基本信息

主演
丁海寅、庭沼玟、金智恩、尹池温
分类
爱情、家庭
分级
15岁
导演
柳济元
编剧
申河恩
拍摄地点
韩国
制作公司
Studio Dragon, The Modori
首播国家
韩国
播出语言
韩语
首播平台
tvN
播出时间
星期六/星期日 晚 9:20
播出期间
2024年8月17日 – 2024年10月6日
每集时长
70分钟
播出集数
16集

简介

엄마들에 의해 만 5세까지 목욕탕 동기가 되어 바나나우유를 나눠마셨던 남녀.

그 이후로도 쭉 함께 성장하며 서로의 생생한 흑역사 기록기로 살아온 두 사람!

스무 살 성인이 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되지만, 십여 년의 공백기를 거쳐 또다시 인생 교차로에서 마주치고야 만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볼 꼴 못 볼 꼴 다 봐버린 ‘엄친아’, ‘엄친딸’의 동네 사람 무서운 관계가 시작되는데.[1]

经典对白

    Episode 01 컴백
    최승효
    기지배가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왜? 아주 방탄조끼를 사 입고 들어오지, 미국에 팔 텐데.
    그렇지 않아도 심히 후회 중이다. –배석류
    아, 아파! 아, 이모, 이모, 이모! 아, 때릴 거면 얘를 때려야지 왜 자꾸 날 때려?!
    어유, 야! 그래! 야, 너 왜 내 아들 때리니? 네 딸은 하나도 안 맞고 승효 혼자 다 맞고 있잖아! –서혜숙
    야, 너 튈 거면 혼자 튈 것이지, 왜 날 데리고 튀어?!
    처맞는 거 구제해 줬더니 고마운 줄도 모르고. –배석류
    와, 내가 누구 때매 대파로 채찍질을 당했는데!
    아, 진짜…아니, 뭐, 옷을 얼마나 껴입은 거야? 마트료시카도 아니고.
    그게 뭔데? –배석류
    아, 그 러시아 인형 있잖아. 인형 안에서 계속 인형 나오는 거.
    오, 내가 인형 같애? –배석류
    넌 그냥 동네 형 같애.
    이모, 내가 배석류 잡아 왔으니까,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알아서 해.
    배석류
    나는? 나는 재난인데? 나는 나중에 네가 되게 필요해질 예정이야!
    저기, 그러면은 그때 119에 전화를 하세요, 나 간다. –정모음
    긴말할 시간 없고, 나 한 번만 살려 주라.
    아니,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 거야? –최승효
    한, 한 번만. 딱 한 번만. 그냥 지금 이 시간부로 나는 그냥 짐짝이야, 갖다 버린 상자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날 못 본 거야. 알았지?
    알긴 뭘 알아, 나와. 빨리 나와. –최승효
    넌 어쩜 그렇게 맞는 말만 하냐, 밥맛 없게.
    넌 어떻게 그렇게 항상 맞을 짓만 하냐, 한심하게. –최승효
    어. 그래서 이 용기의 유효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내 결심이 상해 버리기 전에 돌아와야 했어.
    나미숙
    야호!
    야, 누가 요즘 산에서 촌스럼게 ‘야호’를 외치니? –서혜숙
    내가 외친다, 왜? 나는 이게 산에 대한 예의야.
    야, 그러다 신고당한다. –서혜숙
    아유, 누가 신고를 해? 너만 안 하면 된다.
    야, 근데 뭔데 이거 상자를 그렇게 애지중지 지키고 섰냐?
    그러게, 이게 뭐가 들었을까? 설마 사람이 들었을 리는 없고. –최승효
    뭐 중요한 거라도 숨겨 놨냐?
    아유, 그럴리가. 아무짝에 쓸모없는 거야, 이거. 갖다 버려야 돼. –최승효
    그래? 그런 거면 우리가 갖다 버려 줄게. 여보, 갖다 버려.
    어, 그래, 어, 내가 가져갈게. 이런 박스는 팔면 돈 돼. –배근식
    이리와, 오늘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내일? 네 목숨이 붙어 있을지부터 걱정해, 이년아.
    윤명우
    야, 야, 너 지금 가긴 어딜 간다는 거야? MZ 여신 노윤서, 2030 남자들의 이상형 노윤서가 저기 있는데 가긴 어딜 가?
    나는 이상형보다 이상향이 우선이어서. –최승효
    이나윤
    선배 말이 무조건 옳아요.
    카메라 안 치우니? –최승효
    전 선배랑 함께라면 추모 공원 백 번도 갈 수 있구요. 선배만 괜찮다면 같이 순장도 될 수 있어요.
    나 함부로 죽이지 마. –최승효
    고슬기 (헬스장 사장)
    너는 이미 이걸 마음으로 다 먹었어. 트레이너 자격증 준비한다는 놈이, 대회도 준비한다는 놈이 이거를 먹을 생각 한다는 거 자체가 이미 죄야, 죄.
    Episode 02 미움
    최승효
    아, 이 미치갱이 사기꾼…나랑 꼭 가야 되는 좋은 데가 있다더니!
    좋잖아, 운동도 되고 고기 냄새도 실컷 맡고. 아~ 항정살, 목살…아, 삼겹살…이거 좀 다 향수로 나와 줬으면 좋겠다. –배석류
    너 긍정적인 거야, 미친 거야?
    긍정적으로 미친 거 아닐까? –배석류
    너 돈을 뭐 하러 모아? 바로 탕진할 건데?
    원래 탕진하려고 모으는 거지. –배석류
    잘한 결정인지 실수한 건 아닌지, 하루에도 열댓 번씩 후회해요.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는 후회 보다는 뭐라도 해 본 다음에 하는 후회가 낫지 않을까요?
    아이씨, 놀이터에서 ‘여고괴담’ 찍냐?
    야, 너 하나만 해. 억지로 웃지 말고 그냥 하나만 하라고.
    너 그거 아냐? 저 달이 지구에 딸려 있는 것처럼 미움에도 위성이 있다는 거.
    내가 누군가한테 기다하는 마음, 믿고 싶은 마음, 아끼는 마음, 그런 게 세트야. 근데 걔들이 궤도를 이탈하거나 역행하면 그때 미워지는 거지. 애초에 마음이 없으면 밉지도 않아.
    배석류
    ‘얼마나 못 잤으면 저럴까’,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얼마나 웃을 일이 없었으면 쟤가 저럴까’, 그런 생각은 안 해?
    남들 다 그러고 살아, 혼자 유난 떨지 마. –나미숙
    남들 다 그래도! 엄마는 좀 내 마음 알아주면 안 돼? 엄마! 나 힘들어서 왔어. 나 그동안 진짜 열심히 했잖아! 그러니까, 그냥 좀 ‘쉬어라, 고생했다’ 그렇게 좀 말해 주면 안 돼?
    나는 왜…나는 왜 항상 엄마의 자랑이어야 돼?!
    가끔은 흉이어도 흠이어도, 그냥 엄마 자식인 걸로는 안 돼? 내가 왜 엄마 인생의 포장지가 되어 줘야 하는데?
    너 지금 우산 옹졸하게 그거 하나 사 온 거냐?
    어, 난 비 오는 날 편의점에서 우산 사는 게 제일 아까워. –최승효
    배근식
    우리 집 지하실엔 전설의 드러머가 살고 있어.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만 출몰하는 거야.
    야, 너는 맨날 엄마만 찾냐, 그냥. 아빠도 좀 불러 줘라.
    Episode 03 정지선
    최승효
    야, 너 지금 몇 시인 줄 알아?
    몰라, 궁금하면 시계를 봐. –배석류
    내가 지금 시간을 몰라서 물어보겠냐? 너 화자의 의도 제대로 파악 안 하지?
    시끄러워 죽겠네. 수능 끝난 지가 언젠데 자다 깨서 언어 영역 출제야! –배석류
    아이, 깜짝이야. 너, 너 지금 나한테 계획적으로 폭발물 터뜨린 거지?
    네? 아니요, 이거 형찬 님 생일 파티에 쓰고 남은 폭죽인데… –이나윤
    이게 무슨 폭죽이야, 폭발물이지. 너 폭죽 사고로 사람이 죽은 적도 있어. 안전 불감증 있는 건축가는 곤란해.
    아니, 왜 이렇게 다들 현실에 타협을 하지?
    너 과열됐다며, 멈춰 버렸다며, 재부팅할 거라며? 이게 지금 네가 냈다는 용기야? 다시 똑같은 인생으로 돌아가는 게?
    그러거나 말거나 네가 무슨 상관인데?
    내가 너를 모르냐? 너 뭐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눈빛, 신나서 발 동동 구르는 거 지금 그런 게 하나도 없어.
    배석류
    그거 나한테 뿌리게? 우리나라 물 부족 국가일걸?
    내가 지구를 봐서 참는다. –최승효
    꿈?! 꿈은 뭐, 꾸고 싶다고 그냥 꿔지는 건 줄 알아? 그것도 찾아 헤맬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꾸는 거야.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들이나 좇는 거라고!
    너는 평생을 지중해성 기후에서만 살아서 모르지? 맑고 온화하고 완벽한 환경, 근데 나는 따뜻한 건 잠깐 뻑하면 시베리아야. 미치게 추운 칼바람에 눈, 비, 우박까지 떨어져. 네가 그걸 알아?!
    알아, 나한테도 그런 겨울이 있었으니까…너는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승효
    내가 또라이면? 네는 뭐, 웅녀냐? 동굴에 100일 동안 처박혀 있으면 뭐, 사람 될 것 같애?! 이 암모나이트 삼엽충 같은 새끼가 어디서 유아 퇴행적 행위를 하고 자빠졌어?!
    유아 퇴…이씨, 지는 어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게. 너 이게 뇌 용량이 딸려 가지고 지금 할 일, 못 할 일, 아이씨…구분 못 하지, 너, 어? –최승효
    강단호
    아, 감짝이야. 부장님, 여기 왜 이러고 계세요? 부장님이 자꾸 이러고 다니시니까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도는 거예요.신기가 있다는 둥, 이미에 제3의 눈이 숨겨져 있다는 둥.
    내가 심안을 갖고 있어서 사람을 꿰뚫어 본다며. 아, 나 그냥 노안인데, 아. –황영인 (청우일보 사회부 부장)
    나미숙
    그,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는 게 있어. 부모 관섭이 심하면 심할수록 사랑이 더 불타오른다고.
    그게 이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배근식
    더 들어. 그게 연애 말고 다른 쪽으로도 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야. 자식은 막 부모가 막 반대하고 이래라저래라 할수록 더 엇나가.
    윤명우
    야, 너는 지금 이깟, 그 화분이 중요해, 어?
    누가 저주를 거는 바람에. 쟤한테 우리 회사의 명운이 달렸대. 시들면 망할 거라던데. –최승효
    어머, 야, 야, 야, 너 이거 물도 안 주고 뭐 하는 거야? 아,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야, 누가 식물 영양제 좀 사다 줄래?!
    아휴, 미신의 노예 같으니라고. –최승효
    유진애 (혜릉고등학교 현 교장)
    교사 생활 오래 하니까 알겠더라, 아이들은 계속 자란다는 걸. 내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들 언젠가 스스로 답을 찾는다는 걸.
    회사 그만둘 때 마음 속에 떠오른 답이 있지? 그럼 번복하지 마, 네 선택 믿고 그냥 가. 막판에 답 고치면 꼭 틀린다?
    Episode 04 과거완료
    최승효
    그래, 지구가 너를 너무 사랑한 거지. 이건 뭐, 거의 온몸으로 중력을 받았다고 봐야…
    아, 미치겠다. 청소년기였어, 질풍노도 미쳐 날뛰는 시기였고. 그런 감정이…있었어. 있었지, 있었는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대놓고 증거를 남겨? 그때 잠깐 정신이 미쳤던 거야. 그때 그냥 정신이 나갔던 거야. 벌써 오래전 일이고 시효도 다 이미 지난 감정이야.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진짜야.
    있었는데, 없어, 지금은.
    아, 싫어, 부적절한 스킨십이야.
    아이, 그러지 말고, 이게 진짜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가서 그러는 거야! –윤명우
    제가 대신 꼬집어 드릴까요? –배석류
    형, 형, 내가 내일부터 당장 영어 학원 등록할게. 아이 캔 두 잇.
    승효, 셧 업. –윤명우
    걔들이 너한테 저지른 거는, 그건 엄연히 직장 내 괴롭힘이야. 네가 일을 좋아하고 말고와는 별개의 문제라니까?
    아, 내 말은, 네가 일을 그만 뒀다고 해서 절대 너의 열정과 의지가 부족했던 게 아니다, 뭐, 그런…아니, 그리고 피해자가 지금 자책하는 게 말이 되냐?
    아, 진짜, 아까 그 새끼 진짜 죽여 버렸어야 됐는데, 아이씨.
    이야, 이 새끼들 이거 이거, 이역만리에서 밀려오는 이 저주의 맛을 좀 봐라, 응?
    K팝, K电视剧 다음은 K미신이다, 이 새끼들아. –배석류
    엄마도 아빠도 오지 않은 내 시합에 시험까지 포기하며 응원 와 준 그 앨 보며 깨달았어, 나는 배석류를 만난 이후로 걜 좋아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걸.
    근데 마음을 들키면, 우리 관계가 망가질까 봐 용기가 안 나네. 그리니까 지금은 말고 스무 살 넘어서, 어른이 된 다음에, 그때 이 마음을 석류에게 잘 전해 줬으면 좋겠다.
    배석류
    만화책이야말로 자기 탐구 영역의 심화 응용 버전이지.
    그래서, 이렇게 대놓고 짜 놓은 판의 장기말이 되겠다고? 너 무슨 글로벌 호구야?!
    배석류, 너 말이 좀 심하다? –최승효
    심한 건 내가 아니라 그 바닥 생리지! 내가 누구보다 걔들 잘 아는데, 너 지금 이거 아무리 이렇게 용써 봤자 그냥 시간 낭비야!
    내가 노력한 시간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하지 마. 그리고 걔네를 잘 알면 뭐 하냐, 나에 대해서 모른는데. –최승효
    그래서 끝내 이 헛수고를 하시겠다고? 어? 밥까지 굶어 가면서!
    신경 꺼. –최승효
    어! 신경도 끄고 나도 꺼질게.
    ‘플리…’즈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건 아틀리에 인 알바가 아닌 자유 인간 배석류가 날린 선빵이고, 이건 전 직장 상사 배석류가 인성 빻은 새끼한테 주는 선물이고!
    너 나 일할 때 봐서 알지? 내가 얼마나 집요하고 악착같은지. 여기 니네한테 과분한 회사야. 아틀리에 인 건드리기만 해 봐. 내가 네 하청 갑질, 프로덕트 표절, 업무 태만에 가스라이팅까지! 싹 다 묶어서 종합 선물 세트로다가 그레이프로 보내 버린다, 알았니?
    그거는 말 그대로 모의고, 너한텐 이게 수능이잖아.
    뭐야? 이걸 왜 내 목에 걸어 줘?
    오늘 화이트 데이라며, 그걸로 엿이나 바꿔 먹든지.
    너 설마, 지금, 나한테 ‘엿이나 처먹어라’, 이, 이거야?
    아이, 짜증 나, 최승효 배낭. 너는 무슨 이민 가냐, 뭔 가방에 짐이 이렇게 많아?
    정모음
    저, 실례지만, 요거는 언제까지 잡고 계실 건지…
    구급대원님께서 놓으시면 해결될 것 같은데? –강단호
    음…방금 전까지 고마운 건 절대 안 잊는다고…아니, 이 음료 하나를 양보 못 해요?
    그건 뼈에 사무치게 새겼고, 이건 전혀 다른 문제죠. –강단호
    되게 단호하시다.
    그게 제 이름입니다, 강단호. –강단호
    고마워요, 양보해 줘서.
    정확히 말하면 양보는 아니죠, 제가 건축가님이랑 인사하는 사이 그냥 가져가서 계산하셨잖아요. –강단호
    이번에도 제가 먼저인 것 같은데, 이 손 떼 주시죠.
    지난번엔 제가 양보해 드린 걸로 기억하는데, 이만 물러나시죠. –강단호
    저기요, 이 맛 희소성 쩌는 레어템인 건 아시죠? 이 맛을 이 편의점에 갖다 놓은 이유 다 저 때문이에요, 왜? 나밖에 안 사 먹으니까.
    이젠 아니죠, 앞으로 저도 사 먹을 테니까요. –강단호
    어떻게 사람이 한 마디를 안 져요?
    그럼 두 마디를 하시든가요. –강단호
    윤명우
    여기 이름 딱 보이시죠? Tony Brown, 그레이프 수석 부사장. 와! 근데 내가 이 사람하고 맞팔이네! 심지어 친밀하게 교류 중이야!
    So what?! –크리스
    그쵸, 뭐, 그쪽한테는 뭐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쪽이 모르는 게 하나 있어요. 우리는 이 세계에서 말이에요, 영혼의 단짝 취향 쌍둥이라는 사실. 아, 뭐, 제가 공과 사가 워낙 철저한 편이라서, 토니한테는 미리 얘기를 안 했는데! 그쪽이 페어플레이를 안 하시니까, 이 녹취 증거 전부 전송했어요.
    야, 이 새끼야! –크리스
    형! 이 새끼야, 씨. 이게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 갖고 예의범절을 까처먹었나, 이씨. 야, 이 대가리에 버터만 든 어린놈의 새끼야, 인마. 너보다 나이가 몇 개 많은 사람한테는 인마, 어! 예의를 차리는 거야, 알았어?! 인마, 이거 단추 끝까지 다 잠그고, 어? 넥타이도 딱!
    크리스
    You guys are fired! 앞으로는 다시는 이쪽 일 못 하게 만들 거니까.
    아니 근데, 일은 그쪽이 못 하게 될 것 같은데? –윤명우
    What?
    아니, 제가 회의 때마다 이렇게 녹취를 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아니, 뭐, 고객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자 함이었는데. 이게 혐의를 입증할 증거 자료가 될 거라곤 내각 생각도 못 했네요. –윤명우
    Episode 05 GO BACK
    최승효
    음식이 초록초록하네, 풀떼기가 참 다채로워. 나한테서 돈가스를 앗아 갔을 땐 적어도 제육볶음 정돈 내왔어야지.
    보지 마, 그런 걸 쓸데없이 뭐 하러 봐? 사람이 말이야, 좀 미래 지향적으로 살아야지. 응? 회귀를 하길 왜 해? 다 지난 일 그냥 깨끗하게 잊고 묻고, 어? 좀 산뜻하게 살란 말이야.
    야, 너는 간장을 찾다가 시를 쓰고 있냐?
    오랫동안 마음으로부터 도망쳤다. 근데 지금은
    외면하고 부정했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서 활짝 웃는 석류의 얼굴을 보며 깨달았다.
    나는…이 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구나.
    배석류
    저는 꿈을 찾은 사람들 얘기는 다 특별하게 들려요. 전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감도 안 잡히거든요.
    석류 씨는 뭘 좋아해요? 그냥 옛날부터 좋아했던 걸 따라가요, 그게 뭔든. –장태희
    정모음
    남의 눈 좀 지켜 주시죠.
    네? –강단호
    엉덩이가 눈앞에서 너무 현란하네요.
    배근식
    이모가 없어. 와, 이모가 없어. 와, 너무 좋아! 아유, 난 free야. 나 자유인이야!
    윤명우
    소인 윤명우 어인 일로 이런 누추한 사무실까지 행차하셨는지, 그 연유를 여쭙고자 하옵니다.
    형, 체통을 좀 지켜. –최승효
    체통이 건물 세워 주니?
    승효야, 나 힘들었어. 중간에 위기가 엄청 많았어!
    중간에 휴게소란 휴게소는 다 섰어요. 그러게 기저귀를 차라니까. –이나윤
    그걸 차지 않은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고.
    방인숙
    출가? 야, 너 모음이 스님 됐으면 좋겠어?
    야, 야, 야! 으휴, 진짜. 야, 이 출가가 그 출가겠냐?! –도재숙
    야, 인숙아, 결혼 얘기 하는 거잖아. –서혜숙
    장태희
    지난번 석류 씨가 우리 보고 뜨거웠다 그랬잖아. 근데 우리 그런 적 없다? 나만 열 냈지.
    난 항상 1300도 시 불가마인데, 넌 가스레인지 약불 같았어. 그릇은커녕, 계란후라이 노른자도 안 익을 온도.
    아무래도 나 질투했나 봐.
    석류 씨랑 있을 때 넌,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짜쯩도 내고 너그럽지도 않아, 찌질하고 미성숙해. 그런 주제에 온통 그쪽으로 향해 있어.
    너 석류 볼 때 네 표정이 어떤지 모르지? 웃어. 석류 씨가 웃으면, 너도 그냥 따라 웃어.
    Episode 06 당신의 첫
    최승효
    마음이 한낱 편지처럼 구겨 버릴 수 있는 거였다면, 널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었을까?
    너 내가 만만하냐? 내가 말했지, 우리 이제 애 아니라고. 서른 넘었다고. 근데 5살 꼬맹이도 아니고 왜 자꾸 날 따라다녀? 왜 계속 얼쩡거려?
    부탁이니까, 나 좀 그만 내버려 둬. 내 인생에 끼어들지 좀 말라고, 이제.
    끼어들 거야! 깜빡이도 안 켜고 막 끼어들거다! 너는 뭐, 옛날에 나한테 허락받고 우리 집 굴러들어 왔냐? 난 너한테 계속 참견할 거야!
    우린 그래도 돼, 난 너한테 그래도 돼! –배석류
    제발 사람 미치게 좀 하지 마! 그때도 지금도, 네가 자꾸 이러니까…너 때문에…내가 돌아 버릴 것만 같다고!
    배석류
    가족끼리 자격을 무슨 값으로 매기냐, 마음으로 매겨야지. 나는 그럼 백수인데, 어? 난 아빠 딸 자격이 없나?
    나는 최승효의 모든 처음을 알고 있다.
    처음 바나나우유를 먹었던 날, 처음 수영을 시작한 날, 처음 내 키를 앞지른 날…
    내가 유일하게 몰랐던 건, 그 애의 첫사랑이었다.
    나미숙
    그럼, 어딜 가도 같이 가. 좋은 날 꽃구경, 소풍도 같이 가고. 아프면 병원도 같이 가. 천국인지 지옥 불구덩인지, 하늘이 어디로 보내실진 모르지만, 죽은 다음 그 어디도 같이 가.
    나 당신 마누라잖아, 우리 가족이잖아.
    Episode 07 사랑은 타이밍
    최승효
    괜히 나섰다가 그 슬픈 후벼 파면 어떡하냐? 배석류 마음도 모르는데.
    너 이 답답아, 너 언제까지 이럴래? 그간 네가 한 삽질을 생각하잖아? 음…맨틀이 뭐야, 저, 지구 내핵까지 팠을 거다. –정모음
    야, 우린 이게 문제인 거 같다. 자꾸 서로한테 미뤄. 변명하고 책임 전가하고. 정작 할 말은 못 해서 빙빙 돌리다가 시비나 붙고 싸우기나 하고, 아까처럼.
    너 먼저 가. 이번엔 내가 뒤에 확실히 있으니까, 뒤돌아보지 않아도 돼. 겁먹지 말고.
    돌이켜 보면, 내 마음을 전할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드디어 어른이 됐던 고등학교 졸업식 날, 아이스크림이 달았고 벚꽃은 흩날렸던 스무 살의 유치한 봄날.
    그 애가 미국 유학을 가겠다고 선언했던 늦은 밤 포장마차…그리고, 지금.
    나 더 이상 안 미룰 거야. 나중까지 기다리겠다는 거, 그거 너 배려하는 척 내가 만들어 낸 핑계야.
    내가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 겁나서, 두려워서.
    그래서…그러니까…이번엔 꼭 말할 거야.
    너 때문에 미치겠다는 말, 너 때문에 돌아 버릴 것 같다는 말, 그 말이 무슨 뜻이냐면…
    내가…널 좋아해.
    배석류
    그 사람이랑 나랑 함께했던 시간을 사랑해. 그 사람이 나한테 주었던 모든 걸 여전히 사랑해.
    근데, 어떤 사랑은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잊는 중이야. 그 사람도 그래야 하고.
    다음은 없어. 딱 한 번, 마지막이라고 해서 나온 거야.
    그럼 이번은 마지막 스테이크로 하고, 다음번에는 마지막 파스타 어때? 그다음은 마지막 된장찌개, 또 마지막 김치찌개… –송현준
    현준 씨, 그러지 마. 우리 그러지 말자.
    나미숙
    아주 내가 동네 창피해 죽겠어. 맨 목 늘어난 티 쪼가리에 쓰레빠나 끌고 다니고, 100미터 밖에서 봐도 아주 한량 백수야.
    맞잖아. –배석류
    너 이 새끼, 이제 좀 맞자.
    어! 엄마! 엄마! 현준 씨 잘못 아니라니까! 그리고 이런 걸로 사람 패면 죽어, 사람! –배석류
    그래! 내가 오늘 이놈 죽이고 감옥 간다! 야, 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내 새끼 가슴에 대못을 박아?! 소금을 뿌려?!
    내가, 내가 감옥까진 같이 못 간다 그랬잖아. –배근식
    아우, 엄마! 제발 좀! –배석류
    나 이거 어디서 봤어. 기시감 쩔어, 몰입도 오져. –배동진
    배근식
    여보, 저, 아침…
    이 인간이 아침부터 명줄 재촉하네! 지금 나더러 밥까지 차리라고? –나미숙
    아침 먹으라고.
    배동진
    엄마 왜 저렇게 침착해? 왜 때문에 너그러워?
    밥 못 멕여서 죽은 귀신이 붙었잖냐, 니네 엄마. 아휴, 내림굿을 하든가 해야지. –배근식
    윤명우
    어머, 나윤아, 저 등짝에 허연 거는 심령사진이야, 뭐야?
    파운데이션이에요. 밝기는 21호? 한 19호쯤? –이나윤
    장태희
    너무 빨리 끓어 버리면 낭만이 없잖아. 불을 올리고 정성껏 물을 끓이고, 난 시간의 뜸을 믿는 사람이거든.
    옹기처럼? –최승효
    사랑처럼.
    내가 흙을 아무리 정성껏 빚어도, 불 속에 들어갔다 나올 때까진 아무도 몰라.
    완전한 형태의 그릇이 될지, 아님 금이 가거나 어쩌면 산산조각 날지…그건 가마에 들어가 봐 야 아는 거야.
    Episode 08 그의 비밀
    최승효
    그래서 다칠까 봐 염려돼. 밥은 제때 먹고 다니는지 궁금하고, 옆에는 좋은 사람 있길 바라고. 그냥 그게 내 마음이야. 그러니까, 너도 너 마음을 좀 들여다보라고.
    아, 이 미친 놈…아, 저질렀어…
    내가, 내가 너무 성급했나? 내가, 내가 부담스러울까?
    아니야, 칼을 뽑았으면은 뭐라도 써는 게 맞지.
    아니야, 썰면 안 될 걸 썬 거 같애.
    아니야, 결단력 있었어. 잘했어, 진짜 잘했어. 언제까지 망설일 거야, 이거를?
    근데 멘트는 그게 최선이었냐?
    너 때문에 미치겠다는 말…미치겠네, 진짜.
    너 때문에 돌아 버릴 것 같다는 말…돌아 버리겠네, 진짜, 돌겠다.
    이거 안 지워지면 좋았을 텐데.
    왜? 더 좋은 걸로 물어내라고? –배석류
    아니, 그냥 나중에 이거 맨 채로 묻어 달라고 하게. 뭐, 여간 잔망스럽지 않게.
    이 미친놈이…뭐, ‘소나기’ 찍냐? 그리고 묻히긴 뭘 묻혀, 백년해로해야지. –배석류
    백, 백년해로? 너랑 나랑?
    아, 아, 아니 아니, 그 말이 헛나왔어. 아니, 그거 있잖아, 오래 사는 그, 그…무병장수, 불, 불로장생, 백년가약…아니, 백, 백년…아니, 백년 뭐가 있어. –배석류
    내가 그냥 배석류의 친구1로 남지 못한 건, 걔가 여자라서가 아니야. 배석류라 그런 거지.
    부모라고 항상 맞는 게 아닌데, 부모도 자식한테 잘못하는데, 정작 따지고 나면 괜히 막 죄책감 들고.
    이미 지난 일 안 궁금합니다. 난 베석류가 하는 말만 믿거든요.
    그건 순수하게 친구로서의 믿음인가요? –송현준
    그럴리가요.
    배석류
    네가 뭔데 걱정을 해?
    야, 그걸 몰라서 물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게 내 숙명이고 과업이고 굴레고 족쇄야. –최승효
    최승효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먼저였다. 아주 어릴 때였고 그러다 흐지부지 까먹어 버렸지만, 이상하게 그때의 감각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너 또 헛소리해 봐 봐. 내가 네 남은 인생 ‘디 엔드’ 시켜 줄 거야, 알았어?
    네가 말한 심사숙고 기간이 냉장 신선식품 기준이었냐? 나중에 대답하라며? 충분히 고민하라며?
    시간의 길이보단 사유의 깊이가 중요하지. –최승효
    내가 여태까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알아? 배동진 때문에 마음고생하는 엄마 아빠, 나라도 속 썩이지 말자 그랬어.
    근데 저 새끼 지금 또 어때? 또 헛바람을 들어서 엄마 달달 볶고 있잖아! 어떻게 쟤는 저래도 평생을 봐주면서, 나는 단 한 번의 시행착오도 용납이 안 돼? 왜 나는…왜 나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지도 못해?!
    정모음
    아까 봤죠? 우리 출동 방송에 클래식 나오는 거. 이, 경고음 뜨면 다들 깜짝깜짝 놀라니까 심신 안정을 위해서 바궜다는데, 이제는 클래식 들으면서 놀라요.
    저는 저번에 서점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심정지 음악 나와서 깜짝 놀라 가지고, 바지 내린 거 깜빡하고 그냥 나갈 뻔했잖아. –박정우
    에이.
    최경종
    이 떡볶이는 밀떡이에요, 쌀떡이에요?
    아, 이 양반 진짜 주사가 있구나. 왜 자꾸 처음으로 돌아가? 뭐, 도돌이표야, 뭐야?! 아이씨, 진짜. –배근식
    왜요?
    그만해요, 좀! 확 그냥 막… –배근식
    Episode 09
    최승효
    그냥 더러워, 그리고 질투 나.
    석류한테는 왜 파혼했는지 안 묻겠다고 했는데, 그 자식한텐 둘 사이 이미 지난 일 안 궁금하다고 쿨한 척했는데, 묻고 싶어 미치겠어. 궁금해 돌아 버리겠어, 아주.
    나랑 석류 사이에 괄호가 있다는 게, 그 안에 송현준이 내가 모르는 그 애가 숨겨져 있다는 게, 그게 뭐랄까? 좀 분해.
    동작 그만!
    왜, 왜, 왜, 왜? 무슨 일 있어? –윤명우
    어, 어…어, 어, 어! 그 우유, 그거 내 냉장고에서 납티한 거네?! 그러네?
    어, 어, 어, 그, 그치, 어.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왜, 왜, 왜, 왜? –윤명우
    조용히 내려놔, 그거. 아니, 아니야, 그거 순순히 나한테 넘겨.
    아이, 야, 너는 야, 고작 우유 하나 가지고 왜 치사… –윤명우
    고작이라니? 이 우유에 내 인생이 걸려 있다고.
    야, 네 방에는 걸려 있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아이, 저번에는 저 나무에 뭐 우리 회사의 명문이 걸려…아! 우리 회사가…우리 회사가 시들어 가고 있어. –윤명우
    함부로 단정 짓지 마. 네 마음은 상관없어. 내가 아니어도 어쩔 수 없어. 근데…내 마음은 판단하지 마.
    내가 아무리 너를 좋아해도, 너 그럴 권리 없어.
    박형찬, 너 지금 이 실수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습니다. –박형찬
    틀린 말은 아니야. 공사 지연되면 일정 딜레이되고, 그럼 비용도 증가되니까, 근데…그것보다 더 큰 게 있어, 그게 뭐일 것 같애?
    잘 모르겠습니다. –박형찬
    나가서 곰곰이 생각해 봐. 그리고, 답 찾으면 다시 와.
    근데 답이 뭐야? 나도 뭔지 모르겠는데. –윤명우
    아이, 좀, 그냥, 형, 좀 평범하게 가면 안 돼?
    새롭고 멋지게 해 보고 싶었어. –윤명우
    하나도 안 멋져요. 스프링클러 터지면 어쩌려고. –이나윤
    넌 나보고 왜 자꾸 인생의 쪽팔리는 순간마다 있냐고 했지? 넌 왜 내가 아픈 순간마다 있냐?
    너…너 어떻게 이걸 나한테 얘기를 안 해? 내가…내가 너한테 이것밖에 안 됐냐? 야, 친구로도 이것밖에 안 됐던 거야?
    이보다 더 어떻게 나중에! 너, 너 어떻게 나한테 이래? 석류야, 너 얼마나 더 미루려고 했어? 언제까지 숨기려고 했어?!
    배석류
    그 사람은 자꾸 나를 좋았던 시절로 데려가. 마음에 막 바람이 불고, 옛날의 접어 뒀던 페이지가 펼쳐져. 잊고 있던 기억들도 떠올라. ‘아, 처음 만난 날 먹었던 오삼불고기 되게 맛있었는데’, 뭐 그런 거.
    내가 있는데도? –최승효
    네가 있는데도?
    내가…고백했는데도? –최승효
    그랬는데도.
    나 말고 그 사람이랑 병원 간 것도 같은 이유야? –최승효
    어, 본능 같애. 원래 사람이 아플 때 제일 약해지고 솔직해지잖아. 그냥 나도 모르게 현준 씨한테 기대고 싶었나 봐.
    난 기댈 만하지 못해? –최승효
    너는…나한테 여전히…정글짐 꼭대기에서 울던 다섯 살짜리 꼬맹이야. 아이스크림 나눠 먹는 소꿉친구고, 잘나디잘난 엄마 친구 아들이야.
    너 진짜 잔인하다. 어떻게 그렇게…내가 제일 할 말이 없게 만드냐? –최승효
    야, 최씅, 너 그때 그 우유 버려라. 미리 대답하는 거야, 나한테 너…친구 이상은 안 돼, 불가능해.
    끝내 그게 다야? –최승효
    응, 미안.
    재고의 여지가 전혀 없어? –최승효
    어. 며칠 정도는 어색하겠지만 금방 괜찮아질 거야. 너랑 나랑 이런 일 좀 있었다고 쉽게 깨질 우정은 아니잖아.
    우정? 더 이상 그딴 건 없어. –최승효
    내가 약혼녀가 맞기는 해? 약혼녀가 아프고, 마음이 이렇게 힘든데, 파티에 가고 싶었어? 내가 어떤지는 안중에도 없고, 파티 가서 사람들이랑 시시덕거리고 싶었냐고.
    그래, 그러고 싶었어. 나도 숨 좀 쉬자, 제발! 너 아프면서부터 나도 다 포기했어. 휴직하고 네 옆에서 간병하면서 골프, 여행, 친구, 내 삶을 다 미뤄 뒀어. 그래도 그렇게 조금만 견디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넌 강하니까, 넌 이겨 낼 거니까! 우리가…우리가 같이 극복할 거니까. 근데 갑자기 뭐? 빌어먹을 우울증, 진짜… –송현준
    빌어먹을 우울증…계속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나 이해한다며?
    어떻게 이해해? 어떻게 이해해? 치료 잘 받아 놓고 뒤늦게 너답지 않게 구는데, 네가 아는 배석류가 아닌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 제발 정신 좀 차려. 너 언제까지 그 우울에서 허덕일 거야, 어? 끝내는 내 발목 붙잡고 너 있는 바닥까지 날 끌어내리면 그때 그만할래? –송현준
    야, 너는 아프면 전화라도 좀 하지. 미련하게 혼자 끙끙 앓고 있냐.
    나 이제 너한테 전화 안 해. 무슨 일 있어도, 어떤 이유로도, 다시 그럴 일 없어. –최승효
    정모음
    야, 너, 그, 심장도 뛰냐?
    심장이 안 뛰면 사람이 어떻게 살아? –최승효
    그 말이 그 말이 아니잖아. 그니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은 이, 심장이 좀 뛰고 그러냐고.
    그치. 둘이 있어도 뛰고, 딴 놈이랑 있으면 더 뛰고. –최승효
    그, 세마치 굿거리, 자진모리로?
    뭐라는 거야,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냐? –최승효
    최경종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아파, 통각은 공평하니까.
    당신 알아? 통각은 육체작 통증과 감정적 통증의 차이를 구별 안 한다는 거. 유리에 찌렸을 때도 마음을 베였을 때도, 똑같이 반응해.
    고슬기 (헬스장 사장)
    너 같은 놈은 트레이러 할 자격이 없다. 알맹이는 텅 빈 게 껍데기에만 관심 있는 놈. 뭐 하나 끝까지 해 본 적 없으면서 요행만 바라는 놈, 그저 인생에 헛바람만 가득 찬 놈!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배동진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도와야 될 놈이, 본업에는 설렁설렁, 그저 그 쉬운 돈벌이 그냥 혹해 가지고!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우리 일 쉽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 거다.
    송현준
    저기요, 옆에 있는데 아는 척 좀 하사죠.
    아, 있었습니까? 제 안중엔 없었어서. –최승효
    Episode 10 동굴의 곰
    최승효
    네가 우릴 생각해서 말을 안했다고? 아니, 넌 네 생각밖에 안 했어.
    너는 비겁하고 찌질해. 너는 나약하고 위선적이야. 너는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상처를 줬어.
    넌 결코 해선 안 될 짓을 했어. 이모한테도 아저씨한테도 나한테도, 그리고 너 자신한테도.
    너는 제일 외롭고 힘든 순간에 너를 혼자 뒀어.
    야, 배석류. 정말 힘들면은 가끼이에 있는 사람한테 기대는 거야.
    쓰러지면 어때? 무너지면 좀 어때? 같이 바닥 치면 되지. 그랬다가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난 그러는 법을 몰라. 내가 이런 인간인 걸 어떡해? –배석류
    너는 나한테 해 줬잖아! 엄마 아프리카로 떠났을 때, 나 다리 다쳐서 수영 그만뒀을 때, 네가 손 내밀었잖아. 나랑 있었잖아.
    야, 그거는…그거는 다르지. –배석류
    근데 너는 왜 나한테 그럴 기회를 안 줘? 네가 나한테 해 준 거를, 왜 나는…왜 나는 못 하게 해?
    난 해줄 거야. 네 의사 따위 상관없이 난 그럴 거라고.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 따위 하지 말고. 너는 전화를 걸고, 나는 네 옆에 있자.
    또 혼자 시들지 말고, 이제 할 말 있으면 바로 해라. 내가…귀 기울여 들어 줄게.
    나는 생각보다 구질구질하고 유치하고 참을성이 없는 인간이거든? 근데 지금은 이러는 게 맞는 것 같다. 다녀와.
    배석류
    너 왜 나한테 소리 지르냐? 왜 자꾸 나한테 화내? 아픈 건 난데, 제일 힘든 건 난데, 왜 자꾸 나한테만 뭐라 그래?
    나한테 화낸 거 아니야, 나한테 화가 난 거지. 너 아팠단 얘기 듣고 되짚어 봤어. 내가 못 들었더라, 너 문 두드리는 소리. 너가 힘들다고 신호 보냈는데, 내가 눈 감고 귀 막고 있었어. 그런 거 뻔히 알면서 너한테 괜히…모진 말이나 내뱉고.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하고, 열받고 쓸레기 같아서. –최승효
    너 왜 답장 안 했어? 너 왜 내 전화 씹었어? 내가, 내가 아무한테도 말도 못 하고, 혼자 얼마나 무서웠는데! 너, 너 왜 그랬어, 너?! 나 진짜로 엄마 아빠 걱정돼서 충격받아서 쓰러질까 봐, 별별 생각 다 하면서 결정한 건데. 너한테는 말할까 말까 백 번도 더 고민한 건데, 너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 내 마음 모르잖아!
    야, 모음이도 그러던데, 니들 요즘 왜 우정을 포옹으로 증명하냐?
    난 아닌데, 난 우정 같은 거 없다고 했잖아. –최승효
    배 터질 거 같애.
    아, 아니, 그만큼 맛있게 많이 잘 먹었다, 이 말이지.
    강단호
    몰래 조금만 울고, 그보다 더 많이 웃어요.
    같이 음료수도 마시고, 떠들고 장난치면서 곁에 있어 주제요.
    기적을 뚫고 돌아온 사람과 함께하는 거, 그 자체가 기적이거든요.
    나미숙
    너 승효 좀 보고 배워라. 승효도 몇 넌째 똑같은 폰 썼는데, 승효는 애가 볼평 한 번을 안 해. 아이고, 착해.
    엄마, 얘? 얘 핸드폰만 오래된 거 쓰지, 죄다 비싼 것만 써! 이것 봐, 이거, 이 티셔츠 쪼가리 이거?! 이거 10만 원이 넘어. 엄마, 그리고, 얘는 빤스도 외제만 입는다, 볼래? –배석류
    보긴 뭘 봐? 배석류 이 미치갱이가 진짜! –최승효
    우리 가족이야. 좋은 것만 함께하자고 있는 家庭 아니야. 힘든 거, 슬픈 거, 아픈 것도 함께하자고 있는 가족이야.
    서혜숙
    나미숙, 넌 지금 상실을 받아들이는 5단계 중 분노 단계를 지나고 있어. 근데 그게 당연해 자연스러운 거야.
    너도 참 지독하다. 이 상황에서 똑똑한 척 잘난 척이 하고 싶니? –나미숙
    그래, 너 그냥 차라리 화를 내, 그냥 실컷 화내! 우리한테 그냥 막 다 터트리라고!
    뭐? –나미숙
    그래도 돼. 야, 우리는 네 친구잖아.
    배동진
    엄마, 우리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내가 경험자라 아는데, 서프라이즈엔 원래 인내심이 필요한 거야, 참어. –나미숙
    석류는 언제 오는 거야, 이거 음식 다 식는데. –배근식
    이모, 이거 케이크에 성냥이 없는데? –정모음
    그럴 리가? 아, 저기, 누구 라이터 있는 사람 있어? –나미숙
    난 술은 먹어도 담배는 안 피워.
    내가 이제라도 좀 흡연을 재개해야 되나? –배근식
    씁, 쯧. 아니, 근데 부엌에 불 하나가 없다는 게 말이 돼? –나미숙
    송현준
    석류야, 내가 널 참 많이 사랑했어. 근데, 그 방법이 잘못됐었던 거 같애. 난 어떻게 해서든 널 일으켜 세울 생각만 했지, 너랑 같이 쓰러져 볼 생각을 못 했어.
    한국에 와서야 알겠더라, 너한테 잔짜 팔요한 사람들이 누군지, 네가 있어야 될 곳이 어딘지.
    미안해. 내가 그때…네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어.
    있는 그대로의 너를…내가 받아들이지 못했어.
    Episode 11 지각
    최승효
    아이, 깜짝이야. 야, 너 그런 꼴로 내가 창문 막 팍팍 열지 말라 그랬잖아, 너…슈렉이야, 뭐야?
    민트초코 팩이거든? 죽을래? –배석류
    그냥 차라리 먹어, 피부에 양보하지 말고. 어처피 호박에 줄 긋기니까.
    내가 알아서 해. 내가 오늘 호적에 빨간 줄 긋더라도, 내가 오늘 너 죽인다. –배석류
    이거 후유증 남으면 내가 너 119, 아니야, 112에 신고할 거야, 너.
    아까 네 얼굴은 완전 119던데? –정모음
    오랜만에 보니까 살짝, 어색하네요.
    네, 저도요. –강단호
    그래도 명색이 동네 친구고, 또 동갑이고, 고민 상담도 그때 해 주셨는데, 우리 그냥 말을 좀 놓을까요?
    좋습니다. 그러면은 앞으로 저희 이름 부르면 될까요? –강단호
    그러시죠, 아, 아니…어, 단호야.
    어, 승효야. –강단호
    어떻게, 다시 원상 복구 할까요?
    좋은 생각이시라고 생각합니다. –강단호
    나 너네 집 갈 때마다 진짜 엄청 부러운 거 있어…가족사진. 우리 집에는 다 있는데, 그게 없어. 아니, 아니야…다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없어.
    나는 늘 무서웠다? 이런 날이 올까 봐. 6살 때도 7살 때도, 18살 때도…
    아이, 근데…34살에 왔으니까, 생각보다 늦게 왔네.
    근데 그래도 무서워. 왜 어른이 됐는데도 부모의 이혼은 상처인 걸까? 엄마도 아빠도, 다 각자…각자의 인생이 있다는 걸 아는데, 근데, 그래도…그래도 나는 두 분이 각자 행복하기보다는, 여전히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한테 왜 이래요, 진짜!
    이혼도, 떠나는 것도 두 분 멋대로 결정해 버리고. 왜 나한테 안 물어봐요? 왜…왜 내 마음은 신경도 안 쓰는데요?!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 할아버지한테 빌었어요. ‘안 울 테니까, 착한 일 많이 할 테니까, 어…엄마를 되돌려 주세요. 그래서 암마 아빠랑 같이 밥 먹게 해 주세요.’ 내가, 내가 얼마나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는지 알아요? 근데 나도 이제 어른인데, 그딴 거 신경 쓰고 싶지도 않은데! 여전히 나는…엄마 아빠 앞에서는…7살 그날로 돌아가 버린단 말이에요.
    평생을 거기에 매여 살았는데, 이만큼 컸는데도, 자꾸만 바보같이..나는 아직도, 엄마 아빠랑 같이 밥 먹고 싶어요.
    그 우유의 유통기한은 오늘까지다. 그런데 내일도 모레도 내 마음은 안 상할 것 같다.
    배석류
    내거 너무 울었나? 그래서 미련 있는 사람처럼 보였나? 그래서 우유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 건가?
    내놔.
    뭘? –최승효
    운송비, 치료비, 어? 내가 포장마차에서부터 여기까지 너 끌고 오느라고 아주 허리가 아작이 났어. 아! 술값 4만 7천 원도 내놔.
    야, 너는 나한테 그렇게 기대라고 잔소리를 처해 놓고 왜 너는 나한테 안 기대냐?
    기댔어, 너한테. 네가 나 부축해 줬잖아. 힘이 좋아, 아주. 타고났어, 그냥. –최승효
    네가 없으니까, 시간이 좀 안 가.
    네가 없으니까 만화책이 재미없어.
    네가 없으니까 놀이터도 조용해.
    네가 없으니까 막 하루하루 밍숭밍숭해. 소금 안 친 곰국 같고, 막, 간장 안 찍은 만두 같애.
    네가 없으니까 목욕하고 바나나우유 안 먹은 기분이야.
    그래서 말인데…나랑 바나나우유 먹으러 갈래?
    배근식
    아, 이 새끼는 증말! 계란후라이 지 혼자 다 처먹고 있네, 이씨.
    아빠, 나는 단백질이 필요하잖아, 응? –배동진
    단백질은 이새끼야! 늙어 가는 아버지한테 더 필요한데…
    최경종
    왜 당신 나한테 아무것도 얘기 안 했어? 발령 받았다고 왜 그런 거짓말을 해?
    그, 그래야 당신 맘 편할 것 같아서. 아, 아니다…아니야, 이거 거짓말이야. 내 자존심 지키고 싶어서, 버림받기 싫었어! –서혜숙
    내가 널 왜 버려?! 나한테서 마음 떠난 거 알면서도, 당신 그림자라도 붙잡고 싶어서, 그 뒷모습만 바라보고 산 게 수십 년인데!
    아닌데, 당신한테 가는 길이 갈수록 멀어져서, 나야말로 매일 종종걸음이었는데? –서혜숙
    보고 싶었다. 당신 프랑스에 있을 때도, 아프리카에 있을 때도, 한국에, 집에 있을 때도! 항상 보고 싶었어!
    왜 우리는 이런 말을 할 줄 몰라서…여기까지 왔을까? –서혜숙
    내 와이프다, 내가 업을 거야.
    배동진
    내 건 따로 덜어 달라니까! 수저에 침 다 묻히고 완전 야만적이야…
    이 새끼야, 식구끼리 인마! 침 좀 묻히고 그러면 어때! –배근식
    깨끗한 척하려면 지 방이나 좀 치우든가. –배석류
    지는 돼지우리에 서식하는 주제에.
    Episode 12 소꿉연애
    최승효
    없었는데, 공백기. 난 늘 같이 있었어, 너랑.
    여기, 8살 때 너가 나한테 뒤집어씌웠던 페인트처럼.
    7살 때, 너가 나 잘 때 얼굴에 붙여 놨던 판박이 스티커처럼.
    6살 때 너가 나 놀리려고 먹였던 입술이 보란색으로 변하는 요술 사탕처럼.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주 오래 돌고 돌아 힘들게 얻은 사람이야. 그 사람 불편하게 하는 일 만들고 싶지 않다.
    그때 만든 고양이 집, 그거 내가 만든 첫 집이었다? 말도 안 되게 엉성했는데, 그래도 뿌듯했어, 내 손으로 누군가의 보금자리를 만든다는 게. 아마도 그때 건축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애.
    그러면 고양이가 네 첫 클라이언트네. –배석류
    아닌데, 너였는데. 널 위해서 만든 거야. 네가 걱정했으니까, 네가 기뻐하길 바랬으니까.
    앞으론 아무것도 안 숨길게. 그런 식으로 엮이는 일 없게 할게. 아니, 아예 여지를 안 만들게.
    내가 너무 긴장해서…떨려서 그랬어.
    그렇게 오래 기다려 놓고, 정작 네가 옆에 있으면, 머릿속이 하얘져 가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나는 네가 너무 무덤덤해서, 막상 사귀기로 하고 나니까, ‘내가 여자로 안 보이나?’ 그런 생각 들고. 그래서 혼자 엄청 안달복달했단 말이야.
    절대 아니거든. 오, 오히려 그 반대야. 네가 너무 좋아서…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여기 있으면 안 될 거 같애.
    왜? –배석류
    나쁜 생각 들어.
    무슨 나쁜 생각? –배석류
    하면 안 되는 생각. 되게 싸구려에 저급하고, 불량한 생각.
    나 불량 식품 좋아했는데…아폴로랑 쫀드기랑 달고나랑. –배석류
    꾀돌이랑 논두렁이랑 슬러시랑?
    응.
    그니까 해도 돼, 나쁜 생각. –배석류
    그럼 나쁜 짓은?
    해도 돼, 그것도. –배석류
    배석류
    미친놈이냐? 야, 여기서 대리 부르면 서울까지 돈이 얼만데?
    응, 내가 생각해도 미친놈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비쌀 거 같애서. –최승효
    야, 이거 내가 선물해 준 걔 맞아? 어? 죽여 놓고 딴 애 사다 놓은 거 아니야?
    어, 맞아, 어떻게 알았냐? 출생의 비밀이었는데. –최승효
    야, 너 아까 언니한테 ‘조심히 가’이럴 때, 목소리 장난 아니더라, 막 쫙 깔더라.
    내가 언제? –최승효
    너 그랬어. 엄청 걱정하던데? 아니, 집까지 데려다주지, 왜?
    배석류. –최승효
    나 없을 때 언니 만날 땐 어땠어? 언니는 막 다 어른스럽게 이해해 주고 그랬어?
    대답하기 싫은데? 내가 그런 것까지 너한테 말해야 할 의무는 없잖아. –최승효
    근데 엄마 아빠 도대체 언제 가? 지금 30分钟째 이러고 있어, 지금.
    야, 원래 그런 게 정성이거든? 여태까지 얼마나 쿨한 척을 한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한 가지 확실한 건, 너가 날 지꾸 뜨겁게 만든다는 거야. –최승효
    짠! 내가 너 보라고 세트로 빌려 놨어.
    이게 뭔데? –최승효
    뭐긴 뭐야? 네가 ‘프린세스’잖아, 너 좋아하는 거.
    아, 아이, 그거는 그냥 둘러댄 거고. –최승효
    정모음
    말의 힘이라는 게 있거든. 하도 똑같은 말을 듣다 보니까, 좋든 싫든 무의식에 그 말이 각인 이 된 거지.
    음…그럼 나 가스라이팅 당한 건가? –최승효
    구급대원은 가스총은 없나? 얘 좀 확 좀 쏴 버리고 싶은데? –배석류
    오늘을 위해 내가 경찰이 될 걸 그랬나?
    기적을 계속 꽁꽁 감춰 두면, 진짜 기적이 될 수가 없어요.
    나미숙
    석류 아빠, 손수건 없어, 손수건?
    어, 나 이거 코 푼 건데 괜찮아? –배근식
    서혜숙
    아, 이건 또 뭐야?
    어, 압박 붕대랑 찜찔 팩, 아직 당신 발목이 완전치 않으니까 혹시 몰라서. 많이 걸으면 발바닥 아플까 봐 지압 시트도. –최경종
    왜, 목발이랑 휠체어도 챙겨 가지 그래?
    아, 그걸 걸 그랬나? 지금이라도 병원에 전화해서… –최경종
    최경종
    서혜숙이 제 아내입니다. 제 여자구요.
    알고 있습니다. –곽세환 (외교부 차관)
    아시면 더더욱 그러면 안 되죠. 그 사람 더 이상 흔들지 말아 주세요.
    저기요, 지금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요. –곽세환 (외교부 차관)
    별명이 ‘알랭 들롱’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니, 지금 그 얘기가 왜 여기서… –곽세환 (외교부 차관)
    예, 잘생기셨습니다!
    저기요, 최 교수님. –곽세환 (외교부 차관)
    그런데 저 마음만큼은 절대 안 뒤집니다! 왜냐하면 제가 서혜숙을! 사랑하니까요!
    곽세환 (외교부 차관)
    저, 저 혜숙이랑 그냥 치구 사이입니다.
    ‘자기야’라잖아요! 친구끼리 누가 “자기야” 그럽니까?! –최경종
    우린 그래, 워낙에 편한 사이라… –서혜숙
    저희 진짜 친구 사이입니다. 저 혜숙이한테 다른 마음 먹은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러니까 더 말이 안 되죠! 이렇게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자한테, 어떻게 안 반합니까?! 목석이에요?! –최경종
    게이입니다.
    Episode 13 사랑
    최승효
    사랑해. 가족으로, 친구로, 여자로.
    카테고리는 좀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한 번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어.
    없을걸요? 배석류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없을걸요?
    야, 승효야, 너 그렇게 얘기하면 못써. –서혜숙
    이놈의 자식이 이쁘다 이쁘다 했더니, 너 왜 내 딸을 까냐? –나미숙
    그러게,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아저씨 기분 나쁘네. –배근식
    아, 그니까 그게 아니라요. 제 말은…
    괜찮아요, 어차피 얘 성질빼기 견뎌 낼 여자도 없을 거라. –배석류
    석류야, 우리…왜? 승효 성격이 어때서? –서혜숙
    그러게, 애가 깔끔하고 딱 떨어지고, 날 닮아서 얼마나 나이스한데. –최경종
    죄, 죄송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원래 저희가 이러고…이게 노는 거예요, 이게. –배석류
    네, 저희 이렇게 맨날 긁고 갈구고 이러고, 이게 일, 일이에요. –최승효
    사랑한다, 배석류.
    보고 싶어 죽겠는데, 네 말 잘 들으려고 연락 안 하고 꼭 참았을 만큼…
    다치자마자 제일 먼저 ‘아, 오늘 석류 볼 수 있겠다’ 생각했을 만큼…
    ‘사랑한다’ 이상의 최상급 표현을 못 찾은 게 억울할 만큼…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해.
    배석류
    엄마가 너를 더 사랑하는 줄 알았거든. 내가 암만 악착같이 1등을 해 와도, 엄마한테는 늘 네가 1등 같앴어.
    아니거든? 엄마한텐 누나가 전부였거든? 누나만 예뻐하고 누나만 자랑하고, 누나가 엄마 좀재의 이유였어. –배동진
    내가 너보다 13개월을 더 살아 봐서 하는 말인데, 모든 사람이 다 특별할 순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평범하게 산다고. 당연히 나도 마찬가지고. 그니까 대단한 뭔가가 되는 데 너무 집착할 필요 없어. 그냥 인생에서 저마다 소중한 걸 찾으면, 그걸로 충분해.
    나 네 앞에서 쪽팔리기 싫었어. 당당하게 근사하게 서고 싶었어. 그래서 건축가의 밤 행사도 안 간다고 한 거야.
    배석류, 너 하난도 안 쪽팔려. 너처럼 자기 인생에 충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또 어딨어? 그리고 나는 네가 뭘 하건 어떤 모습이건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나는 있는 그대로의 너 자체를 좋아하는 거라고. –최승효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너무 기뻐. 근데 나는 그것만으론 안 되는 사람인가 봐. 나는…사랑이 밥 못 먹여 주나 봐.
    사랑에 자격지심 같은 거 끼면 안 되는 거였는데…사랑이 밥은 못 먹여 줘도, 밥맛 뚝 떨어지게는 하더라. 뭘 만들어도 다 맛없게 느껴져서 내가 진짜…연습도 못 하고.
    내가 연락하지 말라 그래 놓고 네 연락만 기다리고, 진짜 다 엉망진창이었어.
    오늘만 해도 그래. 나 진짜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나 진짜 기절초풍할 뻔했어! 실신할 뻔했다고!
    너 진짜 한 번만 더 나 놀래키면 죽는 거야, 진짜!
    네 손에 죽는다면 그것도 행복이라니까. –최승효
    강단호
    맞아요, 나 모음 씨 인생의 빌런이에요. 나랑 있으면 힘들어질 거예요. 지켜 주지도 구해 주지도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갯벌맨 같은 건,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잊어버려요.
    하! 야, 강단호, 너는 내가 갯벌맨 도움이나 바라는 청순가련 여주인공으로 보이냐?
    나는 내가 지켜. 너는 갯벌맨 네 마음이나 지켜.
    그리고 이번엔 실수 아니고 노림수다. 피할 거면 피하든가. –정모음
    나미숙
    같이 놀러를 갔다 왔는데, 나는 건질 만한 사진 한 장이 없어.
    카메라가 거짓말을 안 하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생긴 걸 어떡하냐, 장모님한테 따져야지. –배근식
    승효 아빠는 혜숙이를 슈퍼 모델로 만들더라? 다리 막 길게 나오게 하고. 그리고 대게 먹을 때도 그래. 승효 아빠는 고 다리 하나하나를 죄다 발라 가지고 혜숙이 입에다 쏙 넣어 주더라. 당신은 혼자 먹기 바빴지?
    백 장을 찍어야 겨우 한 장 건질까 말까인데, 마누라가 눈을 감았는지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었는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진짜.
    아휴, 좀, 내가 잘못했어, 미숙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하자, 나 귀에서 피 나겄다. –배근식
    배동진
    야, 근데 그 꽃은 뭐냐?
    어? 이거 내 거야, 내 거. –최승효
    얘 거야. –배석류
    어, 거래처에서 받은 건데 얘가 뺏었어. –최승효
    잠깐 들어 줬어. –배석류
    배석류 이제 하다 하다 꽃까지 삥을 뜯네. 형, 걱정하지 마. 내가 엄마한테 다 일러 줄게.
    어, 아, 아니야, 뭐, 꼭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최승효
    아니거든? 나도 이번엔 진짜로 잘하고 샆었거든?
    나도 알아, 내가 엄마 아빠 애물단지인 거. 난 머리도 나쁘고 누나처럼 공부도 잘 못하고 의지박약에, 엿날부터 엄마 아빠 나한테 아무것도 기대 안 하는 거 나도 다 안다고!
    그래서 더 아무것도 아니기 싫었어! 성공하고 싶었어! 돈도 많이 벌어서 엄마 백도 사 주고 아빠 차도 사 주고 싶었어! 나도!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어.
    윤명우
    너 연애하지? 아니, 점심을 프랑스 귀족처럼 천천히 먹던 아이가, 며칠째 이것만 먹고 있고.
    그리고 일하다가 6시 정각에 칼퇴하고. 수상해, 너답지가 않아.
    너 연애 잘 안 풀리지? 왜? 균열의 조짐이 보여? 막 붕괴 위기야?!
    형 뭐 알고 이러는 거야? 모르고 이러는 거야? –최승효
    모르는데 알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Episode 14 사랑의 단맛
    최승효
    죽음 직전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그 찰나의 순간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에 석류가 있었다.
    괜찮아, 아직 기회는 있어. 끝만 좋으면 돼. 나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한 사람이잖아, 그치?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할 수…있겠지?
    참 이상하다. 네가 이렇게 예쁘게 웃는데 나는 조금 눈물 날 거 같애.
    앞으로 네가 밥을 안칠 때, 감자를 썰 때, 나물을 무칠 때도, 가끔 마음이 좀 아플 거 같애.
    그때 너…너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었을 때, 그때…내가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해서, 사무쳐서.
    아…팔지가 문제였을까요? 나윤이가, 걔가 반지를 사 주라고 했는데 제가…팔지를 해 줬거든요.
    그것 때문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요. –강단호
    그럼 뭘까요, 대체? 대체, 아니, 대체 석류는 왜, 왜 제 프로포즈를 거절한 걸까요? 이해할 수가 없네…
    배가 고프셨던 게 아닐까요? 여자들은 배가 고프면 예민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강단호
    아, 맞네. 아, 그거네. 아, 맞아요, 그거였어요. 걔가 원래 어릴 때부터 배고픈 거를 잘 못 참았거든요. 그래 가지고 걔 맨날…아, 그러니까, 내가, 내가 뭘 좀 멕이고 얘기를 했었어야 했는데.
    도움이 돠셨다니 다행입니다. –강단호
    그럼 이제 내 프로포즈는 승낙해 주는 건가?
    팔지…아직 환불 안 했으면. –배석류
    배석류
    짜증나. 너무 좋아서 짜증 나.
    어? –최승효
    내가 지금까지 1등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아니, 이게 뭐라고, 이 밑도 끝도 없는 대회에서 3등 한 게 훨씬 좋아.
    어떡해, 엉덩이 완전 아작 났네.
    뭐, 어디? 뭐, 엉덩이? 너 엉덩이 아파? –최승효
    아니, 나 말고 차.
    근데 누군가가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니까, 막 마음이 애달파. 그래서 계속하고 싶어져, 나처럼 아팠던 사람들한테 지금도 아픈 사람들한테, 잘 될거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 한 그릇 건내고 싶어.
    왜 꼭…오래오래일 거라고만 생각해? 길지 않을 수도 있어. 나 지금은 괜찮아 보여도, 언제든 다시 안 괜찮아질 수 있다고.
    왜 그런 생각을 해?
    나도 하기 싫어. 근데 안 할 수가 없어, 승효야. 나는 이제, 언제 다시 아파도 이상하지 않은 몸이니까. 당장 내일 나한테…무슨 나쁜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너…너 나 얼마 전에 사고 날 뻔한 거 잊었어?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아. 삶은 유한하고, 죽음은 필연적이고…모두가 같은 조건 속에서 살아간다고.
    너가, 너가 걱정하는 그 일이 안 일어날 거라곤 내가 말 못 해. 나는 신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나…너랑 살고 싶어.
    백년, 십년…아니, 아니, 단 하루를 살아도 나는, 나는 너야야만 해. –최승효
    정모음
    왜 하다가 말아요?
    죄,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을 좀 해 보니까, 오늘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가지고. –강단호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해요?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강단호
    예의는 지금 이게 예의가 아니죠!
    엄마, 나 지금도 행복해. 엄마 딸로 사는 거, 구급대원으로 일하는 거, 충분히 행복하다고.
    내가 기자님 좋아하는 것도, 연두랑 함께하려는 것도, 다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나미숙
    우리 그래도 제법 열매 잘 맺었단 생각 들지 않아? 석류도 잘컸고, 뭐, 동진이도 이제 제자리 찾아서 나가고 있고. 뙤약볕, 불볕더위 지나 우리의 여름이 참 귀한 결실을 맺은 거 같아, 난.
    여보, 우리 이제 그만 분식집 접자.
    시 좋아하고 그림도 잘 그리던 손이 먹고살겠다고 연필 대신 프라이팬 잡고, 참 애썼어, 배근식 씨.
    그러니까 겨울 오기 전에 다 정리하고, 우리 남은 가을은 단풍놀이처럼 살자.
    배근식
    근데 또 엄밀히 말하면 그걸 해 달라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애…
    있는 거 같애.
    거긴 어떠세요? 여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쉽사리 풀릴 것 같지가 않네요. –최경종
    이따 가게에서 접선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최경종
    아…승효 아버지! 뒤에 저기, 미행 같은 건 안 따라붙었죠?
    일단은요, 근데 여기 안전할까요? 혹시라도 석류 엄마 오시면… –최경종
    서혜숙
    너 지금까지 날 그렇게 생각했니? 날 친구로 여기긴 한 거야?
    너야말로 나 시녀로 생각했겠지! 그러지 않고서야 네가 왜 내 여행비를 내 줘?! 네가 뭔데 날 동정해?! –나미숙
    동정이 아니라 우정이거든?! 너 그리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네 자격지심 때문이겠지.
    자, 자격지심? 너, 너 지금 말 다 했냐? –나미숙
    아니? 다 못 했다, 왜? 너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스스로 낮추는 거, 너 그거 열등감이야, ‘complex’라고!
    도재숙
    연두 밥은 멕여요?
    예, 제가 한다곤 열심히 하는데 재주가 없어서. –강단호
    안 되겠다, 내일부터 이 할머니 밥의 무서움을 보여 줘여겠어.
    이나윤
    그날 하루만 특별하면 뭐 해요? 사는 내내 특별하게 해 주면 되지.
    난 그 사람 짝사랑하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비록 지금 이렇게 칼로리랑 마음이랑 같이 태우고 있지만.
    Episode 15 Bravo My Life
    최승효
    아, 그렇다고 피니시를 그렇게 날리면 어떡해? 나야 뭐, 항상 그런 놈이고, 형은….
    형은 뭐, 어? 뭐, 돈 냄새 기가 막히게 맡아서, 어? 뭐, 계산기 빡빡빡 두들기는 뭐, 자본주의가 낳은 뭐, 과물이야? 자본주의의 선물? –윤명우
    배석류
    최씅! 스페인 속담에 그런 말이 있대. ‘항상 맑으면 사막이 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 우리 지금 단단해지기 위한 시련을 겪고 있는 거야.
    아니, 아니, 안 돼. –최승효
    무슨 말인지 알지?
    나는 나, 나 너 절대 혼자 못 보내! 우리는,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야 돼. –최승효
    걱정하지 마, 내가 이제 절대 너 안 놓을 거야! 걱정하지 마.
    이거 도라지, 쪽파, 당근, 소고기, 일일이 다 손질해서 볶고 꼬치 꽂아서 계란물 입혀서 부치고, 손 디게 많이 가. 그리고 기름 냄새 엄청 나. 식용유가 나인지, 내가 식용유인지 완전 물아일체 경험할 수 있어.
    근데,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해 줄게.
    네가 질려서 더는 못 먹겠다고 하지 않는 한, 산적은 내가 무한 공급 해 줄게.
    나 땡잡았네. –최승효
    나 이거 프로포즈인데.
    정모음
    지금쯤 난 월미도에서 디스코 팡팡을 타고 있거나 한강에서 치맥을 하고 있었을 텐데, 나 왜 여기 와 있냐?
    우리 모음이 데이트에 로망이 많았구나. –배석류
    야, 너 남친 간수 똑바로 안 해?
    나미숙
    그땐 김치였는데, 내가 오늘은 너 담근다! 나 놓고 떠드는 거 괜찮아, 근데! 내 딸이랑 내 남편? 내 식구 건드리는 건 가만 안 둬!
    어우, 저건 공부 빼고 잘하는 게 없어!
    그래! 이게 익숙하니 손맛이 좋지, 이야!
    왜 둘이 같이 들어 와?
    아, 술 냄새…뭐야? 둘이 또 같이 있었던 거야? –서혜숙
    어, 아니, 아니. –최경종
    그럴 리가, 어디 있었어요? –배근식
    엄마! 이모! –배석류
    두 분 괜찮으세요? –최승효
    하, 나…또 세트로 오네. 네들도 같이 있었니? 어? –서혜숙
    아주 쌍쌍이서 잘들 하는 짓이다.
    두 분이 그런 말 할 처지 아닌 거 같…저분, 저분들은 아니지? 설마… –배근식
    웃기지 마! 너 탐탁지 않아 하는 눈치였어. 너 설직히 우리 석류 아픈 건 너 신경 쓰잖아.
    아, 신경 쓰지, 당연히! 석류가 아프다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할 구가 있어? 생때같은 네 자식,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제일 친한 친구 딸인데. 내가 석류 얼마나 이뻐하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겠니? –서혜숙
    아휴, 나는…난 네가 그런 줄도 모르고, 네가 싫다고 하면 우리 석류 무너질까 봐…나 모르는 데서 혼자 아팠던 내 새끼 내가 지켜야 되니까.
    미숙아, 내가 같이 지킬게. 네가 우리 승효 잘 키워 준 것처럼 석류 아끼고 잘 돌볼게. –서혜숙
    배근식
    나이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 가지고 눈물도 많아진다더니, 그게 진짜예요, 승효 아버지?
    정확히는 남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겁니다. 여성 호르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최경종
    아유, 꼴 보기 싫어, 어우. 야, 약 없냐? 아유, 꼴 보기 싫어. 왜 저러니? 진짜, 둘다. –나미숙
    배동진
    야, 배석류, 너 또 뭐 잘못했냐? 아, 사고 치는 건 내 전문인데. 너 요새 자꾸 내 캐릭터 뺏어 간다?
    서혜숙
    너 프로포즈도 했어? 그러면 뭐, 이벤트 막 뭐, 그런 것도 했니?
    예? –최승효
    어, 봐 봐, 얘 했어, 했어. 했네, 했어, 했어. 너 그러면 차에다가 막 이렇게 꽃 싣고 풍선 달고, 막 레스토랑 통째로 대관하고 막 그러기라도 했니?!
    어, 엄마 제 몸에 뭐, 뭐 부착해 놨어요, 혹시? –최승효
    아니, 아들 새끼 낳아 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아유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어…야! 너, 너 내 생일에 선물한 목걸이 있지, 이거? 이거 엄마 이미 똑같은 거 이거 갖고 있었거든?!
    아이, 몰랐었죠, 그, 그때 말씀을 하시지. –최승효
    이거 치사하게 어떻게 말하니?
    지금 하고 있네…목걸이 내가 사 줄까? 내일 당장 백화점 가자. –최경종
    야, 나미숙, 너 대체 사람을 뭘로 보고…너 그리고 우리 승효가 어디가 어때서?
    승효야 아무 문제 없지, 네가 문제지! 너 같은 시어머니 자리?! 야, 내가 미쳤다고 그런 집에 딸을 시집보내냐?! –나미숙
    야! 너 말 다 했어?
    아니, 다 안 했거든! 너 요즘 같은 시대에 그 성격 못 고치잖아? 이야, 승효? 바로 몽달귀신 만드는 지름길인 줄만 알어. –나미숙
    야!
    우리 승효 반듯하게 큰 거 다 네 덕분이야. 사람 키워 내는 거, 그거 진짜 대단한 일이고 아무나 못 하는 일이라고.
    너 나한테도 그랬어. 입학하고 친구 없이 혼자 밥 먹는데 네가 와서 그랬잖아, ‘네 이름이 서혜숙이라며? 우리 숙자매 멤버 하나 모자라는데, 너 할래?’
    그러니까 나 너한테 사부인이라고 안 부를 거야.
    서혜숙. –나미숙
    그래, 그렇게 이름 불러. 나도 너한테 ‘야, 미숙아’, ‘야, 야, 이 기집애야’ 나 이럴 거야. 애들 결혼해도 우리가 친구인 게 우선이다.
    윤명우
    예, 저희 의뢰 하나 거절한다고, 뭐,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거든요. 그치?
    뭐라고요? –남자
    저희는 ‘지향점’이 다른 클라이언트 받는 거를 ‘지양’하는 편이라서.
    야, 근데 어떡하냐, 어? 아니, 내가 요즘 낭만두의에 물들어 가는 중이야.
    무슨 소리야? –최승효
    아니, 저번에 실버타운 건도 그렇고 이번에 쪽방촌 리모델링했을 때도 내가 막 생각이 많아지는 거야. 이게 뭐랄까, 하, 그 어떤 막 삐까뻔쩍한 일을 할 때보다도 내 마음이 막 이렇게 막 충만해지는 그런 기분?
    맞아, 맞아, 나도 내가 건축을 하는 이유가 이거였지 싶더라. –최승효
    너 이 자식, 너 이러려고 이 동네에다 사옥 짓자고 한 거지, 어? 나 이렇게 물들이려고, 맞지?!
    도재숙
    자고로 신발이랑 친구는 헐수록 편한 법이야. 앞으로 갈 길이 먼데, 너 괜히 새 신발 신었다가 발 다 까진다.
    Episode 16
    최승효
    나 이제 곧 매일 이렇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살게 되는 거야?
    왜 이렇게 이유가 타당하고 마땅하고, 개연성이 넘쳐? 도저히 안 된다고 할 수가 없잖아.
    지금까진 아들 했으니까, 이제부터는…연인 하려고.
    아, 아무거나? 너랑 내가 살 집을 그렇게 취급한다고?
    아이, 아, 그런 건 아니지. –배석류
    입장 바꿔서 넌 가게에 온 손님이 그냥 아무 성의 없이 띡 ‘아무거나 주세요’ 이러면은 기분이 어떨 거 같애?
    별생각 없을 거 같은데? 그냥 추천해 줄 거 같애. –배석류
    아, 그러니까 나만 예민한 놈이다? 어어, 그러네. 나만 좀생이네, 나만, 나만 소인배야.
    우리 지금 싸우고 있는 거지?
    사이좋은 건 아닌 거 같네. –배석류
    그럼 싸울 때 규칙 공식 발효 해야겠네.
    ‘싸울 때는 꼭 손잡고 싸우기’, ‘그래도 안 되면 용용체 쓰기’. –배석류
    ‘손은 상황이 종료되면 놓을 수 있다.’
    어어, 안 돼, 안 돼. 무조건 더블로 한 개. 킹도 안 돼, 퀸으로 해, 퀸!
    이 봐 봐, 이 봐 봐. 이럴 거 나보고 의견을 뭐 하러 내라 그러는 거야? –배석류
    나는 너랑 붙어 있을 거거든. 슬플 때나 더울 때나 짜증 날 때나 싸울 때나. 아, 싸울 때 규칙에 조항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각방 금지, 각 침대도 금지.’
    배석류
    진짜 대단하다, 최승효. 내 방 고치고, 내 마음 고치더니, 이제는 가게까지 고치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앞으로 네가 있을 모든 공간은 내가 만들 거거든. –최승효
    야, 가자.
    어, 어, 나도 더 이상은 못 앉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최승효
    나는 네들이 지랄 삽질을 한 걸 어, 십수 년을 봤다? –정모음
    야, 앉아.
    어, 마침 다리가 아파서 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네? –최승효
    잠이 안 와. 그거 알아? 내 방 천장에 별 1300개 넘는다.
    우와, 그걸 다 셌단 말이야? 진짜 광기다, 역시 넌 배석류야. –최승효
    그거 하나하나 다 붙인 너도 평범하지는 않으세요.
    나, 나 이거, 그거 붙이다가 여기 목 담 몇 번씩 왔어. –최승효
    꿈 하나 더 생각났어. 우리 부모님들처럼 오래오래 너랑 함께하는 거.
    그거를 이제서야 생각했단 말이야? 나는 진작부터 그랬는데? –최승효
    아니, 내가 먼저일걸? 내가, 너무 오랫동안 내 마음을 모른 척했어. 생각해 보면, 내가 제일 처음 꿨던 꿈인 거 같애.
    정모음
    오? 그러고 보니까 안경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저 초고도 근시입니다. 안경을 써도 시력이 많이 안 나와요. –강단호
    그럼 이렇게 하면 안 보여요?
    보여요, 모음 씨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보일 거예요. –강단호
    나미숙
    여보, 여보, 저기 나도 장조림 먹고 싶어.
    응, 장조림 먹어. 지금 여보 가까이에 있어. 나보다 여보가 더 가까워, 손 뒀다 뭐해? –배근식
    뭐 하긴, 이거 하지.
    어우, 정말! 손에 무슨 갈고리가 달렸나, 왜 이렇게 아퍼?! –배근식
    그럼 내가 아프라고 꼬집었지, 간지러우라고 꼬집었겠냐?
    배근식
    아유, 좋아, 아유, 좋아…아, 이런 거 많이 해 보셨나 봐요. 오케이, 네. 다 된 거 같애요. 나 좀 소질 있는 거 같애.
    다시! 수평을 똑바로 맞춰야지. –최경종
    예. 이렇게, 이런 식으로, 요딴 식으로 딱.
    피사체가 기울어져 있잖아, 다시! –최경종
    어, 어, 요거. 네, 됐죠?
    사진을 무릎에서 끊으면 어떡해? 다리가 짧아 보이잖아, 다시! –최경종
    아, 어, 어! 어! 요거, 요거, 요거!
    비율이 엉망이잖아! 중앙 말고 살짝 옆으로 방향 틀어서, 최소 8등신 이상 찍으려면 허리를 숙이고 시선 낮추고! –최경종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고 사진을 짝는다고요?
    더 낮춰, 더 엎드려! 유격 훈련이다 생각해, 군대 안 갔다 왔습니까?! –최경종
    군대 갔다 왔어요! 저 방위병으로 갔다 왔어요.
    바닥에 완전 밀착! 카메라와 한 몸이 돼! –최경종
    아! 아! 아! 야! 이거…!
    서혜숙
    자, 그러면 ‘나는 슈퍼에 갈 거야.’ “I’m going to go to supermarket.”
    야, 그건 쉽지. 나 옛날에 ‘성문 영어’도 곧잘 외웠었거든. “I am going to go to shoopermarket.” –나미숙
    “shooper” NO! “super”. 너 꽈배기처럼 막 혀를 이렇게 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super”. “super”.
    ‘수퍼’. –나미숙
    “super”, 이건 안 돼?
    ‘수퍼’…슈퍼 안 갈래. –나미숙
    배동진
    배석류, 너 또 내 면도기…아이, 내 눈! 엄마, 아빠! 얘네 또 방에서 이상한 짓 해!
    야, 야, 동진아, 그게…그… –최승효
    이상한 짓 아니거든. 우리 이제 합법적으로다가 양가 허락 받은 공식 인증 받은 관계거든? 꺼져. –배석류
    내가 허락 못 해. 형,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봐.
    지가 뭔데 허락을 하고 말고야? –배석류
    얘 이거 완전 바야바야, 어? 맨날 내 면도기 훔쳐 쓴다고.
    어머, 저 새끼가 미쳤나 봐! 죽여 버린다, 진짜! –배석류
    형,형 인생을 위해서 말해 주는 거야…
    나 아니야. –배석류
    어? 면도날 무뎌지는 속도가 얘 턱수염 나는 거 같애!
    안 닥쳐?! –배석류
    상관없어. 나는 석류가 바야바든 외계인이든 그런 거 상관없다고. –최승효
    나 이 대사 어디서 들어 봤어. 맞네, 이 형 ‘커피프린스’를 너무 재밌게 봤네. 아, 형, 정신차려. 그건 电视剧고 이건 현실이야.
    윤명우
    어허이, 사람이 왔는데 쳐다도 안 보고. 너 또 그거 보고 있지?
    야, 너는 우리 집 지어 주기로 지장까지 찍어 놓고, 니네 집 언저 짓기 있어 없어, 어?! 승효야!
    형, 나 좀 봐주라, 나도 장가 좀 가자. –최승효
    그래, 맞아, 웰컴 투 더 헬.
    헤븐. –최승효
    방인숙
    야, 네들 전생에 부부였던 거 아니냐?
    야, 어디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하고 있어! –나미숙
    누가 할 소릴. 말 나온 김에 나 예단 필요 없다. 뭐, 명품 백, 다이아, 현금, 수저 한 벌도 준비하지 마. 애들만 잘 살면 됐지, 나 그런 거 하나도 원치 않아. –서혜숙
    줄 생각도 없었네요. 귀한 딸 보내는데 그거면 충분하지. –나미숙
    야, 보내긴 뭘 보내? 요즘은 아들을 보내는 거라 그러더라. –서혜숙
    야, 말만 그렇지 실제로 살아 봐. 사위보다 며느리가 훨씬 힘들지. –나미숙
    시집살이 안 시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 애들 일에 일절 관여 안 할 거야. –서혜숙
    나도 마찬가지거든? –나미숙
    아휴, 아휴, 이제는 뭐, 반대로 며느리, 사위 자랑질이냐?
    야, 네들은 참 주접도 가지가지로 떤다, 아휴. –방인숙
    고슬기 (헬스장 사장)
    자, 받아.
    이거 뭐요? 닦으라고요? –배동진
    가지라고…공식적으로다가 이 고슬기의 제자로 널 인정한단 뜻이다.
    제 의사는 안 물어보세요? –배동진
    방에다 걸어 놔, 진정성 있게.
    아니, 이 냄새 나고 못생긴 걸 얻다 놓으라고…차라리 월급을 더 올려 주든가. –배동진

下载

电视剧
1080p-ParkTV (含多语言软字幕)
E01-E16
1080p-YJYS (含中文硬字幕)
E01-E16
1080p-EDITH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6
1080p-Sniper (含韩文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1080p-F1RST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1080p-PSA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1080p-ToonsHub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1080p-ADWeb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1080p-XEBEC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1080p-ZeroTV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E10 E11 E12 E13-E14 E15 E01-E16
720p-NEXT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720p-PSA (含多语言软字幕)
E01 E02 E03 E04 E05 E06 E07 E08 E09 E10 E11 E12 E13 E14 E15 E16
字幕
简体中文
WEB-DL
繁体中文
WEB-DL
英文
WEB-DL (SDH Ver.)
*SDH = 听障人士适用
原声带
MEGA (MP3)
©Genie Music
    收录曲
  • 어떤 날이라도 우리MuzieMV
  • What are we河成云MV
  • 내일의 너에게 닿기를ZEROBASEONEMV
  • 权真我MV
  • 我的夜晚Wonstein试听
  • 幻觉安多恩试听
  • 无法说出口的话丁海寅MV
  • 依靠你NOWIZ
  • 妈妈朋友的儿子 Title林夏荣
  • 꿈같은 시간陈明勇
  • 你和我金完正
  • 등짝 스매싱边东旭
  • 목욕탕 동기申民勇
  • 淑姐妹柳宗贤
  • 엉뚱한 방향金完正
  • 酒后玩笑Mama Gorilla
  • 今天的菜式边东旭
  • 恋人与朋友陈明勇
  • 爱情的开始申民勇
  • 你是命中注定郑奉吉
  • 我的花Mama Gorilla
  • 再次绽放的花朵申民勇
  • 和你在一起的回忆崔多恩
  • 泥滩侠 (Bonus Track)林夏荣
以上资料来源[2]

参考资料

妈妈朋友的儿子 企划意图
TVING[引用日期 2024年8月25日]
妈妈朋友的儿子 OST
Bugs![引用日期 2024年10月12日]
Advertisement
Previous article德鲁纳酒店
Next article坏记忆橡皮擦
Melody
喜欢料理、烘焙、折纸、听音乐、看电视剧并记录经典台词。