基本信息
- 主演
- 丁海寅、庭沼玟、金智恩、尹池温
- 分类
- 爱情、家庭
- 分级
- 15岁
- 导演
- 柳济元
- 编剧
- 申河恩
- 拍摄地点
- 韩国
- 制作公司
- Studio Dragon, The Modori
- 首播国家
- 韩国
- 播出语言
- 韩语
- 首播平台
- tvN
- 播出时间
- 星期六/星期日 晚 9:20
- 播出期间
- 2024年8月17日 – 2024年10月6日
- 每集时长
- 70分钟
- 播出集数
- 16集
简介
엄마들에 의해 만 5세까지 목욕탕 동기가 되어 바나나우유를 나눠마셨던 남녀.
그 이후로도 쭉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생생한 흑역사 기록기로 살아온 두 사람!
스무 살 성인이 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되지만, 십여 년의 공백기를 거쳐 또다시 인생 교차로에서 마주치고야 만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볼 꼴 못 볼 꼴 다 봐버린 ‘엄친아’, ‘엄친딸’의 동네 사람 무서운 관계가 시작되는데.[1]
经典对白
- 최승효
- 기지배가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왜? 아주 방탄조끼를 사 입고 들어오지, 미국에 팔 텐데.
- 그렇지 않아도 심히 후회 중이다. –배석류
- 아, 아파! 아, 이모, 이모, 이모! 아, 때릴 거면 얘를 때려야지 왜 자꾸 날 때려?!
- 어유, 야! 그래! 야, 너 왜 내 아들 때리니? 네 딸은 하나도 안 맞고 승효 혼자 다 맞고 있잖아! –서혜숙
- 야, 너 튈 거면 혼자 튈 것이지, 왜 날 데리고 튀어?!
- 처맞는 거 구제해 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배석류
- 와, 내가 누구 때매 대파로 채찍질을 당했는데!
- 아, 진짜…아니, 뭐, 옷을 얼마나 껴입은 거야? 마트료시카도 아니고.
- 그게 뭔데? –배석류
- 아, 그 러시아 인형 있잖아. 인형 안에서 계속 인형 나오는 거.
- 오, 내가 인형 같애? –배석류
- 넌 그냥 동네 형 같애.
- 이모, 내가 배석류 잡아 왔으니까,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알아서 해.
- 배석류
- 나는? 나는 재난인데? 나는 나중에 네가 되게 필요해질 예정이야!
- 저기, 그러면은 그때 119에 전화를 하세요, 나 간다. –정모음
- 긴말할 시간 없고, 나 한 번만 살려 주라.
- 아니,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 거야? –최승효
- 한, 한 번만. 딱 한 번만. 그냥 지금 이 시간부로 나는 그냥 짐짝이야, 갖다 버린 상자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날 못 본 거야. 알았지?
- 알긴 뭘 알아, 나와. 빨리 나와. –최승효
- 넌 어쩜 그렇게 맞는 말만 하냐, 밥맛 없게.
- 넌 어떻게 그렇게 항상 맞을 짓만 하냐, 한심하게. –최승효
- 어. 그래서 이 용기의 유효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내 결심이 상해 버리기 전에 돌아와야 했어.
- 나미숙
- 야호!
- 야, 누가 요즘 산에서 촌스럼게 ‘야호’를 외치니? –서혜숙
- 내가 외친다, 왜? 나는 이게 산에 대한 예의야.
- 야, 그러다 신고당한다. –서혜숙
- 아유, 누가 신고를 해? 너만 안 하면 된다.
- 야, 근데 뭔데 이거 상자를 그렇게 애지중지 지키고 섰냐?
- 그러게, 이게 뭐가 들었을까? 설마 사람이 들었을 리는 없고. –최승효
- 뭐 중요한 거라도 숨겨 놨냐?
- 아유, 그럴리가. 아무짝에 쓸모없는 거야, 이거. 갖다 버려야 돼. –최승효
- 그래? 그런 거면 우리가 갖다 버려 줄게. 여보, 갖다 버려.
- 어, 그래, 어, 내가 가져갈게. 이런 박스는 팔면 돈 돼. –배근식
- 이리와, 오늘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 내일? 네 목숨이 붙어 있을지부터 걱정해, 이년아.
- 윤명우
- 야, 야, 너 지금 가긴 어딜 간다는 거야? MZ 여신 노윤서, 2030 남자들의 이상형 노윤서가 저기 있는데 가긴 어딜 가?
- 나는 이상형보다 이상향이 우선이어서. –최승효
- 이나윤
- 선배 말이 무조건 옳아요.
- 카메라 안 치우니? –최승효
- 전 선배랑 함께라면 추모 공원 백 번도 갈 수 있구요. 선배만 괜찮다면 같이 순장도 될 수 있어요.
- 나 함부로 죽이지 마. –최승효
- 고슬기 (헬스장 사장)
- 너는 이미 이걸 마음으로 다 먹었어. 트레이너 자격증 준비한다는 놈이, 대회도 준비한다는 놈이 이거를 먹을 생각 한다는 거 자체가 이미 죄야, 죄.
- 최승효
- 아, 이 미치갱이 사기꾼…나랑 꼭 가야 되는 좋은 데가 있다더니!
- 좋잖아, 운동도 되고 고기 냄새도 실컷 맡고. 아~ 항정살, 목살…아, 삼겹살…이거 좀 다 향수로 나와 줬으면 좋겠다. –배석류
- 너 긍정적인 거야, 미친 거야?
- 긍정적으로 미친 거 아닐까? –배석류
- 너 돈을 뭐 하러 모아? 바로 탕진할 건데?
- 원래 탕진하려고 모으는 거지. –배석류
- 잘한 결정인지 실수한 건 아닌지, 하루에도 열댓 번씩 후회해요.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는 후회 보다는 뭐라도 해 본 다음에 하는 후회가 낫지 않을까요?
- 아이씨, 놀이터에서 ‘여고괴담’ 찍냐?
- 야, 너 하나만 해. 억지로 웃지 말고 그냥 하나만 하라고.
- 너 그거 아냐? 저 달이 지구에 딸려 있는 것처럼 미움에도 위성이 있다는 거.
- 내가 누군가한테 기다하는 마음, 믿고 싶은 마음, 아끼는 마음, 그런 게 세트야. 근데 걔들이 궤도를 이탈하거나 역행하면 그때 미워지는 거지. 애초에 마음이 없으면 밉지도 않아.
- 배석류
- ‘얼마나 못 잤으면 저럴까’,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얼마나 웃을 일이 없었으면 쟤가 저럴까’, 그런 생각은 안 해?
- 남들 다 그러고 살아, 혼자 유난 떨지 마. –나미숙
- 남들 다 그래도! 엄마는 좀 내 마음 알아주면 안 돼? 엄마! 나 힘들어서 왔어. 나 그동안 진짜 열심히 했잖아! 그러니까, 그냥 좀 ‘쉬어라, 고생했다’ 그렇게 좀 말해 주면 안 돼?
- 나는 왜…나는 왜 항상 엄마의 자랑이어야 돼?!
- 가끔은 흉이어도 흠이어도, 그냥 엄마 자식인 걸로는 안 돼? 내가 왜 엄마 인생의 포장지가 되어 줘야 하는데?
- 너 지금 우산 옹졸하게 그거 하나 사 온 거냐?
- 어, 난 비 오는 날 편의점에서 우산 사는 게 제일 아까워. –최승효
- 배근식
- 우리 집 지하실엔 전설의 드러머가 살고 있어.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만 출몰하는 거야.
- 야, 너는 맨날 엄마만 찾냐, 그냥. 아빠도 좀 불러 줘라.
Episode 01
컴백
Episode 02
미움
- 최승효
- 야, 너 지금 몇 시인 줄 알아?
- 몰라, 궁금하면 시계를 봐. –배석류
- 내가 지금 시간을 몰라서 물어보겠냐? 너 화자의 의도 제대로 파악 안 하지?
- 시끄러워 죽겠네. 수능 끝난 지가 언젠데 자다 깨서 언어 영역 출제야! –배석류
- 아이, 깜짝이야. 너, 너 지금 나한테 계획적으로 폭발물 터뜨린 거지?
- 네? 아니요, 이거 형찬 님 생일 파티에 쓰고 남은 폭죽인데… –이나윤
- 이게 무슨 폭죽이야, 폭발물이지. 너 폭죽 사고로 사람이 죽은 적도 있어. 안전 불감증 있는 건축가는 곤란해.
- 아니, 왜 이렇게 다들 현실에 타협을 하지?
- 너 과열됐다며, 멈춰 버렸다며, 재부팅할 거라며? 이게 지금 네가 냈다는 용기야? 다시 똑같은 인생으로 돌아가는 게?
- 그러거나 말거나 네가 무슨 상관인데?
- 내가 너를 모르냐? 너 뭐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눈빛, 신나서 발 동동 구르는 거 지금 그런 게 하나도 없어.
- 배석류
- 그거 나한테 뿌리게? 우리나라 물 부족 국가일걸?
- 내가 지구를 봐서 참는다. –최승효
- 꿈?! 꿈은 뭐, 꾸고 싶다고 그냥 꿔지는 건 줄 알아? 그것도 찾아 헤맬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꾸는 거야.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들이나 좇는 거라고!
- 너는 평생을 지중해성 기후에서만 살아서 모르지? 맑고 온화하고 완벽한 환경, 근데 나는 따뜻한 건 잠깐 뻑하면 시베리아야. 미치게 추운 칼바람에 눈, 비, 우박까지 떨어져. 네가 그걸 알아?!
- 알아, 나한테도 그런 겨울이 있었으니까…너는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승효
- 내가 또라이면? 네는 뭐, 웅녀냐? 동굴에 100일 동안 처박혀 있으면 뭐, 사람 될 것 같애?! 이 암모나이트 삼엽충 같은 새끼가 어디서 유아 퇴행적 행위를 하고 자빠졌어?!
- 유아 퇴…이씨, 지는 어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게. 너 이게 뇌 용량이 딸려 가지고 지금 할 일, 못 할 일, 아이씨…구분 못 하지, 너, 어? –최승효
- 강단호
- 아, 감짝이야. 부장님, 여기 왜 이러고 계세요? 부장님이 자꾸 이러고 다니시니까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도는 거예요.신기가 있다는 둥, 이미에 제3의 눈이 숨겨져 있다는 둥.
- 내가 심안을 갖고 있어서 사람을 꿰뚫어 본다며. 아, 나 그냥 노안인데, 아. –황영인 (청우일보 사회부 부장)
- 나미숙
- 그,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는 게 있어. 부모 관섭이 심하면 심할수록 사랑이 더 불타오른다고.
- 그게 이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배근식
- 더 들어. 그게 연애 말고 다른 쪽으로도 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야. 자식은 막 부모가 막 반대하고 이래라저래라 할수록 더 엇나가.
- 윤명우
- 야, 너는 지금 이깟, 그 화분이 중요해, 어?
- 누가 저주를 거는 바람에. 쟤한테 우리 회사의 명운이 달렸대. 시들면 망할 거라던데. –최승효
- 어머, 야, 야, 야, 너 이거 물도 안 주고 뭐 하는 거야? 아,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야, 누가 식물 영양제 좀 사다 줄래?!
- 아휴, 미신의 노예 같으니라고. –최승효
- 유진애 (혜릉고등학교 현 교장)
- 교사 생활 오래 하니까 알겠더라, 아이들은 계속 자란다는 걸. 내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들 언젠가 스스로 답을 찾는다는 걸.
- 회사 그만둘 때 마음 속에 떠오른 답이 있지? 그럼 번복하지 마, 네 선택 믿고 그냥 가. 막판에 답 고치면 꼭 틀린다?
- 최승효
- 그래, 지구가 너를 너무 사랑한 거지. 이건 뭐, 거의 온몸으로 중력을 받았다고 봐야…
- 아, 미치겠다. 청소년기였어, 질풍노도 미쳐 날뛰는 시기였고. 그런 감정이…있었어. 있었지, 있었는데…
-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대놓고 증거를 남겨? 그때 잠깐 정신이 미쳤던 거야. 그때 그냥 정신이 나갔던 거야. 벌써 오래전 일이고 시효도 다 이미 지난 감정이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야.
- 있었는데, 없어, 지금은.
- 아, 싫어, 부적절한 스킨십이야.
- 아이, 그러지 말고, 이게 진짜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가서 그러는 거야! –윤명우
- 제가 대신 꼬집어 드릴까요? –배석류
- 형, 형, 내가 내일부터 당장 영어 학원 등록할게. 아이 캔 두 잇.
- 승효, 셧 업. –윤명우
- 걔들이 너한테 저지른 거는, 그건 엄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야. 네가 일을 좋아하고 말고와는 별개의 문제라니까?
- 아, 내 말은, 네가 일을 그만 뒀다고 해서 절대 너의 열정과 의지가 부족했던 게 아니다, 뭐, 그런…아니, 그리고 피해자가 지금 자책하는 게 말이 되냐?
- 아, 진짜, 아까 그 새끼 진짜 죽여 버렸어야 됐는데, 아이씨.
- 이야, 이 새끼들 이거 이거, 이역만리에서 밀려오는 이 저주의 맛을 좀 봐라, 응?
- K팝, K电视剧 다음은 K미신이다, 이 새끼들아. –배석류
- 엄마도 아빠도 오지 않은 내 시합에 시험까지 포기하며 응원 와 준 그 앨 보며 깨달았어, 나는 배석류를 만난 이후로 걜 좋아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걸.
- 근데 마음을 들키면, 우리 관계가 망가질까 봐 용기가 안 나네. 그리니까 지금은 말고 스무 살 넘어서, 어른이 된 다음에, 그때 이 마음을 석류에게 잘 전해 줬으면 좋겠다.
- 배석류
- 만화책이야말로 자기 탐구 영역의 심화 응용 버전이지.
- 그래서, 이렇게 대놓고 짜 놓은 판의 장기말이 되겠다고? 너 무슨 글로벌 호구야?!
- 배석류, 너 말이 좀 심하다? –최승효
- 심한 건 내가 아니라 그 바닥 생리지! 내가 누구보다 걔들 잘 아는데, 너 지금 이거 아무리 이렇게 용써 봤자 그냥 시간 낭비야!
- 내가 노력한 시간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하지 마. 그리고 걔네를 잘 알면 뭐 하냐, 나에 대해서 모른는데. –최승효
- 그래서 끝내 이 헛수고를 하시겠다고? 어? 밥까지 굶어 가면서!
- 신경 꺼. –최승효
- 어! 신경도 끄고 나도 꺼질게.
- ‘플리…’즈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건 아틀리에 인 알바가 아닌 자유 인간 배석류가 날린 선빵이고, 이건 전 직장 상사 배석류가 인성 빻은 새끼한테 주는 선물이고!
- 너 나 일할 때 봐서 알지? 내가 얼마나 집요하고 악착같은지. 여기 니네한테 과분한 회사야. 아틀리에 인 건드리기만 해 봐. 내가 네 하청 갑질, 프로덕트 표절, 업무 태만에 가스라이팅까지! 싹 다 묶어서 종합 선물 세트로다가 그레이프로 보내 버린다, 알았니?
- 그거는 말 그대로 모의고, 너한텐 이게 수능이잖아.
- 뭐야? 이걸 왜 내 목에 걸어 줘?
- 오늘 화이트 데이라며, 그걸로 엿이나 바꿔 먹든지.
- 너 설마, 지금, 나한테 ‘엿이나 처먹어라’, 이, 이거야?
- 아이, 짜증 나, 최승효 배낭. 너는 무슨 이민 가냐, 뭔 가방에 짐이 이렇게 많아?
- 정모음
- 저, 실례지만, 요거는 언제까지 잡고 계실 건지…
- 구급대원님께서 놓으시면 해결될 것 같은데? –강단호
- 음…방금 전까지 고마운 건 절대 안 잊는다고…아니, 이 음료 하나를 양보 못 해요?
- 그건 뼈에 사무치게 새겼고, 이건 전혀 다른 문제죠. –강단호
- 되게 단호하시다.
- 그게 제 이름입니다, 강단호. –강단호
- 고마워요, 양보해 줘서.
- 정확히 말하면 양보는 아니죠, 제가 건축가님이랑 인사하는 사이 그냥 가져가서 계산하셨잖아요. –강단호
- 이번에도 제가 먼저인 것 같은데, 이 손 떼 주시죠.
- 지난번엔 제가 양보해 드린 걸로 기억하는데, 이만 물러나시죠. –강단호
- 저기요, 이 맛 희소성 쩌는 레어템인 건 아시죠? 이 맛을 이 편의점에 갖다 놓은 이유 다 저 때문이에요, 왜? 나밖에 안 사 먹으니까.
- 이젠 아니죠, 앞으로 저도 사 먹을 테니까요. –강단호
- 어떻게 사람이 한 마디를 안 져요?
- 그럼 두 마디를 하시든가요. –강단호
- 윤명우
- 여기 이름 딱 보이시죠? Tony Brown, 그레이프 수석 부사장. 와! 근데 내가 이 사람하고 맞팔이네! 심지어 친밀하게 교류 중이야!
- So what?! –크리스
- 그쵸, 뭐, 그쪽한테는 뭐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쪽이 모르는 게 하나 있어요. 우리는 이 세계에서 말이에요, 영혼의 단짝 취향 쌍둥이라는 사실. 아, 뭐, 제가 공과 사가 워낙 철저한 편이라서, 토니한테는 미리 얘기를 안 했는데! 그쪽이 페어플레이를 안 하시니까, 이 녹취 증거 전부 전송했어요.
- 야, 이 새끼야! –크리스
- 형! 이 새끼야, 씨. 이게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 갖고 예의범절을 까처먹었나, 이씨. 야, 이 대가리에 버터만 든 어린놈의 새끼야, 인마. 너보다 나이가 몇 개 많은 사람한테는 인마, 어! 예의를 차리는 거야, 알았어?! 인마, 이거 단추 끝까지 다 잠그고, 어? 넥타이도 딱!
- 크리스
- You guys are fired! 앞으로는 다시는 이쪽 일 못 하게 만들 거니까.
- 아니 근데, 일은 그쪽이 못 하게 될 것 같은데? –윤명우
- What?
- 아니, 제가 회의 때마다 이렇게 녹취를 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아니, 뭐, 고객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자 함이었는데. 이게 혐의를 입증할 증거 자료가 될 거라곤 내각 생각도 못 했네요. –윤명우
Episode 03
정지선
Episode 04
과거완료
- 최승효
- 음식이 초록초록하네, 풀떼기가 참 다채로워. 나한테서 돈가스를 앗아 갔을 땐 적어도 제육볶음 정돈 내왔어야지.
- 보지 마, 그런 걸 쓸데없이 뭐 하러 봐? 사람이 말이야, 좀 미래 지향적으로 살아야지. 응? 회귀를 하길 왜 해? 다 지난 일 그냥 깨끗하게 잊고 묻고, 어? 좀 산뜻하게 살란 말이야.
- 야, 너는 간장을 찾다가 시를 쓰고 있냐?
- 오랫동안 마음으로부터 도망쳤다. 근데 지금은
- 외면하고 부정했다.
- 그런데, 지금 내 앞에서 활짝 웃는 석류의 얼굴을 보며 깨달았다.
- 나는…이 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구나.
- 배석류
- 저는 꿈을 찾은 사람들 얘기는 다 특별하게 들려요. 전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감도 안 잡히거든요.
- 석류 씨는 뭘 좋아해요? 그냥 옛날부터 좋아했던 걸 따라가요, 그게 뭔든. –장태희
- 정모음
- 남의 눈 좀 지켜 주시죠.
- 네? –강단호
- 엉덩이가 눈앞에서 너무 현란하네요.
- 배근식
- 이모가 없어. 와, 이모가 없어. 와, 너무 좋아! 아유, 난 free야. 나 자유인이야!
- 윤명우
- 소인 윤명우 어인 일로 이런 누추한 사무실까지 행차하셨는지, 그 연유를 여쭙고자 하옵니다.
- 형, 체통을 좀 지켜. –최승효
- 체통이 건물 세워 주니?
- 승효야, 나 힘들었어. 중간에 위기가 엄청 많았어!
- 중간에 휴게소란 휴게소는 다 섰어요. 그러게 기저귀를 차라니까. –이나윤
- 그걸 차지 않은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고.
- 방인숙
- 출가? 야, 너 모음이 스님 됐으면 좋겠어?
- 야, 야, 야! 으휴, 진짜. 야, 이 출가가 그 출가겠냐?! –도재숙
- 야, 인숙아, 결혼 얘기 하는 거잖아. –서혜숙
- 장태희
- 지난번 석류 씨가 우리 보고 뜨거웠다 그랬잖아. 근데 우리 그런 적 없다? 나만 열 냈지.
- 난 항상 1300도 시 불가마인데, 넌 가스레인지 약불 같았어. 그릇은커녕, 계란후라이 노른자도 안 익을 온도.
- 아무래도 나 질투했나 봐.
- 석류 씨랑 있을 때 넌,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짜쯩도 내고 너그럽지도 않아, 찌질하고 미성숙해. 그런 주제에 온통 그쪽으로 향해 있어.
- 너 석류 볼 때 네 표정이 어떤지 모르지? 웃어. 석류 씨가 웃으면, 너도 그냥 따라 웃어.
- 최승효
- 마음이 한낱 편지처럼 구겨 버릴 수 있는 거였다면, 널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었을까?
- 너 내가 만만하냐? 내가 말했지, 우리 이제 애 아니라고. 서른 넘었다고. 근데 5살 꼬맹이도 아니고 왜 자꾸 날 따라다녀? 왜 계속 얼쩡거려?
- 부탁이니까, 나 좀 그만 내버려 둬. 내 인생에 끼어들지 좀 말라고, 이제.
- 끼어들 거야! 깜빡이도 안 켜고 막 끼어들거다! 너는 뭐, 옛날에 나한테 허락받고 우리 집 굴러들어 왔냐? 난 너한테 계속 참견할 거야!
- 우린 그래도 돼, 난 너한테 그래도 돼! –배석류
- 제발 사람 미치게 좀 하지 마! 그때도 지금도, 네가 자꾸 이러니까…너 때문에…내가 돌아 버릴 것만 같다고!
- 배석류
- 가족끼리 자격을 무슨 값으로 매기냐, 마음으로 매겨야지. 나는 그럼 백수인데, 어? 난 아빠 딸 자격이 없나?
- 나는 최승효의 모든 처음을 알고 있다.
- 처음 바나나우유를 먹었던 날, 처음 수영을 시작한 날, 처음 내 키를 앞지른 날…
- 내가 유일하게 몰랐던 건, 그 애의 첫사랑이었다.
- 나미숙
- 그럼, 어딜 가도 같이 가. 좋은 날 꽃구경, 소풍도 같이 가고. 아프면 병원도 같이 가. 천국인지 지옥 불구덩인지, 하늘이 어디로 보내실진 모르지만, 죽은 다음 그 어디도 같이 가.
- 나 당신 마누라잖아, 우리 가족이잖아.
Episode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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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6
당신의 첫
- 최승효
- 괜히 나섰다가 그 슬픈 후벼 파면 어떡하냐? 배석류 마음도 모르는데.
- 너 이 답답아, 너 언제까지 이럴래? 그간 네가 한 삽질을 생각하잖아? 음…맨틀이 뭐야, 저, 지구 내핵까지 팠을 거다. –정모음
- 야, 우린 이게 문제인 거 같다. 자꾸 서로한테 미뤄. 변명하고 책임 전가하고. 정작 할 말은 못 해서 빙빙 돌리다가 시비나 붙고 싸우기나 하고, 아까처럼.
- 너 먼저 가. 이번엔 내가 뒤에 확실히 있으니까, 뒤돌아보지 않아도 돼. 겁먹지 말고.
- 돌이켜 보면, 내 마음을 전할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 드디어 어른이 됐던 고등학교 졸업식 날, 아이스크림이 달았고 벚꽃은 흩날렸던 스무 살의 유치한 봄날.
- 그 애가 미국 유학을 가겠다고 선언했던 늦은 밤 포장마차…그리고, 지금.
- 나 더 이상 안 미룰 거야. 나중까지 기다리겠다는 거, 그거 너 배려하는 척 내가 만들어 낸 핑계야.
- 내가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 겁나서, 두려워서.
- 그래서…그러니까…이번엔 꼭 말할 거야.
- 너 때문에 미치겠다는 말, 너 때문에 돌아 버릴 것 같다는 말, 그 말이 무슨 뜻이냐면…
- 내가…널 좋아해.
- 배석류
- 그 사람이랑 나랑 함께했던 시간을 사랑해. 그 사람이 나한테 주었던 모든 걸 여전히 사랑해.
- 근데, 어떤 사랑은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잊는 중이야. 그 사람도 그래야 하고.
- 다음은 없어. 딱 한 번, 마지막이라고 해서 나온 거야.
- 그럼 이번은 마지막 스테이크로 하고, 다음번에는 마지막 파스타 어때? 그다음은 마지막 된장찌개, 또 마지막 김치찌개… –송현준
- 현준 씨, 그러지 마. 우리 그러지 말자.
- 나미숙
- 아주 내가 동네 창피해 죽겠어. 맨 목 늘어난 티 쪼가리에 쓰레빠나 끌고 다니고, 100미터 밖에서 봐도 아주 한량 백수야.
- 맞잖아. –배석류
- 너 이 새끼, 이제 좀 맞자.
- 어! 엄마! 엄마! 현준 씨 잘못 아니라니까! 그리고 이런 걸로 사람 패면 죽어, 사람! –배석류
- 그래! 내가 오늘 이놈 죽이고 감옥 간다! 야, 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내 새끼 가슴에 대못을 박아?! 소금을 뿌려?!
- 내가, 내가 감옥까진 같이 못 간다 그랬잖아. –배근식
- 아우, 엄마! 제발 좀! –배석류
- 나 이거 어디서 봤어. 기시감 쩔어, 몰입도 오져. –배동진
- 배근식
- 여보, 저, 아침…
- 이 인간이 아침부터 명줄 재촉하네! 지금 나더러 밥까지 차리라고? –나미숙
- 아침 먹으라고.
- 배동진
- 엄마 왜 저렇게 침착해? 왜 때문에 너그러워?
- 밥 못 멕여서 죽은 귀신이 붙었잖냐, 니네 엄마. 아휴, 내림굿을 하든가 해야지. –배근식
- 윤명우
- 어머, 나윤아, 저 등짝에 허연 거는 심령사진이야, 뭐야?
- 파운데이션이에요. 밝기는 21호? 한 19호쯤? –이나윤
- 장태희
- 너무 빨리 끓어 버리면 낭만이 없잖아. 불을 올리고 정성껏 물을 끓이고, 난 시간의 뜸을 믿는 사람이거든.
- 옹기처럼? –최승효
- 사랑처럼.
- 내가 흙을 아무리 정성껏 빚어도, 불 속에 들어갔다 나올 때까진 아무도 몰라.
- 완전한 형태의 그릇이 될지, 아님 금이 가거나 어쩌면 산산조각 날지…그건 가마에 들어가 봐 야 아는 거야.
- 최승효
- 그래서 다칠까 봐 염려돼. 밥은 제때 먹고 다니는지 궁금하고, 옆에는 좋은 사람 있길 바라고. 그냥 그게 내 마음이야. 그러니까, 너도 너 마음을 좀 들여다보라고.
- 아, 이 미친 놈…아, 저질렀어…
- 내가, 내가 너무 성급했나? 내가, 내가 부담스러울까?
- 아니야, 칼을 뽑았으면은 뭐라도 써는 게 맞지.
- 아니야, 썰면 안 될 걸 썬 거 같애.
- 아니야, 결단력 있었어. 잘했어, 진짜 잘했어. 언제까지 망설일 거야, 이거를?
- 근데 멘트는 그게 최선이었냐?
- 너 때문에 미치겠다는 말…미치겠네, 진짜.
- 너 때문에 돌아 버릴 것 같다는 말…돌아 버리겠네, 진짜, 돌겠다.
- 이거 안 지워지면 좋았을 텐데.
- 왜? 더 좋은 걸로 물어내라고? –배석류
- 아니, 그냥 나중에 이거 맨 채로 묻어 달라고 하게. 뭐, 여간 잔망스럽지 않게.
- 이 미친놈이…뭐, ‘소나기’ 찍냐? 그리고 묻히긴 뭘 묻혀, 백년해로해야지. –배석류
- 백, 백년해로? 너랑 나랑?
- 아, 아, 아니 아니, 그 말이 헛나왔어. 아니, 그거 있잖아, 오래 사는 그, 그…무병장수, 불, 불로장생, 백년가약…아니, 백, 백년…아니, 백년 뭐가 있어. –배석류
- 내가 그냥 배석류의 친구1로 남지 못한 건, 걔가 여자라서가 아니야. 배석류라 그런 거지.
- 부모라고 항상 맞는 게 아닌데, 부모도 자식한테 잘못하는데, 정작 따지고 나면 괜히 막 죄책감 들고.
- 이미 지난 일 안 궁금합니다. 난 베석류가 하는 말만 믿거든요.
- 그건 순수하게 친구로서의 믿음인가요? –송현준
- 그럴리가요.
- 배석류
- 네가 뭔데 걱정을 해?
- 야, 그걸 몰라서 물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게 내 숙명이고 과업이고 굴레고 족쇄야. –최승효
- 최승효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먼저였다. 아주 어릴 때였고 그러다 흐지부지 까먹어 버렸지만, 이상하게 그때의 감각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 너 또 헛소리해 봐 봐. 내가 네 남은 인생 ‘디 엔드’ 시켜 줄 거야, 알았어?
- 네가 말한 심사숙고 기간이 냉장 신선식품 기준이었냐? 나중에 대답하라며? 충분히 고민하라며?
- 시간의 길이보단 사유의 깊이가 중요하지. –최승효
- 내가 여태까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알아? 배동진 때문에 마음고생하는 엄마 아빠, 나라도 속 썩이지 말자 그랬어.
- 근데 저 새끼 지금 또 어때? 또 헛바람을 들어서 엄마 달달 볶고 있잖아! 어떻게 쟤는 저래도 평생을 봐주면서, 나는 단 한 번의 시행착오도 용납이 안 돼? 왜 나는…왜 나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지도 못해?!
- 정모음
- 아까 봤죠? 우리 출동 방송에 클래식 나오는 거. 이, 경고음 뜨면 다들 깜짝깜짝 놀라니까 심신 안정을 위해서 바궜다는데, 이제는 클래식 들으면서 놀라요.
- 저는 저번에 서점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심정지 음악 나와서 깜짝 놀라 가지고, 바지 내린 거 깜빡하고 그냥 나갈 뻔했잖아. –박정우
- 에이.
- 최경종
- 이 떡볶이는 밀떡이에요, 쌀떡이에요?
- 아, 이 양반 진짜 주사가 있구나. 왜 자꾸 처음으로 돌아가? 뭐, 도돌이표야, 뭐야?! 아이씨, 진짜. –배근식
- 왜요?
- 그만해요, 좀! 확 그냥 막… –배근식
Episode 07
사랑은 타이밍
Episode 08
그의 비밀
- 최승효
- 그냥 더러워, 그리고 질투 나.
- 석류한테는 왜 파혼했는지 안 묻겠다고 했는데, 그 자식한텐 둘 사이 이미 지난 일 안 궁금하다고 쿨한 척했는데, 묻고 싶어 미치겠어. 궁금해 돌아 버리겠어, 아주.
- 나랑 석류 사이에 괄호가 있다는 게, 그 안에 송현준이 내가 모르는 그 애가 숨겨져 있다는 게, 그게 뭐랄까? 좀 분해.
- 동작 그만!
- 왜, 왜, 왜, 왜? 무슨 일 있어? –윤명우
- 어, 어…어, 어, 어! 그 우유, 그거 내 냉장고에서 납티한 거네?! 그러네?
- 어, 어, 어, 그, 그치, 어.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왜, 왜, 왜, 왜? –윤명우
- 조용히 내려놔, 그거. 아니, 아니야, 그거 순순히 나한테 넘겨.
- 아이, 야, 너는 야, 고작 우유 하나 가지고 왜 치사… –윤명우
- 고작이라니? 이 우유에 내 인생이 걸려 있다고.
- 야, 네 방에는 걸려 있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아이, 저번에는 저 나무에 뭐 우리 회사의 명문이 걸려…아! 우리 회사가…우리 회사가 시들어 가고 있어. –윤명우
- 함부로 단정 짓지 마. 네 마음은 상관없어. 내가 아니어도 어쩔 수 없어. 근데…내 마음은 판단하지 마.
- 내가 아무리 너를 좋아해도, 너 그럴 권리 없어.
- 박형찬, 너 지금 이 실수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
-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습니다. –박형찬
- 틀린 말은 아니야. 공사 지연되면 일정 딜레이되고, 그럼 비용도 증가되니까, 근데…그것보다 더 큰 게 있어, 그게 뭐일 것 같애?
- 잘 모르겠습니다. –박형찬
- 나가서 곰곰이 생각해 봐. 그리고, 답 찾으면 다시 와.
- 근데 답이 뭐야? 나도 뭔지 모르겠는데. –윤명우
- 아이, 좀, 그냥, 형, 좀 평범하게 가면 안 돼?
- 새롭고 멋지게 해 보고 싶었어. –윤명우
- 하나도 안 멋져요. 스프링클러 터지면 어쩌려고. –이나윤
- 넌 나보고 왜 자꾸 인생의 쪽팔리는 순간마다 있냐고 했지? 넌 왜 내가 아픈 순간마다 있냐?
- 너…너 어떻게 이걸 나한테 얘기를 안 해? 내가…내가 너한테 이것밖에 안 됐냐? 야, 친구로도 이것밖에 안 됐던 거야?
- 이보다 더 어떻게 나중에! 너, 너 어떻게 나한테 이래? 석류야, 너 얼마나 더 미루려고 했어? 언제까지 숨기려고 했어?!
- 배석류
- 그 사람은 자꾸 나를 좋았던 시절로 데려가. 마음에 막 바람이 불고, 옛날의 접어 뒀던 페이지가 펼쳐져. 잊고 있던 기억들도 떠올라. ‘아, 처음 만난 날 먹었던 오삼불고기 되게 맛있었는데’, 뭐 그런 거.
- 내가 있는데도? –최승효
- 네가 있는데도?
- 내가…고백했는데도? –최승효
- 그랬는데도.
- 나 말고 그 사람이랑 병원 간 것도 같은 이유야? –최승효
- 어, 본능 같애. 원래 사람이 아플 때 제일 약해지고 솔직해지잖아. 그냥 나도 모르게 현준 씨한테 기대고 싶었나 봐.
- 난 기댈 만하지 못해? –최승효
- 너는…나한테 여전히…정글짐 꼭대기에서 울던 다섯 살짜리 꼬맹이야. 아이스크림 나눠 먹는 소꿉친구고, 잘나디잘난 엄마 친구 아들이야.
- 너 진짜 잔인하다. 어떻게 그렇게…내가 제일 할 말이 없게 만드냐? –최승효
- 야, 최씅, 너 그때 그 우유 버려라. 미리 대답하는 거야, 나한테 너…친구 이상은 안 돼, 불가능해.
- 끝내 그게 다야? –최승효
- 응, 미안.
- 재고의 여지가 전혀 없어? –최승효
- 어. 며칠 정도는 어색하겠지만 금방 괜찮아질 거야. 너랑 나랑 이런 일 좀 있었다고 쉽게 깨질 우정은 아니잖아.
- 우정? 더 이상 그딴 건 없어. –최승효
- 내가 약혼녀가 맞기는 해? 약혼녀가 아프고, 마음이 이렇게 힘든데, 파티에 가고 싶었어? 내가 어떤지는 안중에도 없고, 파티 가서 사람들이랑 시시덕거리고 싶었냐고.
- 그래, 그러고 싶었어. 나도 숨 좀 쉬자, 제발! 너 아프면서부터 나도 다 포기했어. 휴직하고 네 옆에서 간병하면서 골프, 여행, 친구, 내 삶을 다 미뤄 뒀어. 그래도 그렇게 조금만 견디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넌 강하니까, 넌 이겨 낼 거니까! 우리가…우리가 같이 극복할 거니까. 근데 갑자기 뭐? 빌어먹을 우울증, 진짜… –송현준
- 빌어먹을 우울증…계속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나 이해한다며?
- 어떻게 이해해? 어떻게 이해해? 치료 잘 받아 놓고 뒤늦게 너답지 않게 구는데, 네가 아는 배석류가 아닌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 제발 정신 좀 차려. 너 언제까지 그 우울에서 허덕일 거야, 어? 끝내는 내 발목 붙잡고 너 있는 바닥까지 날 끌어내리면 그때 그만할래? –송현준
- 야, 너는 아프면 전화라도 좀 하지. 미련하게 혼자 끙끙 앓고 있냐.
- 나 이제 너한테 전화 안 해. 무슨 일 있어도, 어떤 이유로도, 다시 그럴 일 없어. –최승효
- 정모음
- 야, 너, 그, 심장도 뛰냐?
- 심장이 안 뛰면 사람이 어떻게 살아? –최승효
- 그 말이 그 말이 아니잖아. 그니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은 이, 심장이 좀 뛰고 그러냐고.
- 그치. 둘이 있어도 뛰고, 딴 놈이랑 있으면 더 뛰고. –최승효
- 그, 세마치 굿거리, 자진모리로?
- 뭐라는 거야,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냐? –최승효
- 최경종
-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아파, 통각은 공평하니까.
- 당신 알아? 통각은 육체작 통증과 감정적 통증의 차이를 구별 안 한다는 거. 유리에 찌렸을 때도 마음을 베였을 때도, 똑같이 반응해.
- 고슬기 (헬스장 사장)
- 너 같은 놈은 트레이러 할 자격이 없다. 알맹이는 텅 빈 게 껍데기에만 관심 있는 놈. 뭐 하나 끝까지 해 본 적 없으면서 요행만 바라는 놈, 그저 인생에 헛바람만 가득 찬 놈!
-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배동진
-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도와야 될 놈이, 본업에는 설렁설렁, 그저 그 쉬운 돈벌이 그냥 혹해 가지고!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우리 일 쉽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 거다.
- 송현준
- 저기요, 옆에 있는데 아는 척 좀 하사죠.
- 아, 있었습니까? 제 안중엔 없었어서. –최승효
- 최승효
- 네가 우릴 생각해서 말을 안했다고? 아니, 넌 네 생각밖에 안 했어.
- 너는 비겁하고 찌질해. 너는 나약하고 위선적이야. 너는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상처를 줬어.
- 넌 결코 해선 안 될 짓을 했어. 이모한테도 아저씨한테도 나한테도, 그리고 너 자신한테도.
- 너는 제일 외롭고 힘든 순간에 너를 혼자 뒀어.
- 야, 배석류. 정말 힘들면은 가끼이에 있는 사람한테 기대는 거야.
- 쓰러지면 어때? 무너지면 좀 어때? 같이 바닥 치면 되지. 그랬다가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 난 그러는 법을 몰라. 내가 이런 인간인 걸 어떡해? –배석류
- 너는 나한테 해 줬잖아! 엄마 아프리카로 떠났을 때, 나 다리 다쳐서 수영 그만뒀을 때, 네가 손 내밀었잖아. 나랑 있었잖아.
- 야, 그거는…그거는 다르지. –배석류
- 근데 너는 왜 나한테 그럴 기회를 안 줘? 네가 나한테 해 준 거를, 왜 나는…왜 나는 못 하게 해?
- 난 해줄 거야. 네 의사 따위 상관없이 난 그럴 거라고.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 따위 하지 말고. 너는 전화를 걸고, 나는 네 옆에 있자.
- 또 혼자 시들지 말고, 이제 할 말 있으면 바로 해라. 내가…귀 기울여 들어 줄게.
- 나는 생각보다 구질구질하고 유치하고 참을성이 없는 인간이거든? 근데 지금은 이러는 게 맞는 것 같다. 다녀와.
- 배석류
- 너 왜 나한테 소리 지르냐? 왜 자꾸 나한테 화내? 아픈 건 난데, 제일 힘든 건 난데, 왜 자꾸 나한테만 뭐라 그래?
- 나한테 화낸 거 아니야, 나한테 화가 난 거지. 너 아팠단 얘기 듣고 되짚어 봤어. 내가 못 들었더라, 너 문 두드리는 소리. 너가 힘들다고 신호 보냈는데, 내가 눈 감고 귀 막고 있었어. 그런 거 뻔히 알면서 너한테 괜히…모진 말이나 내뱉고.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하고, 열받고 쓸레기 같아서. –최승효
- 너 왜 답장 안 했어? 너 왜 내 전화 씹었어? 내가, 내가 아무한테도 말도 못 하고, 혼자 얼마나 무서웠는데! 너, 너 왜 그랬어, 너?! 나 진짜로 엄마 아빠 걱정돼서 충격받아서 쓰러질까 봐, 별별 생각 다 하면서 결정한 건데. 너한테는 말할까 말까 백 번도 더 고민한 건데, 너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 내 마음 모르잖아!
- 야, 모음이도 그러던데, 니들 요즘 왜 우정을 포옹으로 증명하냐?
- 난 아닌데, 난 우정 같은 거 없다고 했잖아. –최승효
- 배 터질 거 같애.
- 아, 아니, 그만큼 맛있게 많이 잘 먹었다, 이 말이지.
- 강단호
- 몰래 조금만 울고, 그보다 더 많이 웃어요.
- 같이 음료수도 마시고, 떠들고 장난치면서 곁에 있어 주제요.
- 기적을 뚫고 돌아온 사람과 함께하는 거, 그 자체가 기적이거든요.
- 나미숙
- 너 승효 좀 보고 배워라. 승효도 몇 넌째 똑같은 폰 썼는데, 승효는 애가 볼평 한 번을 안 해. 아이고, 착해.
- 엄마, 얘? 얘 핸드폰만 오래된 거 쓰지, 죄다 비싼 것만 써! 이것 봐, 이거, 이 티셔츠 쪼가리 이거?! 이거 10만 원이 넘어. 엄마, 그리고, 얘는 빤스도 외제만 입는다, 볼래? –배석류
- 보긴 뭘 봐? 배석류 이 미치갱이가 진짜! –최승효
- 우리 가족이야. 좋은 것만 함께하자고 있는 家庭 아니야. 힘든 거, 슬픈 거, 아픈 것도 함께하자고 있는 가족이야.
- 서혜숙
- 나미숙, 넌 지금 상실을 받아들이는 5단계 중 분노 단계를 지나고 있어. 근데 그게 당연해 자연스러운 거야.
- 너도 참 지독하다. 이 상황에서 똑똑한 척 잘난 척이 하고 싶니? –나미숙
- 그래, 너 그냥 차라리 화를 내, 그냥 실컷 화내! 우리한테 그냥 막 다 터트리라고!
- 뭐? –나미숙
- 그래도 돼. 야, 우리는 네 친구잖아.
- 배동진
- 엄마, 우리 이렇게까지 해야 돼?
- 내가 경험자라 아는데, 서프라이즈엔 원래 인내심이 필요한 거야, 참어. –나미숙
- 석류는 언제 오는 거야, 이거 음식 다 식는데. –배근식
- 이모, 이거 케이크에 성냥이 없는데? –정모음
- 그럴 리가? 아, 저기, 누구 라이터 있는 사람 있어? –나미숙
- 난 술은 먹어도 담배는 안 피워.
- 내가 이제라도 좀 흡연을 재개해야 되나? –배근식
- 씁, 쯧. 아니, 근데 부엌에 불 하나가 없다는 게 말이 돼? –나미숙
- 송현준
- 석류야, 내가 널 참 많이 사랑했어. 근데, 그 방법이 잘못됐었던 거 같애. 난 어떻게 해서든 널 일으켜 세울 생각만 했지, 너랑 같이 쓰러져 볼 생각을 못 했어.
- 한국에 와서야 알겠더라, 너한테 잔짜 팔요한 사람들이 누군지, 네가 있어야 될 곳이 어딘지.
- 미안해. 내가 그때…네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어.
- 있는 그대로의 너를…내가 받아들이지 못했어.
Episode 09
암
Episode 10
동굴의 곰
- 최승효
- 아이, 깜짝이야. 야, 너 그런 꼴로 내가 창문 막 팍팍 열지 말라 그랬잖아, 너…슈렉이야, 뭐야?
- 민트초코 팩이거든? 죽을래? –배석류
- 그냥 차라리 먹어, 피부에 양보하지 말고. 어처피 호박에 줄 긋기니까.
- 내가 알아서 해. 내가 오늘 호적에 빨간 줄 긋더라도, 내가 오늘 너 죽인다. –배석류
- 이거 후유증 남으면 내가 너 119, 아니야, 112에 신고할 거야, 너.
- 아까 네 얼굴은 완전 119던데? –정모음
- 오랜만에 보니까 살짝, 어색하네요.
- 네, 저도요. –강단호
- 그래도 명색이 동네 친구고, 또 동갑이고, 고민 상담도 그때 해 주셨는데, 우리 그냥 말을 좀 놓을까요?
- 좋습니다. 그러면은 앞으로 저희 이름 부르면 될까요? –강단호
- 그러시죠, 아, 아니…어, 단호야.
- 어, 승효야. –강단호
- 어떻게, 다시 원상 복구 할까요?
- 좋은 생각이시라고 생각합니다. –강단호
- 나 너네 집 갈 때마다 진짜 엄청 부러운 거 있어…가족사진. 우리 집에는 다 있는데, 그게 없어. 아니, 아니야…다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없어.
- 나는 늘 무서웠다? 이런 날이 올까 봐. 6살 때도 7살 때도, 18살 때도…
- 아이, 근데…34살에 왔으니까, 생각보다 늦게 왔네.
- 근데 그래도 무서워. 왜 어른이 됐는데도 부모의 이혼은 상처인 걸까? 엄마도 아빠도, 다 각자…각자의 인생이 있다는 걸 아는데, 근데, 그래도…그래도 나는 두 분이 각자 행복하기보다는, 여전히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나한테 왜 이래요, 진짜!
- 이혼도, 떠나는 것도 두 분 멋대로 결정해 버리고. 왜 나한테 안 물어봐요? 왜…왜 내 마음은 신경도 안 쓰는데요?!
-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 할아버지한테 빌었어요. ‘안 울 테니까, 착한 일 많이 할 테니까, 어…엄마를 되돌려 주세요. 그래서 암마 아빠랑 같이 밥 먹게 해 주세요.’ 내가, 내가 얼마나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는지 알아요? 근데 나도 이제 어른인데, 그딴 거 신경 쓰고 싶지도 않은데! 여전히 나는…엄마 아빠 앞에서는…7살 그날로 돌아가 버린단 말이에요.
- 평생을 거기에 매여 살았는데, 이만큼 컸는데도, 자꾸만 바보같이..나는 아직도, 엄마 아빠랑 같이 밥 먹고 싶어요.
- 그 우유의 유통기한은 오늘까지다. 그런데 내일도 모레도 내 마음은 안 상할 것 같다.
- 배석류
- 내거 너무 울었나? 그래서 미련 있는 사람처럼 보였나? 그래서 우유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 건가?
- 내놔.
- 뭘? –최승효
- 운송비, 치료비, 어? 내가 포장마차에서부터 여기까지 너 끌고 오느라고 아주 허리가 아작이 났어. 아! 술값 4만 7천 원도 내놔.
- 야, 너는 나한테 그렇게 기대라고 잔소리를 처해 놓고 왜 너는 나한테 안 기대냐?
- 기댔어, 너한테. 네가 나 부축해 줬잖아. 힘이 좋아, 아주. 타고났어, 그냥. –최승효
- 네가 없으니까, 시간이 좀 안 가.
- 네가 없으니까 만화책이 재미없어.
- 네가 없으니까 놀이터도 조용해.
- 네가 없으니까 막 하루하루 밍숭밍숭해. 소금 안 친 곰국 같고, 막, 간장 안 찍은 만두 같애.
- 네가 없으니까 목욕하고 바나나우유 안 먹은 기분이야.
- 그래서 말인데…나랑 바나나우유 먹으러 갈래?
- 배근식
- 아, 이 새끼는 증말! 계란후라이 지 혼자 다 처먹고 있네, 이씨.
- 아빠, 나는 단백질이 필요하잖아, 응? –배동진
- 단백질은 이새끼야! 늙어 가는 아버지한테 더 필요한데…
- 최경종
- 왜 당신 나한테 아무것도 얘기 안 했어? 발령 받았다고 왜 그런 거짓말을 해?
- 그, 그래야 당신 맘 편할 것 같아서. 아, 아니다…아니야, 이거 거짓말이야. 내 자존심 지키고 싶어서, 버림받기 싫었어! –서혜숙
- 내가 널 왜 버려?! 나한테서 마음 떠난 거 알면서도, 당신 그림자라도 붙잡고 싶어서, 그 뒷모습만 바라보고 산 게 수십 년인데!
- 아닌데, 당신한테 가는 길이 갈수록 멀어져서, 나야말로 매일 종종걸음이었는데? –서혜숙
- 보고 싶었다. 당신 프랑스에 있을 때도, 아프리카에 있을 때도, 한국에, 집에 있을 때도! 항상 보고 싶었어!
- 왜 우리는 이런 말을 할 줄 몰라서…여기까지 왔을까? –서혜숙
- 내 와이프다, 내가 업을 거야.
- 배동진
- 내 건 따로 덜어 달라니까! 수저에 침 다 묻히고 완전 야만적이야…
- 이 새끼야, 식구끼리 인마! 침 좀 묻히고 그러면 어때! –배근식
- 깨끗한 척하려면 지 방이나 좀 치우든가. –배석류
- 지는 돼지우리에 서식하는 주제에.
- 최승효
- 없었는데, 공백기. 난 늘 같이 있었어, 너랑.
- 여기, 8살 때 너가 나한테 뒤집어씌웠던 페인트처럼.
- 7살 때, 너가 나 잘 때 얼굴에 붙여 놨던 판박이 스티커처럼.
- 6살 때 너가 나 놀리려고 먹였던 입술이 보란색으로 변하는 요술 사탕처럼.
-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주 오래 돌고 돌아 힘들게 얻은 사람이야. 그 사람 불편하게 하는 일 만들고 싶지 않다.
- 그때 만든 고양이 집, 그거 내가 만든 첫 집이었다? 말도 안 되게 엉성했는데, 그래도 뿌듯했어, 내 손으로 누군가의 보금자리를 만든다는 게. 아마도 그때 건축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애.
- 그러면 고양이가 네 첫 클라이언트네. –배석류
- 아닌데, 너였는데. 널 위해서 만든 거야. 네가 걱정했으니까, 네가 기뻐하길 바랬으니까.
- 앞으론 아무것도 안 숨길게. 그런 식으로 엮이는 일 없게 할게. 아니, 아예 여지를 안 만들게.
- 내가 너무 긴장해서…떨려서 그랬어.
- 그렇게 오래 기다려 놓고, 정작 네가 옆에 있으면, 머릿속이 하얘져 가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 나는 네가 너무 무덤덤해서, 막상 사귀기로 하고 나니까, ‘내가 여자로 안 보이나?’ 그런 생각 들고. 그래서 혼자 엄청 안달복달했단 말이야.
- 절대 아니거든. 오, 오히려 그 반대야. 네가 너무 좋아서…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 여기 있으면 안 될 거 같애.
- 왜? –배석류
- 나쁜 생각 들어.
- 무슨 나쁜 생각? –배석류
- 하면 안 되는 생각. 되게 싸구려에 저급하고, 불량한 생각.
- 나 불량 식품 좋아했는데…아폴로랑 쫀드기랑 달고나랑. –배석류
- 꾀돌이랑 논두렁이랑 슬러시랑?
- 응.
- 그니까 해도 돼, 나쁜 생각. –배석류
- 그럼 나쁜 짓은?
- 해도 돼, 그것도. –배석류
- 배석류
- 미친놈이냐? 야, 여기서 대리 부르면 서울까지 돈이 얼만데?
- 응, 내가 생각해도 미친놈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비쌀 거 같애서. –최승효
- 야, 이거 내가 선물해 준 걔 맞아? 어? 죽여 놓고 딴 애 사다 놓은 거 아니야?
- 어, 맞아, 어떻게 알았냐? 출생의 비밀이었는데. –최승효
- 야, 너 아까 언니한테 ‘조심히 가’이럴 때, 목소리 장난 아니더라, 막 쫙 깔더라.
- 내가 언제? –최승효
- 너 그랬어. 엄청 걱정하던데? 아니, 집까지 데려다주지, 왜?
- 배석류. –최승효
- 나 없을 때 언니 만날 땐 어땠어? 언니는 막 다 어른스럽게 이해해 주고 그랬어?
- 대답하기 싫은데? 내가 그런 것까지 너한테 말해야 할 의무는 없잖아. –최승효
- 근데 엄마 아빠 도대체 언제 가? 지금 30分钟째 이러고 있어, 지금.
- 야, 원래 그런 게 정성이거든? 여태까지 얼마나 쿨한 척을 한 거야?
- 나도 잘 모르겠어. 한 가지 확실한 건, 너가 날 지꾸 뜨겁게 만든다는 거야. –최승효
- 짠! 내가 너 보라고 세트로 빌려 놨어.
- 이게 뭔데? –최승효
- 뭐긴 뭐야? 네가 ‘프린세스’잖아, 너 좋아하는 거.
- 아, 아이, 그거는 그냥 둘러댄 거고. –최승효
- 정모음
- 말의 힘이라는 게 있거든. 하도 똑같은 말을 듣다 보니까, 좋든 싫든 무의식에 그 말이 각인 이 된 거지.
- 음…그럼 나 가스라이팅 당한 건가? –최승효
- 구급대원은 가스총은 없나? 얘 좀 확 좀 쏴 버리고 싶은데? –배석류
- 오늘을 위해 내가 경찰이 될 걸 그랬나?
- 기적을 계속 꽁꽁 감춰 두면, 진짜 기적이 될 수가 없어요.
- 나미숙
- 석류 아빠, 손수건 없어, 손수건?
- 어, 나 이거 코 푼 건데 괜찮아? –배근식
- 서혜숙
- 아, 이건 또 뭐야?
- 어, 압박 붕대랑 찜찔 팩, 아직 당신 발목이 완전치 않으니까 혹시 몰라서. 많이 걸으면 발바닥 아플까 봐 지압 시트도. –최경종
- 왜, 목발이랑 휠체어도 챙겨 가지 그래?
- 아, 그걸 걸 그랬나? 지금이라도 병원에 전화해서… –최경종
- 최경종
- 서혜숙이 제 아내입니다. 제 여자구요.
- 알고 있습니다. –곽세환 (외교부 차관)
- 아시면 더더욱 그러면 안 되죠. 그 사람 더 이상 흔들지 말아 주세요.
- 저기요, 지금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요. –곽세환 (외교부 차관)
- 별명이 ‘알랭 들롱’이라고 들었습니다.
- 아니, 지금 그 얘기가 왜 여기서… –곽세환 (외교부 차관)
- 예, 잘생기셨습니다!
- 저기요, 최 교수님. –곽세환 (외교부 차관)
- 그런데 저 마음만큼은 절대 안 뒤집니다! 왜냐하면 제가 서혜숙을! 사랑하니까요!
- 곽세환 (외교부 차관)
- 저, 저 혜숙이랑 그냥 치구 사이입니다.
- ‘자기야’라잖아요! 친구끼리 누가 “자기야” 그럽니까?! –최경종
- 우린 그래, 워낙에 편한 사이라… –서혜숙
- 저희 진짜 친구 사이입니다. 저 혜숙이한테 다른 마음 먹은 적 한 번도 없어요.
- 그러니까 더 말이 안 되죠! 이렇게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자한테, 어떻게 안 반합니까?! 목석이에요?! –최경종
- 게이입니다.
Episode 11
지각
Episode 12
소꿉연애
- 최승효
- 사랑해. 가족으로, 친구로, 여자로.
- 카테고리는 좀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한 번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 없을걸요? 배석류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없을걸요?
- 야, 승효야, 너 그렇게 얘기하면 못써. –서혜숙
- 이놈의 자식이 이쁘다 이쁘다 했더니, 너 왜 내 딸을 까냐? –나미숙
- 그러게,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아저씨 기분 나쁘네. –배근식
- 아, 그니까 그게 아니라요. 제 말은…
- 괜찮아요, 어차피 얘 성질빼기 견뎌 낼 여자도 없을 거라. –배석류
- 석류야, 우리…왜? 승효 성격이 어때서? –서혜숙
- 그러게, 애가 깔끔하고 딱 떨어지고, 날 닮아서 얼마나 나이스한데. –최경종
- 죄, 죄송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원래 저희가 이러고…이게 노는 거예요, 이게. –배석류
- 네, 저희 이렇게 맨날 긁고 갈구고 이러고, 이게 일, 일이에요. –최승효
- 사랑한다, 배석류.
- 보고 싶어 죽겠는데, 네 말 잘 들으려고 연락 안 하고 꼭 참았을 만큼…
- 다치자마자 제일 먼저 ‘아, 오늘 석류 볼 수 있겠다’ 생각했을 만큼…
- ‘사랑한다’ 이상의 최상급 표현을 못 찾은 게 억울할 만큼…
-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해.
- 배석류
- 엄마가 너를 더 사랑하는 줄 알았거든. 내가 암만 악착같이 1등을 해 와도, 엄마한테는 늘 네가 1등 같앴어.
- 아니거든? 엄마한텐 누나가 전부였거든? 누나만 예뻐하고 누나만 자랑하고, 누나가 엄마 좀재의 이유였어. –배동진
- 내가 너보다 13개월을 더 살아 봐서 하는 말인데, 모든 사람이 다 특별할 순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평범하게 산다고. 당연히 나도 마찬가지고. 그니까 대단한 뭔가가 되는 데 너무 집착할 필요 없어. 그냥 인생에서 저마다 소중한 걸 찾으면, 그걸로 충분해.
- 나 네 앞에서 쪽팔리기 싫었어. 당당하게 근사하게 서고 싶었어. 그래서 건축가의 밤 행사도 안 간다고 한 거야.
- 배석류, 너 하난도 안 쪽팔려. 너처럼 자기 인생에 충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또 어딨어? 그리고 나는 네가 뭘 하건 어떤 모습이건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나는 있는 그대로의 너 자체를 좋아하는 거라고. –최승효
-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너무 기뻐. 근데 나는 그것만으론 안 되는 사람인가 봐. 나는…사랑이 밥 못 먹여 주나 봐.
- 사랑에 자격지심 같은 거 끼면 안 되는 거였는데…사랑이 밥은 못 먹여 줘도, 밥맛 뚝 떨어지게는 하더라. 뭘 만들어도 다 맛없게 느껴져서 내가 진짜…연습도 못 하고.
- 내가 연락하지 말라 그래 놓고 네 연락만 기다리고, 진짜 다 엉망진창이었어.
- 오늘만 해도 그래. 나 진짜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나 진짜 기절초풍할 뻔했어! 실신할 뻔했다고!
- 너 진짜 한 번만 더 나 놀래키면 죽는 거야, 진짜!
- 네 손에 죽는다면 그것도 행복이라니까. –최승효
- 강단호
- 맞아요, 나 모음 씨 인생의 빌런이에요. 나랑 있으면 힘들어질 거예요. 지켜 주지도 구해 주지도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갯벌맨 같은 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잊어버려요.
- 하! 야, 강단호, 너는 내가 갯벌맨 도움이나 바라는 청순가련 여주인공으로 보이냐?
- 나는 내가 지켜. 너는 갯벌맨 네 마음이나 지켜.
- 그리고 이번엔 실수 아니고 노림수다. 피할 거면 피하든가. –정모음
- 나미숙
- 같이 놀러를 갔다 왔는데, 나는 건질 만한 사진 한 장이 없어.
- 카메라가 거짓말을 안 하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생긴 걸 어떡하냐, 장모님한테 따져야지. –배근식
- 승효 아빠는 혜숙이를 슈퍼 모델로 만들더라? 다리 막 길게 나오게 하고. 그리고 대게 먹을 때도 그래. 승효 아빠는 고 다리 하나하나를 죄다 발라 가지고 혜숙이 입에다 쏙 넣어 주더라. 당신은 혼자 먹기 바빴지?
- 백 장을 찍어야 겨우 한 장 건질까 말까인데, 마누라가 눈을 감았는지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었는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진짜.
- 아휴, 좀, 내가 잘못했어, 미숙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하자, 나 귀에서 피 나겄다. –배근식
- 배동진
- 야, 근데 그 꽃은 뭐냐?
- 어? 이거 내 거야, 내 거. –최승효
- 얘 거야. –배석류
- 어, 거래처에서 받은 건데 얘가 뺏었어. –최승효
- 잠깐 들어 줬어. –배석류
- 배석류 이제 하다 하다 꽃까지 삥을 뜯네. 형, 걱정하지 마. 내가 엄마한테 다 일러 줄게.
- 어, 아, 아니야, 뭐, 꼭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최승효
- 아니거든? 나도 이번엔 진짜로 잘하고 샆었거든?
- 나도 알아, 내가 엄마 아빠 애물단지인 거. 난 머리도 나쁘고 누나처럼 공부도 잘 못하고 의지박약에, 엿날부터 엄마 아빠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 안 하는 거 나도 다 안다고!
- 그래서 더 아무것도 아니기 싫었어! 성공하고 싶었어! 돈도 많이 벌어서 엄마 백도 사 주고 아빠 차도 사 주고 싶었어! 나도!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어.
- 윤명우
- 너 연애하지? 아니, 점심을 프랑스 귀족처럼 천천히 먹던 아이가, 며칠째 이것만 먹고 있고.
- 그리고 일하다가 6시 정각에 칼퇴하고. 수상해, 너답지가 않아.
- 너 연애 잘 안 풀리지? 왜? 균열의 조짐이 보여? 막 붕괴 위기야?!
- 형 뭐 알고 이러는 거야? 모르고 이러는 거야? –최승효
- 모르는데 알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 최승효
- 죽음 직전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 그 찰나의 순간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 나 역시 그랬다.
- 그리고, 그 모든 장면에 석류가 있었다.
- 괜찮아, 아직 기회는 있어. 끝만 좋으면 돼. 나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한 사람이잖아, 그치?
-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 할 수…있겠지?
- 참 이상하다. 네가 이렇게 예쁘게 웃는데 나는 조금 눈물 날 거 같애.
- 앞으로 네가 밥을 안칠 때, 감자를 썰 때, 나물을 무칠 때도, 가끔 마음이 좀 아플 거 같애.
- 그때 너…너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었을 때, 그때…내가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해서, 사무쳐서.
- 아…팔지가 문제였을까요? 나윤이가, 걔가 반지를 사 주라고 했는데 제가…팔지를 해 줬거든요.
- 그것 때문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요. –강단호
- 그럼 뭘까요, 대체? 대체, 아니, 대체 석류는 왜, 왜 제 프로포즈를 거절한 걸까요? 이해할 수가 없네…
- 배가 고프셨던 게 아닐까요? 여자들은 배가 고프면 예민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강단호
- 아, 맞네. 아, 그거네. 아, 맞아요, 그거였어요. 걔가 원래 어릴 때부터 배고픈 거를 잘 못 참았거든요. 그래 가지고 걔 맨날…아, 그러니까, 내가, 내가 뭘 좀 멕이고 얘기를 했었어야 했는데.
- 도움이 돠셨다니 다행입니다. –강단호
- 그럼 이제 내 프로포즈는 승낙해 주는 건가?
- 팔지…아직 환불 안 했으면. –배석류
- 배석류
- 짜증나. 너무 좋아서 짜증 나.
- 어? –최승효
- 내가 지금까지 1등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아니, 이게 뭐라고, 이 밑도 끝도 없는 대회에서 3등 한 게 훨씬 좋아.
- 어떡해, 엉덩이 완전 아작 났네.
- 뭐, 어디? 뭐, 엉덩이? 너 엉덩이 아파? –최승효
- 아니, 나 말고 차.
- 근데 누군가가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니까, 막 마음이 애달파. 그래서 계속하고 싶어져, 나처럼 아팠던 사람들한테 지금도 아픈 사람들한테, 잘 될거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 한 그릇 건내고 싶어.
- 왜 꼭…오래오래일 거라고만 생각해? 길지 않을 수도 있어. 나 지금은 괜찮아 보여도, 언제든 다시 안 괜찮아질 수 있다고.
- 왜 그런 생각을 해?
- 나도 하기 싫어. 근데 안 할 수가 없어, 승효야. 나는 이제, 언제 다시 아파도 이상하지 않은 몸이니까. 당장 내일 나한테…무슨 나쁜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너…너 나 얼마 전에 사고 날 뻔한 거 잊었어?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아. 삶은 유한하고, 죽음은 필연적이고…모두가 같은 조건 속에서 살아간다고.
- 너가, 너가 걱정하는 그 일이 안 일어날 거라곤 내가 말 못 해. 나는 신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나…너랑 살고 싶어.
- 백년, 십년…아니, 아니, 단 하루를 살아도 나는, 나는 너야야만 해. –최승효
- 정모음
- 왜 하다가 말아요?
- 죄,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을 좀 해 보니까, 오늘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가지고. –강단호
-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해요?
-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강단호
- 예의는 지금 이게 예의가 아니죠!
- 엄마, 나 지금도 행복해. 엄마 딸로 사는 거, 구급대원으로 일하는 거, 충분히 행복하다고.
- 내가 기자님 좋아하는 것도, 연두랑 함께하려는 것도, 다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 나미숙
- 우리 그래도 제법 열매 잘 맺었단 생각 들지 않아? 석류도 잘컸고, 뭐, 동진이도 이제 제자리 찾아서 나가고 있고. 뙤약볕, 불볕더위 지나 우리의 여름이 참 귀한 결실을 맺은 거 같아, 난.
- 여보, 우리 이제 그만 분식집 접자.
- 시 좋아하고 그림도 잘 그리던 손이 먹고살겠다고 연필 대신 프라이팬 잡고, 참 애썼어, 배근식 씨.
- 그러니까 겨울 오기 전에 다 정리하고, 우리 남은 가을은 단풍놀이처럼 살자.
- 배근식
- 근데 또 엄밀히 말하면 그걸 해 달라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애…
- 있는 거 같애.
- 거긴 어떠세요? 여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쉽사리 풀릴 것 같지가 않네요. –최경종
- 이따 가게에서 접선하시죠.
- 네, 알겠습니다. –최경종
- 아…승효 아버지! 뒤에 저기, 미행 같은 건 안 따라붙었죠?
- 일단은요, 근데 여기 안전할까요? 혹시라도 석류 엄마 오시면… –최경종
- 서혜숙
- 너 지금까지 날 그렇게 생각했니? 날 친구로 여기긴 한 거야?
- 너야말로 나 시녀로 생각했겠지! 그러지 않고서야 네가 왜 내 여행비를 내 줘?! 네가 뭔데 날 동정해?! –나미숙
- 동정이 아니라 우정이거든?! 너 그리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네 자격지심 때문이겠지.
- 자, 자격지심? 너, 너 지금 말 다 했냐? –나미숙
- 아니? 다 못 했다, 왜? 너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스스로 낮추는 거, 너 그거 열등감이야, ‘complex’라고!
- 도재숙
- 연두 밥은 멕여요?
- 예, 제가 한다곤 열심히 하는데 재주가 없어서. –강단호
- 안 되겠다, 내일부터 이 할머니 밥의 무서움을 보여 줘여겠어.
- 이나윤
- 그날 하루만 특별하면 뭐 해요? 사는 내내 특별하게 해 주면 되지.
- 난 그 사람 짝사랑하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비록 지금 이렇게 칼로리랑 마음이랑 같이 태우고 있지만.
Episode 13
사랑
Episode 14
사랑의 단맛
- 최승효
- 아, 그렇다고 피니시를 그렇게 날리면 어떡해? 나야 뭐, 항상 그런 놈이고, 형은….
- 형은 뭐, 어? 뭐, 돈 냄새 기가 막히게 맡아서, 어? 뭐, 계산기 빡빡빡 두들기는 뭐, 자본주의가 낳은 뭐, 과물이야? 자본주의의 선물? –윤명우
- 배석류
- 최씅! 스페인 속담에 그런 말이 있대.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 우리 지금 단단해지기 위한 시련을 겪고 있는 거야.
- 아니, 아니, 안 돼. –최승효
- 무슨 말인지 알지?
- 나는 나, 나 너 절대 혼자 못 보내! 우리는,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야 돼. –최승효
- 걱정하지 마, 내가 이제 절대 너 안 놓을 거야! 걱정하지 마.
- 이거 도라지, 쪽파, 당근, 소고기, 일일이 다 손질해서 볶고 꼬치 꽂아서 계란물 입혀서 부치고, 손 디게 많이 가. 그리고 기름 냄새 엄청 나. 식용유가 나인지, 내가 식용유인지 완전 물아일체 경험할 수 있어.
- 근데,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해 줄게.
- 네가 질려서 더는 못 먹겠다고 하지 않는 한, 산적은 내가 무한 공급 해 줄게.
- 나 이거 프로포즈인데.
- 정모음
- 지금쯤 난 월미도에서 디스코 팡팡을 타고 있거나 한강에서 치맥을 하고 있었을 텐데, 나 왜 여기 와 있냐?
- 우리 모음이 데이트에 로망이 많았구나. –배석류
- 야, 너 남친 간수 똑바로 안 해?
- 나미숙
- 그땐 김치였는데, 내가 오늘은 너 담근다! 나 놓고 떠드는 거 괜찮아, 근데! 내 딸이랑 내 남편? 내 식구 건드리는 건 가만 안 둬!
- 어우, 저건 공부 빼고 잘하는 게 없어!
- 그래! 이게 익숙하니 손맛이 좋지, 이야!
- 왜 둘이 같이 들어 와?
- 아, 술 냄새…뭐야? 둘이 또 같이 있었던 거야? –서혜숙
- 어, 아니, 아니. –최경종
- 그럴 리가, 어디 있었어요? –배근식
- 엄마! 이모! –배석류
- 두 분 괜찮으세요? –최승효
- 하, 나…또 세트로 오네. 네들도 같이 있었니? 어? –서혜숙
- 아주 쌍쌍이서 잘들 하는 짓이다.
- 웃기지 마! 너 탐탁지 않아 하는 눈치였어. 너 설직히 우리 석류 아픈 건 너 신경 쓰잖아.
- 아, 신경 쓰지, 당연히! 석류가 아프다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할 구가 있어? 생때같은 네 자식,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제일 친한 친구 딸인데. 내가 석류 얼마나 이뻐하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겠니? –서혜숙
- 아휴, 나는…난 네가 그런 줄도 모르고, 네가 싫다고 하면 우리 석류 무너질까 봐…나 모르는 데서 혼자 아팠던 내 새끼 내가 지켜야 되니까.
- 미숙아, 내가 같이 지킬게. 네가 우리 승효 잘 키워 준 것처럼 석류 아끼고 잘 돌볼게. –서혜숙
- 배근식
- 나이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 가지고 눈물도 많아진다더니, 그게 진짜예요, 승효 아버지?
- 정확히는 남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겁니다. 여성 호르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최경종
- 아유, 꼴 보기 싫어, 어우. 야, 약 없냐? 아유, 꼴 보기 싫어. 왜 저러니? 진짜, 둘다. –나미숙
- 배동진
- 야, 배석류, 너 또 뭐 잘못했냐? 아, 사고 치는 건 내 전문인데. 너 요새 자꾸 내 캐릭터 뺏어 간다?
- 서혜숙
- 너 프로포즈도 했어? 그러면 뭐, 이벤트 막 뭐, 그런 것도 했니?
- 예? –최승효
- 어, 봐 봐, 얘 했어, 했어. 했네, 했어, 했어. 너 그러면 차에다가 막 이렇게 꽃 싣고 풍선 달고, 막 레스토랑 통째로 대관하고 막 그러기라도 했니?!
- 어, 엄마 제 몸에 뭐, 뭐 부착해 놨어요, 혹시? –최승효
- 아니, 아들 새끼 낳아 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아유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어…야! 너, 너 내 생일에 선물한 목걸이 있지, 이거? 이거 엄마 이미 똑같은 거 이거 갖고 있었거든?!
- 아이, 몰랐었죠, 그, 그때 말씀을 하시지. –최승효
- 이거 치사하게 어떻게 말하니?
- 지금 하고 있네…목걸이 내가 사 줄까? 내일 당장 백화점 가자. –최경종
- 야, 나미숙, 너 대체 사람을 뭘로 보고…너 그리고 우리 승효가 어디가 어때서?
- 승효야 아무 문제 없지, 네가 문제지! 너 같은 시어머니 자리?! 야, 내가 미쳤다고 그런 집에 딸을 시집보내냐?! –나미숙
- 야! 너 말 다 했어?
- 아니, 다 안 했거든! 너 요즘 같은 시대에 그 성격 못 고치잖아? 이야, 승효? 바로 몽달귀신 만드는 지름길인 줄만 알어. –나미숙
- 야!
- 우리 승효 반듯하게 큰 거 다 네 덕분이야. 사람 키워 내는 거, 그거 진짜 대단한 일이고 아무나 못 하는 일이라고.
- 너 나한테도 그랬어. 입학하고 친구 없이 혼자 밥 먹는데 네가 와서 그랬잖아, ‘네 이름이 서혜숙이라며? 우리 숙자매 멤버 하나 모자라는데, 너 할래?’
- 그러니까 나 너한테 사부인이라고 안 부를 거야.
- 서혜숙. –나미숙
- 그래, 그렇게 이름 불러. 나도 너한테 ‘야, 미숙아’, ‘야, 야, 이 기집애야’ 나 이럴 거야. 애들 결혼해도 우리가 친구인 게 우선이다.
- 윤명우
- 예, 저희 의뢰 하나 거절한다고, 뭐,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거든요. 그치?
- 뭐라고요? –남자
- 저희는 ‘지향점’이 다른 클라이언트 받는 거를 ‘지양’하는 편이라서.
- 야, 근데 어떡하냐, 어? 아니, 내가 요즘 낭만두의에 물들어 가는 중이야.
- 무슨 소리야? –최승효
- 아니, 저번에 실버타운 건도 그렇고 이번에 쪽방촌 리모델링했을 때도 내가 막 생각이 많아지는 거야. 이게 뭐랄까, 하, 그 어떤 막 삐까뻔쩍한 일을 할 때보다도 내 마음이 막 이렇게 막 충만해지는 그런 기분?
- 맞아, 맞아, 나도 내가 건축을 하는 이유가 이거였지 싶더라. –최승효
- 너 이 자식, 너 이러려고 이 동네에다 사옥 짓자고 한 거지, 어? 나 이렇게 물들이려고, 맞지?!
- 도재숙
- 자고로 신발이랑 친구는 헐수록 편한 법이야. 앞으로 갈 길이 먼데, 너 괜히 새 신발 신었다가 발 다 까진다.
- 최승효
- 나 이제 곧 매일 이렇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살게 되는 거야?
- 왜 이렇게 이유가 타당하고 마땅하고, 개연성이 넘쳐? 도저히 안 된다고 할 수가 없잖아.
- 지금까진 아들 했으니까, 이제부터는…연인 하려고.
- 아, 아무거나? 너랑 내가 살 집을 그렇게 취급한다고?
- 아이, 아, 그런 건 아니지. –배석류
- 입장 바꿔서 넌 가게에 온 손님이 그냥 아무 성의 없이 띡 ‘아무거나 주세요’ 이러면은 기분이 어떨 거 같애?
- 별생각 없을 거 같은데? 그냥 추천해 줄 거 같애. –배석류
- 아, 그러니까 나만 예민한 놈이다? 어어, 그러네. 나만 좀생이네, 나만, 나만 소인배야.
- 우리 지금 싸우고 있는 거지?
- 사이좋은 건 아닌 거 같네. –배석류
- 그럼 싸울 때 규칙 공식 발효 해야겠네.
- ‘싸울 때는 꼭 손잡고 싸우기’, ‘그래도 안 되면 용용체 쓰기’. –배석류
- ‘손은 상황이 종료되면 놓을 수 있다.’
- 어어, 안 돼, 안 돼. 무조건 더블로 한 개. 킹도 안 돼, 퀸으로 해, 퀸!
- 이 봐 봐, 이 봐 봐. 이럴 거 나보고 의견을 뭐 하러 내라 그러는 거야? –배석류
- 나는 너랑 붙어 있을 거거든. 슬플 때나 더울 때나 짜증 날 때나 싸울 때나. 아, 싸울 때 규칙에 조항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각방 금지, 각 침대도 금지.’
- 배석류
- 진짜 대단하다, 최승효. 내 방 고치고, 내 마음 고치더니, 이제는 가게까지 고치네.
-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앞으로 네가 있을 모든 공간은 내가 만들 거거든. –최승효
- 야, 가자.
- 어, 어, 나도 더 이상은 못 앉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최승효
- 나는 네들이 지랄 삽질을 한 걸 어, 십수 년을 봤다? –정모음
- 야, 앉아.
- 잠이 안 와. 그거 알아? 내 방 천장에 별 1300개 넘는다.
- 우와, 그걸 다 셌단 말이야? 진짜 광기다, 역시 넌 배석류야. –최승효
- 그거 하나하나 다 붙인 너도 평범하지는 않으세요.
- 나, 나 이거, 그거 붙이다가 여기 목 담 몇 번씩 왔어. –최승효
- 꿈 하나 더 생각났어. 우리 부모님들처럼 오래오래 너랑 함께하는 거.
- 그거를 이제서야 생각했단 말이야? 나는 진작부터 그랬는데? –최승효
- 아니, 내가 먼저일걸? 내가, 너무 오랫동안 내 마음을 모른 척했어. 생각해 보면, 내가 제일 처음 꿨던 꿈인 거 같애.
- 정모음
- 오? 그러고 보니까 안경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 저 초고도 근시입니다. 안경을 써도 시력이 많이 안 나와요. –강단호
- 그럼 이렇게 하면 안 보여요?
- 보여요, 모음 씨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보일 거예요. –강단호
- 나미숙
- 여보, 여보, 저기 나도 장조림 먹고 싶어.
- 응, 장조림 먹어. 지금 여보 가까이에 있어. 나보다 여보가 더 가까워, 손 뒀다 뭐해? –배근식
- 뭐 하긴, 이거 하지.
- 어우, 정말! 손에 무슨 갈고리가 달렸나, 왜 이렇게 아퍼?! –배근식
- 그럼 내가 아프라고 꼬집었지, 간지러우라고 꼬집었겠냐?
- 배근식
- 아유, 좋아, 아유, 좋아…아, 이런 거 많이 해 보셨나 봐요. 오케이, 네. 다 된 거 같애요. 나 좀 소질 있는 거 같애.
- 다시! 수평을 똑바로 맞춰야지. –최경종
- 예. 이렇게, 이런 식으로, 요딴 식으로 딱.
- 피사체가 기울어져 있잖아, 다시! –최경종
- 어, 어, 요거. 네, 됐죠?
- 사진을 무릎에서 끊으면 어떡해? 다리가 짧아 보이잖아, 다시! –최경종
- 아, 어, 어! 어! 요거, 요거, 요거!
- 비율이 엉망이잖아! 중앙 말고 살짝 옆으로 방향 틀어서, 최소 8등신 이상 찍으려면 허리를 숙이고 시선 낮추고! –최경종
-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고 사진을 짝는다고요?
- 더 낮춰, 더 엎드려! 유격 훈련이다 생각해, 군대 안 갔다 왔습니까?! –최경종
- 군대 갔다 왔어요! 저 방위병으로 갔다 왔어요.
- 바닥에 완전 밀착! 카메라와 한 몸이 돼! –최경종
- 아! 아! 아! 야! 이거…!
- 서혜숙
- 자, 그러면 ‘나는 슈퍼에 갈 거야.’ “I’m going to go to supermarket.”
- 야, 그건 쉽지. 나 옛날에 ‘성문 영어’도 곧잘 외웠었거든. “I am going to go to shoopermarket.” –나미숙
- “shooper” NO! “super”. 너 꽈배기처럼 막 혀를 이렇게 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super”. “super”.
- ‘수퍼’. –나미숙
- “super”, 이건 안 돼?
- ‘수퍼’…슈퍼 안 갈래. –나미숙
- 배동진
- 배석류, 너 또 내 면도기…아이, 내 눈! 엄마, 아빠! 얘네 또 방에서 이상한 짓 해!
- 야, 야, 동진아, 그게…그… –최승효
- 이상한 짓 아니거든. 우리 이제 합법적으로다가 양가 허락 받은 공식 인증 받은 관계거든? 꺼져. –배석류
- 내가 허락 못 해. 형,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봐.
- 지가 뭔데 허락을 하고 말고야? –배석류
- 얘 이거 완전 바야바야, 어? 맨날 내 면도기 훔쳐 쓴다고.
- 어머, 저 새끼가 미쳤나 봐! 죽여 버린다, 진짜! –배석류
- 형,형 인생을 위해서 말해 주는 거야…
- 나 아니야. –배석류
- 어? 면도날 무뎌지는 속도가 얘 턱수염 나는 거 같애!
- 안 닥쳐?! –배석류
- 상관없어. 나는 석류가 바야바든 외계인이든 그런 거 상관없다고. –최승효
- 나 이 대사 어디서 들어 봤어. 맞네, 이 형 ‘커피프린스’를 너무 재밌게 봤네. 아, 형, 정신차려. 그건 电视剧고 이건 현실이야.
- 윤명우
- 어허이, 사람이 왔는데 쳐다도 안 보고. 너 또 그거 보고 있지?
- 야, 너는 우리 집 지어 주기로 지장까지 찍어 놓고, 니네 집 언저 짓기 있어 없어, 어?! 승효야!
- 형, 나 좀 봐주라, 나도 장가 좀 가자. –최승효
- 그래, 맞아, 웰컴 투 더 헬.
- 헤븐. –최승효
- 방인숙
- 야, 네들 전생에 부부였던 거 아니냐?
- 야, 어디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하고 있어! –나미숙
- 누가 할 소릴. 말 나온 김에 나 예단 필요 없다. 뭐, 명품 백, 다이아, 현금, 수저 한 벌도 준비하지 마. 애들만 잘 살면 됐지, 나 그런 거 하나도 원치 않아. –서혜숙
- 줄 생각도 없었네요. 귀한 딸 보내는데 그거면 충분하지. –나미숙
- 야, 보내긴 뭘 보내? 요즘은 아들을 보내는 거라 그러더라. –서혜숙
- 야, 말만 그렇지 실제로 살아 봐. 사위보다 며느리가 훨씬 힘들지. –나미숙
- 시집살이 안 시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 애들 일에 일절 관여 안 할 거야. –서혜숙
- 나도 마찬가지거든? –나미숙
- 아휴, 아휴, 이제는 뭐, 반대로 며느리, 사위 자랑질이냐?
- 야, 네들은 참 주접도 가지가지로 떤다, 아휴. –방인숙
- 고슬기 (헬스장 사장)
- 자, 받아.
- 이거 뭐요? 닦으라고요? –배동진
- 가지라고…공식적으로다가 이 고슬기의 제자로 널 인정한단 뜻이다.
- 제 의사는 안 물어보세요? –배동진
- 방에다 걸어 놔, 진정성 있게.
- 아니, 이 냄새 나고 못생긴 걸 얻다 놓으라고…차라리 월급을 더 올려 주든가. –배동진
Episode 15
Bravo My Life
Episode 1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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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上资料来源[2]
参考资料
- 妈妈朋友的儿子 企划意图
- TVING[引用日期 2024年8月25日]
- 妈妈朋友的儿子 OST
- Bugs![引用日期 2024年10月1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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