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왜? 집에 도끼가 없으니까.
    사람도 마음을 안 여는데, 지물쇠도 나한테 마음을 안 열어. 다들 왜 그러는 거예요?
    목함이 메이드 인 차이나일 수도 있어. 청나라 물건. ‘샹즈아, 따까이바!’
    이게 말이 돼? 차라리 램프의 요정 지니 쪽이 더 신빙성 있지 않겠어? 괜히 열었어.
    편견이야. 왜 서양의 것은 믿고 우리나라 고유의 것은 믿지 않는 것이지?
    제가 오늘 누구 얘길 듣고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런데 사과를 할 수준은 어디까지인가, 용서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어디까지인가.
    그때 일은 죄송했습니다. 늦었지만 사과드립니다.
    그래요. 나 아주 가볍고 사소한 친절에도 막 혼자 설레고 좋아하고 그래요. 아무도 나한테 친절하지 않으니까!
    장신유
    타요, 바래다줄게.
    괜찮습니다. 전 친하지도 않은 사람 차를 얻어 타는 민폐는 끼치지 말자 주의라서요. ——이홍조
    대중교통 이용하긴 힘들겠어요. 버스, 택시, 전철 기사님들이랑 친해지기 쉽지 않아요. 난 그쪽이 아니라 이 목함을 바래다주고 싶은 거였는데. 300년 넘은 최고급 빈티지 컬렉션 같아서. 목함 열면 꼭 전화 줘요, 나도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니까. 그래 줄 수 있죠?
    친한 기사님 잘 만나서 버스 잘 얻어 타고요.
    택시 탈 거예요! ——이홍조
    그네 타면서 혼밥 중이었어요?
    공무원 업무에 대해서 잘 모르시나 본데, 이게 다… ——이홍조
    굳이 내가 알아야 될 이유는 없잖아요? 몇 시에 퇴근해요?
    글쎄요, 일이 많아서 아마 야근하게… ——이홍조
    오늘은 야근하지 말고 일찍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면 목함부터 열어요. 열면 전화하고. 왜 대답이 없어요?
    전화 안 하고 싶어요. 알라딘도 램프의 요정 지니한텐 깍듯했어요! 근데 장신유 씨는 나한테 전혀 깍듯하질 않아! ——이홍조
    그럼 깍듯하게 부탁할게요. 반드시 오늘 중으로 목함을 열어 주시고, 전화도 주시옵소서.
    내 그렇다면 생각을 해 볼 터이니…여, 여,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홍조
    ‘기다려’ 해 놓고 일주일 이상 버려두는 건 학대예요. 개 중에 가장 머리 좋은 보더콜리도 하루 이상은 못 참아요.
    이현서 (하움건설 대표)
    야, 야, 야, 내가 지금 시계값을 토탈 얼마 썼는 줄 알아? 둘, 넷, 여섯, 여덟, 대표…네 거까지! *발! 5억을 썼다고, 이 개…!
    근데 왜? 근데 왜 인사를 안 해? ——장신유
    내가 로앤하이 소속 변호사가 아니라서? 방금 사직서 넣었거든.

    제3회

    이홍조
    이대로 못 넘어가요. 소송할 거예요. 그 자식 분명히 음주 운전 했을 거야.
    음주 운전 아니에요. ——장신유
    아, 그럼 졸음운전을 했든가! 이, 멀쩡한 정신에 그걸 그렇게 박을 순 없다니까요!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들었어요. ——장신유
    아니, 시청 변호사면서 지금 가해자 편 드는 거예요? 시민들은 온갖 사소한 문제로 공무원들 고소하는데, 공무원들은 고소하면 안 돼요? 일반 시민이 아니라 범법자인데!
    재물 손괴에 따른 민사상 손해 배상 책임이 있을 뿐이에요. 사고 후 신고 조치 했고 보험사 출동했고 경찰 조사도 받았고, 따라서 고의성이 없다는 게 입증되었으므로 형법, 도로 교통법,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에 모두 위반 사항이 없거든요. ——장신유
    아니, 고의성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어떻게 알아요? 아, 그놈이 그래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네. ——장신유
    만나셨어요?
    이홍조 씨도 지금 만나고 있어요. ——장신유
    아…설마…
    나예요, 그 사고를 낸 게. ——장신유
    나도 알아야죠, 대체 무슨 주술이 그렇게 욕심이 나서 이 먼길을 가는 건지.
    걱정 마요. 백옥 미인술은 안 뺏어 갈 테니까. ——장신유
    뭐 먹을 거예요?
    아임 그루트. ——장신유
    사장님! 여기 산채비빔밥 주시는데요, 고사리 빼고 주세요!
    내가 고사리 안 먹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장신유
    아이엠 그루트.
    장신유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벌써 애정 성사술까지 쓰고.
    걱정되면 대신해 줄래요? 면허는 있어요?
    당연히 있죠…아! 그 면허, 장롱에만 고이 모셔 놔서 되게 정갈한데, 갖고 올걸. ——이홍조
    정갈한 면허를 입으려고요?
    사장님 없어요, 우리 별장이라.
    그럼 얼른 삼겹살 사러 가요. 아, 그, 그릴은 있죠? 아, 나 캠핑 한 번도 안 해 봐서 그런 거 너무 해 보고 싶었어. ——이홍조
    ‘어머, 사장님도 없는 별장이면 우리 둘이서 밤을 보내야 하는 건가요?’ 라는 반응이 정상 아닌가?
    저랑 단둘이 있는게…신경 쓰이시나요? ——이홍조
    네, 무척 신경 쓰입니다. 그쪽이 날 어떻게 할까 봐.
    저기요, 어떤 사람 눈엔 변호사님이 꽤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제 눈엔 삼겹살의 반의반의반의반만큼도 매력 없가든요? 어떻게 할 생각 없으니까 신경 끄세요. ——이홍조
    내가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권재경이 신경 쓰이는 거겠지.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주술이 먹힌 건가, 아닌 건가’.
    역시 눈치는 빠르셔. ——이홍조
    별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거예요. 내 컨디션은 계속 별로고, 기분도 별로니까.
    다른 이유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이홍조
    만나면 괜히 얼굴 빨개지고 몸 배배 꼬면서 머리 귀 뒤로 넘기고, 그런 행동 하지 마요. 난 개인적으로 그런 짓 매우 싫어하니까.

    제4회

    이홍조
    와…자기 입으로 멍무미 넘친다고 할 때 눈치챘어야 됐어. 진짜 개야. 개소리를 막 해!
    그 애정수 그쪽만 마신 게 아니에요. 우리 팀장님도 마셨을 가능성이 있어. 그럼 팀장님도 지금쯤 막 날 좋아하고 있어야겠네?
    그 사람은 조금 마셨나 보지. 난 한 컵을 원샷했어. 독극물로 치면 치사량인데, 애정수라서 치사랑인가? ——장신유
    좋은 생각 떠올랐어요. 일단 물을 많이 마셔요. 그, 애정수 성분이 소변으로 다 배출되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 같애.
    난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이홍조 씨 천재인가? 최선을 다해 볼게. ——장신유
    네, 그럼 힘껏 화이팅 하시고, 전 이만.
    같, 같이 마셔 줘…같이 마셔주면 안 돼? 전엔 나랑 같이 찻집 가고 싶다 그랬잖아! ——장신유
    물을 얼마나 먹은 거예요? 애정수가 소변으로 배출이 다 안 된 거 같은데?
    하루 5잔의 커피와 5L의 물을 마셨어. 화장실에 32번 왔다 갔다 하면서 결론을 내렸지, 난 주술에 걸린 게 분명하고, 이 주술의 효과는 소변으로 배출될 수 없다는 사실.
    게다가 애정 성사술에 이어 산병 치유술도 먹힌 거 같아 이거 봐, 손도 멀쩡하잖아. ——장신유
    내 생각엔 병이 더 심각해진 거 같애요. 손에서 머리로 옮겨 간 듯, 진심 걱정되니까 얼른 병원 가 봐요!
    설마 민원 넣은 게 병호사님이었어요?!
    봐, 당신을 못 봐서 나라는 꽃도 시들어 가고 있잖아. ——장신유
    시들긴, 더 멋지기만 한데.
    당신 눈에도 내가 멋있어 보인다는 거네? 다행이야. 잘 보이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봤어. 평소라면 씻는 데 10분 걸리지만, 오늘 20분 넘게 걸렸어. 옷을 고르는 데도 30분 이상 투자했어. 향수도 부렸어. 어느 향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왼쪽엔 우디 향, 오른쪽엔 시트러스 향을 뿌렸어. 어느 쪽이 좋아? ——장신유
    장신유
    권재경은 당신 좋아하는 거 맞고, 나도…당신 좋아하는 거 맞고.
    절 좋아한다구요? 보좌관님이?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보관님이 막 그런 얘기를 해요? ——이홍조
    선택적 난청이야? 뒷말은 안 들렸어?
    어? 아,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이홍조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어. 몹시 불행하게도, 당신이 이것저것 섞어서 요래요래 만든 그 애정수라는 것을 먹은 게, 바로 나거든.
    그, 그걸 왜 그쪽이 먹어요? 난 분명히 보좌관님 책상에 놨는데? ——이홍조
    CCTV 확인했어. 못 믿겠으면 직접 봐.
    아, 말도 안돼…이걸 왜 그쪽이 먹었어요? ——이홍조
    당신도 왼손잡이면서 그걸 이해 못 해?
    장신유 씨 왼손잡이였어요? ——이홍조
    왼손이 더 예쁘긴 하지만 오른손잡이야.
    근데 왜 그걸 왼손으로 집어 먹었어요?! ——이홍조
    좌뇌 혈관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서 오른손에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어. 때문에 종종 왼손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날 회의실에서도 마찬가지였어. 부지불식간에 왼손을 뻗어서 그 물을 마신 거지.
    그러게. 애정수를 먹일 거면 확실하고 은밀하게 먹였어야지. 당신의 그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계획에 희생된 게 바로 나야. 어떻게 책임질 거야?
    내가 왜 책임져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죄, 그게 바로 당신이 저지른 형법 제 257조 제1항, 상해죄라는 거야.
    아, 누가 들으면 내가 총이라도 쏜 줄 알겠네.
    쏜 거 맞아, 사랑의 총알. 맞으면, 두근두근해. 근데 난 이홍조 씨를 보면서 두근두근하고 싶지 않아. 근데 막, 두근두근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거야. 애정수 마신 내가 질투심에 사로잡혀서 권재경과의 사이를 훼방 놓을 수도 있으니까.
    왜요?! 또 뭐요?!
    이거 봐.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잖아, 보고 싶어서. 이걸 어떻게 설명할 거야?
    가지 마…가 버려.
    가자, 장신유.
    왜 내 주변에 똑똑한 사람이 없지?
    제가 똑똑해 보니지 않는다는 말씀인가요? ——박기동
    내가 말하는 똑똑은…’낙낙’. 왜 방에 들어올 때 노크를 하지 않냐고요. 부탁인데 앞으론 똑똑 해 줘요.
    싫은데요? 어제 보좌관님 어디 갔는지 알려 드린 대가로 쿠폰 받은 거, 그중 하나를 쓰겠습니다. ‘똑똑 까방권’? ——박기동
    그 귀한 쿠폰을 이렇게 막 쓰겠다고요?
    아유, 제 마음이죠. 나머지 두 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박기동
    권재경 실장은 어때요?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나?
    아니요? 갑자기 자기가 쓸쓸해 보이냐는 이상한 질문을 하셔서, 제가 연애하시라고, 그 볼 빨간 분이랑. ——박기동
    왜 남의 연애에 신경을 써요?! 그랬더니 뭐래요? 한대요?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계속 쓸쓸해 보이셔서… ——박기동
    아무 일도 없었군.
    어디 가세요? ——박기동
    고백하러?
    안 그래도 팀에서 이홍조 씨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던데, 제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더욱 심한 왕따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돼서.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잘못일 뿐, 이홍조 씨 잘못은 아니라는 점, 분명히 해 두고 싶었습니다.
    나는 안 곤란할 거 같아? 일회용품 싫어하는 내가 테이크아웃 커피를 바리바리 샀고, 하트 모양 수제 쿠키까지 구매했어. 평생 누구한테 아부라곤 한 적 없는 내가 아주 살짝 고개를 숙였어. 왜 그런 모양 빠지는 짓을 했을까, 왜? 당신 때문에.
    나라고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주술에 걸려서 내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은 걸 어떡해?
    아니, 어제부터 느낀 건데, 왜 은근히 반말하세요? ——이홍조
    친해지고 싶어서, 아니, 벌써 친해진 느낌이라서?
    내가 말했잖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괴롭고 아프고 정숙해야 할 시기라고. 내 머릿속에 있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슬픔이가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이때, 기쁨이가 눈치 없이 뚕까뚕까 하고 있어. 왜? 당신 때문에.
    하, 미치겠네, 진짜. ——이홍조
    진짜 미치겠는 건 나야.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과 도파만이 뿜뿜 하고 있으니까. 왜? 당신 때문에.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잖아, 화장실이 가고 싶은 이 급한 상황에도 당신을 더 오래 눈에 담고 싶어서.
    그 눈빛 뭐예요? ——이홍조
    내 눈빛 왜? 설마 하트가 발사되고 있나?
    내가 불을 좀 켰어, 이홍조 씨 땜에.
    직권을 남용했어, 당신 골목에 불을 켜 주려고. 문제는 가로등만 불이 켜진 게 아니라, 내 심장에도 불이 켜진 거. 빤짝빤짝.
    나도 바빠. 손에 들고 있는 이 자료 안 보여? 상임 위원 월 수당 및 정근 수당 지급 문제로 자문이 시급해. 소식지 발행을 위해 위촉한 상임 위원에게 어떠한 조례를 근거로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해서 지금 난리야.
    나는 일반직 5급 공무원 11호봉 상당이 뭔지도 몰라서 A부터 Z까지 공부를 해야 돼.
    근데 공부가 안돼, 왜? 당신 때문에. 단신을 공부하고 싶어서.
    어디 가? 오른쪽을 때렸으면 왼쪽도 때려야지!
    권재경
    ‘동물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 그런 편견에 속은 거네요.
    근데 그거 알아요? ‘동물 유기도 동물 좋아하는 사람이 저지른다’.
    난…가족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버려진 유기견한텐 친절하지만, 가족한텐 한없이 차가운 사람이에요.
    포장지는 그럴듯한데, 내용물은 그렇지가 않아요.
    마은영
    어디서 욕을 하고 자빠지셨어요, 그러니까 공원에서 자빠지시죠!
    너 누구야? 너 이름이 뭐야? ——민원인
    네, 제 이름이요? 녹지과 과장 마은영이고, 별명은 마귀예요.
    뭐? 마귀? 내 그 마귀 면상 좀 봐야겠다, 씨*. ——민원인
    제 면상이 보고 싶으세요? 잘됐네요, 저도 선생님 면상 궁금한데?
    뭐, 어, 잘됐네! 내가 맞짱 뜨러 갈게, 그럼. ——민원인

    제5회

    이홍조
    전 친하지 않으면, 제 얘기 안 해요.
    친한 사람한테 자기 얘길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얘길 해야 친해지는 거예요.
    장신유 씨는 운명을 받아들일 생각만 하지 말고, 거스를 생각을 좀 해 봐요. 운명은 원래 거스르라고 있는 거예요. 장신유 씨, 나랑 운명 하고 싶어요?
    아니, 설마. ——장신유
    나도 장신유 씨랑 운명 하기 싫어요. 그니까, 우리 힘차게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고요, 어? 화이팅!
    아니, 그러면 저 왜 부른 거예요?
    오나 안 오나 보려고. 불러도 오지 말았어야지. 나보고 운명을 거스르라며? 이렇게 쪼르르 달려와서 얼굴 보여 주면 곤란하지 않겠어요? ——장신유
    지금 장신유 씨 상태가 더 곤란하거든요?!
    백옥 미인술을 써서 여자로 만들어 버려? 그래 봤자 미인이 되는 거잖아…소용없어.
    또 그 말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죠? ‘불러도 오지 말았어야지’.
    같이 갈 곳이 있어요. ——장신유
    선약 있다면서요?
    그 선약이 이 순간이에요. ——장신유
    난 장신유 씨랑 약속 잡은 적이 없어요.
    같이 가는 게 좋을 거야. 운명을 거스르길 바란다면. ——장신유
    아, 언젠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더니.
    오늘은 허락할게, 내 앞에 있어도 돼. ——장신유
    그래 놓고 또 따라가면, ‘따라오지 말았어야지’ 할 거 잖아요!
    그냥 제발 좀 같이 가 주면 안 돼? ——장신유
    싫은데요?
    그럼 됐어, 가지 마, 나도 가기 싫으니까…아니, 사실 안 됐어, 제발…같이 가 주면 안 될까? ——장신유
    아니, 몸도 아픈 사람이 술을 마시면 어떡해요? 평생 입에도 안 댔다면서요. 갑자기 술은 왜 마신 거예요?
    전화를 안 받으니까. ——장신유
    받지 말라면서요.
    그래. 안 받길 잘했어, 받으라고 전화한 거 아니니까. 그래도 톡은 볼 수 있었잖아…아니야, 안 보길 잘했어. ——장신유
    대리 기사님은 어디 계세…설마 혼자 온 거 아니죠?
    갔어. 나는 분명히 우리 집에 가자고 했는데, 여기 내려놓고. 내가 이홍조 씨 집 주소를 외우고 있었나 봐. ——장신유
    보좌관님은 겉으론 완벽해 보여도 결핍이 있어요.
    내 결핍은 안 보여? ——장신유
    장신유
    내 주사 감당할 수 있겠어요?
    주사가 뭔데요? 막 했던 말 또 하고 또 해요? 아님 아무 데서나 막 자나? ——이홍조
    그 정도는 귀여운 거지.
    설마…옆 사람 막 붙잡고 뽀뽀하고 그러는 건 아니죠? ——이홍조
    글세, 그거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고. 안 그래도 애정 성사술 때문에 제어가 안 되는데, 거기에다 술까지 마시면…
    먹지 마요. ——이홍조
    실은 내 주사가 뭔지 몰라요. 한 번도 술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기분 좋지? 나 같은 사람이 당신 쫓아다니는 거. 속으로 ‘주술 안 풀렸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나도 보는 눈이 있어요. ——이홍조
    보는 눈이 있으니까 문제인 거야. 안 좋아하기 힘든 얼굴이잖아.
    사람마다 취향이라는 게 있잖아요, 장신유 씨는 내 취향이 아니에요. ——이홍조
    그럴 리가 있어?
    그럴 리가 있거든요. ——이홍조
    정확히 어디가 왜 취향이 아닌 건데? ——장신유
    지나치게 키가 크고 지나치게 잘생겼잖아요. 그거 굉장히 부담스러운 거예요. ——이홍조
    진짜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
    진짜 명품 시계랑 가짜 명품 시계가 있어. 당연히 이쪽이 가짜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지. 근데 헷갈리는 거야. 이게 가짜 맞나? 진짜는 아닐까?
    그냥 둘 다 사. 응, 그래도 되잖아. ——김욱
    넌 내 말을 듣기나 하는 거냐?
    나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둘이 즐거웠나 봐? 끊어 낼 수 없는 운명은 난데, 저쪽이랑 운명 하고 싶었던 거지? 결국 자기 좋자고 나한테 fighting시킨 거네? 운명을 거스르라고.
    하나만 물을게. 이제까지 나 보면서 한 번도 좋았던 적 없어?
    여태 술을 안 먹어서 몰랐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아, 내 주사가 뭔지.
    뭔데요? 주사가? ——이홍조
    옆에 있는 사람한테…키스하고 싶어지는 거.

    제6회

    이홍조
    집에 안 갈 거예요?
    갈 거야. ——장신유
    근데 왜 이러고 있어요?!
    몸이 말을 안 들어. ——장신유
    응. 그렇게 누워서 새벽이슬 맞으면 술이 깰 거고, 그럼 몸도 말을 들을 거예요. 난 너무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내가 살인 진드기에 물리거나 쯔쯔가무시병에 걸려서 사망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건데? ——장신유
    그럼 사람 하나 죽어 나간 풀밭이 되겠죠.
    잔인해. 이홍조 씨, 나 좀 집까지 바래다 줘. 나 벌레 무서워. ——장신유
    아, 그 비밀번호 꼭 바꿔요. 12345678이 뭐야? 어이없어, 진짜.
    안 바꿀 거야. 잊지 마, 우리 집 비번. ——장신유
    얘도 두근두근한가 봐요, 장신유 씨한테.
    아이고 아이고, 역시 개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봐.
    그래도 고마웠어요. 나랑 같이 밥도 먹어 주고, 우리 아빠 기일도 참석해 주고. 나한테 전화도 해 주고.
    사실 너무 외로웠는데, 장신유 씨가 맨날 전화해 주니까, 조금은 덜 쓸쓸했던 거 같아.
    장신유
    남자가 필름이 끊겼을 때, 주로 무슨 행동을 할까요? 아주 단정하고 몹시 자제력이 강하고, 지나치게 깔끔한 남자도 술기운에 사고를 칠 수 있을까요?
    사고 치셨어요? ——박기동
    내 얘기 아니거든요!
    발끈하면 작시 얘기 맞는 겁니다. ——박기동
    난 누군갈 보면서 이렇게까지 두근거려 본 적 없어. 누군갈 생각하느라 밤새도록 잠을 못 잔 적도 없어.
    속초에서 돌아오던 택시 안에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알아? 당신이 아버지 얘기를 할 때, 심장이 녹아내리는 줄 알았어.
    난 누구 때문에 울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야. 근데 당신을 보고 있으면 울고 싶어져. 잠도 안 오고, 종일 뭐 하는지 궁금하고.
    권재경이랑 한집에 사는 건 너무 짜증 나! 근데 또, 좋아.
    이게 정말, 주술 때문이라고 생각해?
    당신 때문에 피해 입은 사람이 몇이야, 대체? 아예 한강에 뿌리지 그랬어? 애정수 섞인 아리수 먹고 온 서울 시민이 다 이홍조 씨 좋아하게.
    내가 그 생각을 못했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걸. 힘들게 애정수 만들었더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들만 먹었어. ——이홍조
    일부러 먹은 게 아니잖아.
    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요. ——이홍조
    고의가 없었다고 죄가 없는 건 아니야. 무지는 모든 죄와 불행의 근원이랬어.
    장신유 씨는 그런 말 할 자격 없죠. 재양 소멸술 해 줬잖아요. ——이홍조
    이건 ‘꽃 영’ 자야. 재앙 막을 ‘제사 영’ 자가 아니라고. 글자를 봐도 모르겠어? ‘보일 시’랑 ‘나무 목’도 구별 못 해?
    부적 들고 다니다가 꽃 될 뻔했네.
    내가 정리가 안 됐어.
    상랑한대, 내가, 이홍조 씨를.

    제7회

    이홍조
    아…우리 둘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니까…
    응…우리 둘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당신은 덜 이상하게 보이고 싶어서 내 사연을 이용했다? ‘주술은 말도 안 되는데, 아프니까 까짓것 불쌍해서 해 줬다’, 뭐, 그런 식으로? ——장신유
    그게 더 장신유 씨 자존심도 지키는 거 아니에요? ‘멀쩡한 정신에 주술을 믿었다’, ‘줄술에 걸려 가지고 나 같은 사람을 좋다고 따라다녔다’, 이런 얘기보다는 ‘아파서 그런 거다’, 그쪽이 더 괜찮지 않나?
    내가 소문을 왜 내요? 나도 진짜 남자 친구 생기면 그때 자랑하고 다닐 거예요.
    가짜 주제에, 어이없어.
    너 이제 그루트 아니야, 꺼져. 그루트는 내 최애였어.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아, 진짜 어이없어. 언젠 주술 때문이라고, 언젠 뉴럴 커플링 때문이라고. 아, 이제 핑계 댈 것도 없는데, 걱정은 왜 해요?
    걱정하지 마요, 그리고, 나한테 아무것도 하지 마요. 아무것도…헷갈리니까.
    하긴, 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긴 하지. 이젠 전화도 안 하고.
    나 네 여친한테 따귀 맞았어. 내가 당신한테 꼬리를 쳤대. 손잡고 껴안고 키스를 했대, 우리가. 대체 뭐라고 한 거야? 내가 왜 계한테 따귀를 맞아야 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했길래?!
    흔들렸다고. ——장신유
    미쳤나 봐. 그거 진짜 흔들린 거 아니잖아. 제대로 설명을 했어야지! 주술 때문이라고 얘길 하든가, 뉴럴 커플링 얘길 하든가…아니, 나한텐 그런 핑계 잘만 늘어놓으면서, 나연이한텐 왜 그런 말을 안 한 거야?
    사실이니까, 당신한테 흔들린 거. 지금도. 그렇지만 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거야. 당신 쪽으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거야. ——장신유
    나쁜 새끼.
    나한테 바라는 게 뭔데? 솔직해지는 거? 그래. ——장신유
    장신유
    문이 잠겼잖아요, 선배, 진정해요. 진정하라고요, 선배.
    너 숨이나 고르고 말하지? ——권재경
    제가 숨이 고르지 못한 거 같아요? 선배가 더 숨이 고르지 못한 거 같은데?
    전혀 아닌데? ——권재경
    흰 숨이 지금 퍽퍽 나오고 있는데, 지금. 하, 아니라고요?
    내가 먼저 들어왔어요.
    내가 먼저…발 내가 앞에 있잖아. ——권재경
    손은 내가 조금 더 앞서 있는데. 이홍조 씨, 누가 더 앞서 있는지 판단 좀 해 줄래요?
    아니, 달라졌어. 피부도 봐, 빤짝빤짝 빛나고 있잖아? 새하얗게.
    새하얗게 빛나는 정돈 아니야. ——권재경
    아니, 새하얗게 빛나고 있어. 원래 오른 쪽 볼에 주근깨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잖아.
    안 사라졌어, 지금도 보여. ——권재경
    자세히 봐, 잡티가 하나도 없잖아.
    여기 있잖아, 여기. 네 눈엔 안 보여? 내 눈엔 보이는데? 물론 잡티가 거슬린단 얘긴 아니야. ——권재경
    선배가 이홍조 씨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말아 줄래요?
    뭐가…될 것 같아서 그래. 직진할 생각이거든. ——권재경
    이홍조 씨는 7층에 있는데, 직진한다고 닿겠어요?
    이름 아니라며? 나 뭐라고 저장했는지 궁금해서. 뭐야? 왜 이렇게 저장한 거야?
    자기 입으로 그랬잖아요, ‘나는 그루트’라고. ——이홍조
    권재경은 뭐라고 저장했는데?
    이름 옆에 하트 붙였어요, 됐어요? ——이홍조
    권재경
    뭐가 그렇게 초조해?
    초조한 거 아니에요. 새로 산 시계라 자꾸 보고 싶은 거예요. ——장신유
    일주일 전에도 그 시계 봤는데? 무슨 주술을 할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그게 걱정되는 거야? 장신유, 너 로스쿨 출신이야.
    과학자도 별똥별 보면서 소원 빌 수 있고, 에디슨도 손 없는 날 이사할 수 있어요. 민속 신앙이란 건 그런 거예요, 자기도 모르는 새 자연스럽게 다들 믿고 있는 거. ——장신유

    제8회

    이홍조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몰라서 묻는 거야? ——장신유
    설마…나연이랑 헤어졌어요? 너 지금 나 갖고 장난치니? 아…진짜 대책 없는 나쁜 새끼네.
    그러는 그쪽은? ——장신유
    내가 뭐?
    솔직히 날 보면서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다고 얘기할 수 있어? ——장신유
    아니, 난 그런 적 없어. 그러니까 당신도 나한테 흔들리지 마. 하나도 달갑지 않으니까.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은데 참는 거야, 너한텐 이 물도 아까워서.
    보좌관님은 그럴 사람 아니에요. 덮머 봤어요? 얼마나 귀엽고 순한 인상인데.
    덮머 하면 나도 귀엽고 순해 보여, 지금도 봐. ——장신유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그쪽은 시청 변호사님, 나는 같은 시청에 다니는 공무원, 우리 그렇게만 있어요. 조금도 가까워지지 말고.
    장신유
    어젯밤 일은 왜 얘기하지 않았는데?
    별일 아니었으니까. ——이홍조
    키스가 별일이 아니었다고?
    그거 되게 신경 쓰이나 본데,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에요. 싹 다 잊어버리기로 했어요. 살면서 누구나 그정도 실수는 할 수 있는 거니까. ——이홍조
    다행이야, 이홍조 씨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아 해서. 난 또 당신이 그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까 봐, 엄청 신경이 쓰였지.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난 아무런 의미도 안 갖다 붙였으니까. ——이홍조
    당신은 나랑 뭘 하고 싶은데?
    왜 다답 안 하고 떠넘겨요?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마음 살짝 보여 주고 닫는 거, 그래 놓고 ‘넌 어때?’ 떠보는 거, 진짜 비겁해. ——이홍조
    처음엔 애정 성사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주술이 없대. 그럼 정신 차려야 하는 거잖아? 근데도, 엉망진창이야.
    나도 일시적인 감정 같은 거 믿고 싶지 않아. 정말…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데, 이홍조 씨를 보고 있으면…제어가 안 돼.
    권재경
    지금부터 집까지 가는 동안 신호에 한 번도 안 걸리면 가는 걸로 하고, 신호에 걸리면 가는 걸로 해요.
    둘 다 가는 거잖아요. ——이홍조
    그렇죠…아이, 차 안이 좀 덥지 않아요?
    아니, 아니, 아니…전 추운데요? ——이홍조

    제9회

    이홍조
    있는 거였네, 주술.
    내가 다시 해 봤어요. 진짜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상관없어. 줄술이 있든 없든…사랑해. ——장신유
    송윤주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자? 엄마 걱정돼 죽는 줄 알았잖아. 엄마 얼굴 좀 봐 봐, 며칠 새 폭삭 삭았지.
    당신은 지금 당신 얼굴 걱정할 때야? 신유 얼굴은 반쪽이 됐는데? ——장세헌
    신유 얼굴은 원래 반쪽이었어. 나를 닮아 작아, 원래 얼굴이, 쯧.
    얼굴 작은 거, 그거 자랑할 거 아니다. 옛날에는 ‘조두’라 그랬어, 새대가리. ——장세헌
    당신 그 말 인권 모독이야!
    ‘인격 모독’이겠지. ——장세헌
    공서구
    한번 안아 봐도 되나?
    뭔 소리야? 뜬금없이…야, 근데 그걸 물어보고 하는 남자가 어디 있냐? 그러니까 네가 모태 솔로를 못 벗어나는 거야.차승연 씨한테 절대 그러지 마, 진짜 없어 보여. ——마은영
    마은영
    라면 먹고 갈래?
    아이 씨, 놀래라! ——공서구
    밥 없어서. 라면이라도 멕여 보내려 그런 건데, 왜?!
    나중범
    내가 지금까지 네가 시켜서 한 거 같애?
    내가 시켜서 한 게 아님 왜 그랬는데요? ——윤나연
    내가 세운 계획.
    어머, 대체 무슨 계획을 세우셨을까? ——윤나연
    그냥 입 닥치고 협조나 해.
    미쳤어. 내가 그쪽한테 협조를 왜 해요? ——윤나연
    재밌잖아. 휴먼이나 멜로 이런 장르보다 스릴러가.
    장무진
    다른 이들의 앞날은 잘만 보면서, 넌 네게 벌어질 일은 한치 앞도 모르는구나.
    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도련님도 모르시지 않습니까? ——앵초
    나는 알 수 있지, 내가 할 거니까.

    제10회

    이홍조
    아니, 고백을 그렇게 갑자기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럼 고백을 갑자기 하지. ‘오늘 저녁 9시 반에 고백할 거니까 들을 준비 해’하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장신유
    왜 화를 내고 그래요?
    화낸 거 아니거든? ——장신유
    화났는데, 뭐, 목소리가 커졌잖아.
    화난 거 아니라니까….쑥스러워서 그래. ——장신유
    장신유 씨보다 훨씬 정갈한 편이에요, 나는. 평생 제대로 된 연애도 한번 못 해 봤는데.
    마음이 정살하지 않잖아. ——장신유
    내 마음이 뭐 지저분하다는 거예요?
    권재경, 좋아했잖아. 그마음이 다 사라진 거 아니잖아. ——장신유
    아이, 뭐, 짝사랑 갖고 뭐래?
    사, 사랑까지 한 거야? ——장신유
    아이, 누가 짝사랑을 사랑으로 쳐요?
    아니, 어쨌든 그 단어가 붙어 있잖아. 다른 남자한테 그런 거 하지 마. 싫으니까. ——장신유
    왜 이래요? 정갈하지도 않은 주제에.
    정갈하지 않은 상태라 이러는 거야. ——장신유
    이 넓은 주차장에 우리 둘밖에 없네요.
    영하 12도에 누가 차크닉을 하겠어요. ——권재경
    근데 우린 왜 하고 있는 거죠?
    그래도 괜찮지 않아요? 서울도 그렇고 한강 야경도 그렇고, 난 오랜만이라 좋은데. ——권재경
    저는 막 그렇게 많이 좋진 않아요. 춥고, 배고파요.
    장신유
    흔들리는 거랑 사랑이…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뭘 배우기로 했는데?
    배우기로 한 게 아니고, 배우, 연기하는 배우. ——김욱
    하지 마, 넌 그쪽에 소질 없어.
    아니, 연기를 내가 한다는 게 아니고… ——김욱
    연기는 내가 하고 있지.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그래서 미치겠는데, 아닌 척하고 있잖아.
    그, 노크 좀 하고 들어올 수 없어요?이홍조
    아이, 까방권 썼잖아요. ——박기동
    올해까지만 쓰세요.
    내가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던 건, 당신 때문이었어.
    소문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내가 당신을 만나다고 하면 당신은 뭐가 되나.
    그래서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보기로 한 거야. 조금 늦어지더라도, 조용하게 시작하고 싶었어. 그리고 그게, 당신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을 했고.
    근데, 다 상관없어졌어. 난 이제 대놓고 당신 편을 들 거야.
    우리 둘 다 곤란해질 거예요. 손가락질당할 거고, 욕먹을 거고.
    그래서 당신 마음을 알아야겠어. 그래야 내가 뭐든 할 수 있으니까. 말해 줘, 지금 당신 마음은 어떤지.
    나는…기분이…이상해요. 어쩐지, 아주 오래전부터, 장신유 씨를 좋아하고 있었던 거 같아. ——이홍조
    맞아. 우린 서로 좋아했어. 당신은 기억 못하겠지만.
    권재경
    헤어지는 건 쉽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렵지. 만난 시간만큼 잊는 시간도 오래 걸리니까.
    사람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누눈갈 진심으로 만났다면, 그 사람을 보내는 과정도 그 만큼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박기동
    두 분 지금 뭐 하세요?
    보면 모릅니까? 상담 중이었잖아요. ——장신유
    아니, 막, 밀어 버리셨던 거 같은데?
    아닙니다. 그, 저절로 밀렸어요. 바퀴가 되게 좋네요. ——이홍조
    기름칠했나, 이거? ——장신유
    상담 감사했습니다. ——이홍조
    고생해요. ——장신유

    제11회

    이홍조
    내가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있는 소중한 시간을 방해했구나, 그럼 이만 끊을까요?
    아니야, 아니야. 다 읽었어. ——장신유
    어느 구절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같이 있고 싶어. ——장신유
    ‘명상록’에 그런 구절 없죠?
    응. 그냥 나한테 있어. ——장신유
    장신유
    손끝 하나 움직이지도 말고 가만히 앉아 있어. 내가 뭐든 다 해 줄게.
    요리를 잘할 거 같진 않은데. ——이홍조
    내가 안 해 봐서 그렇지. 해 보면 또 못 하는 게 없다고 늘 얘기했잖아?
    그래 놓고 휴대폰으로 레시피 보면서 따라 하는 거 아니야? ——권재경
    안 보면서 할 수 있거든요?
    그냥 보면서 해. 아까운 재료 망치지 말고. ——권재경
    어허허험흠, 하하하…참 큰일 났네, 내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못하는 사람이었어. 이러다가 다 재료가 망가질 거 같애. 1월 1일 날 떡국 꼭 먹어야 되는데 못 먹게 생겼다. 아이고, 참 이게…
    권재경
    집 앞에서 그러기 있어요? 술 사러 나갈랬는데 나가질 못했잖아요.
    근데 이미 많이 취하신 거 같은데…
    네, 많이 취했어요. 주량이 소주 한 병인데 두 병 먹었어요. 근데, 더 취하고 싶어요.
    이홍조 씨가 나 좋다고 말한 게 9월 27일이거든요? 아이, 100일도 안 지났는데, 딴 사람을 좋아하면, 내가. 속이. 상하지.
    어떻게…사랑이 변해요?
    짝, 짝사랑을 누가 사랑으로 쳐요? ——이홍조
    그래도, 기왕 할 거면 오래 해야죠.
    홍조 씨, 솔직히 신유랑 안 어울려요. 음, 이…이 키 차이가 너무 많이 나. 곰이랑 기린이랑은 애초에 이어질 수가 없어. 곰은…나 같은 수달이랑 더 잘 어울려. 둘다 생선 먹는다?

    제12회

    이홍조
    안 다쳤어요?
    아, 그, 그 정도 주먹으로 사람이 다칠 수 있겠어? ——장신유
    장신유
    앞으로 나한테 거짓말 치지 마.
    걱정할까 봐 그랬어요. ——이홍조
    걱정하고 싶어. 아니, 걱정하고 싶지 않아. 아, 그라니까 내 말은 걱정할 만한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걱저할 만한 일이 생기지 않아도 걱정을…아니, 됐고, 모르겠고. 일단 나한테 절대로 거짓말하지 마.
    어, 걱정할까 봐 전화했어. 출근 잘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걱정 안 했어요. ——이홍조
    아니, 근데 걱정을 왜 안 해?
    걱정하지 말라면서. ——이홍조
    아이, 그래도 걱정은 해야 될 거 아니…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점 하나 찍어 줄 수는 있는데, 내가 이모티곤을 안 보내서 그런가? 참, 왜 연락을 안 받는…
    공서구
    그, 사내 연애 좀 하게 냅두믄, 뭐 한다고 그래 구박하는가 몰라.
    사내 연애 땜에 구박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상대가 장 변이랑 보좌관이어서 그런 거야. 둘다 잘생이라. ——마은영
    ‘잘생’이 뭐고?
    잘생겼다고. 잘생겨서 ‘잘생’. 공 팀장은 못생겨서 ‘못생’. ——마은영
    마은영
    이 설문 조사는 뭐야? ‘나랑 함께 살 생각이 있는가?’…대답은 ‘예’랑 ‘예스’밖에 없네?
    우리 사이에 ‘노’는 없어. ——공서구
    ‘어, 감동이다’…라고 할 줄 알았지? 제발 서류 갖고 장난 좀 치지 마. 넌 어떻게 매사에 진지한 맛이 없니?
    그래도 내가 귀여운 맛은 좀 있을 긴데? ——공서구
    이현서
    만났어, 응? 우리가 좀 만났어. 근데 뭐, 한 대 치게?
    치긴. 치는 것 대신 아주 근사한 저녁을 살 거야, 축하의 의미로.
    잘 만나, 둘이. 되게 잘 어울려.

    제13회

    이홍조
    당신한테 저주를 내린 게 나예요.
    상, 상관없어. ——장신유
    난 상관있어요.
    그래서? ——장신유
    더는…장신유 씨 얼굴 못 보겠어요.
    전생일 뿐이야. 아니, 전생이 아닐 수도 있어. 내가 저주다 뭐다 괜히 쓸데없는 얘기 해서 그래. 그 얘기가 각인돼서, 계속 같은 꿈을 꾸게 된 건지도 모르잖아. ——장신유
    아니요. 난 칼에 찔리던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 감촉, 냄새, 고통…너무 생생해서, 더 이상 당신 얼굴을 못 보겠어.
    장신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어? 난 당신이랑 하루 종일 붙어 있어도, 모자란 것 같은데.
    악연이었고, 앞으로도 악연일 거예요. ——이홍조
    은월 할머니가 뭐랬는데? 왜, 나랑 같이 있으면 내가 죽기라도 한대? 그런 거 상관없다고, 어차피 모든 인간은 다 죽어.
    나더러 당신 죽어 가는 모습을 보라는 거예요? 우리 떨어져 있어 봐요, 조금만 만나지 말아 봐요. 그러면…장신유 씨 나아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홍조
    근데도 똑같으면, 그때 옆에 있을 거야?
    그건 그때 가서 얘기해요. ——이홍조
    정말 나한테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
    나 때문에 시간이 없는 걸 수도 있잖아요. ——이홍조
    두려워. 내가 다가가는 만큼 더 멀어질까 봐.
    얼마 전까지 그랬잖아, 내가 안 가도 나한테 오겠다고.
    근데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떡해?
    당신은 나 안 보고 살아도 괜찮은 거야?
    난 당신한테 더 이상 시간 못 줘. 헤어져 있는 건, 오늘로 끝이야.
    유수정
    어머, 아침부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보여?
    아닙니다, 저 기운이 펄펄 납니다. ——이홍조
    그럼 기운 펄펄 나는 김에 집들이해. ——손새별
    갑자기요? 저 이사도 안 했는데요. ——이홍조
    아, 그 집에서 태어난 거 아니잖아. 그럼 이사한 거지. ——손새별
    권재경
    이런 말 하기 싫지만, 내가 신유 입장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에 있어 주길 바랄 거예요.
    이건 이웃사촌으로서 하는 조언이고. 남자로선, 가지 말라고 말리고 싶어.
    은월
    넌 이미 알고 있잖아, 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는 거.

    제14회

    이홍조
    다 저 때문인 거 같아요. 저만 아니었으면, 장신유 씨 그런 일 당할 일도 없었을 텐데.
    이런 일이 생긴 건, 다 제가 내린 저주 때문인 거 같아요.
    함께 있지 멀걸, 떨어져 있을걸, 할머니 애기 들을걸…다 제 잘못이에요.
    안 오면 장신유 씨한테 해코지할까 봐.
    내가 그렇게 소중한테 헤어지려고 했어?
    너무 소중하니까, 장신유 씨가 너무 좋으니까, 나랑 만나면 불행해질 서 같아서…
    장신유
    이번 생에도…지난 생에도…사랑해.
    장무진
    도망가자. 어디든, 어디로든.
    그런 운명은 내가 원하지 않는다.
    타고난 운명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거슬러 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는 것이지.
    거슬러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천하디천한 무당과 도망쳐, 산속에 숨어 사는 것이, 행복할 리 없지오.
    앵초
    이 얘기를 먼저 할 걸 그랬습니다. 함께 야반도주를 할 만큼, 도령님을…은애하지 않습니다.
    나를 죽이는 자 저주를 받는다 하였는데, 어째서…
    그 저주는…내가 달게 받겠다.
    거열형에 처해질 너를 차마 볼 수가, 볼 수가 없어서…
    혹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행복하자.

    제15회

    이홍조
    어?! 어떡해, 어떡해? 나 어디 숨지?
    이럴 땐 보통 남자가 숨는 거야, 나 어디 숨을까, 드레스 룸?! ——장신유
    장신유 씨가 왜 숨어요? 여기 장신유 씨 집인데.
    어, 맞네. 아니, 잠깐만, 우리 지금, 우리가 왜 숨는 거야?! 왜? 우리가 숨지 말자, 우리! ——장신유
    그럼 이러고 만나요? 나 지금 세수도 안 했는데?!
    세수 안 해도 이뻐, 그 어떤 모습이어도 이뻐. ——장신유
    고등 학교 때 못 앉았던 그 자리, 이젠 얼마든지 앉을 수 있어, 장신유 씨 위해서라면. 너 같은 앤 절대 이해 못 하겠지만.
    장신유
    울지 마, 이렇게 다시 만났는데. 고생했다, 우리.
    아니, 너무 키 크고 잘생겨서 점수를 못 딴다는 게 말이 돼?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요, 장신뮤 씨는 뭐든 지나치다고.
    역시 똑똑한 어린이, 너 미래가 기대된다. 제2의 장신유가 될 가능성이 아주 다분해 보여.
    선배예요? 온주시에 넘긴 내 땅, 명의 변경해서 하움에 팔아넘긴 거.
    온주시에 넘겼으면 더 상 네 땅이 아닌 건데, 어디에 팔든 무슨 상관이야? ——권재경
    그거 불법인 거 알잖아요.
    불법이 아니게 만들면 불법이 아닌 거지. 네가 로펌에서 하던 일이 그거고, 내가 여기서 하는 일도 그거고. ——권재경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는데.
    원래 모든 일이 예상 밖을 벗어나야 재미가 있잖아. ——권재경
    아니, 나 열일 중인데? 24시간. 당신 만나라는 내 마음이 시킨 일.
    점심에 뭐 이상한 거 먹었어요? ——이홍조
    어, 순두부 먹었어. 연어를 먹을까 했는데 아차 싶었지, 운명을 거스를까 봐. 연어 먹고 당신이랑 멀어질까 봐, 그래서 절대 연어는 먹지 않을 생각이야.
    공서구
    아휴, 놀래라, 내 낙법 안 배웠으면 우짤 뻔했노? 응? 안 다쳤제?
    그렇다고 아웃이 아웃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야. ——마은영
    이현서
    빡치니까 바로 반말 나오네? 재밌다.
    주먹이 나갈 수도 있는데. ——장신유
    박기동
    안 계시는 동안 변호사님의 빈자리를 너무나도 크게 느끼며, 제가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아, 내가 변호사님을 많이 사랑하는구나’.
    사랑하지 말아요. ——장신유

    제16회

    이홍조
    남자 친구한테 집착하면 안 돼, 그에게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는 거야.
    아니, 사생활이 어디 있어? 24시간을 보고해야지.
    역시 금수저. 돈을 아주 펑펑 써 버려. 거리감 느껴져.
    장신유
    낙지랑 사투를 벌이면서 생각했어. ‘사랑의 힘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못 해낼 것이 없다’…그런 깊은 까달음으로 탄생한 요리야, 이게.
    쓰러진 소도 일으켜 세운다는 산낙지랑 자연산 송이, 전복 산삼을 넣은 삼계탕.
    300년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우리…결혼하자.
    윤나연
    하긴, 이제 몰래 만날 필요 없지. 나도 싱글이고 오빠도 싱글인데.
    생각해 보니까, 나 장신유보다 오빠랑 더 잘 맞는 거 같애. 결혼은 어때?
    나연아,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었던 거는 네가 장신유 거였기 때문이었거든? 그데 넌 장신유한테 까였잖아, 그치?
    그리고, 나도 나름 사회 지도층인데, 학폭 저지른 애는 좀 그렇지 않냐? ——이현서
    정세헌
    나야.
    당신, 여기 어쩐 일이야? ——송윤주
    아, 아이, 응원을 하고 싶은데, 뭐, 달리 방법이 없잖아. 내가 가진 게 돈밖에 더 있어? 앞으로 우리 ‘그사막’팀 커피 차는 내가 그냥 쭉 책임질라고.
    나중봄
    넌, 나랑 결혼하고 같이 가는 거야.
    어딜 가는 건데? ——이홍조
    다음 생.
    그렇게까지 함께하고 싶진 않은데? ——이홍조
    괜히 힘 빼지 마, 우린 영혼결혼식을 할 거야. 붉은 실로 영혼을 묶으면, 다음 생엔 분명히 함께할 수 있어.
    무서워하지 마, 너 혼자 보내지 않을 거야. 너 보내고, 나도 같이 가는 거야.
    공서구
    아이, 그 시장님 구속돠는 거하고 우리 셜혼하는 거하고 뭔 상관이고?
    결혼도 구속이잖아. 한번 구속 당했으면 됐지, 아휴. 두 번 구속당하고 싶지 않아. ——마은영
    오우람
    아, 어린이한테 이렇게 세게 하면 어떡해요!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거야, 어린이. ——장신유
    다시 해요.
    다시 해도 결과는 똑같을 거 같은데? ——장신유
    이길 수 있어요!
    윤학영
    안 돼, 못 그만둬.
    얼마 전까진 그만두라고 압력 넣으셨잖아요. ——장신유
    나가서 우리 반대편에 설 게 뻔한데, 내가 그걸 가만두고 보겠어?!
    근로 기준법 제7조, 강제 근로 금지 규정도 있고, 제가 내일부터 안 나와도 법적으로 문제 될 건 없습니다. 하지만 후임자 구할 시간 한 달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배려 차원에서. ——장신유
    야, 거기 안 서?!
    저 때문에 흥분하실 때는 아닌 거 같은데요? 따님 문제로 시끄러워서. ——장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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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뭉미전찬웅
  • A bright tomorrow이성구
  • TLOVE GM H개미
  • 신당의 비밀박윤서
  • Palinmnesis이성구
앞 내용 출처[2]

참고 문헌

이 연애는 불가항력 – 프로그램 정보
JTBC[2024년10월30일 접속]
이 연애는 불가항력 OST
Bugs![2024년10월30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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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기, 베이킹하기, 종이접기, 음악 듣기,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서 명대사 정리하기를 즐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