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 방송 국가
- 한국
- 방송 언어
- 한국어
- 방송 채널
- tvN
- 방송 시간
- 토/일요일 밤 9:00
- 방송 기간
- 2021년8월28일 – 2021년10월17일
- 방송 분량
- 70분
- 방송 횟수
- 16부작
줄거리
대문도 없고 오지랖은 쩔고 의좋은 형제마냥 음식 봉다리가 오가는 이곳에서 평균체온이 1도쯤 높을 게 분명한 뜨끈한 인간들의 만유人력이 작동한다!
성취지향형 여자 ‘윤혜진’과 행복추구형 남자 ‘홍반장’의 호흡은 그야말로 최악.
리듬은 놓치고 스텝은 안 맞는데, 그 삐걱거림이 어쩐지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남자의 여유로움은 근사해보이고, 여자의 분주함은 달콤하게 느껴진다.
이들의 티키타카 밀당 로맨스가 4/4박자로 펼쳐진다![1]
명대사
- 윤혜진
- 턱관절 환자한테 양악 권유하고, 비보헙 재료 권해서 치료 수가 올리고. 살릴 수 있는 치아 뽑아서 임플란트 시키고, 환자 눈탱이 치는 게 원장님 특기시잖아요.
- 뭐? ‘눈탱이’?! ——이민영 (보얀 치과 원장)
- 원장님 같은 의사들 때문에 치과가 과잉 진료 소리를 듣는 거예요.
- 야, 너 말 다 했어? 남의 돈 받아 처먹는 주제에 어디 혼자 양심적인 척을 해? 네 월급을 뭐, 땅 파면 나오는 줄 아니?! ——이민영 (보얀 치과 원장)
- 말은 바로 하셔야죠. 제가 원장님 월급 벌아다 드리는 거죠. 여기 원장님 보러 오는 환자가 어디 있어요?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나더러 오징어 내장을 따라구요?
- 응. ——홍두식
- 말도 안 돼. 나 태어나서 이런 일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요. 아니, 오징어 손에 댄 적도 없어요.
- 그럼 오늘 실컷 만져 보겠네, 자. 돈 필요하다며, 안 벌거야? ——홍두식
- 시간당 8720원이면 최저 임금이잖아요. 이봐요, 내가 누군지 알고?
- 알지, 무일푼. ——홍두식
- 그쪽이 잘 몰라서 이러나 본데, 저 치과 의사예요. 내 입으로 이런 얘기 하기 좀 그런데, 저 엘리트에 고급 인력이라고요.
- 생각해 보니까 열받네? 도와준 건 고마운데, 왜 아까부터 계속 반말이야?
- 오케이. ——홍두식
- 뭐가 ‘오케이’인데?
- 그쪽도 반말하라 그러려 했는데 알아서 먼저 하길래. 난 오케이. ——홍두식
- 내 반말에는 철학이 있어. 난 괜히 격식 차리고 그러다가 어려워지는 거 질색이거든. 그리고 요즘에 글로벌이 추세잖냐. 외국 애들 봐, 장인어른한테 ‘톰!’ 시어머니한테 ‘메리!’…얼마나 좋아. ——홍두식
- 홍두식
- 뭔가 착각하나 본데, 내가 지금 그쪽 신발을 건져 준 게 아니야. 그 신발이 내 보드 위에 무임승차한 거지.
- 갑자기 이 번쩍거리는 게 눈앞에 딱! 내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알아, 이거?
- 고, 고의는 아니지만 죄송하네요. ——윤혜진
- 이것만 줘? 딴 건?
- 배가 별로 안 고파. ——윤혜진
- 그쪽 위장은 의견이 좀 다른 거 같은데?
- 다이어트 종이야. ——윤혜진
- 표미선
- 중학생 때부터 20년째 고수하고 있는 네 좌우명이 뭐지?
- ‘남 일 신경 쓰지 말고 나나 잘하자’. ——윤혜진
- 그니까. 근데 너무 신경을 썼잖아! 윤혜진답지 않게.
- 그럼 갑질을 참냐?! 나도 의사로서 소신이 있어. ——윤혜진
- 어, 그래 가지고 병원 문 박차고 나가자마자 백화점에 가서 신발을 샀어?
- 그럼, 소신껏 셀프 퇴직 선물을 하사했어. 앞으로 꽃길만 걸으라는 함축적인 메시지를 담아 봤지. ——윤혜진
- 그 메세지는 카드 회사가 먼저 보냈을 건데? ‘이번 달 카드값이 200만 원 추가되었습니다.’
- 윤혜진
- 인생에는 저마다 후회하는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
- 아니, 그러니까, 아까 본 상가랑 집 주인이 사장님이시라고요?
- 응. ——여화정
- 아니, 이 상황 저만 의심수러워요?
- 뭐가? ——홍두식
- 아니, 그렇잖아. 내가 치과 차린다니까 사장님이 그쪽을 소개하고, 또 그쪽이 보여 준 건물이 사장님 거고. 이게 우연이라고? 저 지금 외지인이라고 막 짜고 치고 속여 먹는 거 아니죠?
- 홍두식
- 어, 현관 비밀번호는 870724. 공사할 때 임시로 설정한 거니까 알아서 바꾸고.
- 근데 이게 무슨 숫자야? ——윤혜진
- 내 생일.
- 어! 왜 남의 집 비번을 자기 생일로 해 놔? ——윤혜진
- 닥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우리 집이랑 똑같은 걸로 해 둔 거야.
- 아니, 그쪽 집 비번을 왜 가르쳐 주는 거야? ——윤혜진
- 왜? 남의 인생은 함부로 떠들어 놓고 본인이 평가받는 건 불쾌해?
- 이봐요, 의사 선생님. 뭘 잘 모르시나 본데, 인생이라는 거 그렇게 공평하지가 않아. 평생이 울통불통 비포장도로인 사람도 있고.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 알아들어?
- 표미선
- 근데 좀 안됐다. 난 과거에 희망을 두고 온 사람들 좀 짠해. 원래 못 이룬 꿈은 평생 마음에 밟히는 법이잖아.
1회
2회
- 윤혜진
- 윤혜진 씨, 윤혜진 씨!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택배 못 시켜서 죽은 귀신 붙었어?
- 오늘은 뭐가 좀 많네, 미안. ——윤혜진
- 아니, 대체 뭔놈의 사재기를 이렇게 글로벌하게 해? 미국, 독일, 영국, 프랑…택배가 전 세계에서 날아와.
- 씨, 무슨 운전 기사도 아니고. 하루 종일 이게 뭐야! 진짜…
- 그러게, 교대해 준다니까 싫다며. ——홍두식
- 그럼 옆에서 말동무라도 해 줘야 될 거 아니야.
- 조용히 운전하는 걸 선호한다길래 배려해 준 건데?
- 네, 배려해 줘서 아주 고맙습니다.
- 어떡하지? 고마운 김에 나 횟집 앞에 좀 내려 주라. 비상 대책 회의가 생겼는데, 걸어가기 귀찮아. ——홍두식
- 여기서 내려.
- 부모가 진짜 자식을 위하는 일이 뭔지 알아? 아프지 말고 오래 사는거야.
- 그깟 돈 몇 푼 물려주려고 아픈 걸 참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부터 챙기는 거라고. 알아?
- 미선아, 오징어가 너무 질가지 않아?
- 그래? 야, 오징어가 원래 이 정도 질기지. ——표미선
- 그런가? 이것도 너무 질기고.
- 얘 갑자기 왜 이래? ——표미선
- 이것도 질기고. 이것도 질기고…뭐가 다 이렇게 질기냐?
- 윤혜진 어른이, 자꾸 반찬 투정하면 밥그릇 뺏어 버릴 거예요? ——표미선
- 홍두식
- 모든 범죄는 단서를 남기는 법. 증거는 이 쓰레기 안에 있겠죠? 그래서 범인이 뭘 먹었는지 뭘 버렸는지 여기서 직접 뒤지려고.
- 찢어?
- 찢어 버려. ——여화정
- 저기, 저기 저 불빛 정체가 뭔지 알어?
- 알 게 뭐야?
- 저게 오징어 배다. 참 고단한 불빛인데 멀리서 보면 꼭 바다에 알전구 켜 놓은 것처럼 예뻐.
- 어? 아, 이 고슴도치 보라 거 아니야?
- 맞아. ——윤혜진
- 아, 얘가 여기 와 있었어?
- 그쪽이 거절한 덕분에? 아니, 그 성격이면 고슴도치 아니라 곰이라도 맡아 주겠던데? 왜 거절했데? ——윤혜진
- 난 생명 있는 건 안 키워.
- 윤혜진
- 치, 쓸데없이 출몰할 땐 언제고, 왜 안 보이고 난리야?
- 누가 보면 자기 집 안방인 줄 알겠다?
- 누우면 다 내 집이지. 치과도 누워. ——홍두식
- 어머, 미쳤나 봐, 누가 오해하면 어쩌려고?
- 저 안 나가요. 불의에 항거하겠다는 뜻이야. 그놈 똑깉이 잡아넣을 때까지 나 한 발짝도 안 나갈 거야.
-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이네, 씁. ——홍두식
- 이거 진짜 어렵게 구한 와인인데, 과일만 두고 가면 되겠지, 뭐.
- 아니야, 은혜 갚는 윤혜진으로 살자…
- 미치겠네…근데 엄청 맛있겠지? 하, 아까워 죽겠네.
- 스파이시하면서도 향긋하고, 달콤하다고 했는데…
- 절대 함부로 취하지 않아.
- 왜? ——홍두식
- 싫으니까. 풀어지는 거, 약해지는 가, 솔직해지는 거…
- 취할 거 같을 때는 이렇게 손을 꼭 쥐고 있으면 돼.
- 홍두식
- 연기 그만하고 내려오시지? 안 자는 거 알어.
- 아휴, 삭신이야, 양치기 치과 때문에 쌀 가마니를 들쳐 뎄더니, 아휴.
- 쌀 한 가마니가 몇 킬로인데? ——윤혜진
- 함께 사는 세상이다. 이렇게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싫어해서야…치과, 친구도 없지?
- 아니거든? 엄청 많거든? ——윤혜진
- 그럼 5초 안에 친한 친구 이름 세 명만 대 봐. 5, 4, 3, 2, 1.
- 표미선, 미선이, 표미선이. ——윤혜진
- 미선이 하나에 표미선이 둘이네? 동명이인이야?
- 남이사 친구가 있든 없든 뭔 상관이야? ——윤혜진
- 아, 얘가 그, 진? 진인가 뭐, 그거 하는 걔야?
- 삼촌, 제발 신성한 우리 오빠 이름 함부로 바꿔 부르지 좀 말아 줄래? ——오주리
- 아이, 왜 울어? 또? 그리고 너는, 뭐 좀 고장 나면 네가 좀 직접 고쳐. 하여간 철물점 하는 놈이 기계치가 말이 되냐, 지금?
- 너 이렇게 나의 가장 큰 약점을… ——최금철
- 어어? 둘다 울어? 어휴, 나 오늘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일 안 해. 나한테는 휴무를 지킬 의무가 있어! 끝.
- 야, 우리도 너한테 부탁할 의무가 있어! ——최금철
- 아, 아휴, 참. 드럽게 뭐 하는 거야, 지금? 고개를 숙여서 기도를 막고, 그 다음에 공기를 흡입해야지.
- 실수야, 실수. 아, 매워. ——윤혜진
- 그냥 얌전히 마셔. 괜히 또 허세 부리다가 비싼 와인 코로 마시지 말고.
3회
4회
- 윤혜진
- 뭐야? 근데 동선이 왜 이렇게 이상해? 아니, 그렇게 싸돌아다녔는데 어떻게 다시 홍 반장 집으로 갔지?
- 어? 뭐야, 여기서 왜 필름이 끊겨?
- 동네에 소문 다 났어. 어젯밤 우리가…동침했다고. 그래서 말인데, 우리 별일 없었지?
- 있었어, 별일. ——홍두식
- 뭐?
- 별일이 엄청 많았지. ——홍두식
- 솔직히 우린 좀 아니잖아. 홍반장이랑 나랑은 소셜 포지션이 다르잖아.
- ‘소셜 포지션’? ——홍두식
- 사람은 비슷한 환경일수록 잘 맞는다는 말 들어 봤지? 가치관이랑 라이프 스타일도 비슷하고, 아무래도 부딪치는 일이 적을 테니까. 근데 우리는 좀…
- 아, 내가 홍 반장을 평가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확실히 해 두자는 의미에서…
- 나도 나지만 참 너도 너다. ——홍두식
- 무슨 뜻이야?
- 쉽게 좀 살자. 그렇게 살면 안 피곤하냐? ——홍두식
- 나는 현실주의자야. 인풋이 있으면 아웃픗이 나와 줘야 된다고.
- 그니까 그 아웃풋이 돈과 성공이면, 치과 눈에 난 대단히 비효율적인 인간이겠구만. ——홍두식
- 부인은 못 하겠네.
- 그러니까 치과가 안 되는 거야. ——홍두식
- 내가 뭘?
- 시야가 좁아도 너무 좁아. 세상에는 돈, 성공 말고도, 많은 가치 있는 것들이 있어. 행복, 자기만족, 세계 평화, 사랑…
- 여하튼, 인생은 수학 공식이 아니라고. 미적분처럼 계산이 딱딱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정답도 없어. 그저 문제가 주어졌고, 내가 이렇게 풀기도 결심한 거야. ——홍두식
- 홍두식
- 뭐 해? 아침부터 여기서?
- 사진 찍었는데. ——오춘재
- 아유, 이렇게 몹시 피곤해 보이고 되게 좋네. ——조남숙
- 사진을 왜 길에서 찍고 통화를 여기서 왜 해?
- 전화가 잘 안 터져 여기가 잘 터져. ——오춘재
- 아유, 얼굴 좋아 보인다. ——최금철
- 무슨 여기가 전화가 안 터지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 뭐? 함부로 안 취해?
- 야, 나는 어제 버라이어티 예능 보는 줄 알았다. 갑자기 술 먹다가 뛰어나가더니 노래하고 춤추고. 철봉에 매달리더니, ‘나 김연아 같지?’이러더니 또 뛰어! 막 또 뛰기 시작하면서 ‘두식이 오빠!’ 진짜 혼자 보기 아깝더라, 혼자 보기 아까워.
- 이 정도면 그냥 차단한 거 아니…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허언증이 있네.
- 아니, 내가 도움도 많이 받고 잔짜 잘 알 거든요! ——지성현
- 아, 나도 그래. TV에서 하도 많이 봐서 지나다가 만나면 인사할 거 같애.
- 어, 미안. 남녀칠세부동석인데 내가 너무 가까이 걸었지?
- 그러면 어때? 그냥 그런대로 널 좀 놔둬.
- 소나기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 이럴 때는 어차피 우산을 써도 젖어. 이럴 땐 ‘아이, 모르겠다’ 하고 그냥 확 맞아 버리는 거야.
- 표미선
- 야, 사람 사이에 못하고 말고가 어디 있어, 이 마음이 중요한 거지.
- 지성현
- 조금 해매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고 그러는 거죠. 그렇게 사니까 인생이 알아서 재밌는 방향으로 굴러가던데요?
- 윤혜진
- 치아는 전체적으로 깨끗하네요. 어디 특별히 불편하신 덴 없으시죠?
- 있어. ——홍두식
- 어디요?
- 지금 우리 사이. ——홍두식
- 누가 내 친구야? 아니, 요새 나랑 좀 엮였다고 진짜 나랑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나 아무하고나 친구 안 해.
- 아무나? ——홍두식
- 이렇게 된 거 다 얘기할게. 나 홍 반장 좀 피곤해. 자꾸 소문나는 것도 싫고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아. 도와준 건 고마운데, 앞으로 선 좀 지켜 줬으면 좋겠어.
- 나 너 좀 변한 줄 알았는데, 내가 착각했네. ——홍두식
- 아, 어떡해? 내 사회적 평판이랑 내 이미지…
- 애초에 그런 게 있었나? ——홍두식
- 홍두식
- 그날 밤 키스 때문에 그래? 내가 치과 이럴 줄 알고 일부러 모른 척한 거야.
- 이게 뭐냐? 취해서 살수한 거 가지고 괜히 불편해지고 어색해지고.
- 아유, 솔직히 우리 나라가 너무 동방예의지국인 거지. 딴 나라에서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 장과 클로에가 뺨을 비비면서 ‘봉주르’ 하고 있을 걸?
- 그리고, 원래 여자랑 남자랑 진정한 친구가 되려면 이런 생물학적 위기의 순간을 잘 넘겨야 돼. 그말은 비로소 우리가…진짜 친구가 될 기회를 얻은 거라고.
- 쪽팔림도 나누면 반이 될까 싶어서.
- 그, 오지랖은 불치병이라 그러던데, 누가? 씁, 아주 귀찮고 불편한 거라고, 사람들한테 재밋거리가 되는 것도 싫다고 했는데, 또 누가?
- 혹시 좌우명이 언행 불일치야? 말과 행동이 지나치게 다른데?
- 어, 어, 야, 야, 야. 치과, 이거 지금 선 넘는 거야.
- 홍 반장이야말로 선 넘었어, 지금. ——윤혜진
- 그니까, 치과도 그렇게 편하게 넘으라고, 선.
- 초딩처럼 금 긋고 ‘선 넘어오지 마’ 그러지 말고, 지우개도 빌려주고, 가끔은 숙제도 좀 보여 주자고.
- 나 요새 솔직히 치과 다시 재수 없어지려 그랬거든? 근데 오늘은 좀 멋있고, 기특했다.
- 아이, 이런 거 하지 말라고. 사람들이 또 오해하짆아. ——윤혜진
- 마지막으로. 나도 아무하고나 친구 안 해, 치과.
- 누가 낭만에 불을 붙였네, 쓸데없이 이쁘게.
- 표미선
- 야, 벽돌 씹니? 내 식욕 고취를 위해 좀 맛있게 좀 먹어 줄래?
- 오춘재
- 너 알어? 너 이씨, 아빠 아니었음 도스하고 너 말도 못 섞었어.
- ‘도스’가 아니라 DOS거든? ——오주리
- 그니까 도스가 DOS고 DOS가 도스지, 이 자식.
- 오주리
- 저, 덧디 교정 완전 필요해 보이죠? 그렇죠?
- 안 된다고, 안 된다 그러잖아! ——오춘재
- 왜? 왜? 왜?
- 너는 이 덧니가, 넌 정말 귀여워. 이게 너의 매력 포인트야, 매포, 어? 넌 이거 없었으면 너는 진짜 볼 게 없어! ——오춘재
- 웃기시네, 돈 때문에 그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 헐! 언니, 그게 이유예요?! 와, 이 언니 생각보다 곽 막혔네?
- 봐 봐요, 난 우리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나다? 딱 그러면 바로 팍팍 밀어줄 텐데.
- 불쌍하잖아요, 평생 죽은 사람 그리워하면서 사는 거.
- 장영국
- 저기, 반 주무관.
- 왜요? ——반용훈
- 15년 전에 선물받은 팔찌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라는 건 도대체 문슨 뜻일까?
- 되게 마음에 들거나 엄청 튼튼한가 보죠. ——반용훈
5회
6회
- 윤혜진
- 저 혼자 가도 괜찮은데.
- 그러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를 굳이~ ——홍두식
- 그러는 홍 반장은 왜 따라와?
- 치과가 아니라, 저쪽 돌아오는 길이 염려돼서 가는 거야. 그 코 닿을 거리도 헤매실 분이라. ——홍두식
- 그렇긴 하네.
- 저기, 나 그 정도는 아니야. ——지성현
- 아니긴 뭘 아니에요. 선배 강의실 못 찾아 가지고 내가 몇 번을 구제해 줬는데.
- 오케이, 그거 인정. ——지성현
- 어떻게 하는 거라고?
- 어, 그냥 발로 팍팍 밟으면 돼. 치과의 그 쌀 한 가마니의 무게를 실어서. ——홍두식
- 쌀 한 가마니 아니야!
- 아! 이쪽에서 구정물 나오잖아!
- 아닌데? 지금 네 쪽에서 이렇게 흘러내려 오는 거 같은데? ——홍두식
- 아니거든? 아, 웃겨! 여기 땅이 이렇게 기울어져 있구만!
- 그래, 그니까 이렇게 기울어졌으니까 지금 내 쪽으로 이렇게 흘러오는 거 아니야. ——홍두식
- 발 언제 닦았어?
- 안 닦는 사람이 있어? 그런 상상을 하는 거 자체가 지금. ——홍두식
- 홍두식
- 아, 설마 그걸 참는다고?
- 선배! 저기 까나리 너무 많이 들어갔는데. 어머, 어머, 선… ——윤혜진
- 이야…어우! 까나리 3만 6천 마리쯤 먹은 거 같애!
- 선배, 괜찮, 아, 냄새… ——윤혜진
- 아, 무슨 소리야? 방금 전에 깨끗하게 물러난 거 아니었어?
- 그런 적 없는데? 그냥 뭐, 설득이나 강요를 안 한다 그랬지. ——지성현
- 말이애, 막걸리야? 그럼 뭐 어쩌겠다는 건데?
- 나 배 고파. ——지성현
- 갑자기? 지금 고파? 이 와중에?
- 홍 반장님, 저희 점심부터 먹죠. ——김도하
- 아, 배고파?
- 지금 먹어야 돼요. 얘 굶으면 안 돼. 걸신이 그냥 잔뜩 들려 있어요. ——왕지원
- 아니, 아침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었어.
- 그걸로 모자라요, 뱃속에 그지님이 상주하고 계시거든요. ——김도하
- 이불은 원래 이렇게 발로 밟아서 빠는 게 정석이야. 그리고 이게 은근히 스트레스 풀린다?
- 그렇게 좋으면 홍 반장 혼자 할 것이지, 왜 어먼 나를 끌어들여? ——윤혜진
- 이 좋은 걸 또 어떻게 나 혼자 하나. 친구한테 전파하고 그래야지.
- 뭐 하냐?
- 아니, 잠깐만. 갑자기 무슨 이상한 장면이 떠올라서. ——윤혜진<
- 지금 이 상황이 더 이상한 장면이라고 생각은 안 하고? 어유, 아, 나 코뿔소인 줄 알았어. 들이받는 힘이 이야, 거의 매머드급이야.
- 뭐라고? ——윤혜진<
- 그쪽 몸이 살상 무기라는 점을 유념해 줬으면 좋겠어.
- 조심해, 입조심해. 그런 얘기 함부로 하지 마. ——윤혜진
- 이렇게 조심해서 얘기할게. 본인의 몸이 살상 무기라는 살실을 좀…무기라고.
- 역시 노동은 좋은 거야. 사람이 단순, 명쾌해진다니까, 그치?
- 표미선
- 이러면 어때요? 이렇게 젖으면 더 잘 긁힐 거 같은데.
- 어, 이거 비싼 거 아닙니까?
- 아니, 이건, 이거는 하나도 안 비싸요. 뭐, 더, 더 뿌릴까요?
- 예, 선생님, 그러면 듬뿍 좀 뿌려 지시겠어요? ——최은철
- 듬뿍?
- 예. 여, 여기 이쪽에 아까 뿌리신 데다가…예, 네, 여기, 네, 네…좀 많이 뿌려 주시면, 네…근데, 이런 건 얼마나 해요? ——최은철
- 이거 한 6만 7천 원.
- 예?! 아니, 6…6만…아니, 지금 뭐 하시는… ——최은철
- 지성현
- 아, 잠깐만, 혹시 계란 풀었어?
- 어, 단백질도 삽취해 줘야지. ——홍두식
- 아이 참, 이, 이, 이건 아니지. 계란 풀어지면 국물 맛 달라지는 거 몰라? 라면은 봉지 뒤에 적힌 조리법 그대로 먹는 게 베스트라니까.
- 아, 아유, 기호에 맞게 그먕 취향 따라 먹는 거지. 아이, 사람이 왜 그렇게 틀에 박혔어? 너 먹기 싫으면 먹지 마. 줘, 일로와! 갖고 와, 야… ——홍두식
- 장영국
- 다음번엔 이준이가 아빠 집으로 와. 거기는 뭐, 깨지고 그럴 것도 없어, 그냥.
- 대신 홀아비 냄새 나잖아. ——장이준
- 진짜로? 야, 아빠한테 너 막, 막 이상한 냄새 나고 그래? 어?
- 아니, 아빠 말고 아빠 집. 아빠, 빨래 잘하고 발 깨끗이 씻고, 환기도 자주 시켜. 알겠지? ——장이준
- 윤혜진
- 세 판은 너무 많지 않나?
- 그런 걱정 당치도 않아. 어차피 저 입으로 다 들어갈 거야. ——홍두식
- 아니, 잘못은 저 새끼가 했는데 왜 피해자한테 뭐라 그래요?
- 아픈 핑계로 말이라도 해 봐. 뭐, 말아? 하늘에서 뚝 떨어질지.
- 쌀은 있어?
- 왜, 뭐 하려고? ——홍두식
- 아플 때 혼자 있으면 서러워. 남들 다 아는 걸 왜 홍 반장은 몰라?
- 혹시 뭐 깨지는 소리나 비명 소리 같은 거 들려도 절대 부엌에는 얼씬도 하지 마. 알았지?
- 아유, 됐으니까 집이나 태워 먹지 마. ——홍두식
- 홍두식
- 이 서핑이라는 게 인생이랑 비슷해. 좋은 파도가 오면은 올라타고, 또 잘 내려가고. 파도가 너무 높거나 없는 날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 응, 그래, 혼자 타. 앞으로 내 앞에서 서핑의 ‘시옷’ 자도 꺼내지 마.
- 스파게티, 삼선짜장, 사천탕면, 새우튀김, 스… ——지성현
- 뭐 하는 거야?
- 저녁 뭐 먹지? ——지성현
- 아, 이런 일차원적인 인간이 우리나라 최고 예능 피디라니…대한민국 방송계의 미래가 참 밝다.
- 아! 나 먹고 싶어 거 생각났어, 물냉면. ——지성현
- 어유, 그렇게 하루 종일 물을 먹어 놓고? 아유, 난 싫어, 혼자 잡숴.
- 지 피디, 지 피디, 아, 지 피디, 아…아주 지 피디 바쁘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아주 난리가 났네.
- 자기가, 자기가 무슨 홍길동이야?! 홍씨는 나거든?
- 범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이 순찰을 강화하는 것도 반장의 의무…일걸?
- 진짜요? 그거 어디 적혀 있어요? ——최은철
- 그, 너 안 봤구나, 그거.
- 안 봤죠. ——최은철
- 출동.
- 아니, 그거…아, 어디 적혀 있냐니까. 그게 진짜 나와 있어요? 나는 본 적이 없어요. 어디 적혀 있는데요? ——최은철
- 너 같으면 놓겠니? 야, 근데 너 뭐 잘못했어? 절도? 사기?
- 아유, 씨, 알지도 못하면서 날 왜 잡아? 이씨. ——보이스 피싱범
- 치과가 잡으라길래. 아, 힘들다.
- 하, 이거 봐? 아,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오, 아…정말 완벽하게, 맛대가리가 없네?
- 와, 쌀이랑 물로 뭐 이렇게 망치기도 쉽지 않은데…
- 어, 이거 왜 시지?
- 아유, 뭐, 이래 놓고 남기지 말라고? 양심 있어, 지금?
- 조남숙
- 나도 없어진 거 있는데?
- 넌 뭐가 없어졌어? ——오춘재
- 속옷. 내 빨간색 브라자.
- 아, 진짜, 그건 좀! ——최금철
- 아, 증말, 어유…어유, 나 상상하려…어유, 나 상상 돼, 야! 그딴 걸 누가 훔쳐 가! ——오춘재
- 아유, ‘그딴 거’ 라니? 뭐 말을 그렇게 해? 내 브라자 갖고!
7회
8회
- 윤혜진
- 홍 반장, 여기 왜 있어?
- 아, 나 샤워기 고치러 왔지. 아이, 샤워기 헤드 터지는 바람에 그냥 물이 막 이리저리 튀어 가지고 쫄딱 젖었네. 그, 수압 짱짱한 걸로 갈아 놨다. ——홍두식
- 아니, 그걸 왜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해?
- 표 선생 있다 갔지. 치과 금방 올 거라고 나보고 고치고 있으라던데? ——홍두식
- 아휴, 나 진짜, 표미선…알았으니까 일단 가.
- 돈 줘. ——홍두식
- 응?
- 아, 돈은 줘야지. ——홍두식
- 대체 어쩌자고 그런 말을 한 거야?
- 오늘만 넘기려고. ——홍두식
- 뭐?! 아니, 고작 그딴 이유로 그런 말을 해?
- 그럼 어떡해? 손이 부서지게 생겼는데.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이 방법이 제일 빠르겠더라고. 저렇게 단단히 오해하고 계시는데, 별 변명 해 봤자 입만 아프고. 그냥 깔끔하게 오늘 연극하고 끝내는 게 낫지. ——홍두식
- 그러고 나면?
- 그러고 나면? 뭐, 헤어졌다 그래도 되고. 뭐, 그때 가서 어쩌실 거야. ——홍두식
- 참, 뒷수습은 자기 일 아니라 이거지?
- 오늘 하루 알바 쓴다고 생각해. 일일 남자 친구 대행. ——홍두식
- 알바비는 받으시겠다?
- 방법 있다며?
- 어디서 저런 발 연기를… ——홍두식
- 이상하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났는데, 여기 지금 홍 반장이 있는 풍경은 왜 이렇게 자연스러운 걸까?
- 왜 저 남자는 어색한 공기마저 희석시키고 주변을 이토록 따뜻하게 만드는 걸까?
- 아니, 고아라니, 그…무슨 말씀이 그러세요, 저 사람도 가족 있었어요. 일찍 돌아가셔서 그렇지. 아니, 그게 무슨 잘못이라도 된 듯이 그러세요?
- 잘못이다. 계인적으로는 안된 일이다마는 널 만나는 데는 잘못이야. ——윤태화
- 아빠.
- 딸이 혈혈단신 고아를 만난다는데 두 팔 벌려 환영할 부모는 세상에 없어! 더 정들기 전에 헤어져라. 어차피 만난 기간도 짧고. 난 저렇게 결함 있는 친구를 식구로 들이고 싶지 않다. ——윤태화
- 아빠 말씀대로라면, 저도 결함 있는 인간이네요. 저도 어렸을 때 엄마 돌아가셨잖아요. 거기다가 새엄마까지 있는 재혼 가정.
- 윤혜진! ——윤태화
- 저도 하자 있어요. 아니, 왜 비겁하게 홍 반장한테만 뭐라 그래요?!
- 홍두식
- 아유, 근데 이거 계속 이렇게 잡고 계실…아…놓을 생각이 없으시겠구나.
- 아빠, 제가 다 설명을 할게요, 요거 좀… ——윤혜진
- 됐다, 벌써 다 들었어. 거기다 이렇게 집까지 들락날락하는 걸 봤으니 변명할 생각은 말아라. ——윤태화
- 아빠, 제가 다 설명한다니까요. ——윤혜진
- 아, 됐어, 내가 얘기할게. 네, 맞습니다, 저 치과, 아니, 혜진이 남자 친구입니다.
- 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을 경험하고 있는 중인데, 굳이 그거를 직업으로 이렇게 국한시킨다면은, 예, 없어요.
- 혜진이 너 지금 백수를 만난다는 거냐? ——윤태화
- 아, 그게…아니, 제가 잘 버는데 남자 직업이 뭐가 중요해요? 사람만 괜찮으면 됐지. ——윤혜진
- 뭐?! ——윤태화
- 그리고 홍 반장, 아빠가 생각하는 그런 무능력한 사람 아니에요. 아니, 이 얼굴에, 이 케에, 그리고 서울대까지 나왔다고요. ——윤혜진
- 서울? ——윤태화
- 네! 그것도 수석 입학. 저기, 화학과라 그랬지? ——윤혜진
- 기계 공학.
- 이제 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난 짜장면을 돈 내고 먹어 본 적이 없어. 나를 키운 건 8할이 내기 바둑이란 말씀.
- 한 수 만 좀 물러 주게. ——윤태화
- 에헤이, 에헤이. 아, 내가 그렇게 물러 보이셔?
- 내가 노안이 와서 잘못 봤어. 자네 장유유서 모르나? ——윤태화
- 승부에서 나이를 거론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생각됩니다만.
- 됐어, 그만 두게. ——윤태화
- 아버지…삐치셨어?
- 아, 삐치긴 누가 삐쳐? 그리고, 내가 왜 자네 아버지인가? ——윤태화
- 아니,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르지? 알았어, 내가 지금 물러 드릴게. 대신 이것 딱 한 번뿐이야.
- 아이, 됐다니까. ——윤태화
- 어, 자, 자, 자…물렀다, 물렀어. 자, 물렀다. 자, 아버지 차례. 자, 아버지 차례.
- 그것도 아버지 닮았네. 치과가 은근히 자기반성이 빠르거든요.
- 치과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그래서 언젠가 그 친구 옆에 정말 좋은 사람이 있길 바래요.
- 그게…자네일 수도 있잖아. ——윤태화
- 아니,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 건데? 나 지금 내 삶이 좋아.
- 말도 안돼. 그거는 완전 비효율적인 자원 낭비지. 마치 최고 사양 컴퓨터로 지뢰 찾기 하는 거랑 마찬가지야. 제로백 2초대 슈터 카로 아우토반 대신에 논두렁 달리는 거라고. ——윤혜진
- 이 지뢰 찾기가 지닌 단순함의 미학을 무시하지 마. 그리고 여름밥의 논두렁이 얼마나 운치 있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 이명신 (윤혜진 새어머니)
- 부모 마음이 원래 그래. 아버지가 했던 말 솔직히 치사빤쓰였거든? 근데, 자식 일엔 그게 공평하게가 잘 안돼.
- 남의 흠은 집채만 하게 보이는데, 내 새끼 흠은 티끌 같아서 그냥 모르는 척 후~ 불어 없애 주고 싶어.
- 그래도, 내가 뒈지게 혼내 줄테니까 아빠 너무 미워하지 마. 온통 널 향한 사람인데, 그럼 너무 불쌍하잖아.
- 윤혜진
- 그런 가정은 무의미해. 세상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고, 그건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야. 그러니까 홍 반장 잘못 아니라고.
- 난 새우도 그렇고 게도 그렇고, 갑각류 너무 귀찮아. 들인 공에 비하면, 진짜 알맹이는 요만해. 근데 또 맛은 있어.
- 그러게, 생각해 보니까 이 귀찮은 걸 해 주는 사람이…할아버지밖에 없었네. ——홍두식
- 그래. 껍질 까 주는 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니야. 웬만큼의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진짜 못 할 짓이라니까?
- 어, 그게…아, 지금은, 불가항력에 의한 특수 상항. 홍 반장 다쳤잖아, 나 때매.
- 오늘 꼭 해야 될 말이 있어서…
- 좋아해. 나 홍 반장 좋아해.
- 나는 아흔아홉 살까지 인생 시간표를 짜 놓은 계획형 인간이야. 선 넘는 거 싫어하는 개인주의자에, 비싼 신발을 좋아해. 홍 반장이랑은 정반대지.
- 혈액형 궁합도 MBTI도, 어느 하나 잘 맞는 게 하나도 없을걸?
- 크릴새우 먹는 펭귄이랑 바다사자 잡아먹는 북극곰만큼 다를 거야.
- 근데 그런 거 다 모르겠고, 내가 홍 반장을 좋아해.
- 치과, 나는… ——홍두식
-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뭐 어떻게 해 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어…자꾸 내 마음이 부풀어올라서 이러다가 아무 때나 빵 터져 버릴 거 같애.
- 나도 어쩔 수가 없어.
- 홍두식
- 어서 와, 우리 집은…아, 처음이 아니지.
- 세 번째지. ——윤혜진
- 그, 여러모로 세 번째 그, ‘삼’이 참 좋은 숫자잖아. 삼선 짜장, 삼세판, 최 진사 댁 셋째 달이 예쁘, 예쁘다던데.
- 뭐야? ——윤혜진
- 야, 부경아! 야, 부경이…
- 부경이가 누구야? ——윤혜진
- 아, 깜짝이야. 어촌계장님네 그, 백구 이림이야. 아, 이놈이 뭘 얼마 전부터 뭘 잘못 먹었는지 계속 지가 늑대처럼 저렇게 울더라고.
- 치과처럼 책과 거리가 먼 사람한텐 이게 명약이지.
- 나 책 진짜 많이 읽거든? ——윤혜진
- 그래, 그럼 감명 깊게 읽은 책 5초 안에 대 봐, 5, 4…
- 안 읽고 뭐 해? ——윤혜진
- 다들 나보다 치과를 걱정하는 거 같은 건 내 기분탓이겠지?
- 내가 진짜 하다 하다가 별 알바를 다 해 본다.
- 침착해. 솔직히 예상했잖아, 청결하고 위생적인 타입일 거라고는 기대도 안 했어. 그래.
- 표미선
- 홍 반장님, 저 급한 알바 하나만 해 주실 수 있어요?
- 뭔데? ——홍두식
- 저, 지금 일단 저희 집에 가셔 가지고, 혜진이 방에 입장하신 다음에, 그, 화장대가 있을 거예요. 화장대 위에 있는 고데기 코드를 좀 뽑아 주세요.
- 뭐?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아, 직접 하면 되잖아. ——홍두식
- 아, 저희가 지금 좀 멀리 나와 있어 가지고.
- 어딘데? ——홍두식
- 서울인데…
- 서울에 갔어? 언제 오는데? ——홍두식
- 저희 내일이요. 아, 그니까 제발 좀 한 번만 살려 주시면 안 될까요? 그, 통장님 집인데, 그걸 우리가 다 태워 먹을 수는 없잖아요.
- 윤혜진, 너 아까부터 이상해.
- 왜? ——윤혜진
- 너답지가 않아. 아까 막 백화점 들어가서, 어? 카드 한도 채울 때까지 긁을 것처럼 막 굴더니, 너 신발도 안 샀지, 옷도 안 샀지, 자꾸, 어? 남자 옷만 막 기웃기웃거리고.
- 야, 또 내가 또 언제 또… ——윤혜진
- 너 지금도 그래. 야, 무슨 얘기만 했다 하면 막 ‘공진’, ‘공진’…기승전 공진이야, 너!
- 김감리
- 내 올해 나이가 팔십이라니, 평생을 열 길 물 속에 들어가 전복이며 성게며 건졌는데, 인제는 힌 길 사람 속도 빼이 보여.
- 그득하니 마음이 만선인데, 어데서 이러게 계속 그짓불이나?
- 두식아, 인생 지다한 거 같애도, 살아 보믄 짧아. 쓸데없는 생각 처내꾼져 버리고, 네 스스로한테 마, 솔직하라니. 응?
9회
10회
- 윤혜진
- 나 이제 그만 가 볼게.
- 잠깐, 잠깐만. 아, 이대로 그냥 가면 어떡해? ——홍두식
- 아니, 할 말 다 했고, 다 들은 거 같애서.
- 나 아직 한마디밖에 안 했거든? ——홍두식
- 그래도 이 정도 행위면 다 들었다고 해도 무방하…
- 좋아해. 그렇게 저돌적인 고백을 받아 놓고, 그냥 통치고 넘아가면은 비겁하지. 나도…치과 좋아해. 그렇게 됐어, 아니…그렇게 돼 버렸어. ——홍두식
- 난 애매한 거 별로야. 성현 선배와의 추억에도, 앞으로 홍 반장과 함께할 시간에도 예의를 좀 갖추고 싶어. 그러니까 오늘은, 아직은 사귀는 거 아니야.
- 내가 바이칼 호수를 찾아 봤는데, 잠깐만…‘바이칼 호수는 2500만 년이나 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이며, 수심 1743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 날 향한 홍 반장의 마음이 이 정도였어?
- 아니, 어떻게 군만두를 빼놓을 수가 있어? 내가 이 바식바삭한 군만두를 얼마난 좋아하는데. 나는 탕수육을 이 군만두 때문에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 아, 윤 선생, 그래도…생각보다 사람이 굉장히 폭력적이시네요. 군, 군만두 내가 갖고 왔어요. ——조남숙
- 너무 보고 싶었어.
- 나 이렇게 못 만나는 거 너무 싫어.
- 맨날 맨날 보고 싶어. 맨날 맨날 목소리 듣고 싶고, 맨날 맨날 껴안고 싶어.
- 홍두식
- 근데, 내가 펭귄이고 치과가 북극곰 맞지?
- 어? ——윤혜진
- 아니, 그냥 누가 봐도 이 성격이나 덩치나. 에이, 바다사자가 뭐야, 사람도 잡겠는데.
- ‘질투’…질투는 무슨. 아휴, 나는 이, 고백을 받은 사람이 대처해야 될 이 자세에 대해서 하는 얘기야. 상대가 서브를 날렸으면 그걸 받어쳐야지 그걸 왜 피해? 이 ‘인’ 인지 ‘아웃’ 인지, 그게 정확하게 얘기를 지금 해 줘야 될 거 아니야.
- 아니, 그러는 홍 반장은? 선배 마음 알고 있었으면서 왜 가만히 있었어? 뭐, 다른 사람이 나 좋아해도 별로 상관없었던 건 아니고?
- 아, 그야 그땐 내가 너 그만큼 좋아하는지 몰랐으니까!
- ‘그만큼’ 이 얼마만큼인데? ——윤혜진
- 뭐…꽤 돼. 뭐, 양으로나 질적으로나 너 섭섭하지 않을 만큼은 될걸?
- 아휴, 최상급 표현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아, 뭐야? 그 애매한 설명은? ——윤혜진
- 그냥 뭐, 바이, 응, 바이칼 호 정도는 돼.
- 아니, 이걸 고작 ‘화’ 라고 표현하면 섭섭하지. 분노, 울분, 울화, 격분, 조금 더, 뭐랄까, 고차원적인 감정이야.
- 치과, 솔직히 말해 봐, 나랑 만나고 싶은 거 맞아? 나 죽이고 싶은 거 아니고?
- 어어!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 왜? ——윤혜진
- 내 신변 보호를 위해서 앞으로 외부에서는 2미터 내 접근 금지.
- 치, 2m면은 요만큼? ——윤혜진
- 이게 무슨 2m야? 1m도 안 되겠네, 지금.
- 홍 반장이랑 나랑은 생각하는 단위가 조금 다른 거 같애. ——윤혜진
- 국제 규격을 좀 맞춰 주셨으면 좋겠는데?
- 너 없이 34년을 살았는데, 널 알고 난 이 하루가, 평생처럼 길다.
- 윤혜진, 너 뭐야?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 한 번 더 불러 줘. ——윤혜진
- 뭐?
- 내 이름. ——윤혜진
- 혜진아, 윤혜진.
- 수천, 수만 번을 들었는데도, 너무 낯설어. 꼭 새 이름 같애. ——윤혜진
- 아, 아, 그럼, 다들 댕큐 베리 머치. 그럼 이 영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우리 열심히 잘 만나 볼게.
- 표미선
- 부탁이 있아온데, 제발 식당 알바는 한식, 양식, 일식, 뷔페식, 좀 다양한 곳에서 진행해 주세요, 네? 제 점심이 무슨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어? 중국 음식만 서른한 가지 골라 먹게 생겼어요, 지금.
- 참고할게. 이, 표 선생의 식생활에 혼란을 야기시킨 점, 미안하게 생각해. 쏘리. ——홍두식
- 아니에요. 그게 어디 뭐 홍 반장님 잘못이겠어요? 유난도 병인 저 친구를 둔 제 불찰이죠.
- 여화정
- 아니, 내가 얘기를 좀 들었는데, 윤 선생님 너무하시네.
- 네? ——윤혜진
- 뭘 ‘네’ 예요? 아까부터 우리가 쭉 지켜봤는데, 우리 홍 반장을 쥐 잡듯 잡잖아! 아주 그냥 철천지원수 지간도 그렇게는 안 하겠다, 선생님! ——조남숙
- 예, 아까 수퍼에서, 응? 이렇게 코피도 내시고! ——최금철
- 어, 그래! 조인트도 까고! ——조남숙
- 그래, 아, 싸, 싸대기 날렸잖아… ——오춘재
- 어머, 세상에, 싸대기 맞았니? 어머, 웬일이야, 증말? ——조남숙
- 그게 아니라, 홍 반장이랑 저랑 얘기를 하다가… ——윤혜진
- 아니, 아니, 안 되겠어. 이러다가 우리 홍 반장 몸이 나아나질 않겠어. 내가 웬만하면 사이좋게 지내라 하려 했는데, 그 단께를 넘어섰네. 둘이 그냥 당분간 만나지 마.
- 어, 그게 좋겠다. 오케이, 어, 그래 그래. 저기, 이제 눈도 마주치지 말고, 길도 피해서 다니고 둘이 이제 어는 듯이… ——오춘재
- 아유, 아니, 형, 이 좁은 공진 바닥에서 어떻게 그게 가능해? ——홍두식
- 야, 걱정하지 마. 우리가 다 알아서 해 줄 테니까! ——최금철
- 지성현
- 아이, 내가 단순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이게…복잡한 게 싫더라. 막 인간관계에 막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아유, 막 머리 아파.
- 나 혜진이 좋아해. 근데, 내가 생각보다 홍 반장도 좋아하는 거 같애.
- 아휴, 아휴…학교 다닐 때도 삼각 함수가 그렇게 싫더니, 응? 삼각관계는 체질이 아니야, 나한테.
- 잘못 박았잖아!
- 이거 봐, 이거 봐. 손 많이 가는 거. 이거 봐, 손 많이 가잖아. 그니까 이거 내가 구경만 하라니까, 굳이 이거 해 보겠다고. ——홍두식
- 참, 본인이 부숴 먹은 다리는 지금 안 보여?
- 아이, 아까 내 얘기를 못 들었어? 이거는 나무가, 나무가 좀 삭았다고 내가 얘기를 했잖아. ——홍두식
- 윤혜진
- 난리 날 거야. 내일 나가잖아? 그럼 주리가 나한테 반말할걸? ‘안녕, 혜진아’…중딘인 줄 알고.
- 주리는 원래 공진 사럼들한테 다 반말해. ——홍두식
- 각오해, 여기 있는 거 진짜 많이 지울 거야.
- 어유, 천천히 지워. 서두르지 말고 여기 있는 거 하나 하나씩 오래오래, 그렇게 다 하자. ——홍두식
- 사실 슴슴이 아직 내가 만지면 화내거든, 가시 세우면서.
- 어? 그럼 이제 치과 고슴도치 안 같네? ——홍두식
- 응?
- 아니, 예전에는 뾰족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만져도 가시 안 세우잖아. ——홍두식
- 아니야, 얼굴이 홀쭉해졌어. 아무튼, 홍 반장, 오늘 성현 선배 만나면 옆에서 좀 챙겨 줘. 아, 치킨 시키면 닭 다리도 좀 주고.
- 그럼 나는? 나는 뭐, 닭 모가지나 먹을까? ——홍두식
- 어머, 홍 반장, 나 그런 뜻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 아, 아이, 됐어, 됐어. 그냥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가서 챙겨 주면 되지, 왜 나한테 시켜? 가서 닭 다리 두 개도 주고, 아니야, 먹기 좋게 발골까지 다 해서 주면 되겠다. ——홍두식
- 홍 반장 삐졌어?
- 삐지긴 뭘, 누가 삐져…나는 합리적인 제안을 하는 거야. 아니, 남자 친구 앞에서 딴 남자 걱정이 되는 정도니까, 직접 가서 케어를 하시라고.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홍두식
- 아니, 그 얘기가 아니야. 난 그 얘기가 아니야, 홍 반장.
- ‘응, 너도’? 미선아, 아니, 내가 무려 46자의 톡을 보냈는데, 세 슬자의 답장이 왔어. 너 어떻게 생각해?
- 나 홍 반장이 기분 안 좋아 보여 가지고 나 때문인가 했었거든. 목걸이 때문에, 내가 부담스러워졌을까 봐.
- 뭐…아휴, 아이, 도대체 그 작은 머리엔 무슨 생각이 들어 있냐? 가도 너무 멀리 갔잖아. ——홍두식
- 아니야, 달라. 의미가 생기는 순간…특별한 곳이 되니까. 여기 홍 반장이 데려온 바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게 된 바다. 나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너무 좋아.
- 모닥불, 파도 소리, 바닷소리, 여름 냄새, 별, 그리고 너.
- 나, 이 세상 어떤 것보다 네가 너무 좋아.
- 그러니까, 이 말은 내가 먼저 해야겠다. 윤혜진, 사랑해. ——홍두식
- 홍두식
- 자꾸 이렇게 주인 없는 집에 와 있을래? 이럴 가면 월새를 내든가.
- 월세 낼게. 일단 얼른 씻고 나와. ——윤혜진
- 씻, 씻어?
- 꼭 해야 될 일이…이거였어?
- 어, 커플 요가를 통해 유대감을 고취시키고 유연성을 높이는 거지. ——윤혜진
- 이거 하다가 몇 커플은 헤어졌겠다. 아유, 힘들어서 그래, 함들어서.
- 이, 내가 아까 전부터 드는 생각인데, 우리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 뭘 물어, 양치하고 있지. ——윤혜진
- 그니까, 그걸 왜 내 손을 두고 네 손으로 하고 있냐고.
- 너무 로맨틱하지 않아? ——윤혜진
- 이게? 어디가?
- 너 정체가 뭐야? 너 에너자이저야? 등에 건전지 있어?
- 내가 미안해. 네 맘 알면서도 괜히 꼬투리 잡은 거 어먼 사람 질투해서 혼자 삐지고 혼자 발작하고. 문도 그냥 막 닫고 나가 버리고. 그리고 이제서야…사과하는 거.
- 와, 진짜 구체적이다. 왜 그랬어? 홍 반장답기 않게. ——윤혜진
- 아, 몰라, 나도. 난 진짜 내가 쿨한 줄 알았거든? 근데 생각보다 유치하고 구질구질하더라. 나 지 피디 닭 다리 뺏어 먹었다?
- 진짜로? ——윤혜진
- 어, 아휴…진짜 찌질하지? 내가 윤혜진 때문에 진짜 매일 낯선 나를 발견하는 중이다, 증말.
- 나도, 나도 홍 반장의 매력을 매일 매일 발견하는 중이야. 오늘의 발션은…귀여워. ——윤혜진
- 뭐, ‘귀여운 여인’ 찍어? 나 줄리아 로버츠야? 그리고 그 영화 자체가 1990년대 작품이야, 이거 너무 클리셰.
- 아, 이 정도 클리셰는 요즘 클래식이야. ——윤혜진
- 혜진아, 네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나 신경 쓸 필요 없어. 네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너한테 선물하는 건데, 왜 내 눈치를 봐? 나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 그거 내가 다 직접 만든 거야. 솔직히 그 목걸이 내가 사 주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더라. 그래서 그거 대신 담을 수 있는 보석함을 만든 건데…아휴, 이제 목걸이가 없네.
- 지성현
- 뭔데? 기분 나쁜 거 있으면 솔직히 말해 줘.
- 혜진이가 네 걱정 많이 하더라. 얼굴 까칠하대, 말랐대, 밥 잘 챙겨 먹으래. ——홍두식
- 그래서 그렇게 입이 댓 발 나왔구만?
- 아, 아니거든? 무슨 입이 나와? ——홍두식
- 아, 진짜 부럽다. 진짜 부럽다! 나도 동정이나 걱정받는 거 말고, 질투나 해 봤으면 좋겠네. 어, 어디 내 앞에서 딴 남자 얘기 하냐고, 아주 막 큰소리 뻥뻥 치면서, 아주 지랄발광이나 해 봤으면 좋겠네, 아주 그냥.
- 이제 알겠냐, 어? 그 사랑싸움이 얼마나 배부른 건지?
- 최은철
- 표 선생님, 혼자 어디 가세요?
- 아…집에 바퀴벌레 한 쌍이 있어 가지고. ——표미선
- 바퀴벌레요? 제가 지금 가서 잡아 드리겠습니다.
-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고… ——표미선
- 이 자식들이 이게 번식력이 상당히 강한 놈들입니다. 이게 가만히 두면은 이 지구 끝까지 정복할 놈들이라고요.
- 혜진이랑 홍 반장님. 집에서 애정 행각을 막 해 가지고 그냥 나왔다고요. ——표미선
- 오춘재
- 이 닭 다리는, 응? 오늘 가장 고생하신 우리 피디님께서…
- 아, 감사합니다. ——지성현
- 내가 찾던 다리가 여기 있네. ——홍두식
- 아, 두, 두식이가 오늘 굶, 굶었나 봐, 얘가. 뭐, 다행이 또 이게 닭은 또 항상 이 다리가 두 개잖아. 자.
- 감사합니다. ——지성현
- 아, 오른쪽 다리가 내가 찾던 거구나. ——홍두식
- 야…야, 얘를 어떻게, 얘 왜…야, 야, 이 새끼야! 뱉어!
- 여화정
- 이준아, 엄마 상 때문에 허락해 주는 거 아야. 네가 키우고 싶다고 하니까 그런 거지.
- 지금 이렇게 가족 파티 하는 것도, 이준이가 상 받아서가 아니냐.
- 이준아, 상 받은 거? 잘했어. 근데 안 받았어도 파티는 열였을 거야. 이거 우리 아들이 열심히 노력한 걸 기념하는 파티거든.
- 엄마는 결과보다 그게 훨씬 더 중요해.
- 전기구이 통닭 트럭 사장
- 아유, 답답해! 속 터져, 아…
- 아니, 왜 그거를 못 알아들어? 그거는 거절이 아니고 수락이잖아, 수락.
- 통닭도 예스, 연애도 예스, 오케이?
11회
12회
- 윤혜진
- 여름, 가을, 겨울 지나고, 봄, 그리고 또 여름. 1년 뒤에는…어떻게 돼 있을까?
- 그야 당연히…잘 익었겠지. ——홍두식
- 난 아이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막상 안고 나니까, 마음이 뭉클했어.
- 너무 작고 따듯하고 뽀송뽀송하고…그렇게 태어나는 순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다니…
- 너도 태어났을 때 분명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을 거야. ——홍두식
- 홍 반장, 나중에, 혹시 나중에, 왜 다들 그런 상상 하잖아. ‘나중에 아이를 갖는다면’ 뭐, ‘둘 이상이었으면 좋겠다’, ‘첫째는 딸이었으면 좋겠다’, ‘아들이었으면 좋겠다’…홍 반장은 그런 바람 같은 거 있어?
- 글세, 나는 그런 상상 해 본 적이 없어서. ——홍두식
- 앞으로 계속 이럴 거야? ‘그냥 아는 사람’, ‘그냥 회사원’…뭐 하나 얘기해 주지도 않고 그냥 다 이렇게 얼버무릴 거냐고.
- 나는 다 보여 줬잖아. 우리 아빠, 새어머니, 그리고 바보처럼 취한 모습도.
- 나는 홍 반장이라면 다 괜찮을 거 같은데, 홍 반장은 안 그래?
- 난 있잖아, 오늘 윤경 씨가 너무 부러웠어. 그렇게 어렵고 힘든 순간도, 같이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어서.
- 아니, 버킷 리스트 해 주겠다는 약속은 지키면서, 그 온갖 것들은 다 해 주면서, 왜 정작 제일 중요한 건 안 해 줘?
- 왜 홍 반장에 대한 얘기는 안 해?
- 대체 뭐가 그렇게 어려워?
- 난 있잖아, 홍 반장이 진짜 너무 좋아. 그래서 알고 싶어. 홍 반장이 어떤 삶을 살았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 나는…홍 반장이랑 내가, ‘우리’가 되는 순간을 꿈꿨는데…
- 왜 자꾸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되려고 해? 왜 자꾸 멀어져? 왜 자꾸 낯설어져?
- 난 이제 홍 반장이 누군지 모르겠어. 어떤 사람인지.
- 나도…나도 모르겠어. ——홍두식
- 홍두식
- 아유, 새벽부터 피곤한데 고마워. 잘 입고 잘 쓰고 잘 반납할게.
- 그래, 야, 이거 채 진짜 비싼 거야, 응? 이옷도 한 번, 한 번밖에 안 입었어. ——장영국
- 비싸 봤자 스텐이고 태그 떼면 헌 옷이지. 아무튼 잘 쓸게. 댕큐.
- 아니, 홍 반장 저거는, 저거, 빌리는 사람 애티튜드가 뭐 저렇게 당당해? ——장영국
- 아, 안 되겠다. 나 아무래도 은퇴해야겠다. 앞으로 공진에서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홍 반장이 아니라 윤치과 찾을 거 같은데?
- 그냥. 삼촌은 아직도 무서운가 봐. 헤어지는 게.
- 표미선
- 이야, 이 귀신 머리카락 같은 게 이게, 이…이게 다 미역이니, 이게?!
- 야, 아니, 미역이 왜 이렇게 커져? 아니, 나는 한 봉지가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줄은 몰랐어. ——윤혜진
- 야, 너 미역국이 먹고 싶으면 그냥 내돈내산을 해, 어? 그 똥손으로 자꾸 뭘 이렇게 막 하려고 하지 마!
- 최금철
- 윤경아, 윤경아, 선생님 말 듣자, 어?! 나 요새 머리 진짜 많이 빠져! 알잖아, 우리 집 탈모 유전자!
- 윤경아, 너 남은 인생을 대머리랑 살고 싶지 않지, 어?
- 아니, 내가 너 오늘 죽일 거야! ——함윤경
- 윤혜진
- 아니야, 안 만날래. 어차피 홍 반장 지금 나 만나도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할 거잖아. 지금 벌써 한 번 했고.
- 내 생각엔…아무래도 우리 시간이 좀 필요한 거 같애.
- 이별 전에 의례적으로 하는 말 아니야. 나 홍 반장이랑 헤어지기 싫거든.
- 어, 그럼 왜… ——홍두식
- 그냥 좀 시간이 필요해 보여서. 홍방이 나한테 미안해지지 않기 위한 시간, 나한테…솔직해질 수 있을 만큼의 시간.
- 우리 이렇게는 안 될 거 같애. 우리 조금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 나 불확실한 거 제일 싫어해. 애매모호한 거 체질적으로 안 맞아. 그래서 말인데…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반장이 나한테 언젠간 마음을 열어 준다는 확신만 준다면, 나 가다릴 수 있을 거 같애.
- 그냥 당장 뭐, 어쩌자고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내가 바라는 건, 여지였어.
- 홍 반장의 내일에 내가 조금은 포함되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함께할 가능성이 있는지…그게 궁금했었던 같애.
- 나도 그러고 싶어, 그치만…
- 거기까지 들을게. 다른 말은 됐고. ‘그러고 싶다’가 홍 반장 마음인 거잖아. 그럼 됐어, 나 기다릴게.
- 나는 결론 내렸지만, 홍 반장한텐 추가 시간을 줄게.
- 근데 안 보는 건 그만하자. 보면서 생각해, 그냥 보면서 계속 생각해.
- 근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는 하지 마.
- 홍두식
- 싸운 거 아니야. 그냥, 나한테 혜진이가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투명하고 솔직하고 용감하고…나랑은 너무 달라.
- 그런 문제면 간단하지 않아? 홍 반장도 투명하고 솔직하고 용감해지면 되잖아. ——지성현
- 아유, 나 지금 말장난할 기분 아니야.
- 진심인데? 야, 뭘 들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그냥 갖고 있는 카드 책상 위에 올려놔. 연애가 뭐, 패 감추고 베팅하는 포커 게임이 아니잖아. ‘나는 이런 사람이다’, 솔직하게 보여 주고. 판단은 상대가 하는 거지. ——지성현
- 그럼 나한테 실망하지 않을까?
- 아니, 너를 있는 그대로 봐 줄 거야. 혜진이는 그런 사람이니까. ——지성현
- 나보다 지 피디가 혜진이를 더 많이 아는 것 같네.
- 야, 지금 홍 반장 너보다 혜진이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 알아? ——지성현
- 표미선
- 안 돼, 은철 씨! 안 돼!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 미선 씨가 여기 어떻게… ——최은철
- 은철 씨, 안 돼요. 지금 경찰이 무기 밀매, 이런 거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 아니요, 그게 아니라, 미선 씨, 이게… ——최은철
- 나, 나 지금 쏴?! 날 쏴?!
- 아니요! 미선 씨, 이거 장난감, 장난감! 이거 완 쏴져요, 완 쏴져요! ——최은철
- 안 쏴져?
- 예. ——최은철
- 장남감?
- 예. ——최은철
- 장난감이야?
- 예, 장남감. ——최은철
- 장난감…왜, 왜 여기서 장남감 해?!
- 거, 거래 중입니다. 오이마켓… ——최은철
- 네?
- 애장품들을 처분 중이었습니다. 제가 밀리터리 덕후라. ——최은철
- 저는 단골입니다. ——남자
- 지성현
- 이미 깨끗한 마당은 뭐 하러 또 쓸어? 마음이 심란하니까 몸이라도 움직이려고?
- 여화정
- 근데 선생님, 누군가한테는 말하기 쉬운 게, 어떤 사람한테는 어려울 수도 있잖아요.
- 어렸을 때분터 어른스럽고 참는 법만 배운 애라, 지 속 터놓는 법을 몰라요.
- ‘힘들다’, ‘아프다’, 이런 얘기 들어 줄 사람이 오래 없기도 했고.
- 나는 선생님이 두식이 대나무 숲이 돼 줄 수 있을 거 같은데?
- 내가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해 보니까, 깨달은 바가 있어 그래요. ‘에이, 조급하게 굴지 말걸’, 한 번쯤은 솔직하게 그냥 다 말해 볼걸’…
- 장영국
- 아유, 얘가 생선 눈깔 매니아야. 아유, 난 그거 눈도 못 마주치겠더구먼.
- 야, 네 눈깔도 줘. ——여화정
- OH NO! MY EYES! OH NO!
- 네 눈깔 먹어, 내 눈깔 안 돼. OH NO!
- 그래, 나 미친놈 맞아. 근데 그냥 미친 김에 나 한마디만 더 할게. 나…한 번만 봐줘라, 나.
- 내가 내 발등 찍었어. 내가 내 무덤 팠어. 내가 너한테 한 짓…다 기억났어.
- 미안하다. 너 상처 준 거. 그래 놓고 알지도 못한 거.
- 평생…빌면서 살아도 용서받지 못한 일인 거 내가 다 알어. 그래서 속죄하는 의미로 너를 보내 주려고 했는데, 근데…근데 그게 잘 안돼.
- 너랑 나랑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같이 있었으니까, 그게 그냥….당연한 건 줄 알았거든.
- 근데 그게 아니게 되고 나서야, 네가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알겠다.
- 내가 진짜로 미안한데, 화정아. 우리…처음부터 다시 한번 시작해 보면 안 될까?
- 김감리
- 두식아, 내는 네 앞에 치과 선생이 있는 거 참 좋다.
- 이, 사람들한테 잘하는 것도 좋지만, 너를 위해 살아야 해. 마수운 것도 마이 먹고 행복해야 돼.
- 네가 행복해야 내도 행복하고, 또 치과 선생도 행복할 기야. 아, 여 공진 사람들 마카, 다 그렇게 생각할 거라니.
- 할머니, 정말 내가 그래도 될까? ——홍두식
- 유초희
- 참 이상하죠? 본인들 마음인데 그걸 옆에서 봐야 보인다는 게.
13회
14회
- 윤혜진
- 울어도 돼, 홍 반장.
- 홍 반장도 힘들었을 거 아니야. 힘든 거 꾹꾹 눌러 왔을 거 아니야.
- 심장에 모래주머니 매달고 살았을 거야.
- 나한테는 슬프다고 해도 돼. 나한테는 아프다고 해도 돼, 홍 반장.
- 울어도 돼, 울어도 돼.
- 웃으니까 좋네. 그렇게 웃어.
- ‘내가 이렇게 웃어도 되나’,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그렇게 너무 생각하지 말고.
- 웃어.
- 이제 알겠어, 홍 반장이 왜 이렇게 공진을 좋아했는지. 뭔가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이 쪼끄만 바다 마을을 왜 그렇게 애틋하게 생각했는지.
- 홍두식
- 오해 아니야. 오해 아니라고. 네가 들은 말 전부 사실이야.
- 도하 아버지 그렇게 만든 사람, 나 맞아.
- 그뿐만이 아니라, 네가 본 그 사진 속 가족도, 내가 망가트렸어.
- 내가…형을 죽였어.
-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나한테 했던 말은…가족 걱정이었어.
- 아들 면접 때 좋은 양복 입히고 싶다는 아저씨 말이…계속 생각났어.
- 그렇게라도 내가 대신 해 드리고 싶었어.
- 그거 나 때문이었네. 욕심 없는 우리 아빠 뭐 한다고 그런 거 들었을까 했는데, 방송국 몇 번 떨어지고 술 먹고 그랬거든? 후진 양복 입고 가서 그런 거라고. 빈티 나서…내가 돈도 없고, 백도 없어서, 그래서 취직이 안 되는 거라고. ——김도하
- 아니야, 아저씨 항상 너 자랑스러워하셨어. 공부 잘하서 좋은 대학 나왔다고, 몇 번이나 자랑을 하셨는데…그게 이제야 기억이 나네. 내 잘못이야. 아저씨가 내민 손 내가 잡아 드리지 못했어.
- 아니, 당신 잘못 아니야. 나, 내가 아닌 거 아는데…나도 누구 원망할 사람이 필요했어, 그냥. 근데 우리 아빠 중학교밖에 안 나왔어, 그거, 친했으면, 조금만 더 자세히 봐 주지, 괜찮을 거라고 한 번만 더 말해 주지, 아빠한테… ——김도하
- 미안하다…정말 미안해, 내가…미안하다, 미안해.
- 근데 왜 하필이면 그때였을까? 사는 게 바빠서 소홀해졌는데, 아이, 솔직히 잊고 있었는데…띄어쓰기도 맞춤법도 다 틀린 그 문자가, 나를 붙잡았어.
- 죽기로 결심한 그날 감리 씨가, 공진이, 나를 살렸어.
-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거야. 죽지는 못했는데, 어떻게 살아야겠는지도 모르겠어서…
- 불도 안 들어오는 빈집에 나를 가뒀는데…사람들이 자꾸 문을 두드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그저 나한테 뭘 먹여. 날 들여다봐. 꼭…혼자 있는 길고양이 돌보듯이 무심하고 따뜻하게…
-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막 나한테 뭘 부탁하더라. ‘화장실이 전구가 나갔다’, ‘세탁기가 고장 났다’, ‘잠깐만 와서 카운터 좀 봐주라’…일부러 그랬던 거겠지.
- 그게 지금의 홍 반장을 만들었구나? ——윤혜진
- 얘기하기 곤란하면 안 해도 돼. 이번에는 내가 기다려 줄게, 네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 지성현
- 왕 작가, 지금 너 이러고 화기애애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야!
- 왜, 또 뭔데? ——왕지원
- 지금 가편집본 데이터 다 날아갔어, 편집실에 폭탄 떨어졌다니까?!
- 뭐?! 아, 그걸 이제야 얘기하면 어떡해?!
- 뭐가? 뭐가 날아갔는데? 편집 어디까지 했어? ——왕지원
- 거기까지.
- 어? ——왕지원
- 제자리에 잘 있어. 그거 용량 커서 못 날아가, 무거워서.
- 네 인생을 날려 버릴까?! 무슨 장난을 그따위로 쳐?! ——왕지원
- 장영국
- 사, 살려 주세요!
- 아휴, 깜짝이야. 놀랬잖아! ——여화정
- 야, 상식적으로 그거 내가 좀 더 놀래지 않았을까?
- 아, 그러게 인기척을 해야지! ——여화정
- 아니, 나는 몰래 가서 백 허그 해 주려 그랬지, 달달하게.
- 해. ——여화정
- 응?
- 하라고. ——여화정
- 아니, 지금 이렇게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어 놓고서는…백 허그를 하라 그러면 내가 또 하지.
- 여화정
- 이준아, 혹시 엄마 아빠가 다시 같이 살기로 한 거 불편하거나 싫어?
- 아니, 좋아. 너무 좋아서 자꾸 눈물이 나. 근데 내가 울면 엄마 아빠 속상하니까… ——장이준
- 너 이놈, 그래서 여기 혼자 숨어서 이렇게 울고 있었던 거야? ——장영국
- 응. ——장이준
- 장이준, 너 겨우 아홉 살이야. 네 마음부터 생각해야지, 왜 엄마 아빠 마음 먼저 생각해?
- 그래, 이준아. 너 너무 어른스럽게 그렇게 멀리 보고 그러지 마. 그냥 코앞만 보고 한 치 앞만 보고 살어, 그래도 돼. ——장영국
- 나…사실은…생일날 말고, 상 받은 날 말고도, 엄마 아빠랑 같이 밥 먹고 싶었어. 같은 집에서 살고 싶었어. ——장이준
- 김감리
- 내라고 그런 적이 없겠싸? 근데, 나는 지금이 참 좋다.
- 나이 먹은 만치 마수운 것도 마이 먹어 봤고, 또 좋은 풍경도 마이 봤고, 사람들도 얻었잖나. 그거보다 더 행복한 기 어데 있겠나?
- 윤혜진
- 홍두식
15회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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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2 |
앞 내용 출처[2]
참고 문헌
- 갯마을 차차차 – 기획 의도
- TVING[2024년9월7일 접속]
- 갯마을 차차차 OST
- Bugs![2024년8월27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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