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 주연
-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 장르
- 로맨스
- 시청 등급
- 15세
- 연출
- 이정효, 김희원, 김나영
- 극본
- 박지은
- 촬영 장소
- 한국
- 제작사
- 문화창고, 스튜디오드래곤
- 방송 국가
- 한국
- 방송 언어
- 한국어
- 방송 채널
- tvN
- 방송 시간
- 토/일요일 밤 9:10
- 방송 기간
- 2019년12월14일 – 2020년2월16일
- 방송 분량
- 70분
- 방송 횟수
- 16부작
줄거리
토네이도 타고 다른 세상으로 날아갔던 동화 속 도로시처럼..
한 여자가 돌풍을 타고 한 남자의 세상에 뛰어든다.
‘잘못 탄 기차가 때로는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고 했던가?
바람 타고 간 도로시가 오즈의 마법사를 만났듯…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어린왕자를 만났듯…
뜻하지 않은 불운과 불행과 불시착에서 그들의 인연과 아름다운 이야기는 시작되는데.[1]
명대사
- 윤세리
- 이 번호 오빠 거야?
- 그래, 내 거라고, 저장 좀 하라고. ——윤세준
- 번호 바꾸지 마, 두 번 차단시키기 귀찮아.
- 팀장님, 바람이 왜 부는 거 같아요? 지나가려고 부는 거예요. 머물려고 부는 게 아니고.
- 저게 저렇게 지나가야 내가 날아갈 수 있는 거고.
- 근데, 제가 그쪽으론 잘 몰라서 그러는데, 가끔은 전문가도 지뢰를 밟나요? 아휴, 계속 그러고 있으면 발 저릴 거 같은데.
- 일없소. ——리정혁
- 알겠어요, 자꾸 일이 없다고 하시니 전 이만 가 볼까 봐요, 전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럼.
- 나는 아직도 깜짝 놀라거나 무서울 때 그래요, ‘엄마야’.
- 웃기죠? 난 엄마 없는데.
- 세상에 자기 딸이 사라지길 바라는 엄마가 어디 있겠어. 그죠?
- 표치수
- 근무 시간에 남조선 드라마를 본 김주먹이는 아마 선선한 데 가기 전에 지 아버지 주먹에 맞아 뒤질지도 모르고요.
- 윤세리
- 저기요, 내가 간첩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에요.
- 지금 내 이름 얘기해 주면 검색해 보고 놀라 자빠질까 봐 지금 말을 못 하고 있는데.
- 여기는 인터넷이 안 되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오. ——리정혁
- 우리 쪽도 욕하면 결코 뒤지지 않아!
- 지금 북조선과 남조선 어느 쪽이 욕에 있어 강성 대국인가, 기딴 걸 따질 때란 말이오? ——리정혁
- 리정혁
- 걱정 마시오, 이제 보이지 않으니.
- 화와 복은 꼬아 놓은 새끼 같아 엇갈려 온다고 하오.
- 곧 좋아질 거요, 모든 게.
- 표치수
- 어이, 남조선, 후라이까지 마라!
- ‘후라이까지 마’? 뭐 ‘뻥치지 마’, 그런 말인가? ——윤세리
- ‘뻥치지 마’? 뭐 ‘후라이까지 마’, 그런 말이야?
- 고명석 (서단의 외삼촌)
- 눈이 왜 앞통수에 달려갔네? 앞만 보고 가라 이거디. 과거는 뒤통수에 두고 이제 그만 좀 돌아보라.
- 최 국장
- 틈이 있어야 못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못을 박으면 틈이 생기는 거야.
- 여기는 못 박는 곳이야! 증거 따위 없어도 얼마든지 죄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 이 말이야.
제1화
제2화
- 윤세리
- 내가 그쪽한테 많이 고마우니까 그냥 시원하게 질렀어요.
- 왜 나한테 많이 고마운 마음을 내 감자 반 포대로 표현했는진 의문이오만. ——리정혁
- 리정혁
- 남조선 드라마에 보면…누군가 쫓아오거나 위기 상황일 때 쓰는 굉장한 방법 있다던데.
- 뭔데요? ——윤세리
- 알 텐데, 백이면 백 다 그런다던데.
- 아 몰라요, 뭔데? 뭔데 백이면 백 다 그러는데? ——윤세리
- 처음에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게 말이 되나 싶고 또 어케 기칼 수 있나 기랬는데…막상 또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또 이 방법밖에 방법이 없구나 싶기도 하고.
- 저기요! 그만 좀 말하고 뭐라도 좀 해 보라고. ——윤세리
- 지금 부터 뭐라도 하갔소. 부디 놀라지 말고 나만 보시오.
- 구승준
- 뭐야, 지금? 차에 와이퍼가 없는 거야? 내가 준 돈이 얼마인데 이따워 차를 끌고 나와?
- 그게 아니라 급하게 모시러 오느라 요 빗물닦개 떼 놓고 가는 걸 깜빡했더니만, 도둑놈들이 가져간 모양입니다. ——운전기사
- 어떡할 거야, 지금 하나도 안 보이잖아!
- 아, 보입니다. ——운전기사
- 아, 지금도 보인다고?
- 아, 예, 예, 다 보입니다, 예. ——운전기사
- 투시하나? 초능력 있어?
- 일없습니다, 우린 이런 일이 흔히 있기 때문에 그 단련이 잘돼 있어 쌩쌩 갈 수 있습니다. ——천사장
- 장난해? 지금 속도 10이야!
- 어우 정말…천 사장님 그, 계약서 쓰실 때는 신뢰를 그렇게 챙기시다니 와이퍼는 못 챙기셨어, 아주 그냥.
- 김주먹
- 원래가 그러다가 사랑에 빠집니다, 백이면 백. 안 빠지는 드라마는 없었습니다.
- 동무, 지금 중대장 앞에서 남조선 드라마 많이 봤다고 자랑하는 거가? ——리정혁
- 윤세리
- 야, 표치수 동무. 이런 말 하긴 내가 좀 미안하긴 한데, 돌려줘야 될 것 같다.
- 뭘 말이야? ——표치수
- 내 샴푸, 내 린스, 내 바디 워시.
- 미안하지만 거절이다. ——표치수
- 뭐?
- 없을 땐 몰랐지만 난 이제 엘라스땡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어. ——표치수
- 리정혁
- 이번엔 양초가 아니고 향초요, 맞소?
- 표치수
- 에미나이, 중대장 동지 살림을 아주 거덜 내는구먼. 죄책감을 가지라우!
- 뭐 어떻습니까? 그 에미나이야 금세 돌아갈 거고 뭐, 중다장 동지가, 뭐 부인이 있다거나 약혼녀가 따로 있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는 도덕 없는 사내도 아니고 말이지요.
- …있습니까?
- 김주먹
- 이 수신호 말입니까?
- 맞다. ——리정혁
- 기거는 이렇게 벌레를 잡아 짓이겨 죽이듯이 내 이 양 손가락으로 너를 쳐부술 수 있다, 기런 의미 같디요? ——표치수
- 아닙니다, 이거는 하트입니다. 하, 하, 하트, 하트 아시디요? 심장.
- 심장? 심장을 왜? ——리정혁
- ‘내 심장을 너에게 주고 싶다’, 뭐 그런…
- 아니, 왜 별안간 지 장기를 남에게 주고 싶다는 거야? ——표치수
- 아이고, 하트는 사랑 아닙니까. 남조선에서 이거는 좋아한단 뜻입니다.
- 윤세리
- 걱정마요, 나는 원래 선을 굉장히 잘 지키는 사람이에요.
- 내가 운전하면서도 딱지 한 번을 안 끊어 본 사람이야. 선을 진짜 딱딱 잘 지키고 앞만 딱 보고 옆은 아예 보지도 않고.
- 운전할 땐 옆도 봐야 하는 거 아닌가? ——리정혁
- 어제 내가 잠이 안 와서 계산을 좀 해 봤어요.
- 어제 여기서 저녁 8시 좀 못 돼서 출발했으니까 평양에 10시엔 갔을 거고 커피 한잔했다 쳐, 그래도 11사엔 출발할 거고, 그럼 새벽 한두 시엔 도착을 해야 되는데 지금 몇 시예요?
- 어머, 아침 7시 반이네?
- 인도 속담에 그럼 말이 있대요, 잘못 탄 기차가 때론 목적지에 데려다준다고.
- 나도 그랬어. 내 인생은…늘 잘못 탄 기차였어.
- 그래서 한 번은 중간에 다 관두고 싶어서 그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서…뛰어내리려고 한 적도 있어거든?
- 그래 놓고 또 지금 봐요. 잘못 타도 너무 한참을 잘못 타서 무려 삼팔선을 넘어 버렸잖아.
- 그래도…뜻대로 흘러가지 않을지는 몰라도…생각은 해봐요, 앞날.
- 난…내가 가고 나서라도 리정혁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어떤 기차를 타고라도 꼭 목적지에 도착했으면 좋겠어.
- 리정혁
- 남자 만나러 돌아간다는 거요?
- 음, 겸사겸사죠, 남자도 만나고.
- 아, 또 원래 가기도 해야 되고.
- 그럼 가야지, 뭐, 내가 여기 사나? ——윤세리
- 화난 거요?
- 아니요? 내가 왜? ——윤세리
- 화난 거 아니면…
- 아니라고요 ——윤세리
- 그 칼 좀 내려놓고 얘기하면 안 될까?
- 동무는 심장이 여러 개요?
- 심장이 여러 개인 사람이 어디 있어? ——윤세리
- 망할 놈의 자본주의식 하트…
- 글쎄…앞날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아서…생각했던 것과 반대로 흘러가 버리면 마음이 좋지 않으니까.
- 고명석 (서단의 외삼촌)
- 어, 머리는 좀 묶으라, 소복 귀신인 줄 알고 기절할 수도 있갔어.
- 마영애 (대좌의 아내)
- 무두가 알갔지만 난 사실 정혁 동지를 아주 좋게 보고 있던 사람이야.
- 기렇지만 만에 하나 자기 약혼녀를 두고 또다시 약혼을 했다면 기거는! 모가지를 꺾어 놔야 할 사안이야.
- 예? 뭘 꺾어요? ——윤세리
- 모가지만 꺾어? 뭐든 꺾어서 버르장머릴 고쳐 놔야디!
- 윤세리
- 뭐야? 우리 리정혁 씨 나랑 운명이고 싶은 거야?
- 그런 거 아니오. ——리정혁
- 그래, 그래, 운명이라고 쳐요. 칩시다, 그래.
- 치지 않아도 되오. ——리정혁
- 하긴, 우린 국경을 넘은 만남이잖아? 쳐 준다니까.
- 쳐 주지 말라고! ——리정혁
- 리정혁
- 사람이, 가족이 죽고 사는 문제요? 그저 사이가 좋지 않아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싶어 다툼이 있었다 해서.
- 어케 그런 무자비한 말을 하시오?
- 걱정하고 있을 거요. 잘 지내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을 거고.
- 기다리고 있을 거요, 당신이 돌아오길.
- 내 방은 바로 옆이니까 혹시 문제 생기믄…
- 어, 바로 부를게요. ——윤세리
- 아니, 아주 큰 문제 아니믄 부르지 말고 참으라고.
- 보디가드라며? 경호하라며? 안 보이는데 어케 경호를 하란 말이오?
- 그래서 화가 났다고? 내가 안 보여서? ——윤세리
- 그러니까 내 눈에 보이는 데만 있으면 될 일이지.
- 보이는 데 있으면 뭐… ——윤세리
- 안전할 거요, 내 눈에 보이는 데만 있으믄.
- 생각이 많을 게 뭐 있소? 곧 돌아가는데 좋아하기만 하믄 되지.
- 좋아서…좋아서 생각이 많은 거예요. 좋아서… ——윤세리
- 약속했거든. 내 눈에 보이는 동안엔 반드시 지켜줄 거라고.
- 구승준
- 남자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마요. 너무 힘들어하면 그 남자는 멀어져. 왜? 남자는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 옆에 있고 싶어 하지 않거든.
- 기럼 어캅니까? ——서단
- 그냥 무시해요, 지금 무시해야 나중에 무시 안 당한다고. 남녀 관계는 초기 포지셔닝이 평생 간다니까?
- 마영애 (대좌 아내)
- 사랑은 이 심장에 새기지 말고 머리에 새기라.
- 여기 새기믄…아파서 못 살아.
- 기억이야 뭐, 세월 가믄 지워지는 거니까.
- 윤세리
- 난 이런 거 익숙하지가 않아. 난 그냥…내가 나를 사랑했다가 미워했다가, 내가 나를 지켰다가 버렸다가 그랬지.
- 나한텐 나만 있었지, 누가 있지 않았거든. 그래서 어색하다고, 이런 거. 나한테 나 말고 누가 있는 거.
- 나랑 마주 보고, 내 얘기 들어 주고, 나 보고 웃어 주고, 같이 밥 먹고.
- 나랑 한 약속 계약서도 없는데 끝까지 지켜 주고. 나 지켜 주고 그런 것들…
- 근데…당신이 그랬더라. 그래서 나한텐 당신이 있었더라.
- 그때 난 살고 싶지 않았거든.
- 이왕이면 경치 좋은 데서 마지막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앴어.
- 그런데 여행하면서 깨달았지, 살기 싫을 뿐 죽고 싶은 건 아니라는 거.
- 그냥 난 위로가 필요했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도 된다고 살아야만 한다고, 누가 말해 줬으면 좋겠더라.
- 리정혁
- 그렇게 가고 싶어 했으면서, 그냥 가지.
-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그게 안 됐다고요. 나도 한 번쯤은…리정셕 씨 지켜 줘야 됐다고. ——윤세리
- 안 피한 거지. 내가 피했다면 당신이 맞았을 테니까. ——리정혁
- 서단
- 여기 손전화엔 기딴 거 없습니다, 나중에 평양 가면 앱 장마당이란 곳을 찾아가서 깔아 달라고 하라요.
- 앱 뭐요? ——구승준
- 앱 장마당, 평양 봉사 시장 가서 찾아보십시오.
- 헐, 앱을 진짜 시장 가서 사라고요? ——구승준
- 구승준
- 사람이 설레는 건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를 때거든.
- 우리가 계속 만날지 헤어질지, 고백을 했다 까일지 해피 엔딩이 될지.
- 어떻게 될지 도무지 알 수 없어야 막 궁금하고 생각나고 초조하고 심장 쪼이고 미치겠고 막 설레지.
- 다들 날 잡고 싶어 가지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고백하고 싸우고 밤새 잠 못 자고 헤어졌다 다시 달려가고 이 생쇼를 하는 건데…
- 날을 잡아 버렸잖아. 할 게 없잖아. 두근거리질 않잖아.
- 이게 정략결혼의 폐해라니까?
- 윤세리
- 하긴, 스타일이 딱 모태 솔로야.
- 모태 솔로가 뭔지 정확히 모르갔지만 괴장히 모욕적으로 들리는 말인데? ——리정혁
- 응, 그 느낌이 맞을 거예요. 그게 사실 좀 모욕적인 단어지.
-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나왔네. 근데 우리 벌써 인사 여러 번 했잖아. 새삼스럽게 안 해도 될 거 같애.
- 아니오. 벌써 했어도, 여러 번 했어도, 해야 하오. ——리정혁
- 리정혁
- 난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사람을 지키지 못하고 잃어 봤는데 말이오. 죽는 게 나았소.
- 기래서요? ——서단
- 그 여자를 안전하게 집에 보내 주어야 하오. 그 과정에서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소.
- 죽어도 상관없다고? ——서단
- 왜 왔갔소? 데리러 왔소, 기다릴 것 같아서.
- 진심이오?
- 진심이에요. ——윤세리
- 알갔소…알갔으니까 울지 마시오.
- 서단
- 아무것도 상관없이 그 여자를 지키겠다고 했습니까?
- 나도 기렇습니다. 나도…내 정혼자를 지키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겁니다.
- 당신 발로 죽으러 걸어가는 꼴 그대로 두고 볼 순 없습니다.
- 고명은 (서단 어머니)
- 내가 분명히 다 들었거든? 분명히 기가 막힌 얘기를 들었는데 왜 기가 막혔는지 기억이 안 나.
- 내가 뭘 결심도 했거든? 근데 왜 결심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
- 정만복
- 날 사람 취급해 준 이들을 죽게하고 날 사람 취급도 않는 자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 조국이 내린 임무라믄…기거이 내 인생이라믄 너무 불행한 거 아니오?
- 남식 (마영애 아들)
- 어머니, 개별 시험지를 보지 마시고 총점을 보시라요. 합쳐서 딱 떨어지게 100점입니다.
- 윤세리
- 저 사람 인생이…저 때문에 너무 멀리 와 버렸네요. 저도 더 이상은 안 보고 싶거든요, 봐 봤자 울기나 하지.
- 그때…나 정말 죽고 싶었는데, 퐁경이라도 예쁜 데 가서 아무한테도 폐 끼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사라지자, 그러고 떠난 여행이었거든요.
- 근데 당신이…거기 있었네.
- 당신은…당신이 모르는 사이에도 날 살렸네.
- 리정혁
- 내 아버지에게 전하시오. 만약 하나 그여자 털끝이라도 다쳤다믄 아버지는 하나 남은 아들 잃어버리시는 거라고.
- 앞날의 제가 오늘을 끝없이 되돌아보고 후회하면서 사는 게 싫어서 이럽니다.
- ‘내가 좀 빨랐다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더 잘했다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자책 더는 하고 싶지 않아서 이럽니다.
- 기케 사는 게 얼마나 지옥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버지도!
- 집까지 오는 내내 숨도 잘 쉴 수가 없었습니다.
- 나 때문에 그 사람 잘못되기라도 했을까 봐, 그 사람이 잘못됐다믄…전 죽는 날까지 지옥에서 살게 될 겁니다.
- 옆엔 없어도…당신이 외롭지 않길 바라는 내가 항상 있소. 사는 내내 행복하시오, 기래 주믄 고맙갔소.
- 못 잊지. 하늘 갑자기 떨어진 여잘 무슨 수로 잊갔소.
- 소장
- 구타라는 건, 이게 구타거든요. ‘주먹 구’에 ‘때릴 타’.
- ‘칠 구’에 ‘때릴 타’ 아니고? ——대좌
- 아니고요, 자고로 주먹으로 때려야 구타디요.
- 어, 긴데? ——대좌
- 우리 리정혁 중대장 동무는 손바닥을 쫙 펴고 때렸다는 것 같았습니다. 얼핏 기케 들은 것 같습니다.
- 기럼 구타가 아니구먼. ——대좌
- 아니디요.
- 윤세리
- 간절히 기다리고 기도하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까?
- 기다리기라도 해야 살갔으니까 하는 거요. ——리정혁
- 엄마 좋았지? 나 죽은 줄 알고 엄마 좋았지?
- 그래서 미안하다는 거예요.
- 살아 돌아와서, 엄마 마음 아프게 해서.
- 생각해 본다, 어떤 게 사랑일까?
- 내가 그렇듯 당신도 내 걱정을 했으면…날 그리워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게 사랑일까?
- 아니면 당신이 나와는 달리 아무런 걱정도 없었으면…그리울 것도 없이 다 잊었으면…이런 마음이 사랑일까?
- 그것도 아니면…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다, 다시 겪어야 한대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게 사랑일까?
- 리정혁
- 한참 헤맸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까지만 말해 주고, 구체적인 주소를 말해 주지 않아서.
- 구승준
- 내가 그 두 사람 왜 도와줬는지 알아요? 서단 씨 첫사랑 빨리 끝내 주고 싶었어요.
- 첫사랑 그거 오래 하는 거 아니에요, 뭐든지 오래 하면 별로라고. 사람이나 사랑이나.
- 멀리서 잠깐…그게 피차간 좋아요. 깔끔하고 아름답고.
- 내가 누군가를 기다려, 근데 그 기다리는 모습이 내가 봐도 초라해. 그럼 그건 사랑이 아니야…집착이야
- 고명은 (서단 어머니)
- 깨져야 한다믄 까이는 거보다 까는 거이 낫갔지.
- 윤세리
- 난…이런 종류의 꿈을 좋아하지 않아. 깨고 나면 진짜 허탈하다고.
- 리정혁 씨가 나 그렇게 보는 것도 하나도 안 기쁘다고.
- 꿈이 아닌데. ——리정혁
- 리정혁 씨는 진짜 가만히 있어야 될 거 같애, 나중에 생각날 일들 만들지 말고.
- 노력하갔소, 가만히 있도록. ——리정혁
- 목소리는 듣고 가야 될 거 아니야, 만에 하나 못 보게 되면.
- 리정혁
- 인생에서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미운 사람이 아니고 좋은 사람이오.
- 미운 사람 가슴에 담고 살믄 담고 사는 내내 당신 속에 생채기 나고 아프고, 당신만 손해요.
- 누구보다 싫어하지 않소? 손해 보는 거.
- 좋은 사람만 가슴에 품고 사시오. 그래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
- 그 사람이…곁에 없어도? ——윤세리
- 곁에 없어도.
- 윤세리
- 고맙죠? 그럼, 이거 다 아물 때까지 어디 가지 말기. 이거 다 아물 때까지만…그것만 약속해 줘.
- 다 아물고 나서는…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도…그런가 보다 할게.
- 완전 취했다니까. 영원히 안 깰 것 같애.
- 근데 리정혁 씨…오래오래 있는 건 있는 거고, 앞으로 딴 데 가서 술은 먹지 말아야겠다. 술 취하니까 더 내 스타일이야.
- 다른 여자들한테 이런 모습 보이고 다니면 내가 너무 불안해서 발을 뻗고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애.
- 술은 앞으로 집에서만 먹는 걸로.
- 이젠 언제 갑자기 사라지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게. 섭섭해하거나 기다리지도 않을게, 걱정말고…
- 무서워서 그래. 앞으로 생일이…오늘만 생각날 거 아니야.
- 좋았던 날로.
- 리정혁
- 나…가기 싫다고. 안 가고 싶다고. 그냥 당신이랑…여기 있고 싶다고.
- 보고 싶소. 당신 흰머리 나는 거, 주름도 생기고, 늙어 가는 거.
- 그때도 이쁘갔지.
- 많이들 묵으라. 모두들 여기까지 올 때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지, 그 생각을 하믄 내 마음이 무거워.
- 말하는데 미안합니다만, 고생은 저희가 했는데 왜 고기는 저 에미나이 밥 위에만 쌓이는 겁니까? ——표치수
- 내년에도, 그 다음 해도, 그 다음 해도…좋은 날일 거요.
- 내가 생각하고 있을 거거든.
- 윤세리가 태어나 줘서 고맙다. 이 세상에 내가 사랑하는 이가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 그러니 앞으로도 좋은 날들일 거요.
- 구승준
- 처음엔 아버지가 뺏긴 돈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받으면 그게 복수다,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 돈을 뺏었으니까 복수를 한 건 맞는 것 같은데 희한하게 시원하지가 않고 머리만 아프네, 이게.
- 누가 그러더라고, 내가 더 완벽하게 행복해지는 게 진짜 복수라고.
- 윤세리
- 오늘 울었으니까 이제 안 울지. 예방 주사 맞았잖아.
- 뭐야, 모태 솔로라는 거 후라이 같은데?
- 말해 봐요, 이런 거 어디서 배웠어? 이렇게 사람 설레게 하는 짓.
- 내가 본 반지 중에 제일 예뻐. 안 뺄 거야, 평생.
- 나 지금 정말 행복해.
- 사람이 죽기 전에 아주 잠깐, 주마등처럼 자신의 생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고 하잖아.
- 아마 그 순간 중 지금이 있을 거야.
- 우린 맨날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네?
- 근데 또 아니? 이게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잖아.
- 그래도 인사는 할 수 있을 때 미리미리…해야지.
- 리정혁
- 남자 만나러 남조선 간다던 말이 빈말은 아니었군.
- 그냥 뭐, 잠깐씩 스쳐 지니간 그런 남자들이에요. ——윤세리
- 아, 그런 거요?
- 응, 그렇다니까. ——윤세리
- 나도 스쳐 지나가는 중이오? 뭐, 벌써 지나갔으면 말해 주고.
- 나는 내 여자를 여기 혼자…아니, 당신 같은 인간과 같은 하늘 아래 두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생각이 없었거든.
- 고명은 (서단 어머니)
- 그러면은 긍정적인 거는?
- 아, 긍정적인 거는 단이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거 같디가 않아. ——고명석 (서단의 외삼촌)
- 뭐?
- 다 알고 만난다는 거니까. 최소한 우리 단이가 사기꾼한테 사기를 당한 건 아니라는 거 아니갔어? ——고명석 (서단의 외삼촌)
- 이런 미친…퍽도 긍정적이다, 이 새끼야. 아주 그냥 보고를 이따위로 하고 있네! 요놈이 진짜!
- 윤세리
- 진짜 세상이 꽃동산 되면 좋겠네. 그럼 우리 최소한…안부는 물어보면서 살 수 있을 거 아니야.
- 뭐야, 모슨 보디가드가 내 허락도 없이 막 자리 비우고. 보이는 데 있으라며? 눈에 보이는 데만 있으면 안전할 거라며?
- 빨리 와요, 보고 싶어.
- 나도 너무 무서웠어. 꿈이 너무 긴데, 그 꿈에 리정혁 씨가 없는 거야. 너무 깨고 싶었어.
- 리정혁
- 당신이 있는 삶을 살고 싶소. 이루지 못할 꿈이라서 가슴이 아파도 좋으니…
- 간절히 앞날을 꿈꿔 보고 싶소. 그러니…살아 주시오.
- 부디 살아서 내 이야기를 들어 주시오. 당신에세 해 주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직…남아 있소.
- 당신은 이 곡을 듣고 살고 싶어졌다고 말했지. 그 말이 내 지난 삶을 위로했소.
- 나도…살고 싶어졌소.
- 그러니까…우리 내일 만날 것처럼 오늘을 사는 건 어떻갔소? 잘 먹고 잘 자고, 기케 하루를 잘 보내고…내일이 오믄 또 다음 날 만날 수 있을 것처럼…기쁘게 살아 보는 건 어떻갔소?
- 그러다 사는 것이 많이 즐겁고 좋아져서 어느 날 문득 날 잊게 되어도, 난…일없을 것 같소.
- 표치수
- 야, 에미나이 너 정신 들자마자 우리 중대장 동지 옷을 기케 벗…
- 내가 벗긴 거 아닌데? ——윤세리
- 내가 벗은 건 더더욱 아니다. ——리정혁
- 기러믄 대체 왜 벗고 계신 겁니까?
- 중대장 동지 잊어버린 것 같애서…저희가 여기 아직 있습니다.
- 저런 뚜껑도 무겁다고 따 줄 참이믄 아침에 낀 눈곱도 무겁다고 떼 주갔습니다. ——김주먹
- 어? 뭐 묻었소? ——리정혁
- 떼 준다… ——김주먹
- 한정연 (윤세리 어머니)
- 미안해.
- 내 인생이 지옥이었던 건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었는데…
- 날 사랑해 주는 널 미워하는 걸로…난 내 자신을 괴롭히고 싶었나 봐.
- 윤세리
- 당신이 거기서 나 숨겨 줘서 나도 여기서 당신 숨긴 거잖아.
- 내가 원해서 그런 거야, 내가 무슨 인질이 돼? 당신이 날 무슨…이용을 하냐고.
- 이용하는 사람이 나 때문에 총 맞아 죽을 뻔하고, 묵숨 걸고 나 지키겠다고 여기까지 와?
- 시간을 돌려도…백번을 돌려도…
-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알고, 사랑하게 되는 위혐하고 슬픈 선택을 할 것을…
- 난 알고 있었다.
- 그 선택을 해서 난 행복했어, 리정혁 씨.
- 리정혁
- 윤세리…
- 내 인생을 통째로 날려 버리는 것보다 지금 당신 보는 게 더 괴롭소.
- 그러니 그만 가 주시오, 제발.
- 시간을 돌린다믄…돌릴 수만 있다믄…
- 당신을 만나지 않고, 당신이 나를 모르고, 그래서 당신이 내내 무사하고 편한하도록…
- 그럴 수만 있다믄.
- 구승준
- 역시 쿨해, 농담으로라도 가지 말라고 안 하네.
- 기런 농담을 왜 합니까? 실없이. ——서단
- 그러게…근데 난 왜 농담으로라도 듣고 싶지? 그런 실없는 말이.
- 내 나름대론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왔는데…
- 결국 난…바닥이에요.
- 나 같은 놈이 서단 씨 같은 여자한테 이런 짓 하면 안 되는 것 잘 알지만, 그래도…주고 싶어서.
- 나중에 내가 좀 멀쩡한 모습으로 서단 씨 찾아오면…근데 그때도, 만약에 서단 씨가 혼자면, 나한테 한 번만 기회 줘요.
- 나 서단 씨 좋아요. 좋으니까 이제 어디로 가는지 알고 갈 거야. 그렇게 살 거야.
- 나 이제 그럴 거야.
- 윤세리
- 마지막 인사 여러 번 했어요. 너무 여러 번 해서 이제 할 말이 남아 있지도 않아.
- 그리고 이런 꼴 보여 봤자 그 사람 가는 길만 더 힘들게 할 거고. 나 아팠다는 거 알리고 싶지도 않아요.
- 나는 당신을 추억으로 남겨둘 수 없거든. 그러니까 올해 못 만나면 다음 해, 그래도 못 만나면 그 다음해…당신이 날 찾아낼 때까지 기다리고 기도할래.
- 난 그러기로 했어.
- 모두에게 인생은 한 번이지만 나는, 내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 만나고, 그 사람을 보내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걸로.
- 난 그러기로 했으니까 당신도 같다면…날 만나러 와 줘.
- 이럴 줄 알았어. 리정혁 씨라면…당신이라면…나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어.
- 리정혁
-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기건 당신 탓이 아니오. 난 아무 후회도 없고, 당신이 내 인생에 선물처럼 와 줘서…감사할 뿐이오.
- 기다리고 기도하믄…보고 싶은 사람 만날 수 있냐고 묻지 않았소?
- 만날 수 있소.
- 사랑하오.
- 에달바이스요. 우리 그 꽃이 피는 나라에서 만납시다.
- 안제라고 약속할 수는 없소.
- 난 나대로…당시는 당신대로…노력하다 보믄, 운명이 우릴 거기 데려다주지 않을까.
- 이번엔 와야 할 곳에 잘 떨어진 것 같소.
- 아, 떨어진 게 아니고 강림이랬나?
- 기차를 잘못 타서.
- 잘못 탄 기차가 데려다주었소.
- 매일 아침, 매일 밤…오고 싶었던 여기.
- 내 목적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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